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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FlashBack] 삼성 갤럭시 탭 7 리뷰

* 리뷰 플래시백이란: 원래 다 써놓았는데, 시기적 이유로 시기 놓치고 썩히고 있다거나, iAppBox에 썼던 리뷰들 나중에 발굴해서 다시 내는 리뷰들. 어떤면에서는 재탕이다. ;;

* 이 리뷰에 사용된 갤럭시 탭은 @krazyeom_님이 제공해주셨다.

* 리뷰 플래시백의 법칙상, 애초에 썼던 글을 어떠한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두었다. 당시의 관점이 어떠했는지 봐도 재밌을듯. (순전히 니 생각이고) 이 글은 2011년 1월 중순에 쓰여졌다.

2011년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해가 되려는 모양이다. 이번 CES에 나온 끝이 없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수만 봐도 알수 있다. 작년 아이패드의 대성공 이후, 올해는 수많은 같은 폼 팩터의 모델들이 기어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작년엔 어땠을까? 구글도 안드로이드가 태블릿에는 준비가 안됐다고 하는 마당에, (뭐, 최소한 허니콤까지는) 애플 혼자 잘되는 꼴을 못보겠다 하던 삼성은 혼자서라도 이 게임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바로 갤럭시 탭이다. 과연 이 삼성의 너무 일찍 당긴 방아쇠는 거대린 태풍 전야의 작은 태풍일까, 아니면 태풍 전야의 고요함일까?

 

하드웨어

갤럭시 탭의 폼 팩터는 7인치로, 아이패드의 9.7인치보다는 당연히 작다. 사실, 전체적인 크기만 따져도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의 약 반의 크기다. 이 크기가 가져오는 장점과 단점은 좀 이따가 얘기해보고, 일단 탭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단단히 느껴진다. 뒷면을 쉽게 벗겨지는 배터리 커버로 써야 해서 상당히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갤럭시 S와 달리, 내장형 배터리를 선택한 탭은 후면이 훨씬 더 단단해보인다. (사실 갤럭시 S의 싸보이는 모습은 이 얇은 배터리 커버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 전면부에는 7인치 슈퍼 TFT LCD와 130만화소 전면 카메라,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전형적 4버튼이 달려 있고, 오른쪽에는 파워 버튼과 볼륨, 위쪽에는 이어폰과 DMB 안테나, 아래쪽에는 스테레오로 보이는 스피커와 애플 휴대용 라인과 같아보여도 호환이 전혀 안되는 30핀 포트가 달려 있다. 스피커는 테스트한 파일들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소리가 생각보다 상당히 작게 흘러나왔다. 소리가 기대 이상으로 빵빵했던 아이패드와 훨씬 더 비교되니 아쉬웠다.

후면에는 LED 플래시가 장착된 320만화소짜리 카메라가 달려있다. 카메라 성능은 320만화소짜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했고, LED 플래시의 성능은 어떠한 빛도 없는 어두웠던 방안을 꽤 밝게 비출 정도로 밝았다. 또한, T와 갤럭시 탭, 그리고 삼성 로고가 차례대로 배열되어 있는데, 애니콜 로고 대신 갤럭시 탭이라는 이름을 직접 써놓으니 더 낫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애니콜이라는 이름을 스마트폰/태블릿 라인업에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나보다.

이제 갤럭시 탭의 7인치 폼 팩터에 대해 얘기해보자. 위에서 말했다시피 7인치 크기의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의 반 크기이다. 그러다보니 휴대성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했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아이패드의 반 (갤럭시 탭 380g, 아이패드 680g)이다 보니 한손에도 쉽게 들 수 있고, 무엇보다 가방을 따로 들고다닐 필요도 없어서 좋았다. 역으로, 화면이 작다보니 키보드의 크기가 상당히 작아졌다. 안그래도 물리적 키보드가 없어서 불편한 판에 아이패드같이 갤럭시 탭을 책상 등에 놓고 손가락 여러개를 이용해 빠르게 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들어서 세로상태에서 두 손가락으로 타이핑하는 것은 작은 크기 덕에 상당히 쉬워졌으나 이도 오랫동안 치기에는 상당히 힘들어진다. 장단점을 자세히 따져보면 갤럭시 탭이 작아지면서 예전부터 많은 주장이 있었던 컨텐츠 소비가 주인 태블릿의 용도가 분명해졌다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7인치 슈퍼 TFT LCD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밝기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색조 등을 설정에서 직접 조정할 수 있어서 사용자의 눈맛(?)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채도도 슈퍼 AMOLED만큼 극으로 밀어붙이지 않아서 눈에는 더 편했다. 해상도는 600×1024 픽셀로, 9.7인치에 768×1024인 아이패드보다 픽셀 밀도가 더 높아 책을 읽기에 살짝 눈이 덜 피로했다.

 

소프트웨어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2.2에 삼성이 갤럭시 탭용으로 개조한 터치위즈 UI가 올라가 있다. 터치위즈를 통해 갤럭시 탭은 스마트폰용 OS에서 쓸만한 태블릿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구글이 공식 지원을 하지 않아서 뭔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삼성 측에서는 갤럭시 탭의 크기에 맞게 기본 앱을 대부분 다 개조하는 수고를 했다. 전화 앱부터 시작해 캘린더 등의 어플리케이션까지 갤럭시 탭의 해상도에 맞게 새롭게 개조되었다. 이들중 대부분은 아이패드의 UI 디자인을 굳이 좋은 말로 하자면 ‘벤치마킹’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갤럭시 탭의 활용성을 많이 높인다. 특히, 달력과 해당일의 스케쥴을 동시에 보여주는 캘린더 앱은 넓은 화면을 상당히 극대화시킨 앱으로 꼽힌다고 할수 있다. 아쉬웠던 것은, 이러한 앱들의 UI가 삼성 자체의 개성보다는 아이패드의 UI를 벤치마킹(?)한 게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이패드의 경우에도 그러했지만, 앱을 개조하면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가 거의 안된 점 또한 아쉬웠다.

이러한 앱들 중에 빼먹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리더스 허브다. 아이북스의 경쟁자로 갤럭시 탭에는 리더스 허브가 탑재됐는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북을 읽을 때 리더스 허브도 꽤 나쁘지 않다. 어플리케이션 자체도 나름 책장 넘기는 효과 등의 책 읽는 느낌을 잘 살렸고, 여백 처리 등도 나쁘지 않았다. (폰트 선택이 좀 아쉽긴 했다.) 문제는 컨텐츠였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듯이 이북컨텐츠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는 갤럭시탭, 아이패드만의 문제가 아닌, 이미 음악과 영화 관련 불법 다운로드 홍역을 치른 국내 컨텐츠 시장의 일명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격의 일이다. 일단 삼성 측에서 기반은 마련해놓았으나, 아직 컨텐츠가 너무나도 미흡한게 아쉬웠다. 이북을 많이 좋아하는 사용자로서 어서 우리나라의 이북 시장이 재빨리 떠오르기를 바라본다. (그래서 정작 본인은 킨들 앱으로 책을 봤다.)

마켓에서 받을 수 있는 써드 파티 앱들의 경우, 대부분 잘 동작했다. 대부분 기존의 앱을 불려서 문제없이 작동을 했는데, 몇몇 앱 (엔가젯 등)은 아이패드에서 아이폰 앱을 1x로 돌리는 것마냥 주변에 검은색 테두리가 둘러진채 실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테스트해본 앱들 중 실행이 아예 안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름 호환성 문제는 해결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미래

갤럭시 탭은 자체로 본다면 나쁜 제품은 아니다. 7인치 크기는 상당히 안정이 있고, 소프트웨어도 삼성이 어떤 면에서는 갤럭시 S보다 신경을 더 많이 쓴 부분이 보였다. 하지만 문제라면, 갤럭시 탭의 미래에 있다.

아시다시피, 이번 CES에서 구글은 태블릿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안드로이드 3.0, 일명 “허니콤”을 발표했다. 그와 함께 모토로라의 줌 Xoom, 그리고 LG의 G슬레이트등 몇십종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삼성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 선점을 위해 구글이 태블릿용 안드로이드를 완성시키기도 전에 갤럭시 탭을 내놓았는데, 그로 인해 갤럭시 탭의 미래는 그닥 밝아보이지 않는다. 일단, 허니콤 태블릿의 해상도가 1280×800으로 맞춰져 있는데, 이는 갤럭시 탭보다 더 큰 것이다. 따라서, 허니콤의 UI가 갤럭시 탭의 화면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게다가, 대부분의 듀얼 코어의 중앙연산처리장치, 즉 CPU를 채택해, 겨우(?) 싱글 코어 1GHz의 허밍버드로 허니콤 OS 자체를 지원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거리도 있다. 과연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신호탄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소프트웨어 로드맵을 무시한 시대와 동떨어진 제품이 될 것인가? 그 답은 (다소 불안하지만) 삼성전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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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검색의 폐해.

어제에 이어 또다시 네이버나 다음, 이젠 심지어 구글과 트위터까지 까는 글 시리즈를 계속하고자 한다. (어제만큼 강하진 않지만) 웃긴건, 둘다 의도치는 않았다는거… 어찌됐든, 오늘 해볼 얘기는 바로 소셜 검색이다. 트위터가 하도 흥하기 시작하니, 트위터 스트림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네이버의 소셜 검색. '실시간 검색'이라 칭하고 있다.

요즘같이 실시간으로 정보가 올라오는 때에는 이러한 검색 기능을 넣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을 것이라 믿는다. 근데, 이것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트위터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쓰는 소셜 네트워크다. 물론 법인계정도 있고 하지만, 계정들의 대부분은 개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올리는 트윗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류를 하기 위해 자신의 계정을 열어놓곤 하는데, 이렇게 계정을 열어놓으면 자동적으로 이런 검색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 필터링도 없이. 여기서 문제가 터지게 된다.

며칠 전에 48/2(9+3)이라는 식이 불러온 논란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트위터에 계신 분이라면 많이들 기억하시리라 안다) 2냐 288이냐를 놓고 엄청난 설왕설래가 오갔는데, (결론적으로… 둘 다 맞다. 결국은 어떻게 이를 표현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위 사진 참조) 동성님이 답은 42이라고 갑자기 트윗을 올렸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주장의 어원은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에서 숫자 42를 ‘삶, 우주, 그리고 모든것에 대한 궁극적 해답’이라 명시하기 때문이다. 그걸 내가 코멘트를 달아 트윗을 올렸고, 그걸 다른 분(누구라고는 밝히지 않겠다)이 다시 RT해서 올린 상황이었다.

실제 디씨에 올라와있던 스샷. 내가 직접 모자이크 처리만 했다.

근데 이게 일이 꼬인 것이다. 나를 RT하신 분의 계정이 열려있다보니 이는 네이버에 그대로 노출이 되버렸고, 그걸 본 어떤 사람이 디씨인사이드의 그 악명높다는 야구갤러리에 올려버린 것이다. 물론, 책에 나온 레퍼런스란 것도 모르는 채 말이다. 당연히 트윗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이 사람들은 나나 트윗의 원 저작자인 동성님 대신 맨 마지막에 RT하신 분이 바보취급을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나에 비하면 야갤을 잘 아시던 동성님은 이게 정상적이라고는 하나 ;;) 심지어 어떤 사람은 트위터로 찾아가 직접 욕을 했다. (뭐, 언어 수준은 욕이 아니었지만, 전체적 트윗을 보면 욕이 맞다.) 결국 이 소식을 들은 나와 동성님이 나서서 일단 트위터에다가 욕을 해놓은 사람에게 (동성님이 직접 전화해) 사과를 받아냈고, 디씨에서는 책의 존재를 아는 (영화화되기까지 한 꽤 유명한 책이니 아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자체정화가 되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책을 아는 사람들보러 ‘오덕’이라 하는 자기는 책따위 안 읽는다고 인증하는 부류도 있다만…)

사실 오늘 겪은 이 이야기는 실화지만서도 불운에 불운이 겹친 경우다. 그리고 나와 그분이 수동 RT를 한 것 또한 문제였던 것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우리 셋 다 모두 결국 개인적으로 웃자고 트윗을 올린 것이었는데, 이것이 네이버에 노출이 되버리는 바람에 공적으로 올라간 상태가 되었고, 그게 하필이면 디씨의 그 악명높다는 야갤에 올라가면서 불운의 종결자가 되어버렸다. 결국 이분은 트위터 계정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아직도 이분께 너무 죄송하다.

물론, 이러한 검색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트위터에는 개인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은 마당에 이건 문제다. 물론 그냥 계정을 보호해버리는 게 정답이 아니냐고 묻는다. 물론 그렇지만, 보호를 걸어놓으면 트위터의 다양한 기능들을 쓰지도 못하게 막혀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물론 트위터 측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페이스북처럼 계정 자체는 퍼블릭 공개를 하되 이 사람이 하는 트윗만 보호를 할 수 있다던지의 개선 사항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기능 사용 불가능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계정을 열어놔야 할지 보호를 걸어놔야할 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이 늘 보인다.

구글도 해봤다. 내 닉네임으로 하니 역시 내 지인들이 하도 나와서 모자이크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저 모자이크 사진만으로 누군지 알아내면 용자. ;;

하지만, 결정적으로 문제는 이를 여과없이 모두 보여주는 검색 엔진들의 문제다. 이는 비단 네이버나 다음뿐만 아니라 구글도 포함된다. 구글도 리얼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검색을 지원하니까. 물론 이게 새로운 트렌드이기 때문에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검색을 보존하면서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방법.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P.S)

20110413-004359.jpg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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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검색을 향한 네이버와 다음의 계속되는 삽질

오늘 황당한 기사를 봤다. 결국 네이버와 다음이 애플과 구글을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할 거란다. 이유는 바로 옛날에도 나왔던 ‘안드로이드나 iOS에 자사 검색엔진을 OS 내로 넣을 방법이 없어서’다.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와 잘한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벗어나 조금 시야를 넓혀본다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법을 일일이 따져서 이게 법에 수용되는가라는 건 일단 집어치우고 그 이유를 좀 급하게지만 조목조목 따져보고자 한다.

 

iOS의 검색 엔진 설정 페이지.

일단, 먼저 이유를 들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는 물론 구글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고, iOS는 구글을 기본으로 걸어두고 빙과 야후를 설정에서 원하면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바로 이게 네이버와 다음에게는 아니꼽게 보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OS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대단한 파워를 가진다. 물론 우리나라의 누리꾼들은 물론 네이버와 다음을 주로 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브라우저나 앱 장터에서 일일이 찾아서 할 만큼 네이버빠나 다음빠가 많은건 아니다. 그러고나니 그냥 있는 걸 쓰기 마련인데, 상황이 그렇다보니 모바일 검색에서는 현재 네이버가 과반을 겨우 넘긴 상황(51.9%)이고, 구글이 약 16.1%. 참고로 네이버는 데스크톱 검색에서는 무려 73.1%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구글의 데스크톱 검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5~2%. 그에 비하면 구글이 모바일 검색에서 이룬 것은 네이버와 다음을 발등에 불붙은 통나무를 떨군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출처)

결국 요즘 대세는 모바일이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검색시장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모바일 검색이 궁금할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 있다면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데스크톱 검색보다 훨씬 쿼리수가 더 많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가 없어서 확인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상황은 설명이 된다.

이제 반대로 이 제소가 결국은 뻘짓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고, 하나는 안드로이드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세계화다. 구글과 애플은 OS를 디자인할 때 한 국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를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파는 아이폰에도 한글 키보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iOS 같은 경우 해당 국가의 법규에 따른 몇 가지 설정(예: 우리나라는 카메라 셔터음이 무음 모드에서도 터지는 것이 의무라 우리나라에 출고되는 기기는 설정이 바뀌어있다)을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버전으로 배포한다. 이는 애플이 업데이트를 내놓기도 훨씬 좋고, 개발자들 또한 국가별로 버전을 맞출 필요 또한 없어지니 더 편리하다. (물론 이덕에 미국 스토어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이건 논외로)

여기서 아까 네이버와 다음이 생각하는 점에 반박해보자: 정말 전세계에 똑같이 네이버 검색창을 띄워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들이 충분히 세계화된 검색엔진이냐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당연히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같은 경우, 검색 엔진 자체가 지원하는 언어만 133개다. (이 지구에 언어가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근데 네이버나 다음은? 내가 듣기로는 네이버는 일본에 진출했다가 탈탈 털리고 철수했고, 다음은 진출한 적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라이코스를 인수하고 그런 일은 있었지만.) 이런 상황인데 과연 애플이나 구글이 검색엔진을 넣어달라고 해서 넣어줄까? 이렇게 보면 실로 우물안 개구리같은 발언이 아닐 수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같이 세계화가 전혀 되지 않은, 순수 토종의 검색엔진(혹은 포털)이 시장을 독점하는 나라가 드물다. 예를 들어, 유럽을 보면,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구글이 제2의 스카이넷이라니까) 이러니 이런 사례가 세계 최초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까 말했듯이 안드로이드에 국한되는 얘기인데, 아마 대충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가실 거다. 바로 안드로이드는 어디까지나 구글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픈 소스고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이의 목적을 지난번에 엔가젯의 글을 번역한 포스트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바로 구글의 검색을 더 노출시켜 광고 수익을 더 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런 목적으로 태어난 안드로이드인데, 여기에다가 네이버와 다음을 넣어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쇠고기와 우유를 생산하는 거대 목장에 찾아가 ‘우리 우유 좀 끼워팔아주세요’라고 사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다. 구글에 가서 따지느니 차라리 국내 제조사나 통신사에게 샤바샤바해서 OS 차원에서 검색을 기본 탑재하는 게 훨씬 더 빠른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버라이즌과 이러한 샤바샤바를 통해 빙이 일부 안드로이드폰에 올라갔다. (삼성 패시네이트 등) 결국 이러한 폰들은 IT 언론들에 의해 희생양으로 간주됐지만. 굳이 네이버나 다음이 어떠한 글로벌 지원이나 마인드도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에 출하되는 OS에 전부 검색을 탑재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결론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와 다음의 이러한 행보는 결국 삽질이 될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수긍한다 한들, 과연 구글이나 애플이 이를 수용할 지 또한 문제가 된다. 게다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들어올 때마다 이 삽질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당장 올해 내로 들어올 윈도우 폰 7부터 이제 HP 소유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웹OS도 들어올만한 상황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위한 멋진 앱을 개발하지는 못할망정 계속 이렇게 눈가리고 따지고 있으면, 지금 겨우겨우 이루어놓은 한국 스마트폰 생태계를 파괴해서 다시 우리나라 통신 시장을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으로 돌려놓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쯤 되어야 네이버나 다음도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깨닫게 될까? 모바일 검색이 사라져야 좀 충격과 공포가 들겠지 이 거지깽깽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