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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애플 vs 삼성: 막장으로 치닫는 자존심싸움.

애플과 삼성의 법정싸움은 어느 다른 특허침해소송과 엄청나게 다른 양상으로 달려가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특허침해소송 자체가 원래 특허의 상당히 포괄적인 면을 활용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막장성이 없지않아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양대 대표 IT기업(그렇다치자)의 자존심 싸움은 막장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의 시작은 애플이 삼성이 또다시 자사의 특허침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의 최신 기기를 애플에게 보여줄 것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 법원은 이를 승인했고, 삼성은 결국 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갤럭시 탭 8.9와 10.1을 애플에게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 삼성이 이에 대해 역공을 했다: 결론적으로 미 법원에게 차세대 아이폰 (아이폰 5던 아이폰 4S던)과 차세대 아이패드 (참고: 아이패드 2 나온지 이제 2개월 반 됐다)를 삼성에게 보여줄 것을 미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둘 다 양사의 기술진이 아닌, 외부 변호인단만 제품을 본다는 조건하다. (안 그러면 서로 베끼고 난리겠지. 물론, 어느쪽이 더 베낄 것인가라는 질문이 존재하지만.)

하지만, 이 둘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제품의 현재상태이다. 현재 애플이 삼성에게 보여달라고 한 제품들은 모두 이미 발표가 됐거나(갤럭시 탭 8.9/10.1), 심지어 판매에 들어간 제품들이다(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이미 공적으로 다 까발려진(?!) 제품들로, 솔직히 애플은 법원에 요청할 필요도 없다. 그냥 직접 제품을 사서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은 복수극을 펼치면서 상당한 무리수를 두었다. 물론, 우리는 5세대 아이폰이나 3세대 아이패드가 나올 것이라는 건 안다. 다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위의 문단을 보면 보조설명이 많은 것이다. 위의 괄호가 말하듯이, 아이패드 2가 나온지 겨우 2달 반째인데, 아이패드 2를 보여달라 하면 이해가 되나, 아직 출시하려면 최소 4개월(예전에 루머가 돌았던 가을 런칭이 사실이라는 가정하다)이나 남은 상황에서, 삼성은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이 요청에 무슨 말을 했나 보자.

  • 삼성은 애플에게 차세대 아이폰과 차세대 아이패드의 ‘최종 버전’을 2011년 6월 13일까지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최종 버전이 없다면, 가장 최근의 프로토타입을 요청했다. (위 스크린샷 참조)
  • 삼성은 ‘애플의 과거 행적’과 ‘인터넷 보도’를 통해 차세대 기기들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안다고 한다. (Given that these internet reports and Apple’s past practice…, p.10) 하지만, 이는 애플이 공식 발표를 할때까지는 카더라 통신일 뿐이라고 애플이 주장할 수도 있고, 법원에서도 수긍할 수도 있는 요소다.
  • 삼성은 애플이 차세대 기기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이 기기들이 결국 미래의 삼성 기기들과 경쟁을 하게 될 제품들이고, 애플의 예비적 금지명령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애플은 현재 제품에 대한 지적 재산 침해만 본다고는 했으나, 만약 애플이 미래의 삼성 제품과 경쟁할 신형 제품에서 이러한 지적 재산의 내용을 바꾼다면, 이는 법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But if Apple will alter or remove those trademarks and trade dress from its future version of the iPhone and iPad — the versions that are most likely in the market at the same time as Samsung’s future products — then the marks that consumers will encounter in the marketplace will be quite different, which will affect the Court’s likelihood of confusion analysis., p.14) 하지만, This is My Next의 닐레이 파텔(전 저작권 변호사)에 따르면, 애플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제품과의 비교에서 ‘소비자의 혼란’만으로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요청하는 거 자체가 무리수이기 때문에 이 이유도 결국 무리수라고 보고있다.
  • 또한, 삼성은 애플이 현재 제품이 아닌 미래의 제품들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똑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 Motion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against Samsung’s future products, rather than against Samsung products that are already in the market, p.14) 이미 일부 제품들은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제품이라는 주장은 좀 많이 흐릿한 편이다.
  • 삼성은 결국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전 제품을 단종시키기 때문에, 결국 차세대 제품과 비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pple’s past practice has been to phase out older generation of such products when newer generation of those products are launched., p.14) 하지만, 애플은 최근 2년간 아이폰 3GS가 나오면서 아이폰 3G 가격을 내리고, 아이폰 4가 나오면서 아이폰 3GS 가격을 내리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 자체가 상당히 무리수이고, 애플의 변호인단도 이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말을 잘 골라야 하는것이다…)
  • 마지막으로, 삼성은 애플은 삼성의 미래 제품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 That would be fundamentally unfair…, p.18) 결국, ‘우리도 보여줬으니까 너네도 보여줘’라는 식이다.

삼성의 이러한 복수극이 무리수인것은 결국, 애플과 달리 상당히 많은 추측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추측이라는 것은, 특허재판이던 형사재판이던 민사재판이던, 효력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코난이나 깁스나 모두 물증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삼성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인가? 파텔의 제보원들에 따르면, 이 소송은 무려 1년동안이나 협상이 오간 다음에 의견차가 좁히지 않자 결국 법원으로 간 케이스라 하는데, (아마 갤럭시 S가 발표된 시점부터 시작됐나보다) 이 소송이 진행되면서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현재 상황에서 현재 불리한 것은 (누가 봐도) 삼성이기 때문에, 이러한 무리수를 두더라도 어떻게든 이 협상을 다시 재개시키고 싶은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리면 못하는게 없는 게 사실인가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어떤 분이 ‘이건희가 급한가보네~’라고 하셨는데, 틀린말은 아닌듯싶다. 급하긴 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러한 주고받기에서는 실제 소송의 주체(애플의 입장에서는 디자인, 삼성의 입장에서는 기술)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 결국, 본편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여태까지 봐왔던 IT산업의 법정싸움중에서 가장 막장이 될 이 싸움의 끝이 언제이고 어떻게 될 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This is my Next, 삼성의 요청문 전문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물론 영어라는 건 인지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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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FlashBack] 삼성 갤럭시 탭 7 리뷰

* 리뷰 플래시백이란: 원래 다 써놓았는데, 시기적 이유로 시기 놓치고 썩히고 있다거나, iAppBox에 썼던 리뷰들 나중에 발굴해서 다시 내는 리뷰들. 어떤면에서는 재탕이다. ;;

* 이 리뷰에 사용된 갤럭시 탭은 @krazyeom_님이 제공해주셨다.

* 리뷰 플래시백의 법칙상, 애초에 썼던 글을 어떠한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두었다. 당시의 관점이 어떠했는지 봐도 재밌을듯. (순전히 니 생각이고) 이 글은 2011년 1월 중순에 쓰여졌다.

2011년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해가 되려는 모양이다. 이번 CES에 나온 끝이 없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수만 봐도 알수 있다. 작년 아이패드의 대성공 이후, 올해는 수많은 같은 폼 팩터의 모델들이 기어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작년엔 어땠을까? 구글도 안드로이드가 태블릿에는 준비가 안됐다고 하는 마당에, (뭐, 최소한 허니콤까지는) 애플 혼자 잘되는 꼴을 못보겠다 하던 삼성은 혼자서라도 이 게임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바로 갤럭시 탭이다. 과연 이 삼성의 너무 일찍 당긴 방아쇠는 거대린 태풍 전야의 작은 태풍일까, 아니면 태풍 전야의 고요함일까?

 

하드웨어

갤럭시 탭의 폼 팩터는 7인치로, 아이패드의 9.7인치보다는 당연히 작다. 사실, 전체적인 크기만 따져도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의 약 반의 크기다. 이 크기가 가져오는 장점과 단점은 좀 이따가 얘기해보고, 일단 탭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단단히 느껴진다. 뒷면을 쉽게 벗겨지는 배터리 커버로 써야 해서 상당히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갤럭시 S와 달리, 내장형 배터리를 선택한 탭은 후면이 훨씬 더 단단해보인다. (사실 갤럭시 S의 싸보이는 모습은 이 얇은 배터리 커버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 전면부에는 7인치 슈퍼 TFT LCD와 130만화소 전면 카메라,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전형적 4버튼이 달려 있고, 오른쪽에는 파워 버튼과 볼륨, 위쪽에는 이어폰과 DMB 안테나, 아래쪽에는 스테레오로 보이는 스피커와 애플 휴대용 라인과 같아보여도 호환이 전혀 안되는 30핀 포트가 달려 있다. 스피커는 테스트한 파일들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소리가 생각보다 상당히 작게 흘러나왔다. 소리가 기대 이상으로 빵빵했던 아이패드와 훨씬 더 비교되니 아쉬웠다.

후면에는 LED 플래시가 장착된 320만화소짜리 카메라가 달려있다. 카메라 성능은 320만화소짜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했고, LED 플래시의 성능은 어떠한 빛도 없는 어두웠던 방안을 꽤 밝게 비출 정도로 밝았다. 또한, T와 갤럭시 탭, 그리고 삼성 로고가 차례대로 배열되어 있는데, 애니콜 로고 대신 갤럭시 탭이라는 이름을 직접 써놓으니 더 낫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애니콜이라는 이름을 스마트폰/태블릿 라인업에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나보다.

이제 갤럭시 탭의 7인치 폼 팩터에 대해 얘기해보자. 위에서 말했다시피 7인치 크기의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의 반 크기이다. 그러다보니 휴대성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아이패드의 반 (갤럭시 탭 380g, 아이패드 680g)이다 보니 한손에도 쉽게 들 수 있고, 무엇보다 가방을 따로 들고다닐 필요도 없어서 좋았다. 역으로, 화면이 작다보니 키보드의 크기가 상당히 작아졌다. 안그래도 물리적 키보드가 없어서 불편한 판에 아이패드같이 갤럭시 탭을 책상 등에 놓고 손가락 여러개를 이용해 빠르게 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들어서 세로상태에서 두 손가락으로 타이핑하는 것은 작은 크기 덕에 상당히 쉬워졌으나 이도 오랫동안 치기에는 상당히 힘들어진다. 장단점을 자세히 따져보면 갤럭시 탭이 작아지면서 예전부터 많은 주장이 있었던 컨텐츠 소비가 주인 태블릿의 용도가 분명해졌다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7인치 슈퍼 TFT LCD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밝기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색조 등을 설정에서 직접 조정할 수 있어서 사용자의 눈맛(?)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채도도 슈퍼 AMOLED만큼 극으로 밀어붙이지 않아서 눈에는 더 편했다. 해상도는 600×1024 픽셀로, 9.7인치에 768×1024인 아이패드보다 픽셀 밀도가 더 높아 책을 읽기에 살짝 눈이 덜 피로했다.

 

소프트웨어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2.2에 삼성이 갤럭시 탭용으로 개조한 터치위즈 UI가 올라가 있다. 터치위즈를 통해 갤럭시 탭은 스마트폰용 OS에서 쓸만한 태블릿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구글이 공식 지원을 하지 않아서 뭔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삼성 측에서는 갤럭시 탭의 크기에 맞게 기본 앱을 대부분 다 개조하는 수고를 했다. 전화 앱부터 시작해 캘린더 등의 어플리케이션까지 갤럭시 탭의 해상도에 맞게 새롭게 개조되었다. 이들중 대부분은 아이패드의 UI 디자인을 굳이 좋은 말로 하자면 ‘벤치마킹’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갤럭시 탭의 활용성을 많이 높인다. 특히, 달력과 해당일의 스케쥴을 동시에 보여주는 캘린더 앱은 넓은 화면을 상당히 극대화시킨 앱으로 꼽힌다고 할수 있다. 아쉬웠던 것은, 이러한 앱들의 UI가 삼성 자체의 개성보다는 아이패드의 UI를 벤치마킹(?)한 게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이패드의 경우에도 그러했지만, 앱을 개조하면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가 거의 안된 점 또한 아쉬웠다.

이러한 앱들 중에 빼먹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리더스 허브다. 아이북스의 경쟁자로 갤럭시 탭에는 리더스 허브가 탑재됐는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북을 읽을 때 리더스 허브도 꽤 나쁘지 않다. 어플리케이션 자체도 나름 책장 넘기는 효과 등의 책 읽는 느낌을 잘 살렸고, 여백 처리 등도 나쁘지 않았다. (폰트 선택이 좀 아쉽긴 했다.) 문제는 컨텐츠였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듯이 이북컨텐츠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는 갤럭시탭, 아이패드만의 문제가 아닌, 이미 음악과 영화 관련 불법 다운로드 홍역을 치른 국내 컨텐츠 시장의 일명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격의 일이다. 일단 삼성 측에서 기반은 마련해놓았으나, 아직 컨텐츠가 너무나도 미흡한게 아쉬웠다. 이북을 많이 좋아하는 사용자로서 어서 우리나라의 이북 시장이 재빨리 떠오르기를 바라본다. (그래서 정작 본인은 킨들 앱으로 책을 봤다.)

마켓에서 받을 수 있는 써드 파티 앱들의 경우, 대부분 잘 동작했다. 대부분 기존의 앱을 불려서 문제없이 작동을 했는데, 몇몇 앱 (엔가젯 등)은 아이패드에서 아이폰 앱을 1x로 돌리는 것마냥 주변에 검은색 테두리가 둘러진채 실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테스트해본 앱들 중 실행이 아예 안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름 호환성 문제는 해결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미래

갤럭시 탭은 자체로 본다면 나쁜 제품은 아니다. 7인치 크기는 상당히 안정이 있고, 소프트웨어도 삼성이 어떤 면에서는 갤럭시 S보다 신경을 더 많이 쓴 부분이 보였다. 하지만 문제라면, 갤럭시 탭의 미래에 있다.

아시다시피, 이번 CES에서 구글은 태블릿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안드로이드 3.0, 일명 “허니콤”을 발표했다. 그와 함께 모토로라의 줌 Xoom, 그리고 LG의 G슬레이트등 몇십종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삼성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 선점을 위해 구글이 태블릿용 안드로이드를 완성시키기도 전에 갤럭시 탭을 내놓았는데, 그로 인해 갤럭시 탭의 미래는 그닥 밝아보이지 않는다. 일단, 허니콤 태블릿의 해상도가 1280×800으로 맞춰져 있는데, 이는 갤럭시 탭보다 더 큰 것이다. 따라서, 허니콤의 UI가 갤럭시 탭의 화면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게다가, 대부분의 듀얼 코어의 중앙연산처리장치, 즉 CPU를 채택해, 겨우(?) 싱글 코어 1GHz의 허밍버드로 허니콤 OS 자체를 지원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거리도 있다. 과연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신호탄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소프트웨어 로드맵을 무시한 시대와 동떨어진 제품이 될 것인가? 그 답은 (다소 불안하지만) 삼성전자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