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나에게 있어서 ‘코난 재시작의 때’였다. 바쁜 12학년 (한국으로 치면 고3) 생활을 끝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코난에 취미를 붙여보기로 했다. 일전에 내가 우수회원이었던 (아니, 지금도 우수회원인) 코난 커뮤니티 사이트인 코난21에도 다시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고, 여름동안 저녁식사를 하면서 T만화본부에서 해주는 코난을 꼬박꼬박 보았다. (물론, 대부분은 이미 본 거였지만 말이다.)
또한, 코난은 나에게 블로그 재기의 기회를 주었다. 신이치를 테마로 블로그 스킨을 완전히 다시 짰고, 그러고 나서 처음으로 쓴 글이 “[칠흑의 추적자 특집] 코난 vs 검은 조직, 그 치열한 역사.”라는 글이었다. 바로 다음 날 보게 될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를 보니 그 기념으로 싹~ 정리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칠흑의 추격자”의 리뷰를 올렸다. 또다시 그 다음날, 블로그는 3,692명의 방문자를 맞이했다.
이는 오늘 조회한 유입 경로와 유입 키워드다. 모두 “칠흑의 추적자” 일색이거니와
저거야 어제 찍은 거지만 현재까지 무려 54건의 view on을 받았다. 내가 시작한 이후로 가장 주목을 받은 리뷰랄까… 아무래도 내가 전문인 영화의 리뷰를 하는 것이 정말 그 진심이 드러나나 보다.
지난 며칠간 나는 코난이 얼마나 유명한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 코난을 알고 있고(어쩌면 나의 영향 때문일지도…), 개중 나랑 비슷하게 팬인 사람들도 여럿 봤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도(그래봤자 겨우 몇 년 전…;;) 나는 코난을 좋아했었고, 자타공인으로 코난과 약간이나마 닮은 외모 때문에 은근 놀림을 당하곤 했다. 특히 일명 메카 개그라고, 형들은 내 시계를 마취침이 나가냐고 묻기도 하고(실제로 내 스와치 손목 시계는 코난의 그것과 상당히 닮기는 했다), 내 후드 티의 줄을 묶어서 나비넥타이(!!!)를 만들어주곤 했다. (안다. 우리 학교 형들은 어떨 때는 정말로 유치하다는 거… ;;) 그리고 나의 이어북에는 여러 아이들이 ‘쿠도군’이라고 적어줬다.
많은 애들이 적어준 ‘쿠도군’의 향연.
(제이크는 내 영어이름…)
지난 오랜 시간 동안을 돌아보며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지인들에게 코난 (더 정확히 말해, 쿠도 신이치)은 나를 정의하는 또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건 필자가 공부라는 이유로 코난에 대한 관심이 잠깐 끊어진 상태에서도 변함없었다. 이제는 닉네임도 닉네임이다 보니 (Kudo L이라는 이름은 작년에 티스토리로 옮기면서 지었다) 블로고스피어와 트위터에서도 쿠도군, 혹은 쿠도님으로 불린다. 그렇게 불리는 게 은근히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어릴 적부터 우상하던 존재로 별명이 붙여졌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