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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삼성 갤럭시 S6 & S6 엣지

지옥이 얼어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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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6 엣지(왼쪽)와 갤럭시 S6(오른쪽).

내 첫 안드로이드폰은 삼성 갤럭시 S였다. 갤럭시 S는 나에게 삼성을 넘어 안드로이드폰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폰이었다. 조금만 힘 주면 부서질 거 같고 아이폰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베끼다가 잘못 베낀 듯한 못생긴 바디에 뭘 해도 느릿느릿한 퍼포먼스는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뒤로 난 아이폰만 계속 썼다. (최근에 서브로 모토 G를 들이긴 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그동안 삼성은 강력한 하드웨어의 인해전술로 웬만한 퍼포먼스 문제는 해결했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작년에 나온 갤럭시 S5는 삼성도 (나중엔 지웠지만) 공식적으로 ‘한 템포 쉬어가는’이라는 문구로 사실상 흑역사임을 인정한 비운의 갤럭시 S였고, 그와 함께 파죽지세로 치솟던 삼성에게 1차적 시련이 찾아왔다. 그 뒤로 삼성은 정신을 차리고 ‘프로젝트 제로’라는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최강의 하드웨어는 물론이요, 갤럭시 알파와 갤럭시 노트 4로 시작된 금속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해 적용했다. 그 결과물이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으니, 이것이 갤럭시 S6다.

디자인, 디자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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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태.

이거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갤럭시 S6는 가장 디자인적으로 진보한 갤럭시 S다. 물론 이건 이제까지의 갤럭시 S 디자인이 최고의 디자인 상을 탈만한 것들은 아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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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본 갤럭시 S6는 갤럭시 S4와 판박이다. S5가 아닌 게 어디야.

아시다시피 이번 갤럭시 S6는 두 가지 모델로 나뉘어 판매된다. 일반 갤럭시 S6와 곡선 화면을 채택한 갤럭시 S6 엣지. S6 엣지는 작년에 나온 노트 엣지의 강화판으로 이젠 양면이 모두 곡선이다. 일반 S6의 경우 앞면만 보면 흡사 갤럭시 S4를 보는 기분이다. 물론 플라스틱 대신 알루미늄 띠로 두른 게 다르고, 뒷면 재질은 유리로 바꾸었다. 뒷면은 옛날에 아이폰 4 시리즈에 기존 갤럭시 S 시리즈의 카메라 돌출부를 결합한 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아이폰 4 시리즈가 아이폰 중에서는 가장 이뻤던 것으로 기억하는 사람이라 유리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물론 떨어지면 사정없이 깨지겠지만. 그리고 카메라 돌출부는 쓴 지 1주일이 조금 넘었음에도 벌써 흠집이 났다는 리뷰어가 있는 걸 보면 불안하다. (아, 그리고 검은 모델의 카메라 돌출부 디자인이 훨씬 낫다. 하얀색은… 뭔지 모르겠다) S6의 디자인은 노트 4의 디자인 방향과 비슷하다. 기존 S에 금속 띠 두른 디자인. 물론 거기에 유리 뒷면이 추가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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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6 엣지의 양쪽 곡면은 디자인을 매우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다.

20150403-121557S6 엣지는 확실히 디자인 면에서는 독특해보인다. 이 정도 차이로 100달러의 가격차를 이해 못하겠다는 일부 매체도 있었는데, 난 반대다. 디자인에 가치를 둔다면 100달러 정도의 가격차는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해를 못하겠다면? 그럼 그냥 S6 사면 되는 거다) S6 엣지의 디자인은 어떤 면에서는 아이폰 6보다도 더 세련된 부분이 있을 정도다. 솔직히 말해, 아이폰 6는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한 최고의 아이폰과는 거리가 꽤 머니까. 하지만 엣지 화면의 쓰임새 자체는 잘 모르겠다. 일단 시연폰에 엣지 기능이 제대로 활성화가 되지 않은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노트 엣지보다 곡면 경사가 훨씬 덜한 편이다. 이는 양쪽 곡면으로 인한 그립감 저하를 막아보기 위한 해법으로 풀이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립감은 생각만큼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S6가 잡기 더 편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외의 것들

기기 자체는 매우 빠릿빠릿했다. 이따금씩 버벅이는 부분이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역시나 하드웨어로 밀어부치는 모양새다. 5.1인치 QHD 슈퍼 아몰레드는 매우 쨍하다. 여전히 갤럭시 폰들의 기본 아몰레드 화면 설정은 내 눈에는 너무 채도가 센 편이다. 물론 설정에서 조정가능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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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6의 UI는 머테리얼 디자인과 터치위즈를 섞은 듯한 모양새다.

내가 놀란 건 생각보다 기본 앱이 많이 깔려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폴더로 숨기는 등의 눈속임이 있었는 진 모르겠지만 세 페이지 남짓에 모두 들어가 있었다. 물론 시연유닛이 통신사 버전이 아니라서 실제로 발매될 때는 여기에 통신사 앱이 엄청나게 설치될 것은 자명하다. 전체적 UI 디자인은 롤리팝의 머테리얼 디자인에 터치위즈의 좋게 말하면 활달한, 나쁘게 말하면 조금 유치해보이는 요소들이 구석구석 섞였는데, (색상 자체가 너무 밝은 톤인 게 문제인 듯싶다) 머테리얼 디자인 덕에 터치위즈 자체의 문제점이 나름 커버되는 느낌이었다.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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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 엣지의 디자인은 실로 독특해서 굳이 산다면 얘로 살 거 같다. (살 계획은 없다)

이미 갤럭시 S6가 올해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 될 것은 자명하다. 갤럭시 S 시리즈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전혀 플래그십같지 않은 디자인을 (아이폰을 일부 참고하면서) 드디어 해결했다. 만약 갤럭시 S6를 사신다면, 이제 고민은 일반 S6냐 S6 엣지냐로 넘어갈 것이다.

(살 예정은 없지만) 나라면 S6 엣지로 갈 거 같다. 물론 엣지 기능 자체는 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의미있는 추가가 될 거 같진 않지만 특별한 걸 쓴다는 기분이 계속 들 것 같다. 엣지의 디자인 어필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역시 일반 S6를 사는 게 답이다.

과연 S6가 삼성을 살릴 수 있을까? 그건 두고봐야할 거 같다. 물론 좋은 제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의 노력만으로는 마음대로 안 되기 시작한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직 갈 길은 남았지만 S6는 삼성이 지금까지의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공을 들인 폰이라는 것이다. 일단 그것만으로 (흔하지 않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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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on] Samsung Galaxy Note

폰도 태블릿(스마트패드)도 아닌 노트라고 삼성은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 나에게는 씨도 안 통한다. 그냥 닥치고 스마트폰인 거다 (…)

어찌됐던, 갤럭시 노트는 내 개인적으로는 끝없는 삽질이라고 생각하는 5인치짜리 “이건 스마트폰도 아니고 스마트패드도 아니여” 시리즈의 최신판이다. 물론, 새로운 그때의 프랑켄슈타인들과는 약간 다른 노선을 정했다. 바로 스타일러스라는 우리의 오랜 친구(?)의 컴백과, 그리고 요즘 대형 사이즈의 폰들의 새로운 해상도인 HD (1280×800) 의 화면을 채택했다는 점이겠다. (예전에는 그렇게 사이즈를 키우고도 800×480이라는 괴랄한 해상도를 채택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물론 당시 화면 패널 제조 기술력이 기대에 못 미쳤던게 문제였지만)

화면은 참 광활하다. 한손으로 잡는게 무리다라는 생각이 가끔씩은 들 정도였다. 강남역같이 사람들 많은 곳에서 한손으로 잡지만은 말기를 바란다. 바로 놓칠게 뻔하니까. 내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지는 폰 자체가 묶여있는 관계로 해보진 못했다.

폰 소프트웨어 자체는 꽤나 빨리 반응을 해주었다. 하지만 내가 갤럭시 S2 때부터 아쉬웠던 느려터진 애니메이션 문제는 여전했다. 빨리 빨리 넘겨야 하는데, 애니메이션이 느려서 답답한 상황이 꽤 여러번 발생했다. 하드웨어가 느려서 그런게 아닌, 프로그래밍 자체가 그렇게 되어서 느린 거였기 때문에 더 아쉽다. 그것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폰이 느리게 보일 정도니까 (…)

그런데 노트의 커다란 문제점은 따로 있으니, 바로 삼성이 그토록 광고하는 S펜 기능. 와콤이랑 합작해서 개발을 했다고 한다. 와콤은 상당히 유명한 태블릿 회사로, 그만큼 많은 기대도 모았는데… 현실은 역시 시궁창이었다. 일단 인식률은 둘째치고, S펜만 쓰면 그 빠르던 반응속도가 갑자기 거북이가 된다. 인식이 잘 되어도, 커서가 펜을 트래킹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특히 서명같은 빠른 입력을 할때, 쓰는게 밀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고, 지우개 기능을 쓸때는 커서가 현재 펜의 위치에서 1cm 정도나 밀릴 정도였다. 이는 비슷한 노트테이킹앱과 정전식 스타일러스를 사용한 넥서스S나 아이패드 2, 심지어 1보다도 느리신 기염(?)을 토해내셨다. (…)

이 알 수 없는 상황의 기원은 일단 한국향 갤럭시 노트가 엑시노스가 아닌 스냅드래곤을 달았다는 점이겠다. 이는 LTE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퀄컴이 만드는 LTE 칩셋이 스냅드래곤하고만 호환되도록 설계한 까닭이었다. 결국 죽여야할놈은 퀄컴 사실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때, 설마 스냅드래곤을 썼디고 해서 S펜 기능의 성능에 문제가 생길까 싶지만…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엑시노스를 탑재한 노트는 S펜 기능이 두배정도 빠르다고 하니, 말다했다. 결국, 통신사의 LTE 야심으로 인해 좋은 제품 하나를 망친 셈이다. 그것도, 그 제품의 코어 기능을 망쳐버리는 제일 불행한 상황으로 나타나고 말았다. 이러면 와콤이라는 유명한 회사를 끌어들인게 무슨 의미지인지 모르겠다. 근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100만대를 팔았지?! (…)

제품명: 삼성 갤럭시 노트 Samsung Galaxy Note
첫인상 점수: 6.5/10

* 첫인상 점수는 부득이하게 짧은 시간동안 만져보고 매기는 것이므로 이로 인한 판단 착오 등에 대해서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