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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애플 vs 삼성: 막장으로 치닫는 자존심싸움.

애플과 삼성의 법정싸움은 어느 다른 특허침해소송과 엄청나게 다른 양상으로 달려가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특허침해소송 자체가 원래 특허의 상당히 포괄적인 면을 활용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막장성이 없지않아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양대 대표 IT기업(그렇다치자)의 자존심 싸움은 막장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의 시작은 애플이 삼성이 또다시 자사의 특허침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의 최신 기기를 애플에게 보여줄 것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 법원은 이를 승인했고, 삼성은 결국 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갤럭시 탭 8.9와 10.1을 애플에게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 삼성이 이에 대해 역공을 했다: 결론적으로 미 법원에게 차세대 아이폰 (아이폰 5던 아이폰 4S던)과 차세대 아이패드 (참고: 아이패드 2 나온지 이제 2개월 반 됐다)를 삼성에게 보여줄 것을 미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둘 다 양사의 기술진이 아닌, 외부 변호인단만 제품을 본다는 조건하다. (안 그러면 서로 베끼고 난리겠지. 물론, 어느쪽이 더 베낄 것인가라는 질문이 존재하지만.)

하지만, 이 둘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제품의 현재상태이다. 현재 애플이 삼성에게 보여달라고 한 제품들은 모두 이미 발표가 됐거나(갤럭시 탭 8.9/10.1), 심지어 판매에 들어간 제품들이다(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이미 공적으로 다 까발려진(?!) 제품들로, 솔직히 애플은 법원에 요청할 필요도 없다. 그냥 직접 제품을 사서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은 복수극을 펼치면서 상당한 무리수를 두었다. 물론, 우리는 5세대 아이폰이나 3세대 아이패드가 나올 것이라는 건 안다. 다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위의 문단을 보면 보조설명이 많은 것이다. 위의 괄호가 말하듯이, 아이패드 2가 나온지 겨우 2달 반째인데, 아이패드 2를 보여달라 하면 이해가 되나, 아직 출시하려면 최소 4개월(예전에 루머가 돌았던 가을 런칭이 사실이라는 가정하다)이나 남은 상황에서, 삼성은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이 요청에 무슨 말을 했나 보자.

  • 삼성은 애플에게 차세대 아이폰과 차세대 아이패드의 ‘최종 버전’을 2011년 6월 13일까지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최종 버전이 없다면, 가장 최근의 프로토타입을 요청했다. (위 스크린샷 참조)
  • 삼성은 ‘애플의 과거 행적’과 ‘인터넷 보도’를 통해 차세대 기기들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안다고 한다. (Given that these internet reports and Apple’s past practice…, p.10) 하지만, 이는 애플이 공식 발표를 할때까지는 카더라 통신일 뿐이라고 애플이 주장할 수도 있고, 법원에서도 수긍할 수도 있는 요소다.
  • 삼성은 애플이 차세대 기기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이 기기들이 결국 미래의 삼성 기기들과 경쟁을 하게 될 제품들이고, 애플의 예비적 금지명령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애플은 현재 제품에 대한 지적 재산 침해만 본다고는 했으나, 만약 애플이 미래의 삼성 제품과 경쟁할 신형 제품에서 이러한 지적 재산의 내용을 바꾼다면, 이는 법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But if Apple will alter or remove those trademarks and trade dress from its future version of the iPhone and iPad — the versions that are most likely in the market at the same time as Samsung’s future products — then the marks that consumers will encounter in the marketplace will be quite different, which will affect the Court’s likelihood of confusion analysis., p.14) 하지만, This is My Next의 닐레이 파텔(전 저작권 변호사)에 따르면, 애플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제품과의 비교에서 ‘소비자의 혼란’만으로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요청하는 거 자체가 무리수이기 때문에 이 이유도 결국 무리수라고 보고있다.
  • 또한, 삼성은 애플이 현재 제품이 아닌 미래의 제품들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똑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 Motion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against Samsung’s future products, rather than against Samsung products that are already in the market, p.14) 이미 일부 제품들은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제품이라는 주장은 좀 많이 흐릿한 편이다.
  • 삼성은 결국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전 제품을 단종시키기 때문에, 결국 차세대 제품과 비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pple’s past practice has been to phase out older generation of such products when newer generation of those products are launched., p.14) 하지만, 애플은 최근 2년간 아이폰 3GS가 나오면서 아이폰 3G 가격을 내리고, 아이폰 4가 나오면서 아이폰 3GS 가격을 내리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 자체가 상당히 무리수이고, 애플의 변호인단도 이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말을 잘 골라야 하는것이다…)
  • 마지막으로, 삼성은 애플은 삼성의 미래 제품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 That would be fundamentally unfair…, p.18) 결국, ‘우리도 보여줬으니까 너네도 보여줘’라는 식이다.

삼성의 이러한 복수극이 무리수인것은 결국, 애플과 달리 상당히 많은 추측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추측이라는 것은, 특허재판이던 형사재판이던 민사재판이던, 효력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코난이나 깁스나 모두 물증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삼성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인가? 파텔의 제보원들에 따르면, 이 소송은 무려 1년동안이나 협상이 오간 다음에 의견차가 좁히지 않자 결국 법원으로 간 케이스라 하는데, (아마 갤럭시 S가 발표된 시점부터 시작됐나보다) 이 소송이 진행되면서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현재 상황에서 현재 불리한 것은 (누가 봐도) 삼성이기 때문에, 이러한 무리수를 두더라도 어떻게든 이 협상을 다시 재개시키고 싶은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리면 못하는게 없는 게 사실인가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어떤 분이 ‘이건희가 급한가보네~’라고 하셨는데, 틀린말은 아닌듯싶다. 급하긴 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러한 주고받기에서는 실제 소송의 주체(애플의 입장에서는 디자인, 삼성의 입장에서는 기술)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 결국, 본편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여태까지 봐왔던 IT산업의 법정싸움중에서 가장 막장이 될 이 싸움의 끝이 언제이고 어떻게 될 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This is my Next, 삼성의 요청문 전문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물론 영어라는 건 인지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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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크기가 너무 커져버린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이제 거대하다. 올해 초에 블랙베리와 심비안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겨우 2008년 10월에 첫 제품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분명 엄청난 성과다.

[youtube]http://www.youtube.com/watch?v=fqFpq9WXbJo&feature=player_embedded[/youtube]

(모바일은 여기로)

안드로이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다양한 제조사들이 만드는 다양한 선택이다.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캔디바형을 비롯해, 쿼티 슬라이더, 쿼티 캔디바 등등의 다른 플랫폼애서는 기대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선택이 사용자들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요즘 이것이 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와 사용자들을 옥죄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최근 안드로이드의 캘린더와 연락처 동기화시에 해커가 이를 무단으로 수정할 수 있는 보안상의 취약점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었다. 이 오류는 불행중 다행으로 구글이 서버측에서 고칠 수 있는 취약점이라 바로 수정이 되었다. 구글이 이를 공식적으로 고치기 전에는 안드로이드 2.3.4에서는 이 취약점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마 2.3.4에는 고쳐진 프로토콜을 적용했었나보다) 지금 현재 안드로이드 2.3.4를 채용한 안드로이드폰의 비율이 얼마라고 생각하는가? 5? 20? 아니다. 단 0.3%. 왜냐하면 2.3.4는 국제향 넥서스 S만 채용된 펌웨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 출시된 넥서스 S에도 적용이 안된걸로 알고 있다)

만약에 이 문제가 구글이 서버측에서 고칠 수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결국 99.7%에 달하는 안드로이드폰들은 구글이 아닌 제조사들이 2.3.4 버전을 기반으로 한 그 기기에 맞는 커스텀 롬을 만드는 동안 이 취약점에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다. 그리고 요즘 제조사들이 올리는 진저브레드롬들의 기반은 대부분 2.3.3이기 때문에 이 취약점은 그대로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니 에릭슨은 예외적으로 2.3.4 업데이트를 이번주중에 진저브레드를 기본으로 출시한 엑스페리아 아크와 플레이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여기서 안드로이드의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펌웨어 업데이트라 함은 기능추가뿐만 아니라 버그 픽스도 있는데, (사실 버그 픽스가 대부분) 일단 구글이 업데이트를 선보이고, 그다음에 제조사가 이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업데이트 체계의 안드로이드는 이러한 위기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제조사 커스터마이징에만 최소 4개월은 잡아야 한다) 게다가 제조사들은 수익 문제로 x.x.1 수준의 업데이트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커진다. (안드로이드 커스터마이징 작업 자체가 제품이 나올때를 제외하고는 수익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애플을 생각해보자. 몇주 전에 iOS가 거의 1년치에 달하는 와이파이 위치정보를 저장해 문제가 됐을때, 애플은 이를 재빨리 시인하고, 단 1주일 반만에 패치(4.3.3 / 4.2.8)를 배포했다. 그것도 전세계의 모든 iOS 기기에 말이다. 일단 애플이 북치고 장구치고(=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개발하고), 통신사같은 곳에서 애플을 건드리지를 않다보니 이렇게 재빠르게 대처가 가능했던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짧아봤자 4개월, 비주류의 제품이면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내가 왜 제목을 저렇게 지었을까? 크기가 너무 커진 안드로이드라니. 내가 보기엔, 안드로이드같은 오픈소스 운영체제는 스케일에 상당히 약하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안드로이드는 더이상 오픈소스 운영체제로서 관리가 가능한 크기 수준을 훨씬 넘어버렸다. 이것은 거대한 탱크가 주변 상황에 재빠르게 대치를 못하고 보병 하나가 설치하고 간 C4에 그대로 날라가는 격이다. 그 결과는… 뭐, 콜 오브 듀티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믿는다.

구글은 오랫동안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라며 폐쇄된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들을 까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하지만, 일단 오픈소스의 문제점을 귀막고 헛소리하면서 막고 있을게 아니라 이를 좀 해결하면서 깠으면 한다는 바램이다. 이런식으로 문제점이 계속 보인다면, 오픈소스가 무조건 좋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P.S) 폐쇄됐으면서 계속 비슷한 문제로 생고생중인 윈도우 폰 7은…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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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파워블로거라는 허울.

지난주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 S II.

이번 주말에는 파워블로거라고 하는 함모씨가 올린 갤럭시 S II (이하 갤스 2)에 대한 비판(이라 쓰고 까는이라 읽는다)글에 대해 삼성의 마케팅사인 제일기획이 네이버측과 연계해 해당 포스트의 게시를 무단중단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마 트위터에 있으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셨을 지도 모른다. “갤스 2의 9가지 문제점”이라고, 심지어 엔가젯까지도 칭찬 일색(엔가젯 역사상 리뷰 점수 9점을 받은 세번째 안드로이드폰이다. 그 전에는 HTC Evo 4G, 모토로라 아트릭스가 전부)이던 갤스 2에 처음으로 제대로 까는 글이 올라와 삼성을 좋아하지 않는 많은 분들이 환호하며 리트윗한 글이다. (그래서 읽어보셨을 거라 생각하고, 따로 링크를 달지는 않겠다.)

일단 제일기획이 뭔짓을 했는지는 일단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이미 아실대로 아시리라 믿고, 그 글의 원작자도 대강 사건경위를 올렸으며, 게다가 나는 이에 대해서 뭐라 할만큼 소셜 미디어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제일기획의 처신은 모두가 까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 사건의 제일 큰 문제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걸고넘어지고 싶은 문제는, 바로 이러한 IT 블로거, 나아가 IT 저널리스트의 자질이 아닐까 싶다. (“파워블로거”라는 단어는 굳이 까지 않겠다. 이미 이에 대해 까실 분들은 많으리라 본다)

일단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 글이 제일기획에 의해 폐쇄되기 전에 읽어봤다. 솔직히 말해서, 가관이었다. (심지어 모두 그 글을 읽으려 애쓰는 모습에 이런 트윗을 남긴 적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리뷰로서의 조건에서 한참 벗어난 글이기 때문이다. ‘파워 블로거라는 사람에게서 이런 글이 나올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경악했던 글이다.

일단, 테스트폰으로 ‘리뷰’를 했다는 문제다. 이는 오늘 함모씨가 경위를 설명하면서 올린 글에 처음으로 드러난 사실인데, 이는 마치 제레미 클락슨이 아직 나오지도 않은 차의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이 차는 사면 안된다”하는 것과 같은 격이다. (그러고보니 그 인간… 그런짓을 실제로 했었지만, 일단 오락이 우선인 TV쇼에서 그런거니 그렇다 치고…) 테스트폰은 일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 블로거가 멍이 심하다며 올린 테스트 사진도 어떻게보면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갤스 2 멍 현상 샘플에 혼자 동떨어져보일 정도로 제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보아 테스트폰이라서 그런 것임을 결론지을 수 있다. 정식적으로 리뷰를 하고 싶다면, 실제 판매용 제품을 가지고 하는 것이 정석인데, 테스트용 제품을 가지고 간단한 느낌을 올릴수는 있으나,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려버리는 건 상당히 곤란하다.

두번째는, 내 개인적인 신념과 어긋나는 문제인 ‘연작 포스팅’이다. 제품 하나 가지고 몇 개의 글에 나눠서 올리는 것 말이다. 물론, 내가 말하는것은 리뷰용으로 온 제품으로 연작 포스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연작 포스팅의 문제는 일단 독자가 제대로된 판단을 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함모 블로거의 글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이 글의 끝말에 ‘장점을 리스팅한 포스팅으로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했었다. 보통 이런 블로그들은 검색으로 먹고 산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검색으로 들어온 상황에서는 나중에 장점 글이 설사 올라온다 하더라도 독자가 그것까지 챙겨서 읽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사실 이는 파워블로거라 불리우는 (내 자신도 꽤 자주 가보는) 많은 분들이 범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주요 원인은 물론 타이밍이다. 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식기 전에 빨리 그 뜨거운 열풍에 동참하고자 먼저 글을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먼저 글을 올려서 트래픽을 앗아오기 위한 것도 있고 말이다.

나는 그냥 최종 리뷰 하나로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는 편이다. 아이패드 리뷰도 그러했고, 아이팟 터치 4 리뷰도 그러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다른 리뷰들도 그러했고. (게임이나 아이폰 앱이나…) 딱 하나 예외였던 것이 바로 iAppBox에서 아이패드 2 프리뷰를 올린 것이었는데, 이는 윗선(이 있다면)의 압박이기도 했고, 출시 직후에 향했던 LA가 인터넷 환경이 그닥 좋지 않아서 리뷰가 언제 올라갈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응급조치로 해둔 것이었다. 이 프리뷰도 고민이 많았다. 어떤 부분을 리뷰를 위해 남겨둬야 하며, 어떤 부분을 프리뷰에 써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글 쓰면서 계속됐다. 결국, 리뷰와 프리뷰를 비교해보면, 은근 겹치는 내용들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프리뷰 글은 흑역사)

어찌됐든, 리뷰 하나로 모든것을 끝내면 물론 트래픽도 줄고, 준비기간도 길어지지만(이는 좀 있다 얘기해본다), 독자 입장에서도 훨씬 더 글에 몰입하기가 쉽다. 설령 다음 글이 준비됐다 하더라도, 클릭을 하느라고 중간에 쉬지 않고 한번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 신념이니 그 정도로 해두자.

세번째는 리뷰 기간이다. 이는 꼭 이 함모씨의 글에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이, 이제 테스트폰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얼마나 오랫동안 쓰고 있었는지 모를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 ‘파워블로거’의 전체적 문제점이다: 제품이 출시되고나서 하루만에 글이 올라오는 것 말이다. 이는 실제로 미국 리뷰어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규탄되는 일이다. 물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위에 말한 타이밍이다. 하지만, 그 타이밍과 글의 질을 맞바꿔버린 격이 되는 것이다. 일단 리뷰 기간이 길면 길수록, 리뷰어 자신도 제품에 대한 더 확실하고 자세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근데 이를 하루이틀만에 리뷰하려 한다면, 그러한 의견이 완전히 확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뷰를 내버리는 것이다. 첫인상과 리뷰를 쓸 때의 마음이 다를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데 말이다. (첫인상이 끝까지 쭉 가는 경우도 꽤 있으나, 나도 나중에 가서 마음이 바뀐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러면 엔가젯 같은 곳은 어떻게 출시 전에도 글이 올라오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들은 제품 출시 1주일 전에 제조사에게서 “판매용” 샘플을 받는다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이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시스템적 문제기도 하다. 일단, 리뷰어들이 엠바고를 지킬 것이냐 안 지킬 것이냐에 대한 제조사의 불신도 있고, 이를 실제로 깨고 마는 리뷰어가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마지막 문제이자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객관성이다. 글 자체가 자신이 밝혔듯이 심히 주관적이었다. 일단 단점 위주로 글을 썼다는 것 자체부터가 얼마나 주관적이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리뷰라는 거 자체가 자신의 의견이니 원래 주관적인거 아닌가라고 반박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리뷰이니 어찌됐건 간에 어쩔수없이 주관적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 글은 그 도를 넘어섰다. 일단, 리뷰라는 것은 감정적이면 안된다. 하지만, 저 글은 단어 선택도 그렇고 뭔가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기분이 짙었다. 꼭 갤스 2를 사지 말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감정적 포스팅의 문제는 결국 말이 안되는 문제점이 나오게 하였다. 액세서리가 없다고? 리뷰에 언제 액세서리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었는가? (아이패드 2의 스마트 커버는 예외) 그리고 제품이 나온지 이제 1주일이 겨우 됐는데, 액세서리가 없는건 당연지사 아닌가? 심지어 아이패드 2도 출시 후 스마트 커버를 제외하고는 한달동안 액세서리가 거의 없다시피했다. (죄다 예약판매였지, 당장 구할 수 있는 액세서리는 전무했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성의 문제는 옛날에 내가 깠던 제조사들의 ‘체험단’이라는 문제도 있다. 물론, 체험단의 의도는 인정한다만, 제조사나 홍보업체에서 뭐에 대해 쓰라고 아예 스케쥴을 짜준다는 얘기를 옛날에 들었을때 황당했다. 결국 대기업의 입김 없이 리뷰어에 따라 자유로워야할 리뷰의 신뢰성이 시작부터 없어지는 것이다. (요즘은 이 문제가 개선되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보면 블로그마다 꽤 자유롭게 포스트가 올라오긴 하던데.)

게다가, 이번 함모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파워 블로거분들이 갤스 2의 슈퍼아몰레드 플러스 화면에 대해서 꽤나 비판적인 글이 올라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음모론이 도는 중이다. 바로 경쟁제품인 A모폰을 만드는 M모사의 사주라는 것이다. (대충 연관하면 어디의 무슨 제품인지 이해가 가시리라 본다.) 이에 대해서는 그닥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정말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읽어보라. (이 글에는 제품명 다 나오는게 괜히 가렸나 ;;)

엔가젯의 갤럭시 S II 리뷰 카드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꽤 공정한 리뷰가 나오는 편인데, 이 이유는 바로 이와 관련된 법이 있기 때문이다. 제품 리뷰들은 제조사들이 내용을 수정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는 법이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의 언플도 힘들고, 뉴욕타임스같은 큰 언론사에서 데이빗 포그같은 사람이 공정한 리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신문에서 공정한 리뷰라는 건 영화  리뷰에서나 겨우 존재할 법한 얘기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러한 법이 있었으면 이정도로 막장이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 엔가젯같은 테크 미디어가 생길 수 없는 것도 이 문제점에 기인하는게 아닌가 싶다. 일단 대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체험단을 운영하는데 굳이 이런 사이트에 리뷰용 샘플을 보내서 돈을 낭비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국, 이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나라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러한 잣대를 클리앙의 사용기게시판 같은 곳에 들이대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 사용자가 자기가 직접 산 제품을 가지고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파워블로거라는 사람들은 제조사에게서 샘플을 받고 리뷰하는 ‘전문적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클리앙의 사용기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보다도 질이 못한 경우가 많아 걱정스러운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렇게 까고는 있지만, 파워블로거분들 중에 내가 존경하는 분들도 몇분 계시다. 특히 칫솔님(블로그 / 트위터)같은 경우는 내가 본 우리나라의 테크 리뷰어중에 가장 공정하신 분들중 하나다. 더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늘 드는 분이다.

만약에 자신이 파워블로거라고 믿는 분들이 (만약) 계신다면, 그간 자신의 글들을 죽 읽어보고, 과연 그에 맞는 행동을 했었는지에 대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인 것같다. 특히 공정성과 객관성 같은 경우, 아직 많이 부족하신 분들이 많다. 늘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고치면 안 고치는 것보다야 낫다.

이 글을 끝마치면서 솔직히 말하면, 아마추어 저널리스트인 나로서, 제품 발표행사에 초대받고, 리뷰용 제품도 받는 것이 안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남들이 이 분들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실 때에는, 그 분들중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지.

P.S) 난 갤스 2를 직접 볼때까지 포스팅 안하기로 했고, 직접 리뷰 유닛 받아서 리뷰할 때까지 리뷰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이 또한 객관성이다. 근데 리뷰 유닛이 안오면 시망 아니 안 올 가능성 95%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