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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스포일러편

제목: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크리스찬 베일(브루스 웨인/배트맨), 앤 해서웨이(셀리나 카일), 톰 하디(베인)

SPOILER ALERT! 이 글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토리상 반전 및 결말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니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못 보신 분들은 당장 뒤로 버튼을 클릭하거나 탭하시라.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웬만한 영화 리뷰는 소포일러가 최대한 없는 편으로 쓰는 편이다. 리뷰는 다른 리뷰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품 리뷰가 ‘제품을 사야할까 말아야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것처럼 영화 리뷰도 ‘이 영화를 볼까말까’에 대한 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리뷰에 스포일러를 잔뜩 언급하면 영화를 볼 의욕이 뚝 떨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리뷰는 스포일러 없이 쓰기에는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이렇게 스포일러 엑스트라를 따로 쓰게 됐다.

셀리나 카일과 미란다 테이트는 필요없는 캐릭터다?
스포일러 없는 리뷰에서 서술햇듯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토리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이 공기같은 비중의 셀리나 카일과 미란다 테이트였다. 스포일러 없는 리뷰에서는 간단하게(?) 넘어갔지만, 여기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셀리나 카일같은 경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필요하지는 않아도, 빠진다면 뭔가 허전했을 캐릭터라고 본다. 다크 나이트에서 레이첼 도스가 죽은 이후, 브루스 웨인에게는 새로운 상대역이 필요했을 것이고 셀리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물론 그녀의 이중 캐릭터인 캣우먼이 원작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의 모습은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을 것이다. 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배트맨을 처음에 배신하고 나중에 베인을 한 방에 날려보내는 나름 큰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무작정 뺀다는 것은 곤란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미란다 테이트, 즉 탈리아 알 굴은 정말 필요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리뷰 본편에서 말했듯이, 끝에 탈리아 알 굴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질질 끄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자신이 탈리아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직전까지 하는 ‘나름’ 큰 일이라고는 브루스랑 자는 거 한 번 정도이기에 ‘굳이 저 캐릭터가 왜 존재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배트맨이 베인을 제압하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체를 드러내고 배트맨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아, 저래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끝까지 끌어낼 만큼 탈리아라는 캐릭터가 큰 가치가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은 계속 든다. 그렇게 정체를 드러내면서 활약을 벌이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핵폭탄이 있는 트럭을 몰면서 배트맨과 셀리나 카일에 의해 추격당하다가 더 배트의 한 방에 트럭 운전석에서 사망하신다. –앞창을 더 배트의 미니건에 그렇게 맞고도 끄떡없던 트럭이 땅 한 번 꺼졌다고 운전자를 죽이다니. 뭔가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탈리아 알 굴의 등장은 결국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의 적으로 등장한 라스 알 굴의 연장선상으로서, 배트맨 비긴즈를 좀 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연결을 시키기 위함으로 풀이가 될 수 있다. 탈리아의 비중 등으로 봤을 때, 이는 이미 시리즈를 거쳐 오면서 은근히 리얼리티를 위해 원작파괴를 한 놀란 감독의 일종의 팬 서비스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브루스 웨인과 탈리아의 베드신도 결국은 원작에서 사랑에 빠지는 설정을 응용한 장면인 셈이다. 그러나 이 팬 서비스로 인해 스토리상의 리얼리티를 포기해야 했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 차라리 본래대로 베인을 라스의 아들로 설정했더라면 좀 더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았을까.

순식간에 안습해진 베인
탈리아 알 굴이 갑툭튀하면서 이미지에 엄청난 손해를 입은 것이 바로 베인이다. 종반부까지만 해도 배트맨을 물리적으로 압박하고 핵무기를 훔치는 등의 지략가로서도 활동하던 베인은 탈리아 알 굴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머리는 탈리아가 다 짜고, 자신은 배트맨의 허리만 꺾은 놈으로 전락하여 버렸다. 거기에, 가뜩이나 캐릭터 비중이 급격하게 축소된 것도 서러운데, 셀리나 카일이 탄 배트포드의 한 방에 광속의 속도로 스토리에서 로그아웃을 하신다. 이는 올림픽 15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박태환이 마지막 50m를 남겨두고 실격하는 상황인 셈이다. –무엇 때문이던 간에– 악당이 끝까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이미지 실추를 한 것도 모자라 탈리아가 드러나는 순간 바로 스토리에서 없어지는 이 상황은 정말 말 그대로 안구에 습기가 찰 수밖에 없다. 정말로 탈리아라는 캐릭터를 아예 배제했더라면 베인의 존재감은 배가 됐을 것인데, 매우 아쉽다.

존 블레이크
무 스포일러 리뷰에서 다뤘듯이, 존 블레이크의 가장 큰 문제는 갑툭튀 성향이다. 보통 영화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 다음 캐릭터가 영화의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데, 존 블레이크는 이것이 정반대다. 충분한 설명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신의 억지미소에서 나를 보았다”며 갑자기 등장해 무려 8년을 쉬고 있었던 브루스 웨인을 배트맨으로 복직하도록 설득하는 전개는 조금 어이가 없다. 블레이크가 어떻게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저 장면 자체가 영화 시작 30분만에 나오는 장면이다. 블레이크가 어떻게 알았는지를 빠른 편집으로 보여줄 수라도 있지만, 갑자기 일어난 일에 관객들은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 이후로 블레이크의 캐릭터 발전은 훨씬 자연스럽다. 베인이 고담시를 접수하고 있는데도 고든이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과 고든이 고담시를 위해 하비 덴트의 악행을 숨겼다는 사실 등으로 인해 법에 의한 정의라는 것에 점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고, 결국 블레이크는 경찰을 그만둔다. 이는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 동안 배트맨이 등장하면서 계속해서 던져진 “배트맨은 정말 고담시에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현실에서도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다시금 곱씹게 한다.

결말
블레이크에 대한 이야기를 풀다 보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결말 또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결말은 개봉 전부터 계속해서 기사로 나오던 화제 중 하나였다. “과연 배트맨은 죽을 것인가.” 결국, 놀란 감독은 배트맨을 죽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죽인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브루스 웨인이 더 배트의 자동 조종장치를 완성했고, 알프레드가 자신이 늘 휴가를 가는 이탈리아의 레스토랑에서 바라던 대로 브루스를 보게 되지만, 이것은 알프레드의 환상일 수도 있다. 이는 흡사 놀란의 전작 인셉션의 결말을 연상시킨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코브가 의뢰받은 인셉션을 해결하고 모든 죄를 돈으로 사면받아 미국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아이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그의 팽이는 돌고 돌다가 조금씩 그 추진력을 잃기 시작한다. 그 순간 영화가 끝나면서 마지막 장면이 꿈인지 현실인지 많은 설전이 오갔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도 비슷하다. 배트맨이 결국은 죽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는 단서로는 브루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과 (물론 그의 허리를 고쳐준 감옥에서의 그 의사는 죽음을 두려워해야 이긴다고 말한다) 더 배트가 핵폭탄을 끌고 바다로 나가는 순간까지 더 배트 안에 있는 배트맨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는 점이겠다. 이렇게 보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결말은 인셉션만큼이나 열린 셈이다. 배트맨이 살아있기를 바라는 관객들의 마음 때문에 인셉션만큼이나 설전이 오가지는 않지만 말이다. 솔직히 이렇게 말하는 나도 브루스가 죽지 않았기를 바라는 건 함정

로빈 존 블레이크의 결말도 흥미롭다. 일단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점도 그렇고 (충분히 예상했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다. 특히 우리 아버지) 블레이크가 배트멘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법을 믿었던 그가 겪는 변화는 결국 제2대 배트맨(혹은 로빈)의 탄생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브루스도 자신은 은퇴할 때가 –아니면 죽을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배트케이브를 블레이크에게 남겨놓음으로서 고담을 지키는 배트맨의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브루스 웨인의 운명이나 새로운 배트맨의 탄생이나, 과연 크리스토퍼 놀란다운 시리즈 결말이었고, 7년을 이어노 최고의 슈퍼 히어로 영화 시리즈의 최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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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on] Apple iPhone 4S

많은 사람들의 실망과 함께 등장한 아이폰 4S. 얼핏 보면 또다른 옆그레이드 모델같긴 하지만, 3G의 옆그레이드라고 비난받았었던 3GS가 개인적으로 이제는 명작 반열에 올라간 만큼 (개인적만인 것은 아니다. 아이폰 역사상 최초로 3년째 팔고 있는걸 보면 말 다했다) 과연 4S는 어떨까.

일단 4S에서 말을 안할수 없는 기능이 바로 시리이다. 물론 어떤 종류의 음성인식 서비스가 새로 탑재될 거라는 얘기가 돌긴 했지만, 시리는 정말 상상 이외의 물건이었다. 일단, 인식률도 구글의 음성 인식보다 더 나았고 (구글에서는 각각의 단어를 또박또박 말해야 하는데 반해 시리는 자연스럽게 말해도 됐다. 게다가 틀린 말이 있으면 바로 조금씩 수정을 해주면 이를 분석해 다음에 결과가 더 좋아지도록 반영된다) 특정한 룰을 정해둔 것이 아닌, 뭔가 그냥 자기 비서에게 자연스럽게 물어보듯이 물어보면 (“How’s the weather today? 오늘 날씨 어때?” 뿐만 아니라 “Should I bring an umbrella today? 오늘 우산을 챙겨가야 할까?” 등등으로 오늘 날씨를 물어볼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질문에 맞게 답변이 날아온다!)  그에 맞는 답을 해준다. 또한, 문자 보내라는 커맨드는 물론, 미리 알림에 새롭게 알릴 것을 올린다던가, 알람을 설정한다던가 등의 iOS의 기본 앱은 거의 모두 건드릴 수 있을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울프람알파를 통해서 지식검색도 가능하고, 해당되는 시리와의 대화(?)의 문맥을 전부 파악하고 있어 예를 들면 “새로 온 문자를 읽어줘” -> (누군가에게서 온 내일 12시에 점심먹자는 문자를 읽어줌) -> “내일 12시 스케쥴을 확인해봐” -> “없습니다” -> “그럼 그렇게 하자고 답장해.” 이런 식으로의 대화를 이어갈수 있다. 이때, 해당 대화의 문맥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 답장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시리는 이미 누구에게 답장을 해야할 지 이미 알고 정확히 그 사람에게 답장을 한다. 마지막으로 키보드에 받아쓰기 기능 또한 추가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시리는 애플이 최근에 아이폰에 추가한 기능중 가장 혁신적이다. 물론 기믹이 될 수도 있는 기능이지만, 잘만 쓰고, 애플이 이를 잘만 발전시킨다면 아이폰만의 킬러 기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를 써드 파티 앱이 쓸 수 있게 API를 개방한다면 더욱 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에서 “나에게 온 멘션을 좀 읽어줘”라던가, 실시간 네비게이션 앱에서도 “코엑스까지의 길을 알려줘” 등이 모두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시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리의 핵심인 음성 인식 처리는 아이폰이 처리하는 것이 아닌, 애플의 서버가 처리를 하기 때문에, 3G 상태가 시망이면 제대로 안된다. (실제로 시연한 곳의 신호가 좋질 않아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음성 인식 처리가 구글의 서버를 통해 처리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또한, 현재로서는 너무 많은 화면 터치를 요구한다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말을 하기 시작하기를 원하면 무조건 마이크 버튼을 탭해야 하며, (운전중에 아이폰 화면 보면서 찾아야 한다) 위에 말한 키보드의 받아쓰기 기능은 다 말하면 “완료”를 눌러야 한다. 그냥 자동으로 끝나면 안되는 건가? (…) 하지만 어찌됐든, 시리는 아직도 베타인 데다가, 올해에는 더 많은 언어들의 추가와 (이중 무려 한국어가 포함되어 있다) 더 많은 서비스들을 더할 예정이니 시리의 무한 발전을 기대해볼만 하겠다.

사진 제공: @Premist

 

사진 제공: @Premist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확대된다. 이 사진들은 어떠한 후보정도 거치지 않았다.)

또한, 4S에서는 카메라가 훨씬 더 좋아졌다. 애플에서도 새로운 카메라의 성능에 대해서 꽤나 오랫동안 설명했고, 출시 전 루머에 따르면 작년 3월에 있었던 쓰나미로 인해서 카메라 부품 공급이 늦어져 출시가 늦춰졌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애플이 4S에서 카메라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이는데, 이는 눈에 보일 정도다. 위에 현재 아이폰 4S를 쓰고 있는 프렘군이 보낸 사진들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이젠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들은 저리 가라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이다. 특히 햄버거의 사진같은 경우, 상당히 화이트 밸런스와 노출 등을 잡기 힘든 실내 조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깨끗하게 잘 잡아낸 느낌이다. 동영상 촬영 또한 1080p로 촬영하며, 거기에 자체적 떨림 방지 기능까지 추가시켜 부드러운 촬영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아이폰 4S는 A5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애플은 연산처리에서 2배, 그래픽 처리에서 최대 7배의 성능 향상이 있었다고는 하나, 딱히 큰 차이점을 느끼기는 힘들었다. 아마 iOS 쪽에서 배터리를 생각해서 가변적으로 CPU 클럭을 조종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1하고 2는 그렇게 차이가 났는데? … 역시 램빨이었나

결론적으로, 아이폰 4S는 3GS의 옆그레이드를 가장한 업그레이드의 역사를 잘 따랐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디자인도 바뀌고 외부적 사양 (화면이라던가 화면이라던가) 도 바뀌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러나,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문제는, 4S가 출시시기를 잘못 잡은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2011년 말에 출시를 했다면, 제품 사이클의 대부분을 2012년에서 보내게 될텐데, 시리나 카메라 외에는 사실 2012년을 선도할 스펙은 거의 없고, 대부분 2011년의 스펙을 겨우 따라잡은 듯한 스펙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차후 경쟁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은 삼성 등과 달리 스펙으로 승부보는 회사는 아니다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게 잠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러면서 애플이 다음 모델에서는 4만큼의 더 공격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기를 기대해본다.

제품명: 애플 아이폰 4S Apple iPhone 4S
첫인상 점수: 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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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8 날림 프리뷰

Dear English readers: Sadly, no translation for this one. I ran out of time. Hope you have better luck with Google Translate.

윈도우 8 개발자 프리뷰의 잠금 화면 (출처: Microsoft)

윈도우 7은 완전한 실패작이었던 윈도우 비스타로 인해 추락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을 다시금 높여준 성공적 운영체제였다. 바로 전에 나온 운영체제가 엄청난 실패작이었다는 것 등의 유사점으로 인해 제 2의 XP가 될 수도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역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만년 경쟁자 애플이 내놓은 하나의 세계적 트렌드를 간과했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바로 태블릿이었다. 결국 태블릿 PC라는 컨셉 자체를 만든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였으나, (윈도우 XP 태블릿 에디션이라고 기억하실 분들이 계시려나 모르겠다) 이 태블릿이라는 카테고리를 완전히 뜯어고쳐서 애플이라는 곳에서 내놓은 것이 바로 아이패드였다.

아이패드 2. (출처: Apple)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정의한 태블릿과 애플이 새롭게 정의한 태블릿은 애플이 이름만 빌려왔을 뿐, 컨셉이나 이 컨셉을 실행한 방법이 모두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태블릿을 노트북에 추가된 개념, 혹은 키보드가 없다 하더라도 그냥 윈도우 인터페이스를 띄우고 스타일러스로 꼭꼭 찍어가면서 사용하는 개념이었고, 사양도 보통 x86/x64 아키텍쳐기반이었지만(간단히 말하면 그냥 컴퓨터의 프로세서 구조를 썼단 말이다), 애플은 손가락에 훨씬 편한 인터페이스에, 모바일 기반으로 태블릿에 접근했다. 그래서 프로세서 아키텍쳐도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ARM 아키텍쳐로 바꾸었다. 어느 개념이 더 맞는지는 사용자의 판단이지만, (심지어 이러한 차이점들 때문에 ‘스마트패드’라는 이름을 붙여서 아예 다른 카테고리로 취급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어찌됐건 아이패드는 아시다시피 대대적 히트를 치게 되었고, 이는 구글 뿐만 아니라, HP… 등의 도전작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고 어떻게 됐는지는… 뭐 대강 아실테니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언급하자면, 구글 허니콤의 앱 카운트는 아직도 세자리 숫자고, HP는 짧게 말하자면 웹OS를 죽였다. (반대할 분들이 있겠지만, 최근에 웹OS 운영 인원을 대폭 감축한다는 얘기가 도니, 그건 죽인거나 다름없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도해볼 차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혹은 오히려 모두의 예상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폰 OS 기반으로 태블릿을 만드는 것이 아닌, 윈도우를 기반으로 태블릿을 만드는 작전을 짰다. 그렇게 윈도우는 ARM 아키텍쳐에서도 구동할 수 있게 되었고, 태블릿 기반의 새로운 UI가 입혀졌다. 그리고 며칠전, 우리에게 개발자 프리뷰 버전으로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글에서는 OS의 설치라든가 호환성 등의 성능적 부분보다는, 윈도우 8의 바뀐 UI를 태블릿이 아닌 노트북의 관점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시작

윈도우 8의 새로운 시작 메뉴는 마이크로소프트 관점에서는 엄청난 혁신이다. 시작 메뉴의 레이아웃 자체는 조금씩 바뀌었을지 몰라도, 왼쪽 아래의 버튼을 누르면 팝업 메뉴로 생긴다는 개념은 윈도우 95부터 15년을 넘게 계속 변하지 않는 아이콘이었다. 근데 이것을 확 바꾼 것이다.

윈도우 8의 새로운 시작 화면. (출처: Microsoft)

이제는 팝업 메뉴가 아닌, 새로운 앱처럼 전체 화면으로 꽉 차게 된다. 또한, 태블릿으로 윈도우 8을 쓸때 아이콘을 터치하기가 쉽도록 아이콘이 큼직큼직해졌다. 말이 이렇지, 사실 윈도우 폰의 메트로 UI를 그대로 가져다가 박은 것이다. 이를 종스크롤이 아닌 횡스크롤로 해놓았다는 것이 좀 다를 뿐이다.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기존 시작 메뉴의 프로그램 메뉴처럼 맨 오른쪽에 자동으로 타일이 생긴다. 이는 움직이거나 핀을 해제, 혹은 설치 해제도 가능하다.

이 새로운 UI를 마우스로 돌아다니는 건 어떨까? 적응하는데는 그닥 어렵지 않았다. 마우스의 스크롤 휠을 이용하면 오른쪽 왼쪽으로 문제없이 스크롤을 해준다. 다만 터치를 해야할 것 같은 버튼들을 마우스로 클릭하는 이 기괴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는다.

 

태블릿용 앱들

태블릿 UI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10. (출처: Microsoft)

여기서 사정이 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윈도우 8의 새로운 시작 메뉴 레이어에는 새로운 종류의 앱을 구동시킬수 있다. 이 앱들은 태블릿을 위해 제작된 앱들이며, 모두 HTML5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즉, 거대한 웹앱인 셈.

태블릿용 앱들은 윈도우 8과 같이 나오는 윈도우 스토어(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개발자 프리뷰 빌드에서는 스토어를 쓸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시를 겸해서 몇가지 앱을 넣어두었는데, 그중 크게 소셜 네트워크 앱인 Socialite와 Tweet@rama만 조금 언급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주식, 날씨, 오목 등의 몇가지 게임들이 있다.)

Socialite는 페이스북 앱인데 (켜기 전까지는 페이스북 앱일 거라고 짐작도 못했다) 간단한 뉴스 피드 확인, 프로필, 자신의 사진, 친구들, 체크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Ui는 메트로 자체답게 미려하지만, 페이스북 앱으로서의 기능은 약간 부족한 편이다. 차라리 웹을 쓰고 말지라는 생각도 들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Tweet@rama에 비하면 양반이다. 이 녀석은 정말 반쪽짜리 트위터 클라이언트이기 때문. 문제점을 간단히 나열해보자면, 1) 멘션과 DM을 볼 곳이 없다. 트윗덱처럼 칼럼 스타일로 되어는 있으나, 타임라인 / 내 프로필 및 쓰기창 / 팔로잉 / 팔로워 순으로 되어 있는 데다가, 수정도 불가능하다. (특히 마지막 두 개는 제일 쓸일이 없는 것을 박아놓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2) 답장을 못한다. 타임라인에 있는 트윗에 답장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리트윗밖에 못한다. 답장을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지… 이건 다 아직 개발자 프리뷰 빌드여서 그러리라 생각을 하고… 다시 크롬 트윗덱을 쓰는중이다.

이러한 앱들은 모두 태블릿을 위해 쓰여졌기 때문에, 큼직큼직한 아이콘들을 터치가 아닌 마우스로 직접 클릭하려니 어색하긴 하지만, 이는 좀 지나면 적응이 되긴 한다. 글씨나 그런것들이 좀 쓸데없이 커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태블릿에는 딱 맞겠지.)

이 앱들은 당연히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왼쪽에서 드래그하는 방식으로 백그라운드에서 돌고 있는 앱을 가져올 수 있으며, 심지어 ⅓으로 스플릿도 가능하다. 즉, 왼쪽에는 트위터, 오른쪽에는 브라우저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근데 현재로서는 앱을 종료하는 유일한 방법이 컨트롤-알트-딜리트(?) 콤보로 작업 관리자를 여는 것뿐이다. 물론 개발자 프리뷰 빌드여서 이럴수는 있으나, 쩝… (저 명쾌한 대답을 들을 때까지 10분을 헤맸다.)

그리고 태블릿 인터페이스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플러그인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플래시는 물론이고, ActiveX도 지원하지 않을 예정. 하지만, 데스크탑 모드에서는 문제없이 지원한다. 언론에는 IE 10 자체가 ActiveX가 지원되지 않는 것처럼 드립을 쳐서 이렇게 수정해둔다.

 

데스크탑

시작 메뉴를 자세히 보면, 데스크탑이라는 버튼이 따로 있다. 이를 누르면 우리가 보통 아는 윈도우의 바탕화면이 등장한다. 이게 기본으로 등장하지 않는 것 자체가 참 어색할 따름이다. 데스크탑 모드에서는 늘 돌리는 윈도우 앱들을 돌릴 수 있다. 그게 거의 유일한 기능이 아닐까 싶다.

 

이질감

이게 바로 이 글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이질감. 글을 여기까지 쭉 읽다 보면, 윈도우 8 자체에는 두 개의 아주 다른 컨셉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바로 태블릿용 메트로 UI와 옛날 앱들을 돌리기 위한 데스크탑 모드, 이 두 가지다. 이 두 모드는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다. 메트로 UI는 손가락 터치를 위해 최적화된 UI고, 데스크탑은 말 그대로 먼 옛날 윈도우 앱을 돌리기 위한 UI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만들면서 태블릿 지원이라는 것에 상당한 포커스를 둔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해 특히 컴퓨터에서 봤을 때 UI가 상당히 난해해졌다.

물론, 컴퓨터에서도 윈도우 8용 태블릿 앱을 쓸 수 있는 선택이 나쁠 리는 없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큰 실수는 시작 메뉴를 아예 메트로 UI로만 꾸몄다는 것이다. 내 친구이자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턴을 지낸 Alex Slover가 나한테 말했듯이, 컴퓨터에서의 시작 메뉴는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을 런칭하기 위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팝업 메뉴인데, 윈도우 8에서의 시작 메뉴는 무척 거창하다.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화면을 꽉 채우는 아이콘들. 그만큼 마우스의 이동 면적 또한 넓어지고, 시작 메뉴의 의미 자체가 퇴색되어버렸다.

이러한 디자인은 컴퓨터로 윈도우 8을 쓰게 될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작인 윈도우 비스타에서도 문제가 되었었는데, 결국 개발하는데만 5년이 걸린 비스타는 말 그대로 쪽박을 찼다. 불안한 점은, 윈도우 8은 XP에서 비스타로 넘어왔을 때의 변화점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점이 있고, 그 변화점중 일부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쓰던 습관을 뒤엎어버릴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윈도우 8의 미래는 상당히 불안하다.

게다가, 현재 버전에서는 옛날 윈도 앱들은 ARM 기반 태블릿에 호환이 전혀 안된다는 사실도 걸림돌이다. 물론 .NET의 특성상 이는 ARM용 컴파일러를 만드는게 그닥 어렵지 않으므로 곧 수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ARM 기반의 기기에서는 옛날 윈도 앱은 못 돌린다. BUILD 행사에서 나눠준 삼성 태블릿은 참고로 듀얼코어 i5를 장착한 x64 태블릿이라는 사실, 참조하자.

 

미래

윈도우 8에서 보여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은 애플이 OS X 라이온을 내놓았을 때와 비슷하다. 컴퓨터의 미래는 태블릿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다수의 iOS 기능들을 라이온에 이식하면서도 (애플답지 않게) 보수적인 선택을 했던 애플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소한 UI 부분에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즉, 비슷한 모종의 영감(?)으로 시작한 두 대표 데스크톱 운영체제의 결과물은 정말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렇다고 윈도우 8이 모든 면에서 혁신을 몰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UI나 전체적인 룩앤필은 많이 달라졌지만, 내부 구조는 아직 윈도우 7의 잔재가 많이 보인다. 혁신적인 부분과 보수적인 부분이 공존하는 희한한 상황이다.

윈도우 8은 결국 “태블릿은 포스트-PC 시대를 이끌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한 스티브 잡스의 비전을 몇년이나 끌어당긴 형태다. 의문적인 것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느냐다. 크롬북도 시대를 너무 앞서간 디자인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말이다. 선도를 하는건 좋지만, 너무 일찍 선도하는 것도 좋은 습관은 아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윈도우 8의 출시는 아직 1년남짓 남았기 때문에, 최종 빌드가 어떻게 나올 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와 아쉬움이 동시에 공존한다. 태블릿 폼팩터나 ARM 아키텍쳐에 맞게 윈도우 8를 수정하는 문제는 잘 해결하고 있는 기분이지만, 전체적 UI 결정이 너무 태블릿을 위한 결정이 많이 있지 않았나 싶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의 문제뿐만 아니라, 윈도우 8이 태블릿만을 위한 운영체제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는 것이 필요할 듯싶다. 아니면 아예 태블릿 전용으로 만들던가.

P.S) 윈도우 8은 공식 명칭이 아닌 코드네임. 빌드 자체에도 윈도우 8이라는 이름은 없으며, 그냥 ‘윈도우 개발자 프리뷰 Windows Developer Preview’라고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