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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글] RIM, 옛날에도 이걸 본 거 같단 말이지.

* 이 글은 Engadget의 Donald Melanson의 글 “Editorial: RIM, we’ve been here before”을 옮겨왔음을 밝힌다.

* For English Readers: This is a direct translation of the article “Editorial: RIM, we’ve been here before” by Donald Melanson, from Engadget. You can just read it there.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는 마이크 라자라디스 RIM 공동 CEO (출처: Engadget)

아마 지금쯤이면, 오히려 RIM의 두 명의 CEO가 더 질문을 많이 했다는 뉴욕타임스의 인터뷰라던지(사실, 이틀 전에 번역한 그것이다 – 역주), 마이크 라자라디스가 인터뷰를 강제로 종료하는 BBC 영상을 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못 본 분들을 위해 아래에 올려둔다.) 이 모두가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더 넓은 의미의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실, 이 현상은 옛날에 세계를 정복했었고, 모국의 자랑이 되었다가, 결국 엄청난 경쟁에 맞서 혁신을 이루어내는데 고생하고 있는 회사가 떠오른다: 바로 노키아다.

얼마나 이 두 상황이 비슷한지 보자면, 2009년으로 돌아가면 된다 — 스마트폰 사업으로 치면 한 청동시대쯤 되지만, 아주 오래전 시절은 아니다. 노키아가 아직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비안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을 때지만, 4/4분기에 들어 점유율이 10%가 떨어지는 등 분명 신호가 있었다. 이는 물론 애플과, RIM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가트너와 다른 많은 곳들이 “물갈이를 해야 되는게 아니냐”라는 등의 말을 주고받는 동안, 노키아의 CEO는 바늘방석에 앉은 꼴이 됐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는 잘 알지.

이젠 RIM에게 똑같은 불행한 숫자놀이가 시작되고 있다. 최근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RIM의 점유율은 계속 떨어져서 2015년쯤(QNX OS로의 이동이 끝나고 훨씬 후의 얘기다)에는 11% 정도로 떨어질 것이고, 안드로이드, iOS, 그리고 윈도우 폰 7이 (노키아 덕 좀 보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루거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RIM을 4위로 밀어낼 것이라 했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예측일 뿐이고, RIM이 제대로 잘 대처한다면 이 상황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 플레이북이 그 마법같은 탄환이 아니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대뽀 정신과 비판을 듣지 않는다면 — 아니면, 더 나쁘게, 이렇게 공적으로 도리어 짜증을 낸다면 — 당연히 불가능한 얘기다. ‘잘 대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예상하지는 않겠다만, RIM은 노키아가 자신이 더이상 왕년의 스타가 아니었음을 깨달았을 때 했던 행동들을 보고 배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유명한 “불타는 플랫폼” 메모에서, 노키아의 CEO 스티븐 엘롭은 회사가 “생태계를 만들던지, 변화시키던지, 아니면 합류”할 지를 골라야 한다고 했다. 메인 OS를 QNX 기반으로 천천히 옮기는 것과 블랙베리 OS에 대한 계속되는 약속, 그리고 반쪽짜리 안드로이드 앱 지원 등을 보면, RIM은 이 셋을 모두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은 침몰하는 배에 자신을 묶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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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글] 안드로이드의 멀티터치 이야기가 점점 모호해지다.

* 이 글은 전 Engadget 편집자 Nilay Patel의 글 “The Android multitouch story gets even murkier”을 옮겨왔음을 밝힌다.

* For English Readers: This is a direct translation of the article “The Android multitouch story gets even murkier” by Nilay Patel, former managing editor of Engadget. You can just read it there.

스티븐 레비의 구글에 관한 책 인 더 플렉스 In the Plex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특히 이중 스티브 잡스에 관한 내용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현 구글 CEO – 역주)와 세르게이 브린이 잡스가 첫 CEO가 되길 바랬고, 잡스 또한 두 창업자의 스승이 되어줬다가 안드로이드에 핀칭 확대가 들어간 순간 모든게 뒤바뀌었다는 내용 말이다. 이 신랄함은 하도 심해서 애플이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있었을 때 잡스가 이 당시 애플 이사였던 에릭 슈미트에게 비밀로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그 이후에 슈미트는 이사회직을 그만두었지만 말이다.) 모두 굉장히 대단한 이야기고, 요즘 화제가 되는 iOS 대 안드로이드 이야기에 꽤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거 같다 — 뭔가 언론적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먼저, 안드로이드는 2008년 10월에 G1을 어떠한 핀칭 확대를 탑재하지 않은 채로 시판했다. 이는 애플이 특허침해소송을 할 거라고 압박해왔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내가 알기로는 애플은 2010년 10월까지 어떠한 핀칭 확대 관련 특허도 없었다. 1년이 조금 넘어서 나온 안드로이드 2.0을 탑재한 드로이드는 시스템 단계에서 멀티터치를 지원하였으나 앱 단계에서 핀칭 확대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여러 번의 해킹과 이 몸이 쓴 아주 재미있는 특허 관련 사설을 생산해냈다. (닐라이 파텔은 엔가젯 에디터이기 전에 저작권 변호사였으며, 엔가젯에서 여러 개의 법 관련 포스트를 썼다. – 역주)

물론, 상황은 그닥 많이 변하지 않았다: 2010년 1월에 출시한 넥서스 원 역시 핀칭 확대가 켜지지 않은 상태로 나왔고, 앤디 루빈은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해보겠으나 한 손으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동안 모토로라나 HTC 등은 이 기능을 따로 넣고는 이를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 산제이 자(모토로라 CEO – 역주)는 심지어 “대부분의” 모토로라 기기들이 이 기능을 가질 것이라는 시대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질 떨어지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럼 화면이나 배터리도 가지고 있겠지?)

구글은 결국 2010년 2월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넥서스 원에 핀칭 확대 기능을 넣었고, 이러한 소동은 결국 막을 내렸다 — 물론, 모두가 서로를 상대로 특해침해소송을 하고는 있지만, 현재 판매되는 모든 새로운 안드로이드 폰은 핀칭 확대가 적용되어 있고, 결국은 이것이 소비자들이 상관하는 유일한 것이다. 터치스크린 기기로서는 내기에 거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 2007년에 아이폰이 소개되는 순간부터 그랬다.

저 역사 수업을 뒤로 하고, 내가 알고 싶은것은 이거다:

  • 스티브 잡스가 처음 본 첫 안드로이드 빌드에 멀티터치 프레임워크와 핀칭 확대 기능이 있었는가? 레비에 의하면, 답은 그렇다.
  • 만약 안드로이드 1.0이 멀티터치 프레임워크와 핀칭 확대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면, 잡스가 그걸 봐서 화를 낸 이후로 기능을 제외시킨걸까? 레비에 따르면 그렇게 일이 흘러갔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내에 있는 프레임워크를 들어내는것은 좀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 애플이 실제로 핀칭 확대에 대한 특허 소송을 압박했을까? 그랬다면, 애플이 걸고 넘어지는 특허는 과연 포괄적 멀티터치에 관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핀칭 확대만 가지고였을까?
  • 미국에서 판매한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2010년 2월가지 핀칭 확대 기능이 없었던 것이 특허 문제 때문이었을까?
  • 안드로이드 2.0을 개발할 당시에 일어난 일은 무엇이기에 멀티터치 프레임워크를 내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을까?
  • 비슷한 맥락에서, 2010년 2월에 구글이 이제 핀칭 확대 기능을 넣자라는 결정은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앤디 루빈이 갑자기 두 손으로 폰을 조작하는게 쿨하다고 느낀 걸까, 아니면 뭔가 법적 이유가 있었던 걸까?

이 질문들에서 보시다시피, 이 이야기에는 아직 미궁에 싸인 것이 상당히 많고, 스티브 잡스가 구글을 방문할 때 안드로이드에 핀칭 확대 기능이 들어간 걸 보고 단순히 에릭 슈미트에게 화난 것보다 더 복잡한 문제같아 보인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우리가 알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흥미롭다 — 그리고 스티븐 레비가 이 이야기의 풀 버전을 이 책에 넣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굉장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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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검색을 향한 네이버와 다음의 계속되는 삽질

오늘 황당한 기사를 봤다. 결국 네이버와 다음이 애플과 구글을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할 거란다. 이유는 바로 옛날에도 나왔던 ‘안드로이드나 iOS에 자사 검색엔진을 OS 내로 넣을 방법이 없어서’다.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와 잘한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벗어나 조금 시야를 넓혀본다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법을 일일이 따져서 이게 법에 수용되는가라는 건 일단 집어치우고 그 이유를 좀 급하게지만 조목조목 따져보고자 한다.

 

iOS의 검색 엔진 설정 페이지.

일단, 먼저 이유를 들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는 물론 구글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고, iOS는 구글을 기본으로 걸어두고 빙과 야후를 설정에서 원하면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바로 이게 네이버와 다음에게는 아니꼽게 보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OS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대단한 파워를 가진다. 물론 우리나라의 누리꾼들은 물론 네이버와 다음을 주로 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브라우저나 앱 장터에서 일일이 찾아서 할 만큼 네이버빠나 다음빠가 많은건 아니다. 그러고나니 그냥 있는 걸 쓰기 마련인데, 상황이 그렇다보니 모바일 검색에서는 현재 네이버가 과반을 겨우 넘긴 상황(51.9%)이고, 구글이 약 16.1%. 참고로 네이버는 데스크톱 검색에서는 무려 73.1%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구글의 데스크톱 검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5~2%. 그에 비하면 구글이 모바일 검색에서 이룬 것은 네이버와 다음을 발등에 불붙은 통나무를 떨군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출처)

결국 요즘 대세는 모바일이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검색시장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모바일 검색이 궁금할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 있다면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데스크톱 검색보다 훨씬 쿼리수가 더 많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가 없어서 확인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상황은 설명이 된다.

이제 반대로 이 제소가 결국은 뻘짓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고, 하나는 안드로이드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세계화다. 구글과 애플은 OS를 디자인할 때 한 국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를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파는 아이폰에도 한글 키보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iOS 같은 경우 해당 국가의 법규에 따른 몇 가지 설정(예: 우리나라는 카메라 셔터음이 무음 모드에서도 터지는 것이 의무라 우리나라에 출고되는 기기는 설정이 바뀌어있다)을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버전으로 배포한다. 이는 애플이 업데이트를 내놓기도 훨씬 좋고, 개발자들 또한 국가별로 버전을 맞출 필요 또한 없어지니 더 편리하다. (물론 이덕에 미국 스토어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이건 논외로)

여기서 아까 네이버와 다음이 생각하는 점에 반박해보자: 정말 전세계에 똑같이 네이버 검색창을 띄워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들이 충분히 세계화된 검색엔진이냐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당연히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같은 경우, 검색 엔진 자체가 지원하는 언어만 133개다. (이 지구에 언어가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근데 네이버나 다음은? 내가 듣기로는 네이버는 일본에 진출했다가 탈탈 털리고 철수했고, 다음은 진출한 적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라이코스를 인수하고 그런 일은 있었지만.) 이런 상황인데 과연 애플이나 구글이 검색엔진을 넣어달라고 해서 넣어줄까? 이렇게 보면 실로 우물안 개구리같은 발언이 아닐 수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같이 세계화가 전혀 되지 않은, 순수 토종의 검색엔진(혹은 포털)이 시장을 독점하는 나라가 드물다. 예를 들어, 유럽을 보면,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구글이 제2의 스카이넷이라니까) 이러니 이런 사례가 세계 최초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까 말했듯이 안드로이드에 국한되는 얘기인데, 아마 대충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가실 거다. 바로 안드로이드는 어디까지나 구글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픈 소스고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이의 목적을 지난번에 엔가젯의 글을 번역한 포스트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바로 구글의 검색을 더 노출시켜 광고 수익을 더 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런 목적으로 태어난 안드로이드인데, 여기에다가 네이버와 다음을 넣어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쇠고기와 우유를 생산하는 거대 목장에 찾아가 ‘우리 우유 좀 끼워팔아주세요’라고 사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다. 구글에 가서 따지느니 차라리 국내 제조사나 통신사에게 샤바샤바해서 OS 차원에서 검색을 기본 탑재하는 게 훨씬 더 빠른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버라이즌과 이러한 샤바샤바를 통해 빙이 일부 안드로이드폰에 올라갔다. (삼성 패시네이트 등) 결국 이러한 폰들은 IT 언론들에 의해 희생양으로 간주됐지만. 굳이 네이버나 다음이 어떠한 글로벌 지원이나 마인드도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에 출하되는 OS에 전부 검색을 탑재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결론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와 다음의 이러한 행보는 결국 삽질이 될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수긍한다 한들, 과연 구글이나 애플이 이를 수용할 지 또한 문제가 된다. 게다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들어올 때마다 이 삽질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당장 올해 내로 들어올 윈도우 폰 7부터 이제 HP 소유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웹OS도 들어올만한 상황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위한 멋진 앱을 개발하지는 못할망정 계속 이렇게 눈가리고 따지고 있으면, 지금 겨우겨우 이루어놓은 한국 스마트폰 생태계를 파괴해서 다시 우리나라 통신 시장을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으로 돌려놓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쯤 되어야 네이버나 다음도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깨닫게 될까? 모바일 검색이 사라져야 좀 충격과 공포가 들겠지 이 거지깽깽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