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Review] iOS 10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으로

작년에 iOS 9을 리뷰할 때, 애플이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하지만 iOS 9은 단순히 애플이 성능 개선에만 신경 쓴 버전은 아니다. 애플이 iOS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물론 현재로서는 모든 기능이 완벽하진 않지만, iOS 9은 앞으로 애플이 계획하고 있는 iOS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미래는 현재로서 봤을 때 꽤나 좋아 보인다.

iOS 7에서 애플은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을 했다. 안 바뀐 것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큰 변화였다. iOS 8에서 애플은 익스텐션이라는 개발자 기능을 추가했다. 간단히 말해, 하나의 앱에서 다른 앱의 기능을 일부 불러와 작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iOS 9는 이어폰을 꽂으면 자주 쓰는 앱을 띄워줄 수 있는 기능이나, 메일에서 연락처 정보를 수집해 전화가 올 때 알려주는 능동적 비서 기능이 추가됐었다. 모두 기계 학습을 통해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기본적 인공지능이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금, iOS 10은 7에서 9까지 깔아놓았던 기초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

iOS 10으로 처음 업데이트한 후, 거의 변하지 않은 잠금화면에서 밀어서 잠금 해제가 더 이상 안 되는 모습에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iOS 10의 잠금화면은 iOS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밀어서 잠금해제’를 없애버렸다. 대신, 이제 잠금 해제를 위해서는 홈 버튼을 눌러야 한다. 홈 버튼을 누르면서 터치 ID가 지문을 읽기 때문에 잠금 해제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여기에 아이폰을 들면 모션을 인식하고 화면을 켜주는 기능도 들어간다. 물론 터치 ID를 쓰지 않는다면 반대로 손가락이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잠금 해제가 좀 번거로워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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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s에서 선보인 3D 터치는 iOS 10과 만나 더욱 진화했다. 이제 잠금화면이나 알림 센터에 들어온 알림을 살짝 눌러주면 알림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다. (3D 터치가 없다면 알림을 누른 상태로 살짝 내려주면 된다). 아이메시지와 같은 메신저 앱이라면 앱을 켜지 않고 잠금 화면에서 바로 대화를 볼 수 있고, 계속해서 들어오는 메시지를 보며 답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포츠 중계 앱이라면 속보를 전해주면서 앱에 들어가지 않아도 그 순간을 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원래 위에서 아래로 끌어오면 두 개의 페이지(오늘, 알림)가 나오는 형식이었지만, 이제 위젯들은 홈 화면 첫 페이지의 왼쪽에도 있다. 위젯을 볼 수 있는 더 빠른 방법이다. 다만 위젯의 가독성 때문인지 배경을 하얀색으로 처리한 것은 디자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위젯은 앱 아이콘을 3D 터치로 눌러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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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0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모인 단체 아이메시지방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아이메시지는 대화를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효과들이 추가된다. 다양한 전체 화면 효과와 말풍선 효과, 손글씨, 사진이나 동영상을 포함할 수 있는 디지털 터치까지. iOS 10 베타를 쓰는 친구들과 단체 메시지방에서 해보니 다른 메신저에서는 맛보기 힘든 재미가 있었다.

플랫폼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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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를 통해 써드파티 앱의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iOS 10는 플랫폼의 확장도 꾀한다. 먼저, 시리가 드디어 써드파티 앱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5년 전 시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사용자들과 개발자들이 요청해온 기능이다. 이제 시리로 카카오톡을 보낼 수 있고(“시리야, XX에게 좀 늦는다고 카카오톡으로 보내줘”), 우버를 요청할 수도 있으며(“시리야, 코엑스까지 우버 불러줘”), 송금 앱도 제어할 수 있게 된다(“시리야, XX에게 3만 원 토스해줘”) 물론 이 앱들이 모두 시리 지원을 추가한다는 전제 하이지만. 카카오톡은 왠지 최소 한 달은 걸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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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화 앱에도 API가 추가된다. 인터넷 통화를 지원하는 메신저 앱에 전화가 올 경우 기존의 밋밋한 알림 대신 전화 수신 UI를 띄워줄 수 있게 되고, 연락처 메뉴에서 자주 쓰는 메신저로 바로 가기를 설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스팸전화가 오면 앱을 활용해 스팸 정보를 바로 띄울 수도 있다. 이미 국내 앱인 후스콜이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거친 상태다. 이미 개인 정보가 공공재가 된 어느 나라에서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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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아이메시지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된다. 아이메시지 앱 스토어가 그것인데, 아이메시지에서 쓸 수 있는 스티커를 여기서 받을 수 있고(스티커 앱은 이미지만 올리면 되도록 해놓아 개발 경력이 없는 아티스트들을 배려한다고 한다), 아이메시지에서 송금과 같은 앱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상대방과 턴제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스티커를 파는 건 카카오톡과 비슷하지 않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메시지 앱은 단순한 스티커 공유보다 훨씬 강력하다. 아이메시지 앱 스토어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애플의 또 다른 플랫폼이 될 것 같다.

한 단계 진화한 기기내 인공지능

애플은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절대로 서버에 보관하지 않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런 모습은 올해 초에 있었던 FBI의 법정 공방에서 잘 드러났는데,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시켜야 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애플은 사용자 정보 보호라는 고집 때문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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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0의 새 사진 앱은 ‘바다’라고 검색하면 바다 사진을 보여준다.

애플은 이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돌파한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최대한 많은 데이터셋을 확보한 다음, 기계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계학습의 결과를 매 업데이트마다 기기로 푸시한다. 그리고 기기가 그 알고리즘을 이용해 서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연산을 처리한다. 대표적으로 사진 앱의 물체 인식 인공지능과 아이폰 7 플러스에서 초점 거리를 분석해 배경을 더 흐리게 만들어주는 심도계 표현 효과가 이 방식으로 구현된 것이다. 어차피 물체는 한 달마다 모양이 바뀌는 게 아니니, 새로운 부분은 OS 업데이트로 푸시해도 된다.

자동완성 기능을 지원하는 퀵타입 키보드는 약간 다르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OS 업데이트만으로는 그 트렌드를 놓치기가 쉽다. 어쩔 수 없이 서버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인데, 애플은 여기에도 수를 써 놓았다. 차등적 프라이버시(Differential Privacy)가 그 방법인데, 정보를 보낼 때 일부 정보를 일부러 바꿔놓아 어디서 들어온 정보인지 애플의 서버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필요한 데이터는 얻으면서, 데이터를 제공한 사용자의 신원은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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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공지능 기능들은 iOS 10을 좀 더 똑똑하게 만든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진 앱은 물체를 인식해 검색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다라고 검색하면 바다가 나온 사진만 엄선해 보여주고, 과거의 사진들을 묶어내 ’추억’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지도 앱에서는 마지막에 주차한 위치를 기록해줄 수 있다. (미국에 있을 때 잠깐 렌터카를 빌린 적이 있는데, 내 아이폰은 아직도 렌터카를 돌려준 위치가 마지막 주차 위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퀵타입 키보드는 차등적 프라이버시를 통한 서버 분석으로 더 빠르게 사용자가 입력할 만한 단어를 찾아낼 수 있다.

물론 이 기능들은 기존에 구글이 내놓는 안드로이드나 포토에 들어간 기능이라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이 기능을 애플의 신념인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지키면서 해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이게 가능할 줄 몰랐으니까.

획기적이진 않지만, 소소한 개선이 하나의 큰 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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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iOS 10의 GM(10.0.1, 14A403) 시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그간의 베타와 비교하면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에 독자 여러분이 받을 빌드도 아마 같을 거라 본다. 몇 가지 잔 버그들(음악 앱을 종료시키고 다시 음악을 들으려 하면 가끔씩 전에 재생하던 음악과 완전히 다른 음악을 재생시킨다던가)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iOS 10은 디자인을 모두 갈아엎었던 iOS 7 때만큼의 획기적인 업데이트는 아니다. 최소한 밖에서 보면 그렇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례적으로 이 리뷰에서 내부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 이유가 그것이다. 특히 시리와 아이메시지의 새로운 API들은 써드파티 앱들의 사용성을 훨씬 강화시켜준다.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써드파티 앱들이 좋아지고, 그건 사용자에게도 득이다.

iOS 10은 iOS 7에서 9까지 추가된 기능들을 다시 개선시킨다. 이러한 변화들은 하나하나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이 작은 개선들이 모여 하나의 큰 업데이트가 된다. 직접 써본다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iOS 10은 13일(현지 시각)부터 배포를 시작하며, 아이폰 5 이상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4세대 이상의 아이패드, 그리고 6세대 아이팟 터치에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닌텐도의 모바일 전략과 iOS의 절묘한 만남, 슈퍼 마리오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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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시게루가 애플 이벤트에 떴다?!

사실 오늘 애플 이벤트를 보면서 모든 게 예상대로일 거로 생각했습니다. 이미 이벤트를 시작하자마 애플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아이폰 7의 존재를 알려버렸고, 무대에 오른 팀 쿡은 이것도 모르는 채 앱 스토어에 대한 자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쿡은 “지금까지 앱 스토어에 없었던 개발자가 이번에 드디어 합류합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전혀 감이 안 잡히고 있는데, 매우 익숙한 8비트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빨간 상의와 파란 멜빵 바지를 입은 매우 익숙한 게임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리오였습니다. 이미 여기서 입을 떡 벌리고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 쿡은 마리오를 만든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를 소개했습니다. 닌텐도의 전설적인 개발자가 애플 이벤트 무대에 오르다니.

닌텐도는 지난해 5월에 자사 게임 프랜차이즈를 모바일로 이식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3DS로 나름 짭짤한 재미를 봤던 닌텐도를 생각하면 충격적인 발표였는데요. 올해 결국 포켓몬 고로 엄청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포켓몬 고는 포켓몬 컴퍼니에서 관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닌텐도와는 사실상 거의 관련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포켓몬 고로 닌텐도가 벌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지고 나서 90% 가까이 치솟은 주식이 다시 급락하기도 했죠.

이 이후로 발표된 슈퍼 마리오 런은 닌텐도가 처음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개발한 첫 모바일 게임입니다. (미토모는 제외합시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키노트 이후 타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슈퍼 마리오 게임을 직접 개발한 개발팀이 직접 참여해 게임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디에 외주를 주지 않고, 닌텐도가 직접 개발한 게임인 셈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면 분명히 다른 게임인데도 어렸을 때 플레이했던 본가 슈퍼 마리오 게임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슈퍼 마리오 런은 모바일 러너 게임으로,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마리오 게임”을 표방했다고 합니다. 마리오는 계속 오른쪽으로 달리고 있고, 플레이어는 화면을 탭해 마리오를 점프시켜 장애물을 피해야 합니다. 길게 누를수록 더 높이 점프합니다. 한 스테이지에서 코인을 최대한 많이 얻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친구와 대전도 가능합니다. 친구의 기록을 고스트로 보면서 이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슈퍼 마리오 런은 어떻게 보면 닌텐도와 애플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닌텐도는 첫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자리가 필요했고, 애플은 앱 스토어의 강력한 에코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절호의 기회였죠. 그렇게 서로에게 필요했던 존재입니다. 그래도 미야모토 시게루가 애플 이벤트에 등장했다니. 오늘 본 것 중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