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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On] TouchWiz 4 for Galaxy S

내가 갤럭시 S(이하 갤스)의 진저브레드 업데이트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쉬웠던 것은 바로 갤럭시 S II(이하 갤스2)에 터치위즈 4의 미지원이었다. 하드웨어의 제약으로 탑재하지 못했다고 했다만, 삼성이 하는 말이니 영 믿지는 못하겠고. 하지만, 많은 용자분들이 터치위즈 4를 보란듯이 갤스로 포팅하는데 성공하여, 약 세시간의 삽질끝에 적용을 성공시켰다. 한번 살펴보기나 하자.

내 갤스의 터치위즈 4는 대부분의 것이 LarK_님의 커스텀 런처 및 테마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적용을 원하시면 여기로 가보시기 바란다. (수시로 업데이트가 뜨니, 이 글을 읽으신 시점에는 새로운 버전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 글을 쓰는 며칠동안 업데이트가 두 번 나왔다.) 주의를 미리 하자면, 적용은 루팅이 필요하며, 시스템 어플을 건드리는 것이니 신중하게 하시기를 바란다.

이 글은 강정진양 (@Ryuwoonn)의 특별요청에 따라 작성되었으며, 정식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 리뷰는 아니고 그냥 간단한 느낌을 적어보는 식으로 진행해보고자 한다.

 

디자인

터치위즈 4의 디자인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3에 비해 많이 나아진 편이다. 터치위즈 3의 디자인은 여기저기가 모두 싼티가 철철 흘러넘치는 디자인이었다. 심지어 내가 갤스를 처음 구입했을때, 제일 먼저 알아본게 이를 대신할 새로운 런쳐였을 정도였다.

일단 터치위즈 4가 많이 고급스러워보이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아이콘 디자인이다. 기본앱들의 아이콘이 많이 세련되졌고, 옛날 버전보다 만화스러운 티가 많이 줄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전화, 전화번호부, 메시지 아이콘 또한 발표 당시 아이콘이 더 마음에 들어 그걸로 바꿔놓았다. (양산형 갤스2에는 터치위즈 3의 아이콘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아마 애플과의 소송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잠금 화면은 약간 iOS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갤럭시 S의 개성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한 부분이 엿보인다. 일단, iOS와 비슷하다고 하는 부분은 바로 잠금 화면의 배경화면과 홈 화면 자체의 배경화면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커스텀 UI로서는 거의 최초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을 기존 갤럭시 S의 글라스 락 방식에 그대로 적용시켜서 차별화를 두었다. 이제는 진짜로 홈 화면 위에 잠금 화면이 얹혀져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잠금해제를 하고 나서 잠금 화면의 잔상이 남았다가 사라지는 것은 아쉽다. 아마 홈 화면을 불러오는 시간을 벌으려는 것 같은데, 디자인상으로는 깔끔하지 못하다. (물론 갤스2와의 성능차를 고려할 때, 이는 갤스에만 해당되는 사항일 수도 있다.) 문자가 오거나 놓친 전화가 있으면 화면에 표시해주고, 바로 갈수있는 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을 채용하였다.

창의 형태는 진저브레드 기본형을 기반으로 색을 바꾸었다.

UI 요소 자체의 디자인도 많이 나아졌다. 터치위즈 3는 안드로이드의 UI 요소를 작정하고 iOS와 비슷하게 보이려 무진장 노력한 것때문에 UI적 이질감이 컸었는데, 터치위즈 4에서는 기반 버전인 진저브레드의 UI 디자인을 잘 따르면서, 색깔 선택에 있어서 터치위즈 3처럼 튀지 않으면서 훨씬 더 독창적인 처사를 해놓은 것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터치위즈 3에 비해 iOS를 베낀 듯한 분위기도 많이 줄었고, 터치위즈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려는 것이 보인다. 다만, 넥서스 S용 진저브레드의 CRT 효과(폰을 잠글때 CRT 모니터를 끌 때의 현상을 재현한것)나 스크롤의 끝에 닿았을때 아래에서 빛이 나는 효과가 없는 것은 아쉽다.

서체도 칭찬할 만하다. 갤스때부터 서체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달려 꽤 각광을 받았는데, 이는 가독성이 현저히 낮은 안드로이드 서체에 대한 좋은 대안이다. 특히, 이번 터치위즈 4에서 추가된 Helvetica S는 영어의 가독성에도 신경을 쓴 서체로, 디자인도 보기가 좋고, 읽기도 좋은 서체다. 기본 패키지에 깔려있지 않아 내가 직접 뒤져서 깔긴 했다. ;;

 

기능

터치위즈 4가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차별화되는 또다른 것은 바로 바탕화면에 항목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팝업 메뉴가 나오는 대신 아래쪽에서 메뉴가 올라온다. 상당히 새로운 시도이면서도 참신한 방법이다. 단 한가지 예외가 있다면 바로 위젯 선택 화면인데, 꼭 iOS의 멀티태스킹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위젯을 스크롤하기도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차라리 바로가기를 설정할 때처럼 두 개의 행으로 정렬을 해놓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정리라는 컨셉트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심지어 앱 메뉴에서도 폴더를 도입해 앱들을 폴더로 정리하고, 이 폴더들을 바탕화면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폴더를 생성할때는  다만, 폴더 내에서도 다시 아이콘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바탕화면에 런쳐 내 폴더의 바로가기를 만들고 나서 런쳐의 폴더 내용을 변경하면 바탕화면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도 있다. 이건 뭐 안드로이드의 시스템상 어쩔수 없는것같긴 하지만, UI에 일관성이 없는건 아쉽다.

터치위즈 4의 이동성 또한 칭찬할만하다. 홈 화면이나 런쳐 화면 모두 아래에 현재 페이지를 표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오래 누르고 스크롤을 하면 재빠르게 페이지 사이를 왔다갔다할 수 있다. 이는 HTC가 처음 도입한 핀칭으로 화면 전체를 보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화면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역으로(…) 애플에서 베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이콘 기반인 iOS에서 훨씬 잘 쓰일 기능같다.

 

성능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삼성측에서는 갤스와 갤스2의 하드웨어상 차이로 터치위즈 4를 채용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럼 정말로 터치위즈 4가 갤스를 그리도 느리게 할까?

일단 쿼드런트. 물론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될수 없다만, 그나마 잣대를 굳이 대라고 하자면 이걸 이용할 수 있겠다. 일단, 삼성이 진저브레드에서 해낸 최적화 자체도 놀랍다. 터치위즈 4 적용 전이라 해도 약 1,200대의 점수를 뽑아줬다. 프로요까지만해도 1,000을 넘길까말까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하지만 터치위즈 4를 적용하고 나선… 오히려 올랐다. 1,300점대 후반~1,400점대 초반이 나온다. 물론, 벤치마크 캐싱으로 인한 오차범위일 수도 있고, 포팅하신 개발자들이 신경을 써주신 덕도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일단 점수가 떨어지지 않은것만 봐도 삼성의 주장이 충분히 무마된다.

또한, 실제 구동에서도 충분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굳이 따로 I/O 패치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동작한다. 몇몇 부분에서 가끔씩 버벅이는 곳이 있긴 했지만, 이는 눈감아줄수 있을 정도다.

 

결론

결론적으로, 그냥 삼성이 적용만 시키면 될 정도로 터치위즈 4의 완성도는 높다. 심지어 갤스가 처음 탑재한 터치위즈 3보다도 최적화가 더 잘돼 있을 정도다. 사양 드립은 결국 삼성의 변명이고, 결국은 모델 차별화를 위해 제외시킨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포팅 버전에는 모션 UI 등 빠진 기능도 많지만, 거의 완전한 터치위즈 4라고 봐도 무방하다.

결론은 내가 쓴 트윗을 확장한 글로 마무리지을까 한다.

“갤럭시 S에 터치위즈 4를 올리니 꼭 아이폰 3GS에 iOS 4를 올린 기분이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아이폰에서는 클릭 몇번과 10분의 시간만 있으면 되는 데 반해, 갤럭시 S는 루트 권한과, 안드로이드에 대한 전문지식에, 약 1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 포스트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신 강정진양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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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애플 vs 삼성: 막장으로 치닫는 자존심싸움.

애플과 삼성의 법정싸움은 어느 다른 특허침해소송과 엄청나게 다른 양상으로 달려가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특허침해소송 자체가 원래 특허의 상당히 포괄적인 면을 활용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막장성이 없지않아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양대 대표 IT기업(그렇다치자)의 자존심 싸움은 막장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의 시작은 애플이 삼성이 또다시 자사의 특허침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의 최신 기기를 애플에게 보여줄 것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 법원은 이를 승인했고, 삼성은 결국 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갤럭시 탭 8.9와 10.1을 애플에게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 삼성이 이에 대해 역공을 했다: 결론적으로 미 법원에게 차세대 아이폰 (아이폰 5던 아이폰 4S던)과 차세대 아이패드 (참고: 아이패드 2 나온지 이제 2개월 반 됐다)를 삼성에게 보여줄 것을 미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둘 다 양사의 기술진이 아닌, 외부 변호인단만 제품을 본다는 조건하다. (안 그러면 서로 베끼고 난리겠지. 물론, 어느쪽이 더 베낄 것인가라는 질문이 존재하지만.)

하지만, 이 둘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제품의 현재상태이다. 현재 애플이 삼성에게 보여달라고 한 제품들은 모두 이미 발표가 됐거나(갤럭시 탭 8.9/10.1), 심지어 판매에 들어간 제품들이다(드로이드 차지, 인퓨즈 4G, 갤럭시 S II). 이미 공적으로 다 까발려진(?!) 제품들로, 솔직히 애플은 법원에 요청할 필요도 없다. 그냥 직접 제품을 사서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은 복수극을 펼치면서 상당한 무리수를 두었다. 물론, 우리는 5세대 아이폰이나 3세대 아이패드가 나올 것이라는 건 안다. 다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위의 문단을 보면 보조설명이 많은 것이다. 위의 괄호가 말하듯이, 아이패드 2가 나온지 겨우 2달 반째인데, 아이패드 2를 보여달라 하면 이해가 되나, 아직 출시하려면 최소 4개월(예전에 루머가 돌았던 가을 런칭이 사실이라는 가정하다)이나 남은 상황에서, 삼성은 상당히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이 요청에 무슨 말을 했나 보자.

  • 삼성은 애플에게 차세대 아이폰과 차세대 아이패드의 ‘최종 버전’을 2011년 6월 13일까지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최종 버전이 없다면, 가장 최근의 프로토타입을 요청했다. (위 스크린샷 참조)
  • 삼성은 ‘애플의 과거 행적’과 ‘인터넷 보도’를 통해 차세대 기기들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안다고 한다. (Given that these internet reports and Apple’s past practice…, p.10) 하지만, 이는 애플이 공식 발표를 할때까지는 카더라 통신일 뿐이라고 애플이 주장할 수도 있고, 법원에서도 수긍할 수도 있는 요소다.
  • 삼성은 애플이 차세대 기기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가 이 기기들이 결국 미래의 삼성 기기들과 경쟁을 하게 될 제품들이고, 애플의 예비적 금지명령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애플은 현재 제품에 대한 지적 재산 침해만 본다고는 했으나, 만약 애플이 미래의 삼성 제품과 경쟁할 신형 제품에서 이러한 지적 재산의 내용을 바꾼다면, 이는 법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But if Apple will alter or remove those trademarks and trade dress from its future version of the iPhone and iPad — the versions that are most likely in the market at the same time as Samsung’s future products — then the marks that consumers will encounter in the marketplace will be quite different, which will affect the Court’s likelihood of confusion analysis., p.14) 하지만, This is My Next의 닐레이 파텔(전 저작권 변호사)에 따르면, 애플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제품과의 비교에서 ‘소비자의 혼란’만으로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요청하는 거 자체가 무리수이기 때문에 이 이유도 결국 무리수라고 보고있다.
  • 또한, 삼성은 애플이 현재 제품이 아닌 미래의 제품들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똑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 Motion for a preliminary injunction against Samsung’s future products, rather than against Samsung products that are already in the market, p.14) 이미 일부 제품들은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제품이라는 주장은 좀 많이 흐릿한 편이다.
  • 삼성은 결국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전 제품을 단종시키기 때문에, 결국 차세대 제품과 비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pple’s past practice has been to phase out older generation of such products when newer generation of those products are launched., p.14) 하지만, 애플은 최근 2년간 아이폰 3GS가 나오면서 아이폰 3G 가격을 내리고, 아이폰 4가 나오면서 아이폰 3GS 가격을 내리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 자체가 상당히 무리수이고, 애플의 변호인단도 이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말을 잘 골라야 하는것이다…)
  • 마지막으로, 삼성은 애플은 삼성의 미래 제품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 That would be fundamentally unfair…, p.18) 결국, ‘우리도 보여줬으니까 너네도 보여줘’라는 식이다.

삼성의 이러한 복수극이 무리수인것은 결국, 애플과 달리 상당히 많은 추측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추측이라는 것은, 특허재판이던 형사재판이던 민사재판이던, 효력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코난이나 깁스나 모두 물증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삼성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인가? 파텔의 제보원들에 따르면, 이 소송은 무려 1년동안이나 협상이 오간 다음에 의견차가 좁히지 않자 결국 법원으로 간 케이스라 하는데, (아마 갤럭시 S가 발표된 시점부터 시작됐나보다) 이 소송이 진행되면서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현재 상황에서 현재 불리한 것은 (누가 봐도) 삼성이기 때문에, 이러한 무리수를 두더라도 어떻게든 이 협상을 다시 재개시키고 싶은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리면 못하는게 없는 게 사실인가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어떤 분이 ‘이건희가 급한가보네~’라고 하셨는데, 틀린말은 아닌듯싶다. 급하긴 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러한 주고받기에서는 실제 소송의 주체(애플의 입장에서는 디자인, 삼성의 입장에서는 기술)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 결국, 본편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소리다. 여태까지 봐왔던 IT산업의 법정싸움중에서 가장 막장이 될 이 싸움의 끝이 언제이고 어떻게 될 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This is my Next, 삼성의 요청문 전문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물론 영어라는 건 인지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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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칼럼] 파워블로거라는 허울.

지난주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 S II.

이번 주말에는 파워블로거라고 하는 함모씨가 올린 갤럭시 S II (이하 갤스 2)에 대한 비판(이라 쓰고 까는이라 읽는다)글에 대해 삼성의 마케팅사인 제일기획이 네이버측과 연계해 해당 포스트의 게시를 무단중단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마 트위터에 있으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셨을 지도 모른다. “갤스 2의 9가지 문제점”이라고, 심지어 엔가젯까지도 칭찬 일색(엔가젯 역사상 리뷰 점수 9점을 받은 세번째 안드로이드폰이다. 그 전에는 HTC Evo 4G, 모토로라 아트릭스가 전부)이던 갤스 2에 처음으로 제대로 까는 글이 올라와 삼성을 좋아하지 않는 많은 분들이 환호하며 리트윗한 글이다. (그래서 읽어보셨을 거라 생각하고, 따로 링크를 달지는 않겠다.)

일단 제일기획이 뭔짓을 했는지는 일단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이미 아실대로 아시리라 믿고, 그 글의 원작자도 대강 사건경위를 올렸으며, 게다가 나는 이에 대해서 뭐라 할만큼 소셜 미디어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제일기획의 처신은 모두가 까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 사건의 제일 큰 문제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걸고넘어지고 싶은 문제는, 바로 이러한 IT 블로거, 나아가 IT 저널리스트의 자질이 아닐까 싶다. (“파워블로거”라는 단어는 굳이 까지 않겠다. 이미 이에 대해 까실 분들은 많으리라 본다)

일단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 글이 제일기획에 의해 폐쇄되기 전에 읽어봤다. 솔직히 말해서, 가관이었다. (심지어 모두 그 글을 읽으려 애쓰는 모습에 이런 트윗을 남긴 적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리뷰로서의 조건에서 한참 벗어난 글이기 때문이다. ‘파워 블로거라는 사람에게서 이런 글이 나올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경악했던 글이다.

일단, 테스트폰으로 ‘리뷰’를 했다는 문제다. 이는 오늘 함모씨가 경위를 설명하면서 올린 글에 처음으로 드러난 사실인데, 이는 마치 제레미 클락슨이 아직 나오지도 않은 차의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이 차는 사면 안된다”하는 것과 같은 격이다. (그러고보니 그 인간… 그런짓을 실제로 했었지만, 일단 오락이 우선인 TV쇼에서 그런거니 그렇다 치고…) 테스트폰은 일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 블로거가 멍이 심하다며 올린 테스트 사진도 어떻게보면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갤스 2 멍 현상 샘플에 혼자 동떨어져보일 정도로 제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보아 테스트폰이라서 그런 것임을 결론지을 수 있다. 정식적으로 리뷰를 하고 싶다면, 실제 판매용 제품을 가지고 하는 것이 정석인데, 테스트용 제품을 가지고 간단한 느낌을 올릴수는 있으나,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려버리는 건 상당히 곤란하다.

두번째는, 내 개인적인 신념과 어긋나는 문제인 ‘연작 포스팅’이다. 제품 하나 가지고 몇 개의 글에 나눠서 올리는 것 말이다. 물론, 내가 말하는것은 리뷰용으로 온 제품으로 연작 포스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연작 포스팅의 문제는 일단 독자가 제대로된 판단을 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함모 블로거의 글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이 글의 끝말에 ‘장점을 리스팅한 포스팅으로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했었다. 보통 이런 블로그들은 검색으로 먹고 산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검색으로 들어온 상황에서는 나중에 장점 글이 설사 올라온다 하더라도 독자가 그것까지 챙겨서 읽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사실 이는 파워블로거라 불리우는 (내 자신도 꽤 자주 가보는) 많은 분들이 범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주요 원인은 물론 타이밍이다. 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식기 전에 빨리 그 뜨거운 열풍에 동참하고자 먼저 글을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먼저 글을 올려서 트래픽을 앗아오기 위한 것도 있고 말이다.

나는 그냥 최종 리뷰 하나로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는 편이다. 아이패드 리뷰도 그러했고, 아이팟 터치 4 리뷰도 그러했다. 그리고 내가 하는 다른 리뷰들도 그러했고. (게임이나 아이폰 앱이나…) 딱 하나 예외였던 것이 바로 iAppBox에서 아이패드 2 프리뷰를 올린 것이었는데, 이는 윗선(이 있다면)의 압박이기도 했고, 출시 직후에 향했던 LA가 인터넷 환경이 그닥 좋지 않아서 리뷰가 언제 올라갈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응급조치로 해둔 것이었다. 이 프리뷰도 고민이 많았다. 어떤 부분을 리뷰를 위해 남겨둬야 하며, 어떤 부분을 프리뷰에 써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글 쓰면서 계속됐다. 결국, 리뷰와 프리뷰를 비교해보면, 은근 겹치는 내용들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프리뷰 글은 흑역사)

어찌됐든, 리뷰 하나로 모든것을 끝내면 물론 트래픽도 줄고, 준비기간도 길어지지만(이는 좀 있다 얘기해본다), 독자 입장에서도 훨씬 더 글에 몰입하기가 쉽다. 설령 다음 글이 준비됐다 하더라도, 클릭을 하느라고 중간에 쉬지 않고 한번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 신념이니 그 정도로 해두자.

세번째는 리뷰 기간이다. 이는 꼭 이 함모씨의 글에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이, 이제 테스트폰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얼마나 오랫동안 쓰고 있었는지 모를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 ‘파워블로거’의 전체적 문제점이다: 제품이 출시되고나서 하루만에 글이 올라오는 것 말이다. 이는 실제로 미국 리뷰어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규탄되는 일이다. 물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위에 말한 타이밍이다. 하지만, 그 타이밍과 글의 질을 맞바꿔버린 격이 되는 것이다. 일단 리뷰 기간이 길면 길수록, 리뷰어 자신도 제품에 대한 더 확실하고 자세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근데 이를 하루이틀만에 리뷰하려 한다면, 그러한 의견이 완전히 확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뷰를 내버리는 것이다. 첫인상과 리뷰를 쓸 때의 마음이 다를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데 말이다. (첫인상이 끝까지 쭉 가는 경우도 꽤 있으나, 나도 나중에 가서 마음이 바뀐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러면 엔가젯 같은 곳은 어떻게 출시 전에도 글이 올라오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들은 제품 출시 1주일 전에 제조사에게서 “판매용” 샘플을 받는다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이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시스템적 문제기도 하다. 일단, 리뷰어들이 엠바고를 지킬 것이냐 안 지킬 것이냐에 대한 제조사의 불신도 있고, 이를 실제로 깨고 마는 리뷰어가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마지막 문제이자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객관성이다. 글 자체가 자신이 밝혔듯이 심히 주관적이었다. 일단 단점 위주로 글을 썼다는 것 자체부터가 얼마나 주관적이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리뷰라는 거 자체가 자신의 의견이니 원래 주관적인거 아닌가라고 반박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리뷰이니 어찌됐건 간에 어쩔수없이 주관적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 글은 그 도를 넘어섰다. 일단, 리뷰라는 것은 감정적이면 안된다. 하지만, 저 글은 단어 선택도 그렇고 뭔가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기분이 짙었다. 꼭 갤스 2를 사지 말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감정적 포스팅의 문제는 결국 말이 안되는 문제점이 나오게 하였다. 액세서리가 없다고? 리뷰에 언제 액세서리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었는가? (아이패드 2의 스마트 커버는 예외) 그리고 제품이 나온지 이제 1주일이 겨우 됐는데, 액세서리가 없는건 당연지사 아닌가? 심지어 아이패드 2도 출시 후 스마트 커버를 제외하고는 한달동안 액세서리가 거의 없다시피했다. (죄다 예약판매였지, 당장 구할 수 있는 액세서리는 전무했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성의 문제는 옛날에 내가 깠던 제조사들의 ‘체험단’이라는 문제도 있다. 물론, 체험단의 의도는 인정한다만, 제조사나 홍보업체에서 뭐에 대해 쓰라고 아예 스케쥴을 짜준다는 얘기를 옛날에 들었을때 황당했다. 결국 대기업의 입김 없이 리뷰어에 따라 자유로워야할 리뷰의 신뢰성이 시작부터 없어지는 것이다. (요즘은 이 문제가 개선되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보면 블로그마다 꽤 자유롭게 포스트가 올라오긴 하던데.)

게다가, 이번 함모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파워 블로거분들이 갤스 2의 슈퍼아몰레드 플러스 화면에 대해서 꽤나 비판적인 글이 올라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음모론이 도는 중이다. 바로 경쟁제품인 A모폰을 만드는 M모사의 사주라는 것이다. (대충 연관하면 어디의 무슨 제품인지 이해가 가시리라 본다.) 이에 대해서는 그닥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정말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읽어보라. (이 글에는 제품명 다 나오는게 괜히 가렸나 ;;)

엔가젯의 갤럭시 S II 리뷰 카드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꽤 공정한 리뷰가 나오는 편인데, 이 이유는 바로 이와 관련된 법이 있기 때문이다. 제품 리뷰들은 제조사들이 내용을 수정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는 법이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의 언플도 힘들고, 뉴욕타임스같은 큰 언론사에서 데이빗 포그같은 사람이 공정한 리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신문에서 공정한 리뷰라는 건 영화  리뷰에서나 겨우 존재할 법한 얘기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러한 법이 있었으면 이정도로 막장이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 엔가젯같은 테크 미디어가 생길 수 없는 것도 이 문제점에 기인하는게 아닌가 싶다. 일단 대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체험단을 운영하는데 굳이 이런 사이트에 리뷰용 샘플을 보내서 돈을 낭비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국, 이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나라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러한 잣대를 클리앙의 사용기게시판 같은 곳에 들이대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 사용자가 자기가 직접 산 제품을 가지고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파워블로거라는 사람들은 제조사에게서 샘플을 받고 리뷰하는 ‘전문적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클리앙의 사용기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보다도 질이 못한 경우가 많아 걱정스러운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렇게 까고는 있지만, 파워블로거분들 중에 내가 존경하는 분들도 몇분 계시다. 특히 칫솔님(블로그 / 트위터)같은 경우는 내가 본 우리나라의 테크 리뷰어중에 가장 공정하신 분들중 하나다. 더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늘 드는 분이다.

만약에 자신이 파워블로거라고 믿는 분들이 (만약) 계신다면, 그간 자신의 글들을 죽 읽어보고, 과연 그에 맞는 행동을 했었는지에 대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인 것같다. 특히 공정성과 객관성 같은 경우, 아직 많이 부족하신 분들이 많다. 늘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고치면 안 고치는 것보다야 낫다.

이 글을 끝마치면서 솔직히 말하면, 아마추어 저널리스트인 나로서, 제품 발표행사에 초대받고, 리뷰용 제품도 받는 것이 안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남들이 이 분들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실 때에는, 그 분들중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지.

P.S) 난 갤스 2를 직접 볼때까지 포스팅 안하기로 했고, 직접 리뷰 유닛 받아서 리뷰할 때까지 리뷰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이 또한 객관성이다. 근데 리뷰 유닛이 안오면 시망 아니 안 올 가능성 95%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