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방학이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일주일동안 꿀맛같은 (+오히려 더 힘든) 방학을 보냈다. 벼르고 있던 베이 지역은… 가지 못했다. 같은 주인데 뭔놈의 거리가 그리도 길어… ㅠㅠ 이때동안 찍은 사진은 편집후 곧 올라갈 예정. (프렘군, 난 아직도 갤러리 플러그인을 기다리고 있어… ㅠㅠ)
이번 방학이 힘들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이패드 2 리뷰. 아이패드 때보다 기간을 한 두배로 잡았는데, 그만큼 더 힘들었다. 둘째날부터 유리에 흠집나고 (누가 아이패드 2 유리 강하데? 앙?!) 겨우겨우 보냈더니, 데드 픽셀에 빛샘현상까지. 아주 고루고루 문제 발생해주셨다. 결국… 주인이 떨궜더니 유리가 화려하게 깨졌다는 후문이다. (그 녀석만 유리가 약한건가… ;;) 무튼 그때 고생해서 쓴 아이패드 2 리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어찌됐든, 지난주 월요일 (3월 14일)에 리뷰가 끝나고 결국 앓아누웠다. 리뷰를 밤 10시에 겨우겨우 끝내고 (이미 반납하고 난 후에 뒤늦은 편집작업이 약 6시간정도 걸렸다) 할머니가 사다주신 닭을 먹고 바로 잤더니 그만 위에서 격한 반응이 온 것이다. 그날 새벽은 결국 변기앞에서 보냈다. 하지만 끝내 닭의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었다. 젠장 ;;
이제 한 방학이 끝나니 다른 방학이 기대된다. 바로 여름방학. 아니, 여름방학이 아니라 군대방학이라 해야 하나… 그러고보니 아직도 휴학계라던지, 아무것도 안해두었다. 어서 해야하는데. 이런 ;;
다음주 시험을 앞두고, 요즘 크라이시스 2를 열심히 하고 있다. 벌써 두번째로 깨고 있는데… (이는 순전히 어제 할일이 없었기 때문에 ;;) 이렇게 계속 머리 굴려야하는 1인칭 슈터는 처음이었다. 보통 1인칭 슈터는 그냥 생각없이 눈앞에 있는 적을 갈기면 그만인데, 크라이시스 2에서는 워낙 적의 AI가 똑똑하다 보니, 계속 그들보다 한수 먼저 읽을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탱크 모드라 하더라도, 그 모드도 오래 못간다. 나노 수트라는 초현실적인 수트를 입고 전투를 하는것이지만, 참으로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
그리고 오늘, 11개월을 함께한 내 아이패드를 떠나보냈다. 뭐, 좋은 주인에게 갔으리라 믿지만… (나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께 지인할인 적용해드렸다. 너무 많이 했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 보내고 나니 이제 기웃거리게 되는것은…
바로 이곳이다. 참고로, 난 1세대 샀을때와 동일한 사양으로 가기로 했다. 아이패드 1 판 가격에 지원금 들어오고 하니 대부분은 돌려막았는데… 이거 액세서리 가격이 미친듯이 나갈듯… 망할 스마트 커버… 너무 비싸. ㅠㅠ 근데 사긴 사야돼. ㅠㅠb
P.S) 근데 자금이 아직 부족한 관계로 못사고 있는 현실. 페이팔에 약 350달러 정도가 묶여있고 (한달마다 500달러밖에 인출 못한다나), 지원금이 아직 안 들어왔기 때문에. 엉엉 ㅠㅠ
P.S 2)
OnSwipe가 크래커에 플러그인으로 등장해서 바로 적용시켜봤다. 한글 폰트 안보이는 문제는 지금 이미 해결해놓은 상태. (애플 고딕으로 맞춰줘야만 했다. ㅠㅠ)
P.S 3) 이번주 일요일이 아빠 생신이다. 벌써 엄마는 내 돈으로 선물 사놓았다고. 근데 아빠가 안 좋아하셨다는 후문이 (…)
사실, 정말 해보고 싶었다. (심지어 한국어에 능숙한 사람을 찾는다잖아!) 자신감은 늘 충만하니까. 근데 생각해보니 안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살지도 않는다.
비자 문제가 있다. (현재 난 학생 비자다. 원칙적으로는 이걸로 학교 내 외에는 일을 하면 안된다.)
6개월 뒤에 군대간다.
결국 배아파서 몸져누워야 했다. ㅠㅠ 하지만, 그러다가 생각나는것은, 왜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내가 들어가고 싶은 IT 언론이 없냐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엔가젯 한국판은 내다 치우자… 걔네들이 하는건 그냥 엔가젯이 올린 포스트를 열심히 번역질하는 것뿐이다. 솔직히 내가 엔가젯 들어가면 어떻게든 샤바샤바해서 한국와서 다 갈아엎고 싶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면, 문제는 이거다: 한국 IT 언론은 제대로된 리뷰어들도 없고, 다 아는것도 없는것같이 생겨먹어가지고 맨날 오보나 내고, 아이폰 관련해서 가장 찌라시같은, 엔가젯에 나오지도 않는 루머를 헤드라인으로 내곤 한다. IT강국 운운하기전에 이를 평가하는 시스템부터 갈아 엎어야 한다.
엔가젯같은 IT 블로그나 이런 리뷰를 올린다고 반박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단 엔가젯 뿐만이 아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나 뉴욕 타임스도 전문 저널리스트(월트 모스버그와 데이빗 포그가 대표적)가 나오는 신제품을 정식으로 리뷰하고 자신의 의견을 낸다. 우리나라의 ‘리뷰’라고 할 가치도 없는것같이 그냥 제품 장점 나열하는 식의 홍보가 아니다. 제대로된 평가를 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런 역할을 사용자가 담당하는가? 언제부터 우리는 어떤 제품이 좋고 나쁘냐를 전문가의 리뷰보다 입소문에 의존했던가? 입소문이 물론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별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낸 적도 수두룩하다. 가장 좋은 예가 갤럭시 S다. 갤럭시 S가 아주 좋다는 건 아니지만, 갤럭시 S가 무조건 나쁜 이미지로 굳혀진 것도 결국 입소문 때문이었다. 모든 제품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갤럭시 S는 삼성의 이미지와 언론의 의도적 아이폰 까기에 여론이 역으로 몰려 희생양이 된 경우였다.
물론,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제품에 대한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제조사들의 문제도 있다. (특히 삼성 네이놈들.) 단점을 떳떳히 인정하고, 다음부터 이를 반영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왜 그걸 겁을 내지?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극단적이라는 문제가 좀 있긴 하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욕먹는걸 방사능 폭풍을 맞는 것보다 싫어한다.
결국은 이를 무마해보려고 제조사들은 체험단을 운영한다. 체험단인지 아니면 홍보단인지. 언제까지 리뷰를 올리지 말라라는 말만 있는 (일명 ‘엠바고’) 미국과 달리, 한국의 이 ‘체험단’은 무슨 과제가 있단다. 어느 날에 어떤 주제의 내용을 올리고, 어떤날은 다른 기능에 대한 내용… 물론, 어떠한 단점 언급 금지는 덤이다. 이게 무슨 학교야?! 그냥 숙제대로 다 하면 되는줄 아나. 그러니 사람들이 IT 리뷰어를 쉽게 보는 폐해가 생기는 것이다.
IT 리뷰어들의 일이 쉬운 건 절대로 아니다. 빠뜨린 것이 없나 늘 살펴야 하고, 뭐에 대한 느낌이 생각나는대로 메모해둬야 하고, 심지어 자신이 별로 쓰지도 않는 기능인데,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억지로나마 써본다. (물론, 그마저도 금전적인 벽에 가로막히면… 지못미다) 가젯에 대한 열정이나, 사람들에게 정보를 줘야겠다는 열정이 없으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고 나서 독자들의 바램대로 리뷰가 안 나오면 또 욕도 먹어야지. 토폴스키사마의 아이패드 2 리뷰가 좋은 예이다. “이 인간 애플빠구만”이라는 댓글들이 즐비하다. 솔직히 이런 사람들은 아이패드 2가 나쁘다라는 기대를 했을까? 모르겠다. (참고로, 내 아이패드 2 리뷰는 iAppBox에 올라가있다.) 그런 욕들을 견뎌가고, 늘 꼼꼼히 제품을 살펴보면서 마감에 맞춰 글을 써야 한다. 어지간히 스트레스 쌓인다. 나같은 경우도 이번 아이패드 2 리뷰가 끝나고 앓아누웠다. (물론, 이는 금요일에 아이패드 2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고 난 후에 좋지 않던 몸상태가 도진 거지만…)
그러니, 제조사나 독자들이나 모두, 리뷰어를 비하하진 말자. 독자들이 자신의 글을 읽고 좋은 정보를 얻어갔다는 댓글을 보면 뿌듯함을 느끼고, 욕을 먹으면 화도 내면서 어떨땐 한켠에서 울기도 하는… 사명감과 열정에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IT 제품을 리뷰하는 일을 한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이 올까? 아니, 그 일을 한국에서 할 수나 있을까? 그 미래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이루어질 것같지 않아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직도 이쪽으로 진로를 정했을때 나를 바라보던 부모님의 눈빛이 아른거린다.)
마이크로소프트. 한때 내 우상이었던 회사였다. 하버드를 중퇴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기는 어릴 때 전기집으로 몇 번은 읽었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었다. 한때는 윈도우 비스타에 빠져 메인 노트북에 RC1을 설치하는 모험(!)까지 하기도 했다. 결국 힘겹게 XP로 돌아와야 했고, 비스타는 참담하게 실패했지.
어찌됐든, 요즘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옛날같지 않다. 뭐 옛날부터 옛날같지 않았지. 이는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사업부 (실제로 그런게 있는진 모르겠지만)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일단, 구닥다리 플랫폼인 윈도 모바일에서 윈도우 폰 7까지 움직이는데 걸린 시간을 생각해보자. 윈도우 모바일 6가 2007년에 첫선을 보였을때, 남쪽에 위치한 애플에서는 아이폰을 선보였다. 풀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인터넷 브라우저, 미려한 UX 등은 당시 써드파티 앱 미지원, 복사 붙여넣기 등의 기본적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홀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다음해에 앱 스토어가 출범된 이후로는, 스마트폰계의 독보적 강자로 떠올랐다. 이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뭘 하고 있었는가? 윈도우 모바일 6에서 6.1로 올라갔다. 그게 다였다.
그 뒤로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다리 찢어지는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다음해, 애플이 iOS 3와 아이폰 3GS를 내놓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급히’ 윈도우 모바일 6.5를 내놓았다. 이건 괜히 지어낸 말이 아니다. 당시 개발을 시작한 윈도 폰 7이 예상보다 늦게 나올 것같아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전혀 예정에 없던 빌드였는데도 불구하고, 6.5는 나름 터치 스크린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내부는 같은 구닥다리 6버전이었다. 옴니아 2의 업그레이드 논란이 벌어졌던것도 바로 이 6.5였다.
다음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건 완전히 뒤바꾼 윈도우 폰 7을 발표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발표된 윈도우 폰 7은 참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브 타일이나, UI 디자인 등.. 꼭 회사 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인 Xbox 팀의 인력을 가져와 OS를 완성시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늦었다. 이미 윈도우 모바일의 점유율은 한자리대로 추락한 뒤였고, 1년 전에는 뒤쳐져 있던 iOS가 이제는 멀리감치 윈도우 모바일을 추월한 뒤였다. 거기에, 발표가 됐던 2월에서 한 세 달 내로 출시가 되면 좋으련만… 거기서 또 9개월 뒤인 11월에야 정식 출시가 됐다. 결론적으로 맨 위 질문에 답하자면, 3년하고도 10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 사이에 안드로이드는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고 (가트너의 자료에 따르면, 1년동안 무려 8배의 성장률이었다), 윈도우 모바일의 점유율은 거기서 또 1/4토막이 나고 말았다. 아직 작년 가트너의 2010년 4/4분기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각종 기사들로 봐서는, 별로 상황이 희망적이진 않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실수를 반복하려 들고 있다. 바로 태블릿에 관한 소식인데, 2012년 가을까진 없단다. 2012년. 가을. 내년이다. 아직도 1년 반 뒤의 미래다. 그때쯤이면 벌써 내 군대생활의 반이 흘러갔을 때이다. 장난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OS (윈도우 폰 7) 기반 대신, 데스크톱용 윈도우 기반으로 태블릿을 만들으려 한다는 것은 언급도 하지 않겠다. (했군. 젠장!) 그거야 뭐 기호가 갈릴 일이니까. (실제로, 아이패드나 허니콤같은 태블릿 전용 OS 대신 윈도 7을 선호한다는 분들이 몇분 계셨다. 난 아니다.) 다만, 그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적화를 잘해줘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암울하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사업부들이 이런 건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업부는 바로 Xbox 팀이다. 제일 발전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의 키넥트는 소프트웨어가 좀 병맛같긴 했어도, 센서 자체는 혁신적이었다. 얼마나 혁신적이었으면, 내가 작년의 가젯에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순위권에 들이는 이변이 펼쳐졌겠는가? 하지만, 다른 사업부들은 전부 지지부진하다. 그중 가장 최악인 곳이 바로 모바일 사업부와 윈도우 사업부인 것 같다.
모바일 사업부는 앞에서 신랄하게 깠으니, 이제 윈도우 사업부를 까자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언젠가 완전히 다시 만들 생각을 하고 있긴 할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모두 구 버전을 기반으로 손본 것들밖에 없다. 그나마 윈도우 폰 7은 완전히 새로 쓰긴 했다만, 윈도우는 도무지 ‘이전 버전과의 호환성’을 이유로 도무지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 아주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워낙 윈도우는 프로그램 수도 많다 보니 그거 호환성 다 생각하려면 버리기가 힘들다. 실제로 윈도우는 미친 정도의 하위 호환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윈도우의 개발 기간도 길어지고 (비스타는 뭐… 할말이 없지) 점점 성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다소 비효율적이랄까.
결론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반적 문제는 두 가지로 나뉜다: 1) 트렌드를 못 따라잡는다. 트렌드에 반응하는데만 몇년이 걸린다. 2) 구시대적 유물을 못 버린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려면, 뭔가 내부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단 트렌드에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거대한 회사의 사이즈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뭔가가 필요하고, 구시대적 유물을 못 버리는 건, 비난을 받을 지라도, 언젠가는 버려야한다. (윈도우 폰 7이 그랬던 것처럼.)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빌 게이츠가 돌아와야 하는 것일까? 문득 게이츠 아저씨가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