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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Column] 라이카를 쓴다는 것.

*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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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라이카 갤러리.

나는 새로운 카메라를 고를 때 상당히 신중해진다. 카메라같은 경우, 일단 사면 상당히 오래 쓰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여러 면에서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늘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런 선정 기준을 통해 2008년부터 작년까지 니콘 D300을 썼고, 작년 7월부터 소니 a7을 쓰고 있다.

사진을 취미로 갖거나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카메라를 접해볼 기회가 이따금씩 있다. 개중에는 그저 그런 것도 있고, 가지고 싶어지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만져보았지만, 라이카는 나에게 늘 미지의 존재였다. 늘 궁금하긴 했지만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 가장 싸다는 컴팩트 카메라가 100만원을 쉽게 넘어가며, 비싼 건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물건. 솔직히 속된 말로 얘는 돈지랄이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던 물건이다. 이런 물건을 만져볼 기회가 이번에 일본을 갔을 때 있었다. 바로 교토에 있는 라이카 갤러리에서다.

교토의 전통적 건물에 있는 라이카 갤러리는 1층은 제품 갤러리, 2층은 간이 순회 사진전을 여는 작품 갤러리가 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 수트를 차려입은 중년의 아저씨가 깍듯이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명품샵에 온 기분이 났다. 라이카도 이 방면에서는 명품이니까. 안에서 다양한 라이카 카메라들을 돌아보고 있는데 옆에서 샘플 한 대를 들고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노부부가 보였다. 우리 일행은 모두 “사려나보다… 부럽다…”라고 중얼거리며 지나갔는데, 웬걸. 앞에는 떡하니 시연해볼 수 있는 샘플이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같이 갔던 아저씨 말로는 원래 라이카 갤러리에서는 카메라 시연을 못 하게 했었단다. 신기하게도, 이 시연품에는 어떠한 보안장치가 되어 있지 않았다. 최대한 고객의 편의를 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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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의 미러리스 T와 레인지파인더 M. (왼쪽부터)

나는 이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아는 라이카 M을 들었다. M은 어떻게 보면 라이카를 정의한 플래그십 레인지파인더. 물론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로 갈아탔지만, 딱 드는 순간부터 요즘 카메라에서 찾기 힘든 옛스러움이 남아 있었다. 일단 크기에 비하면 상당히 묵직한 편이었다. 내 a7보다도 약간 더 무거웠다. 아마 이는 바디 전체가 금속으로 만들어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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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뷰를 지원하는 라이카 M의 상당히 큰 3인치 후면 LCD. 그러나 다른 버튼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다른 카메라들과 달리 상당히 심플하다.
(DigitalRev TV 캡쳐)

이번 M 모델부터는 라이브뷰가 지원되는데 (어떻게 보면 DSLR보다도 상당히 늦었다) 나는 라이카의 느낌이 어떤 지 보려고 일부러 뷰파인더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M의 뷰파인더는 가운데가 스플릿 스크린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어 이를 이용해 초점을 잡는다. (레인지파인더의 특성상 수동초점만 잡을 수 있다.) 익숙해지기만 하면 웬만한 AF보다도 빠르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가운데에 둔 피사체의 거리가 달라지는 순간 어긋나기 때문에 움직이는 피사체에서는 여간 쉬운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어댑터 덕에 이종교배 면에서 인기가 많은 a7은 수동초점을 돕기 위해 피킹이라는 것을 도입하지만, (후속 제품인 a7II는 일부 수동 렌즈에 손떨림 방지까지 지원한다.) 라이카는 그런 거 없다. 뷰파인더로 보면 무조건 기계식으로 초점을 잡는다. (라이브뷰에서는 피킹을 지원한다.) 원래는 어떠한 렌즈를 장착하던 파인더의 크기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감으로 화각을 잡아야 했지만 이번 모델부터는 설정에서 초점 거리를 선택해 파인더에 프레임을 LED로 둘러준다. 어찌어찌 초점을 잡아서 반셔터를 눌러 노출을 고정하고, 한 번 더 누르면 조용하지만 확실히 있는 셔터음과 함께 사진이 찍힌다.

Leica M-5
1/90s / F2.8 / ISO 200 / 50mm / Leica M (Typ 240) + Summicron-M 1:2/50

이 모든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바로 사진을 찍을 때의 그 집중력이다. 요즘 우리는 모두 사진을 별 생각 없이 찍는다. 그냥 피사체 대충 맞춰주고 반셔터를 누르면 자동으로 초점이 잡히고, 거기서 한 번 더 누르면 바로 찍힌다. (스마트폰은 카메라를 켠 순간 이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이미 작년부터 a7에 어댑터로 니콘 50.4 렌즈를 물려서 촬영하다보니 수동초점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라이카 M을 들어보니 나는 전혀 익숙해지지 않은 것임을 깨달았다. 그만큼 라이카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 찍는 것을 8년이나 취미로 삼았다고 하는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라이트룸으로 옮겨서 본 결과물은 확실히 이 고생(?)을 보상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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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M3 출시 60주년 한정판 라이카 M. LCD 파인더도 빠진 주제에 가격은…(…)

라이카 M을 단 20분 정도밖에 써보지 않았지만서도, 우리 모두 왜 다른 사람들이 라이카 타령을 하는 지 알 거 같았다. 라이카를 메인 카메라로 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라이카는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다. 그리고 나는 그 경험에 조금씩 중독되어가고 있었다. 라이카 M을 내려놓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가격을 보았다. 85만엔. 엔저를 생각해도 뭔가 열심히 모아야할 기세다.

Leica M-1
1/90s / F2.0 / ISO 200 / 50mm / Leica M (Typ 240) + Summicron-M 1:2/50
Leica M-2
1/45s / F2.0 / ISO 200 / 50mm / Leica M (Typ 240) + Summicron-M 1:2/50
Leica M-4
1/30s / F2.0 / ISO 200 / 50mm / Leica M (Typ 240) + Summicron-M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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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호빗: 다섯 군대 전투

관객도 같이 지구전을.

20141104000041_0_99_20141104004813제목: 호빗: 다섯 군대 전투 The Hobbit: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골목쟁이네 빌보), 이안 맥캘런 (간달프), 리차드 아미티지 (참나무방패 소린), 올란도 블룸 (레골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마우그 / 사우론 목소리)
상영 시간: 144분

용 스마우그를 쫓아내고 에레보르 왕국의 외로운 산을 되찾는 데 성공한 소린 일행.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호수마을은 불바다로 변해버리고, 소린은 황금에 눈이 멀어 명예와 우정을 저버리기 시작한다. 거기에 스마우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 바르드가 이끄는 호수마을의 인간들과 스란두일이 이끄는 요정들이 외로운 산 앞으로 진격하고, 소린이 부른 사촌이 이끄는 난쟁이군과 가운데땅의 고대의 적인 사우론이 보낸 오크 군대까지 오게 되면서 다섯 군대 전투가 시작된다. 이 가운데 빌보는 우정을 지키기 위해 큰 선택을 하게 된다.

 

 

 

초반에 간단한 설정을 설명한 후, 영화는 곧바로 메인 이벤트인 다섯 군대 전투로 쉴 새 없이 몰아친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호빗 시리즈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계승한다. 즉, 쓸데없이 늘였다는 것. 영화는 제목이 그렇듯이 원작의 거대한 전투인 다섯 군대 전투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전투의 문제는 쉴 새가 없다. 영화의 2시간 24분 러닝타임(사실 3시간 넘기는 게 일인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 치고는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중 2시간 가까이가 한 번에 이어진 전투 장면들이다.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이나 왕의 귀환에서의 전투들은 분량이 그렇게 길지 않았거나, 중간에 잘라내서 관객들이 쉴 틈을 줬는데, 다섯 군대 전투는 계속해서 몰아치니까 다 관람하고 나니 피로감이 상당히 심했다. 다 보고 난 후 집에 와서 기절했을 정도였다. (물론 이는 굳이 영화 자체뿐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서도.)

타우리엘 역의 에반젤린 릴리는 연기를 참 잘했다. 다만 각본이 참…(…)

그리고 영화 자체가 전투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다른 스토리 요소는 개연성이 없다. 그나마 칭찬해줄 만한 부분은 소린의 캐릭터적 진화 과정인데, 이도 원작보다 설정을 많이 추가했다고 한다. 영화에만 나오는 캐릭터인 타우리엘과 킬리의 로맨스는 여전히 뜬금없고 (이 정도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아나킨-파드메 로맨스 급이다) 전투가 끝나고 나서의 뒷정리도 그냥 어영부영 넘어간다. (왕의 귀환과 비교해보면 무슨 말인 지 아시리라 본다.) 영화의 길이를 늘이기 위해 원작에 없는 설정을 덕지덕지 붙이다보니 스토리의 개연성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사실 호빗 원작 자체가 이렇게 영화를 세 편이나 만들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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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프리먼이 분한 빌보의 분량을 늘이는 건 각색에서 잘 한 것 중 하나다.

그나마 제작진이 각색한 부분 중 다행인 건 골목쟁이네 빌보의 활약을 많이 추가했다는 점인데, 이는 빌보 역의 마틴 프리먼이 활약할 수 있는 분량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마틴 프리먼의 연기는 빛난다. 사실, 각색이 엉망이라 그렇지, 명배우들이 모인 만큼 연기만큼은 정말 최고라 해주고 싶다. 피로감이 문제라 그렇지, 전투 장면 자체의 몰입감도 최고다. (몰입감이 최고니 두 시간 내내 보고 지쳤지…)

호빗 시리즈 세 편을 다 보면, 계속해서 쓸데없이 늘였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피터 잭슨은 원래 호빗을 두 편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설정이 계속 붙으면서 세 편짜리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설정을 더한다 한들, 원작이 (반지의 제왕에 비하면) 워낙 짧은 소설이라 무리수를 많이 뒀다. 피터 잭슨의 욕심이 화를 부른 거 같아 이런 점에서는 많이 아쉽다. 그러나 여전히 호빗 시리즈는 중간계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볼 만한 영화다. 반지의 제왕처럼 명작 반열에 오르지는 못 하겠지만, 빌보의 이 여정도 프로도의 그것처럼 같이 가볼 만하다.

점수: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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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더 인터뷰

과연 북한이 겁먹을 만한 영화였나

KTp7xbq제목: 더 인터뷰 The Interview
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건
출연: 제임스 프랑코(데이브 스카이락), 세스 로건(애런 래포포트), 랜돌 박(김정은)
상영 시간: 112분

2014년의 마지막 두 달을 장식한 사건으로는 바로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이 있었다. 추수감사절을 앞둔 11월 24일에 시작된 이 해킹 사건은 소니 픽쳐스의 사내 이메일 뿐만 아니라 사내 서버까지 해킹을 당해 미개봉 영화들의 DVD 화질 파일이 유출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미 정부는 조사 결과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하나의 B급 코미디 영화인 더 인터뷰가 있었다. 토크쇼 진행자와 제작자가 CIA의 사주를 받아 김정은을 암살한다는 정신나간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 북한은 처음부터 “최고 존엄 모독”을 주장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소니는 결국 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했다가 제한 상영으로 바꾸었고, 개봉과 동시에 각종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개했다. 과연 디 인터뷰는 북한이 소니 픽쳐스에 대한 전방위 해킹을 감행할 정도로 북한이 겁낼 만한 영화였을까?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으로 세계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유명인들의 치부를 들어내는 스카이락 투나잇이라는 토크쇼를 진행하는 데이브 스카이락(제임스 프랑코)과 제작자인 애런 래포포트(세스 로건)는 스카이락의 엄청난 팬인 김정은(랜돌 박)과의 세기의 인터뷰 기회를 잡는다. 그 순간, CIA가 찾아와 김정은을 암살할 것을 부탁한다. 이에 응한 스카이락과 래포포트는 북한으로 향하는데…

더 인터뷰의 전반적 스토리는 전 NBA 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맨의 최근 방북을 비꼰다. 이게 정확히 무슨 내용인 지는 영화를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스토리의 가닥이 잡히면 약간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고 중간에 상당히 늘어진다. 그렇다고 이 부분을 편집하면 영화라고 부르기 참 부끄러운 상영 시간이 나왔을 테니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런 영화는 장면장면의 코미디 요소로 먹고 사는 영화니까 뭐 큰 상관은 없겠다. 중간에 보이는 북한의 모습은 고증을 나름 좀 한 느낌이면서도,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북한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심지어 기쁨조도 나온다. 18세 등급이니만큼 나름 실제 기쁨조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 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 중에는 확실히 남한에 사는 우리가 봐도 눈살이 찌푸려질 장면들도 있긴 있다. 그냥 코미디라 생각하고 보면 조금 더 편해지긴 한다만, 아주 크게 편해지는 건 아니다. (일본해 문제는 딱히 이 영화만의 문제는 아니니 일단 넘기도록 하자. 동해라고 해준 NCIS 제작진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할 판이다.) 정말 불편해지는 부분은 한국어 대사들이다. 자막과 정말 제대로 따로 논다. 뜻이 나름 비슷한 것도 몇 부분 있긴 한데, 상업 영화에 이 정도로 외국어 대사를 개판으로 만드는 건 처음 봤다. 그냥 한국어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자막을 읽자. 그게 속 편하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한국어 연기가 비중이 없는 조연일 수록 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이것도 설마 코미디 요소라던가 이런 건 아니겠지. 무튼 디 인터뷰의 코미디 요소는 딱 미국식이다. 정세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코미디 코드가 한국의 그것과 매우 멀기 때문에 아마 들어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The.Interview.2014.720p.WEB-DL.x264-TOPKEK.mp4 - 00.58.38.765
랜돌 박의 김정은은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질 만한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출연진의 연기는 전형적 코미디 오버 연기이다. 이런 영화에 애초에 세심한 연기력 이런 걸 바라는 건 사치다. 그런데 그 중 김정은 역의 랜돌 박의 연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김정은의 이중성(?)을 잘 표현해냈다. 다른 배우들처럼 무리하게 웃기려 하지 않아서 그러한 연기력이 더 돋보이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다만 김정은보다 더 잘 생기셔서 몰입이 힘들었던 건 아쉬운데 그건 이 분 잘못은 아니니까. (실제로 이 분은 김정은 연기를 위해 살을 9kg 정도 찌웠다고 한다.)

비주얼 면에서 디 인터뷰는 혼란스러운 영화다. B급 냄새가 철철 넘치는 장면이 나오다가, 갑자기 쓸데없이 고품질인 장면이 나오는 것이 반복된다. 특히 이미 유출돼서 보셨을 듯한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은 코믹함과 박진감이 적절히 잘 섞인 연출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이 다 클라이막스 장면 같았더라면 참 좋았을 것을. 아, 그리고 상당히 고어한 연출이 꽤 나오는 편이다. 18세 등급인 영화라 아무래도 예상이 되긴 하지만, 그 예상보다 좀 더한 편이다.

그럼 이 리뷰의 시작에 내가 한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하자. “과연 북한이 겁 먹을 만한 영화였을까?” 결론적으로, 그렇다. 정말로 정신이 나간 내용이기도 하고, 여기서 나오는 비하 소재는 비단 북한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보면 꽤 기분이 나쁠 만한 장면이 많다. 하지만 소니가 해킹을 당하고, 전세계적 화제가 될 만한 자격(?)을 가진 영화였는 지는 의문이 든다. 그냥 북한이 이 영화에 대한 비난 성명만 발표하고 그냥 침묵했다면, 그냥 그런 B급 코미디 영화로 조용히 지나갔을 지도 모른다. 그게 이 영화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니까. 결국 북한은 굳이 해킹을 해서 이 영화의 노이즈 마케팅만 도와준 꼴이 됐다. 해로운 동물 하나 없애겠다고 핵폭탄 날렸다 그 동물이 돌연변이로 커져 역공을 당하는 셈이랄까. 북한도 자기 처신이나 PR은 정말 더럽게 못 하는 나라다.

점수: 6.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