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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애플 아이폰 6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2010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에 출시한 아이폰 4는 3.5인치, 갤럭시 S는 4인치의 화면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4.3인치를 가진 HTC HD2같은 폰 조차도 크다고 여겼던 때였다. 그 때 델에서 당시에 생각해보면 매우 미쳤다고 생각할 만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바로 델 스트릭이었다. 5인치 크기의 화면을 탑재했던 스트릭은 너무 크고 사용성이 떨어진다며 무한으로 까였고, 결국 후속 제품 없이 사장되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지금을 보면 이제 제조사들이 내놓는 주요 플래그십급 스마트폰의 크기가 5인치 대이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가 시작한 “패블릿” 제품군은 5인치 후반대에서 6인치 초반, 심하면 7인치(갤럭시 W)를 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아이폰은 고집스럽게 세로만 약간 늘인 4인치의 크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폰의 화면이 커진다는 루머는 5가 나온 직후부터 꾸준히 양산되고 있었고, 모두는 애플이 그간 잡스의 고집이었던 “한 손 사용성”을 포기하고 화면을 키운다면 어떠한 파급력을 가지고 올 지를 예측하곤 했다.

그리고 이제, 모두가 가정으로만 하던 그 일이 이제 벌어졌다. 바로 아이폰 6다.

아이폰 6는 애플의 새로운 화면 크기 전략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나뉘게 되었다. 바로 4.7인치 화면을 가진 6와 5.5인치 화면을 가진 6 플러스다. 아이폰 6를 주로 썼기 때문에 이 리뷰에서는 6를 주로 다룰 예정이지만, 6 플러스도 조금씩 수박 겉 핥기 정도로 다룰 예정이다.

* 이하의 글에서 아이폰 6의 “6”은 애플의 공식 표기에 따라 “식스”로 발음하는 것을 가정합니다.

디자인 & 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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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는 공개된 순간부터 숱한 디자인 논란을 몰고 다녔다.

아이폰 6의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아이폰 디자인 중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간의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들도 각자만의 디자인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명작이라는 말을 듣는 4도 출시 당시에는 욕을 대차게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6는 공개 전 유출 때부터 공개에서 출시된 지금까지도 말이 많은 편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6만큼 사진빨이 안 받는 아이폰은 처음이다. 아이폰 6는 정말 실물로 보고, 만져봐야 감이 온다. 특히 전면의 모습은 흠잡을 것이 없다. 이온강화된 커버 유리는 끝이 살짝 휘어 모서리가 둥근 유니바디 알루미늄 본체와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곡선처리는 6를 직접 잡을 때 실감이 난다. 더 작은 5s보다도 그립감이 좋다. 화면을 키우면서 각진 디자인을 유지했다간 그립을 망친다는 것을 잘 파악한 결과물인 듯하다. 어떻게 보면 5세대 아이팟 터치에서 화면 크기가 커진 결과물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알루미늄 케이스가 미끌거릴 때도 있으므로 불안하면 케이스 하나쯤은 구비해두자. (게다가 알루미늄 케이스가 지속적인 힘에 굽혀진다는 얘기도 있으니 이를 보강하는 의미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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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아이폰 4s, 5s, 6.

아이폰 6의 두께는 6.9mm로, 5s(7.6mm)보다 훨씬 얇아졌다. (6 플러스는 7.1mm로 약간 더 두껍다.) 무게는 129g으로 소폭 늘었으나, 면적 대비로 생각해볼 때, 6가 화면 1인치당 27.4g, 5s가 28g으로 이 덕분에 조금 더 가볍게 느껴진다. 사실 이 무게는 3.5인치인 아이폰 4s보다 절대적인 수치로 비교해도 가볍다. 면적은 확실히 크다. 사실, 양옆 베젤은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이폰의 디자인 철학인 상하 대칭을 유지하느라 상단 베젤도 커서 전체적 크기는 5인치대인 갤럭시 S4나 모토 G보다 비슷하거나 큰 편이다. 그나마 이 대칭때문에 하단 베젤의 크기를 많이 줄이려 애쓴 흔적은 보인다.

이제 문제의 뒷면을 보자. 많은 사람들이 문제로 꼽는 부분이 바로 툭 튀어나온 카메라와 “절연 테이프”로 불리는 안테나 선이다. 일단 안테나 선은 없으면 전화를 못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자. 스페이스 그레이같은 경우는 선의 색깔이 피니시와 약간이나마 맞춰서 이를 숨기는 경향이 있고, 골드의 경우 아예 선을 하얀색으로 해서 대비를 극대화시켜서 이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결국은 개인 취향이겠지만. 지금은 나도 많이 적응이 되서 조금은 좋게 보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선을 약간 얇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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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튀어나온 카메라는 사실 사진으로 보이는 것만큼 심각하진 않다.
그러나 있다는 거 자체가 조금 거슬리는 건 사실이다.

또다른 문제인 툭 튀어나온 카메라같은 경우는, 두께를 약간 두껍게 하고 배터리도 같이 늘여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 버지에서 이 질문을 하니 애플에서는 “그랬으면 정말 끔찍했을 겁니다. That would have been horrible.”이라는 답변을 했다는데, 어떤 면에서 끔찍하다는 것인 지는 잘 모르겠다. 애플 입장에서는 웬만해서는 바닥에 놓고 쓸 때 최대한 안 흔들리도록 신경을 쓴 모습이다만, 제 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메라 렌즈가 5s와 똑같이 사파이어 유리 재질이라 렌즈에 흠집이 갈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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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ID 버튼의 크기가 5s보다 미묘하게 작다.
위가 5s, 아래가 6.

그 외의 하드웨어 변화점을 찾아보자면, 일단 홈 버튼이 5s보다 작아졌고, 또한 전원 버튼은 더 커진 화면으로 인한 손의 그립을 고려해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얇은 두께에 맞춰 납작해진 새로운 버튼들의 느낌은 매우 좋다. 누른다는 느낌이 5s보다 훨씬 확실하고, 딸깍 소리도 분명하게 난다. 또한, 진동 모터가 훨씬 강력해졌다. 진동으로 해놓으면 어디에 폰을 놓았느냐에 따라 그것만으로 충분히 벨소리 수준의 크기가 나올 정도다. 도서관이나 회의처럼 정말 조용히 해야할 상황이면 아예 무음을 설정하거나 방해금지 모드를 켜놓도록 하자. 스피커도 5s 대비 꽤 커졌지만, 여전히 모노다. 리뷰 샘플로 사용한 스페이스 그레이는 5s에 비해 색이 좀 더 옅어졌다. 이로 인해 앞뒤가 투톤인 것을 더 강조한 모양새이지만, 너무 옅어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약간 들기는 한다. 골드는 오히려 5s보다 약간 더 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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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ResolutionTest KudoBlog_png ResolutionTest ReaderView_png아이폰 4s, 5s, 6, 6 플러스의 해상도 비교.
(아이폰 시뮬레이터에서 불러왔다. 클릭하면 커진다.)

아이폰 6의 주요 판매 포인트는 바로 화면이다. 애플이 처음에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 3.5인치는 충분히 큰 크기였다. 지금은 그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5에서 화면을 4인치로 한 차례 키웠지만, 이미 다른 경쟁 제품들은 5인치에 다다랐거나 5인치를 넘은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아이폰 6는 크기를 키웠다. 일반 6는 4.7인치, 6 플러스는 5.5인치다. 6는 지금의 메인스트림 스마트폰들의 크기에 대응하고, 6 플러스는 “패블릿” 카테고리에 대응하는 구조다. 어느 것을 사던, 기존에 아이폰을 쓰시던 분들이라면 아마 나같이 “커진 아이폰”이라는 컨셉트가 처음에는 매우 낯설게 느껴지실 것이다. 이건 단순히 큰 폰이어서 오는 이질감이 아니다. 나는 어차피 크기가 큰 안드로이드폰도 많이 만져봤기 때문에 이건 익숙하다. 그냥 iOS를 이 크기의 화면에서 쓴다는 것이 어색한 것이다. 화면을 키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도 약간 있겠다.

아이폰 6의 새로운 4.7인치 화면은 1334×75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드디어 720p 해상도를 넘겼기에 애플은 아이폰 6의 화면을 “레티나 HD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했다. 화소 밀도는 기존 아이폰들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동일한 326ppi다. 다른 경쟁사들의 스마트폰보다는 뒤지는 해상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선명하고 웬만해서는 화소 분간이 힘들다. 게다가 패널이 업그레이드되어 시야각도 넓어졌고 더 밝다. 햇빛이 작렬하는 야외에서 선글라스까지 끼고 읽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심지어 커버 유리도 예전 커버 유리보다 손가락에 저항하는 정도가 적어져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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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에서 트윗봇이 해상도 최적화 업데이트를 거치기 전과 후.

iOS 8의 소프트웨어 쪽에서도 이 커진 화면을 지원하기 위해 몇 가지 기능이 추가되었다. 먼저, 레이아웃이 전체적으로 더 넓어졌고, 개발자들이 원한다면 이 커진 화면을 통해 아이폰 6만을 위한 새로운 UI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더 커진 화면 덕분에 사파리같은 경우 페이지의 내용을 더 많이 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아직 아이폰 6 해상도에 대응하는 앱이 많이 없어 5s의 해상도를 6에 맞게 스케일링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써드파티 앱들이 표현되고 있는데, 눈에 거슬리는 건 둘째치고 더 넓어진 화면을 하나도 활용을 못 하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6 플러스에서는 활용의 문제뿐만 아니라 해상도가 훨씬 더 높아서 화질 열화가 상당히 심할 것이다.) 앱들의 조속한 업데이트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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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ID 버튼을 살짝 두 번 탭하면 내려오는 접근성 모드는 위에 터치해야할 부분에 한 손으로 빠르고 쉽게 닿을 수 있다.

또한, 6와 6 플러스에는 접근성 모드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홈 버튼을 더블탭(더블클릭이 아니다)하면 현재 보는 화면 전체가 내려와 위에 있는 버튼들에 닿을 수 있게 해준다. 바로 한 손 조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어차피 엄지 손가락이 가로로 반대쪽에 있는 버튼에 닿기 힘들 수도 있는 6 플러스에서는 효용성이 없다고 많이 까지만, 6에서는 이 기능 덕분에 한 손 조작이 몇 배로 쉬워진다. 심지어 이걸 이용해 한 손으로 알림 센터도 불러올 수 있다 — 모드를 켠 다음 내려온 버튼들 위의 빈 영역에서 쓸어내리면 된다. 삼성 갤럭시 노트나 다른 스마트폰들의 한 손 모드가 화면 전체를 줄여서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작아져있는 데 반해, 이 접근성 모드는 필요한 때에만 등장해주고 사용 후에는 자동으로 퇴장한다. 추가적인 액션이 필요한 UI요소 역시 파악해 그 액션이 완료될 때까지 모드를 유지하기도 한다. 이 위에 다른 UI 요소를 입히는 게 낫지 않았겠느냐는 의견도 꽤 있는데, 이는 이 모드의 동작 방식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지 않은 생각이다.

아쉬운 것은, 애플이 이 큰 화면을 iOS에서 제대로 활용하지를 못 한다는 것이다. 당장 갤럭시 노트만 봐도 분할 화면 등 다양한 기능이 있고, 6 플러스에는 강화된 가로 모드 등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보이긴 하는데, 6에서는 그저 홈 화면에 아이콘 줄 하나가 새로 생겼고, 각 UI를 쫙쫙 늘여놓은 것 정도다. 분명히 애플이라면 여기서 뭔가 더 할 수 있었을텐데, 뭔가 시간이 없거나 등의 모종의 이유로 안 한 느낌이다. 오히려 써드파티 앱들이 6의 더 큰 화면을 잘 활용할 것 같은 기대가 들 정도다. iOS 9에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A8

작년 아이폰 5s에 탑재된 A7은 모바일 프로세서 최초의 64비트 프로세서로 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그로부터 1년 뒤, A8은 이러한 설계를 조금 더 다듬은 모습이다.

A8의 프로세서 구조. (출처: 아난드텍)

A8의 구조는 A7과 비슷하게 64비트 듀얼 코어다. (사실, 코어도 A7의 싸이클론 코어를 조금 손 본 정도인 듯하다.) A8의 경우, 무조건적 성능 개선보다는 전력소모 개선에 더 공을 들인 모습이다. 애플 측에서는 CPU 성능 25%, 그래픽 성능 50%가 올라갔다고 밝혔는데, 이는 매 세대마다 2배씩 올라왔던 것과 비교하면 약간은 더디다. 실제로 긱벤치로 진행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5s의 2,500점대에서 2,900점대 정도로 올랐다. 대신, 공정을 28nm에서 20nm로 줄여 칩 크기를 13% 줄이고, 전력 효율을 50% 개선했다고 밝혔다. GPU의 경우 A7과 비슷하게 쿼드 코어이지만, 코어를 바꾸었다. A8의 성능이나 64비트 아키텍쳐는 여전히 경쟁 제품들을 쌈싸먹을 정도로 앞서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큰 성능 점프는 필요없다고 애플도 판단한 모양이다.

 

스크린샷 2014-10-12 20.38.05 스크린샷 2014-10-12 20.38.15

(벤치마크 데이터 수집에 도움 주신 @min0628님과 @pooktwitr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CPU 성능이 겨우 25% 개선된 모양새지만, 실제 성능은 눈에 띄일 정도로 빨라보인다. 전체적으로 반응 속도나 애니메이션이 모두 빠릿빠릿하다. A8 시스템의 유일한 잠재적 문제라면 가용 메모리(RAM)인데, 이번에도 애플은 1GB를 할당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상당히 심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iOS가 멀티태스킹을 처리하는 방식 덕분에 아직은 1GB가 부족한 메모리는 아니라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 다른 매체에서 한 2GB RAM을 가진 갤럭시 S5와 HTC ONE M8과의 성능 테스트에서도 아이폰 6가 우위인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사파리가 너무 무거워서 계속해서 초기화가 된다는 것과, 차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1GB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는 좀 걱정스럽다.

작년에 아이폰의 프로세서와 iOS 7을 64비트로 이주하면서 약간의 불찰음이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올해는 그런 일은 적은 편이다. 블루 스크린은 딱 한 번 발생했고, 나머지 앱들의 호환성도 아주 큰 문제는 없었다. 대신에 iOS 8 자체가 버그 잔치라는 게 함정

모션 보조 프로세서로는 M8이 들어갔다. M8은 M7에서 이제 고도 차이 추적과 거리 측정을 더 자세히 할 수 있다. 이는 iOS 8의 건강 앱과도 꽤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전화 & 통신

아이폰 6는 기본적 전화 통화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먼저, 아이폰으로는 처음으로 VoLTE를 지원한다. Voice over LTE의 약자인 VoLTE는 기존의 3G망에서 전화 통화를 처리하는 대신 LTE의 데이터망을 이용해 전화 통화를 처리한다. VoLTE 덕분에 전화통화시 데이터를 쓰더라도 LTE를 유지하기 때문에 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반대쪽도 VoLTE를 사용하고 있다면 더 깨끗한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VoLTE 지원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이폰을 팔지 못했던 LG U+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LG U+에서도 아이폰 6를 동시 출시한다.) LTE가 아니더라도 전체적 전화 품질은 5s 대비 조금 더 좋아진 느낌이다. 디자인적으로 일부 희생을 한 절연 테이프의 힘이려나…

또한, 아이폰 6는 와이파이 통화도 지원한다. 간단히 말해, 와이파이를 기지국삼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불행히도 지원하는 통신사가 몇 없지만, (한국은 당연히 없고, 미국도 티모바일만 지원하고 있다.) 사용해보면 VoLTE만큼의 깨끗한 음질을 보여준다. 그리고, 티모바일같이 물리적으로 신호 조달이 힘든 경우에는 와이파이 통화가 훨씬 유리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신호가 잘 안 터지는 학교 건물 지하같은 외딴 곳에서도 와이파이만 연결되어 있으면 전화가 되니 꽤 편했다.

와이파이의 경우, 아이폰 6는 처음으로 802.11ac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802.11ac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라우터에 연결하면 훨씬 빠른 속도와 향상된 신호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도 iOS 8 버그로 무용지물이다. 멍…

마지막으로, 아이폰 6에는 NFC가 처음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애플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 전용으로만 사용되어서 있다는 의미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내년에는 API를 열어줄 지도 모르겠다.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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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카메라는 언제나 화소 수가 모든 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였다. 아이폰 6는 이 명성을 그대로 잘 이어가고 있다. 센서 기반은 5s의 아직도 훌륭한 800만 화소 센서 그대로지만, 애플은 여기에 초점 부분을 손보았다. 아이폰 6에는 포커스 픽셀이라 하여 센서에 위상차 추적 자동 초점 시스템을 더했다. 위상차 추적은 DSLR이나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되는 자동 초점 기술로, 이를 이용해 아이폰 6는 5s보다 더 빠른 자동 초점이 가능하다. 얼마나 빠르냐면, 카메라 앱을 여는 순간 이미 초점은 맞춰져 있다. 초점 전환도 빨라서 다시 초점을 잡고 있다는 애니메이션도 안 뜰 정도다. 주변 광량이 낮아지면 그제서야 초점을 찾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그 속도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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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내가 5s에서 지적했던 선예도 문제가 확실히 개선된 모습이다. 센서의 직접적 차이는 없으니 아무래도 A8의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를 손 본 모양이다. 전체적으로 색상 표현도 좀 더 풍부해졌고, 광량이 적은 상황에서 노이즈도 일부 개선됐다. 파노라마는 이제 최대 4,300만 화소의 크기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카메라 사양에서 아이폰 6와 6 플러스의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6 플러스는 광학 손떨림 보정, 즉 OIS가 들어간다. OIS는 카메라부에 자이로스코프를 넣어 아이폰이 흔들릴 때 이를 보정해주는 방식이다. 물론 이를 이용하면 야간에서 더 유리한 사진을 찍은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폰 6의 기본 디지털 손떨림 보정도 충분히 일을 잘 해내므로 큰 차이는 없을 거 같다.

동영상에서도 상당히 강화된 모양새다. 손떨림 방지 기능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슬로우 모션도 이제 240fps의 속도로 촬영할 수 있다. 영상을 훨씬 느리게 재생할 수 있다는 거다.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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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의 배터리는 1,810mAh로, 5s의 1,570mAh보다 다소 올라갔다. 개인적으로 크기 대비로 더 박아넣을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묻어나긴 한다. 애플은 또한 A8에서 전력효율을 50% 개선했다고 밝혔는데, 확실히 대기전력에서 이것이 느껴진다. 안 그래도 대기전력에서는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그보다 더 강해졌으니까. 그러나 화면이 더 커지다보니 화면의 전력 소모가 여전히 심한 편이다. 엄밀히 비교를 하자면 아이폰 6의 배터리 시간은 5s에서 일부 개선되긴 했으나 애플이 주장하는 양보다는 약간 적은 편이다.

iOS 8

아이폰 6는 애플의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 8을 탑재하고 있다. iOS 8의 리뷰는 이미 올라와있으니 전체적인 새로운 기능은 리뷰를 확인해주시면 되겠다. 여기서는 아이폰 6에 한해서만 얘기를 하려 한다.

솔직히 말해, iOS 8은 나오는 순간부터 버그 파티의 연속이었다. 8.0 자체도 아주 안정적인 릴리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0 버전치고는 헬스킷이 안 된다는 다소 큰 문제를 제외하고는 (사용자 입장에선) 매우 쓸만했던 버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8.0의 버그를 잡겠다고 나온 8.0.1부터였다. 8.0.1을 OTA로 업데이트하는 순간, 아이폰 6와 6 플러스의 셀룰러 라디오가 전부 막히고, 터치 ID도 동작을 중지했다. 애플은 한 시간만에 업데이트를 내렸고, 다음날 이를 수정한 8.0.2가 올라왔다. 그 동안 8.0.1로 올렸던 사람들은 전화 기능을 살리기 위해 8.0으로 수동 다운그레이드를 해야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애플에서는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기도 힘든 사건이다. 물론 애플 지도같이 새로 추가한 기능이 예상보다 훨씬 구린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제일 기본적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버그가 빤히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업데이트가 나가는 경우는 거의 처음이다. 다음부터는 QC가 좀 제대로 됐음 하는 바램이다. 애플은 이미 10월 말 배포를 목표로 8.1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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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식 케이스는 5s 때에 비해 많이 나아진 듯하다.

나는 작년 아이폰 5s의 공식 가죽 케이스에 대해 엄청난 쓴소리를 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죽 이염이 상당히 잘 된다는 점이었다. 올해 나온 6 케이스는 이를 개선하려 한 노력이 보인다. 먼저, 케이스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눴다. 바로 실리콘과 가죽이다. 둘 다 거의 동일한 색상 셋을 제공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가죽 이염이 불안한 관계로 실리콘을 선택했다. (딱히 이염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 않는 걸로 봐선 이염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의 경우, 촉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꽤나 부드러운 편이다. 사실 가죽을 선택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이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 그런지 5s 때보다 촉감이 별로였기 때문이었다. 내부는 5s 케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폰의 안전을 위해 극세사 처리가 되어 있다. 또한 아이폰 6의 그립감을 최대한 살린 것 또한 칭찬할 만하다. 아래가 완전히 뚫린 것은 구조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아랫 부분이 구멍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강성이 약해지는 일이 많았다.) 무엇보다 액세서리를 꽂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갖고 오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5s 공식 케이스도 이는 문제가 됐었다. 특히 라이트닝-30핀 어댑터를 꽂으려 할 때…)

작년 5s 케이스는 내가 적극적으로 사지 말라고 만류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실리콘 케이스는 추천할 만하다. 재질의 촉감도 마음에 들고 5s 케이스의 문제점들도 많이 해결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은 좀 센 편이 아닌가 싶다. (실리콘 $35, 가죽 $4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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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는 크기는 커졌더라도, 여전히 아이폰이다.

아이폰 6는 어떻게 보면 팀 쿡 체제의 애플이 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필요한 상황이면 약간의 타협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애플.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스티브 잡스는 이러지 않았을 거라며. 그러나 이것 때문에 애플이 애플이 아닌 것일까? 그건 아니다. 아이폰 6는 위부터 아래까지 애플다운 제품이다. 화면이 커졌다는 것의 차이점이 크지만, 그 외에는 전형적인 아이폰 그 자체다. 화면이 커지는 것에 대한 이점도 챙기고, 아이폰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존하는 데도 성공한 셈이다.

그렇다. 처음에는 어색하다. 아이폰은 아이폰인데 화면이 커져 접근성 모드를 써야만 트윗봇의 “트윗” 버튼이 손에 닿는다. 그러나 6를 계속 쓰다보면, 정말 얘는 아이폰이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화면 크기에 대한 어색함도 며칠이 지나면 5s를 보며 “얜 뭐 이리 작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학교의 비즈니스 동아리에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과 전통을 지키는 것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IT 업계에서는 일단 전통을 지키려고만 하면 무조건 망한다고 말했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노키아와 블랙베리. 가장 좋은 방법은 트렌드는 따라가되, 자신만의 전통과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폰 6는 이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화면이 커졌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아이폰은 아이폰이니까. 그리고 아이폰을 사고 싶어도 화면이 작아서 고민하셨던 분들에게, 아이폰 6는 애플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조커다.

애플 아이폰 6

  • 제조사: 애플
  • 형식: 캔디바형 스마트폰
  • 화면: 4.7인치 IPS “레티나 HD 디스플레이” (1334×750, 326ppi)
  • 프로세서: 애플 A8 (1.4GHz “차세대 사이클론” 듀얼 코어 CPU + PowerVR GX6450 쿼드 코어 GPU) + M8 동작 보조 프로세서
  • 가용 메모리: 1GB LPDDR3 RAM
  • 저장 공간: 16/64/128GB
  • 카메라: 800만화소 f/2.2 iSight 카메라 + 120만화소 FaceTime HD 카메라
  • 연결 방식: GSM, CDMA, EVDO, 3G, HSPA+, LTE / 802.11ac 듀얼 밴드 Wi-Fi, 블루투스 4.0, NFC
  • OS: iOS 8 (2014년 10월 13일 현재 최신 버전 8.0.2)
  • 가격: $649/749/849 (한국 가격 미공개)

장점

  • 끝내주는 화면
  • 5s보다도 향상된 카메라
  • A8의 성능

단점

  • 좀 시끄러운 디자인
  • 큰 화면을 좀 더 잘 활용했으면…
  • iOS 8의 버그 잔치

점수: 8.8/10

독자 Q&A

1. 카툭튀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고 싶네요. 정말 케이스를 끼면 바닥에 두었을때 영향이 없는지도요.
2. 실제로 손에 잡았을때 한손으로 조작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 인가요? (6도 한손모드가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페이스북 이택민님)

1. 카툭튀는 실제로 보면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물론 케이스를 씌우면 금방 무력화가 가능합니다.
2. 일단 접근성 모드를 켜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 손가락으로 완전한 상단을 제외하고는 전부 커버가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접근성 모드로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6이랑 6+를 대응하지 않은 앱들이 있잖아요. 그런 앱들을 사용하실때 불편하신점이 있나요? (트위터 @LoonySJ님)

불편한 점은 아주 크게는 없습니다. 5s에서 보던 앱을 그냥 6 크기로 늘였다고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유일한 문제(?)라면 키보드도 5s에서 늘인 거라 6랑 좀 다르다는 겁니다. 두 키보드를 왔다갔다하느라 적응이 좀 어렵네요.

결론적으로, 좋나요? (클리앙 모두의 공원 nblue님)

네, 좋습니다. 🙂

5 쓰는데 6을 넘어갈 이유가 부족합니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6으로 넘어갈 이유가 충분할까요?? (클리앙 모두의 공원 YUTO님)

5와 비교할 때 CPU 성능이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갔고, 화면도 커졌습니다. 물론 5s에서 넘어온 터치 ID와 더 강력한 카메라도 있겠네요. 이러한 개선점들에 만족이 안 되신다면 5에 남아계시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보시고 판단하셔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부스피커 음량이 5s에 비해 향상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물론 크지만.. 더 컸으면 싶어서. (클리앙 모두의 공원 MCCB님)

네, 5s보다 더 큽니다.

실사용 배터리타임이 궁금합니다. 가능하시다면 아이폰 4s와 비교해주시면 이해가 쉬울거 같아요. (클리앙 모두의 공원 TonyStark님)

배터리 데이터는 리뷰에서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불행히도 4s가 제 수중에 없어서 비교는 못 했네요. 아마 4s보다는 오래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폰이 이전에 비해서 너무 크진 않나요? 타 4.7인치 폰과 비교해봤을때 크기나 느낌은 어떤가요? (클리앙 모두의 공원 병정개미24호님)

이전 아이폰에서 넘어오신다면 약간의 부담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주 심각하게 크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저도 약간의 적응은 필요했습니다. 리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하단의 베젤 때문에 다른 4.7인치 폰들보다는 약간 큽니다. (위의 갤럭시 S4와의 크기 비교를 참조해주세요.)

저는 손이 평균보다 작은 편입니다. 그런데 엄지 손가락만 일반인들의 두배 가까이로 두껍습니다. 그래서 항상 아이폰5 에서 타이핑시 오타가 불만이었습니다. 큰화면의 아이폰이 정말 절실했던 차에 4.7 과 5.5 인치가 출시 되었네요. 그런데… 5.5인치 화면은 좋으나 제품은 너무 크네요ㅠㅠ  6에서 타이핑의 쾌적함이 5에 비해서 많이 차이가 나는지 비교 부탁드립니다. (클리앙 모두의 공원 designg님)

개인적으로 봤을 때 좀 더 쾌적해진 것 같습니다. 키보드의 폭이 넓어져서 치시기에는 더 좋을 겁니다.

5s에 비해 퍼포먼스 차이가 있나요? 해상도는 늘었는데 cpu는 별로 차이가 없어서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Coca-Cola님)

일단 벤치마크상으로는 딱 애플이 말한 정도의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리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분상으로는 좀 더 빠른 거 같습니다.

서드파티 앱들 대응 상태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안테나 라인 부분은 만졌을 때 다른 부분과 감촉이 다른가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Glass님)

서드파티 앱들의 대응 상태는 상당히 느립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아이폰 6 플러스의 해상도 때문에 이미지를 다시 작업하느라 업데이트가 느려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같은 메이저 앱들도 업데이트가 전혀 안 된 상태입니다. 안테나 라인의 경우 살짝 촉감의 차이는 있습니다.

창렬모ㄷ.. 아니 한손 모드는 사용함에 불편함이 없나요? 애플이라 믿는 구석은 있지만 직접 듣고 싶어서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4ux0님)

최소한 6에서는 상당히 편합니다. 6 플러스는 제가 잠깐 만져본 결과, 너무 커서 반대쪽 끝이 닿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화면 크기 이외에 5s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게 있나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S님)

나머지는 전부 소소한 업데이트인 건 사실입니다. A8, 카메라, VoLTE 지원, 802.11ac 와이파이 지원 등이 있습니다. NFC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애플페이 전용이라 아주 큰 차이점은 안될 듯합니다.

사용하시는 어플중에 6의 대화면을 가장 잘 살린 어플은 무엇인가요? 그 반대의 경우는요? 아니면 업데이트가 안된 어플중에 가장 끔찍해보이는 어플? (클리앙 아이포니앙 Ride님)

아직 지금까지는 아이폰 6 버전은 그저 기존 앱에서 약간 늘인 정도라 확언드리기는 어렵네요. 그나마 Air Video HD가 완전히 UI를 다시 짜면서 6에도 많이 최적화된 것 같습니다. 최근까지는 데이 원의 업데이트가 위치도 어긋나는 등 버그가 많았었는데 최근 업데이트로 그건 고쳐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업데이트안 된 앱들 중에는 업스케일때문에 화질을 열화시키면서 텍스트를 크게 표현해야하는 앱들이 좀 많이 거슬립니다. 예를 들면 Reeder나 페북 앱이 그렇죠. 게임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것이 눈에 덜 띕니다.

배터리가 5s대비 얼마나  오래가나요? 카메라는 5s 대비 차이점이 많나요? 밴드게이트때문인데 폰 자체의 강도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사과사과해님)

배터리같은 경우는 위의 배터리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폰 자체의 강도는 실생활에 문제가 될 거 같다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습니다. 손 힘으로 잠깐 비틀어본 적도 있는데 바로 회복되었습니다.

5s와 비교해 터치ID/지문센서는 개선된 점이 있는지요? 화면이 커진 만큼 이전보다 타이핑시 오타가 많아지는지, 또는 줄어드는 편인지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Lakewood님)

터치 ID는 개선된 버전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인식 속도가 5s보다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타이핑 시 오타는 처음에야 적응하느라 좀 많이 나는 편이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올라갑니다. 문제는 아직 해상도 대응이 안 된 앱들은 5s 키보드를 그냥 늘인 것이라서 실제 6 키보드랑 왔다갔다할 때 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5s대비 텍스트 크기가 커졌나 궁금합니다 대응안되서 확대되어보이는 어플말고 정식 대응된 어풀이나 기본 시스템 텍스트 크기가 커졌나 해서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하나둘셋네님)

애초에 6가 더 많은 컨텐츠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두고 화면 크기를 키워서 그런지 기본 시스템 서체 크기는 제가 보기엔 거의 그대로입니다. 이는 물론 설정의 다이내믹 폰트 설정에서 조정이 가능합니다.

아직 6/+에 최적화 되지 않은 앱들의 구동모습이 궁금합니다. (클리앙 아이포니앙 Muse님)

위의 트윗봇의 업데이트 전과 후를 비교한 샷을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해, 5s의 해상도를 그대로 늘였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6에서는 아주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화면 활용을 못하니 답답하긴 합니다.

게임은 그닥 안합니다 일상적으로 웹서핑등에 사용시 생폰 기준으로 5s는 알루미늄 바디로 발열이 전달되서 뜨뜨 미지근한 다소 불쾌한(?) 느낌을 줬는데 6는 비슷한 환경에서 발열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같은 소재라 당연히 비슷하겠죠? (클리앙 아이포니앙 마인드필드님)

기기의 표면적이 더 넓어서 그런 건지, A8의 전력 소모가 더 적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5s보다는 발열의 양이 좀 덜한 편입니다.

M8 성능이 어떠신가요?? 기압과 고도가 추가 되었는데, 등산 트래커를 좋아하는 저로선 관심이 많이가네요. 오차가 많이 나나요? (클리앙 아이포니앙 하로히로님)

M8에 기압계가 들어간 건 확인됐지만, 아직 이를 활용하는 앱이 없어서 확인을 못 해봤네요. 고도같은 경우, iOS의 건강 앱에서는 계단 오르내리기 정도에만 활용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꽤 정확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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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Column] 카카오톡 사태의 진정한 문제는 “대응”

당신의 대응,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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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페이스북을 뒤적거리다 본 글이다. (신변보호 차원에서 저자 이름은 가렸다.) 아마 내 생각엔 카카오톡 개발자 분이신 것 같은데, 억울함을 참으로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 분은 이 사태의 본질이 어디로 옮겨갔는 지 잘 모르시는 것같다.

그래, 이 분 말마따나 이 사건의 발단은 정부 쪽에서 시작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부터, 검찰의 유언비어를 감시하겠다는 말 등등에서 시작한 건 맞다. (대략적 사건 개요는 여기에서) 이 분은 이후의 사태를 자기들(만약 이 분이 카카오에서 일하신다면)의 말을 듣지 않고 그냥 사태를 지네들끼리 양산한 언론과 지식인들(물론, 기레기들이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건 사실이다만)이 잘못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사태를 매우 크게 키운 건 카카오톡의 이후 대응이었다.

작년에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모두가 아시는 에드워드 스노든 사태다. NSA가 미국의 IT 기업의 서버에 백도어를 설치해두고 모든 통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스노든의 주장이었다. 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미 IT 기업들은 곧바로 발끈했다. 자신들은 NSA의 백도어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고는 바로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은 iOS 8과 안드로이드 L부터는 자신들조차 사용자의 기기 컨텐츠를 못 들여다보게 OS를 뜯어고쳤고, 이는 FBI(국장)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심지어 트위터는 자신의 투명성 보고서의 내용 일부분을 미 법무부가 공개하지 말라고 압박을 넣자, 오히려 법무부를 고소하기도 했다. 모두 정부의 요구보다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하는 결정들이다.

이 모든 대응들과 카카오톡의 대응을 한 번 비교해보자. 카카오톡의 첫 대응은 “법적인 절차에는 협조할 수밖에 없다.”였다. 정말? 그 다음에 개인 정보 제공 건수에 대해서 물으니 “수사기밀이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순간 난 여기서 카카오톡이 공기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왜 검찰이 할 얘기를 너희들이 하고 있는 거냐? 이 때 내가 든 생각은, “과연 카카오톡은 사용자를 위한 대응을 했는가?”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보면 속된 말로 검찰의 실드를 쳐준 거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용자를 위한 기업의 마인드였으면 애플이나 구글, 트위터처럼 했어야 했다. 적극적으로 사용자들을 보호했어야 했다. 그래야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 내 사생활을 위해 이 정도까지 신경써주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더 신뢰하게 될테니까.

위의 저 분은 이어 텔레그램의 보안 문제도 열심히 까기 시작하시는데, 뭐 그래, 내가 잠깐 사용해봤지만 텔레그램도 모두가 극찬할 만큼 좋은 메신저는 아니다. (난 마음 편하게 아이메시지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 문제의 주제가 아니다. 이 분은 왜 사람들이 카카오톡에서 이탈해서 텔레그램으로 가고있는 지를 모르시는 것 같다. 이것은 더이상 어느 메신저가 더 보안에 강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카카오톡의 미흡한 초기 대응은 사용자들에게 공포를 심었고, 이 공포는 곧 카카오톡에 대한 신뢰의 하락을 불러왔다. 그렇게 신뢰 다 까먹고 저런 변명을 한다 한들, 누가 들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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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카오는 어제 사과문을 앱 공지사항에 올리고, 향후 정책을 공개했다.
(직접 캡쳐)

결국 어제 카카오는 보도자료와 앱 공지사항 형식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태 발생 1주일이 넘어서였다. 이는 메시지의 서버 보관 기간을 2-3일(실제로 압수수색영장이 처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로 단축하고, 차후에는 수신 확인이 뜨는 순간 서버에서 삭제, 암호화, 원격 삭제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름이 뭐? “외양간 프로젝트?” 이게 반성의 의미인 거냐? 이런 상황에서도 개그를 치고 싶은 건가? 그것도 모자라, 일부 사람들은 전혀 반성의 기미를 안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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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 대응이 병맛같았으면 저 트윗이 1,400 리트윗을 넘었겠는가.

 결론적으로 정부의 구시대적 검열(?) 정책이 이 사태를 시작한 건 맞다. 그러나 저 위의 글을 쓰신 분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 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언론이 부추긴 것도 없지않아 있고, 우리나라의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그걸 방임하고, 대응을 그런 식으로 한 것은 명확히 다음카카오의 잘못이다. 그리고 저 특수한 상황을 사람들이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 것도 오산이다. 그걸 무조건 언론 탓으로 돌릴 상황은 아닌 것이다. 이것이 잘못된 인식이건 아니건, 미적지근한 대응을 하는 사이에 사람들의 신뢰는 바닥을 친 것으로도 모자라 무덤을 파고 있으니까.

마지막은 윤지만님의 글에서 인용해보도록 하겠다.

이제 디지털 검열과 프라이버시 문제는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니 정부의 요구에 카카오톡도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얘기한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카카오톡이 경쟁해야 하는 상대가 한국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이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하는 순간, 사람들은 더 안전한 다른 메신저로 떠나버린다. 다른 메신저 대신 카카오톡을 쓰라고 해도 부족할 판에 반대로 등을 떠밀어서야 되겠는가. 카카오톡에 진지하게 묻고 싶다. 지금의 대응으로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떠나고 나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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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시계로서만 써본 모토 360.

정말 손목시계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내 티쏘 PRC-200 손목시계의 배터리가 죽었다. 작년 8월에 샀으니 그랬을 만도 하다. 그런데 마침 우리집에 모토 360이 도착했다. 내 건 아니고, 누가 나를 통해서 배송받기 위해 주문을 여기로 한 것이다. 즉, 배송대행이다. 게다가 주인은 한 번 써보라고도 했겠다, 나는 모토 360의 박스를 뜯어보았다.

그러나 독자분들이 아시다시피, 나는 골수 아이폰 사용자다. 서브 기기로 넥서스 폰 하나를 들여올까란 생각은 늘 했었지만 늘 재정상의 이유로, 그리고 몇 년 전에 폰 두 대를 들고 다니면서 골치아픈 경험을 겪었기에 그러지는 못했다. 그리고 모토 360은 안드로이드폰하고만 연결되는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다. 이 어색한 공존은 과연 가능할까?

셋업

막 뜯은 모토 360에 전원을 넣어보았다. 그런데 웬걸, 첫 단계부터 난관이다. “휴대전화에 Android Wear를 설치하세요.” 물론,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와 스마트폰을 연동시켜주는 이 앱은 iOS 앱 스토어에는 없다. 무조건 안드로이드폰이 필요하다. 룸메이트의 갤럭시 탭을 빌려보려 한다. 버전이 4.2.1이다. 안드로이드 웨어 앱은 4.3부터 지원한다. 플레이 스토어에 검색 결과도 안 뜬다. 그날 마침 다른 친구가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었다.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본다.

쿠도: “네 폰(갤럭시 S4) 안드로이드 버전 얼마냐?”
친구: “나? (뒤져본다) 4.4.2.”
쿠도: “오 굳… 나 잠깐 폰 좀 빌려도 돼?”

그동안 나는 26%밖에 없는 (설치하라는 화면에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준다. 세심해라) 360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박스 구성품 중에 있는 무선 충전 독을 꺼낸다. 다행히도 독의 끝은 마이크로 USB다. 충전기는 뜯지 않고 독만 뜯어 내 앵커 USB 충전기에 남아도는 마이크로 USB 케이블과 연결하고, 독 위에 360을 살짝 올려놓으니 충전을 시작한다. 충전 속도는 꽤 빠르다. 320mAh(iFixit에서 뜯어본 결과는 더 작았다지만, 일단 그렇다 하자)의 배터리를 40W짜리로 충전하니 당연한 건가. 친구가 도착할 때쯤에 이미 충전은 완료되어 있다. 친구의 갤럭시 S4를 빌려 빠르게 안드로이드 웨어 앱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기본적 셋업을 완료한 후, 친구의 폰에서 앱을 지워서 돌려줬다. 이로서 기본적으로 시계로 쓸 준비는 완료되었다.

디자인

모토 360이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다닌 것은 디자인 덕분이었다. LG의 G 워치와 함께 공개된 360은 실제 손목시계를 닮은 둥근 디자인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덕분에 같이 공개된 LG G 워치는 그냥 버로우. 결국 LG는 급하게 둥근 화면의 R을 이번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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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모토 360의 둥근 디자인은 확실히 이 시계의 진짜 정체를 숨기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360을 차고 돌아다닐 때, 거의 아무도 처음에는 360이 여타 시계와 다른 녀석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일부 사람들만이 시계가 보통 때는 아무것도 안 보여주는 것을 보고 이게 스마트워치라는 걸 알아챘다.

모토 360은 생각보다 컸다. 내 티쏘 시계보다도 지름이 크다. 화면도 화면이지만 보드를 어떻게든 우겨넣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내 얇은 손목에는 꽉 매지 않으면 약간 들린다. 360의 화면 자체는 완전한 원형이 아닌 아래에 작은 베젤이 있는 형태인데, 모토로라는 베젤을 두껍게 하고 완전한 원형 화면을 택하느냐, 아니면 베젤을 완전히 얇게 하고 원형 화면을 포기하느냐의 고민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내가 보기엔 잘한 결정같다. 얇은 베젤이 정말 보기 좋거든. 그리고, 생각보다 무게도 상당히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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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옛날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화면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205PPI짜리 LCD인데, 시간을 보려고 유심히 보면 화소가 보인다. 그리고 색재현율이나 주광 시야도 요즘 패널(특히 요즘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는 아이폰 6)에 비하면 조금 뒤쳐진다. 커버 유리의 가장자리는 굴절 때문에 화질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정도 디자인의 하드웨어를 249달러로 내놓아준 것에 대한 약간의 희생으로 판단해야 할까. 그리고 360은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 중 유일하게 조도 센서가 탑재되어 주변 광량에 따른 자동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 센서는 화면 컨트롤러와 함께 아까 말한 아래의 작은 베젤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나오는 모토 360은 가죽 시계줄이 기본으로 묶여서 나오는데, 360의 바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다소 떨어뜨린다. 매우 값싼 가죽이거나, 가공을 매우 저렴하게 한 기분이다. 안쪽에는 극세사 처리를 해놓아 손목과 닿는 부분은 느낌이 좋지만, 겉에 있는 가죽은 처음에 매우 뻣뻣해서 처음에는 손목에 차기가 힘들 정도다. 하루이틀 정도 지나면 무슨 군화처럼 연화가 되어 유연해진다. 곧 메탈 시계줄도 나온다 하니, 그건 좀 기대해볼 만할 것 같다.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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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터치가 주요 인터페이스다.

모토 360의 화면을 깨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모션 센서를 통해 깨우는 방법인데, 늘 먹히지는 않는다. 특정 동작을 통해서만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는 것 같은데, 아직도 동작이 어떤 종류인 지는 헷갈린다. 어떨 때는 원할 때 화면이 안 켜지고, 어떨 때는 원하지 않을 때 화면이 켜지기도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옆의 크라운을 누르거나, 화면을 탭하면 된다. 화면을 탭하는 방법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하다. 특히 잘못된 터치로 시계가 지 혼자 화면이 켜진 적도 이따금씩 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일단 화면이 켜지면 시계가 제일 먼저 반긴다. 모토로라는 다양한 시계 디자인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연동 앱을 통해 색깔 등을 바꾸고, 더 많은 디자인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그건 시험해보진 못 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시계도 같이 띄워주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데, 시계 자체에서 서울을 설정하는 게 불가능해서 포기하고 썼다. (역시 앱에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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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의 만보계 앱은 일주일 간의 걸음 수를 캐싱해서 보여준다.

안드로이드폰과의 통신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시계 관련 기능 (시계, 스톱워치, 타이머, 알람)와 만보계, 그리고 심박 센서다. 아마 여기서 측정한 데이터를 폰으로 전송시킬 수 있을 듯한데, 당연히 그건 테스트해보지 못 했다. 만보계의 경우 일주일치 정보를 폰과 동기화하기 전에 캐싱해두고 있으며, 그 정보를 그래프로 표시해준다. 심박 센서 또한 주기적으로 사용자의 심박을 측정해 그 날의 심박수를 수치화해 보여준다. 물론, 따로 심박수를 측정해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기능이 다른 메뉴에 따로 심어져있어(전자의 기능은 심박 센서 앱에, 후자 기능은 만보계 앱에 붙어있다) 처음엔 이 둘의 차이가 뭔 지를 몰라 헤맸다.

결국 얘도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UI는 구글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의 UI에 스킨을 씌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UI, 정말로 헷갈린다. 처음에는 대체 어디로 밀어야될 지 몰라서 많이 헤맸다. 나중에야 익숙해지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이 곧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몇 개의 기능만 쓰는데도 익숙해지는 데 이틀은 걸렸으니, 완전한 안드로이드 웨어를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한 1주일은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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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Qi 무선 충전 방식을 쓴다. 기본 제공되는 독 말고도 써드 파티 충전 패드로 충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문제의 배터리가 있다. 모토 360이 해외 리뷰들에서 자비 없이 까인 부분이 배터리인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용량은 크기 때문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고, (모토 360의 경우 320mAh) 모토로라가 거기에다가 단가 절약을 위해 무려 4년 전에 나온 45nm짜리 공정의 TI OMAP3 프로세서를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프로세서의 공정이 작을 수록 전력 효율이 올라간다. 참고로 애플이 아이폰 6에 쓰는 A8은 20nm.)

모토 360을 처음 쓰기 시작한 날에는 그 악명을 제대로 떨쳐주었다. 6시간동안 1/3이 증발한 것이다. 대충 계산하면 18시간 정도면 배터리가 사망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그 다음부터는 훨씬 더 오래 버텨주었다. 통신 기능을 꺼놓은 상태에서는 웬만하면 배터리가 하루 이상은 갈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통신을 켜는 순간 그 수명은 순식간에 줄겠지만 말이다. 이후에 모토로라에서도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는 펌웨어를 내놓았다고 하니 좀 나아졌기를 바란다.

애플 워치가 더 기대되는 이유

IT의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늘 나오는 문제는 바로 새 기술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냐는 것이다. 웨어러블의 다양한 방향을 생각해보면 이 문제가 바로 대두되게 된다. 구글 글래스는 특히 이 문제에서 홍역을 많이 치뤘었다. 앞에 달린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 운전중 시야 분산 등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는 이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기본적으로 시계라는 기본적 폼 팩터를 타고났으니 거부감이 훨씬 적고, 늘 차는 사람들은 시계가 있는 삶이 익숙하다. 웨어러블의 미래는 결국 스마트워치 쪽이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스마트워치가 가진 숙제도 있다. 일단, 배터리다. 배터리 기술이 토니 스타크의 아크 원자로 수준이 되지 않는 한, 스마트워치의 배터리는 하루이틀 정도면 사망할 것이다. 결국 프로세서 효율에서 이를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 워치는 필요한 경우 아이폰의 프로세서를 빌려 작업을 처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른 문제는 바로 시계와 IT 기기의 근본적 정체성의 차이점이다. IT 기기의 성격상 스마트워치는 기술의 발전 등을 이유로 일반 시계보다 수명이 더 짧을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스마트워치를 기기로서 광고한다는 것도 일반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끌기엔 좋은 전략은 아니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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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출처: Apple)

이런 점에서 이번에 공개된 애플 워치는 기대가 된다. 일단, 애플은 워치를 기기라기보다는 시계의 관점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보인다. 옛날 한 모델을 고수했던 애플답지 않은 두 가지 크기에, 세 가지 바디 피니시, 그리고 여섯 가지의 밴드 등 다양한 개인화 요소들이 돋보인다. 또한 디지털 크라운은 애플이 얼마나 기존 손목시계에 대한 오마주를 보이고 있는 지 잘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조니 아이브가 그토록 싫어하는 스큐어모피즘의 귀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메인 폰은 아이폰이라는 것도 크다. 어떠한 연결 기능이 없음에도, 모토 360은 나에게 스마트워치에 대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애플 워치는 여기서 그 잠재력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모토 360에 대한 내 평을 하자면 이렇다. 안드로이드폰을 가지고 있고, 만약 지금 당장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다면, 360은 현재로서는 최고의 선택이다. 그러나 나는 좀 더 기다릴 것을 추천한다. 모토 360이나 안드로이드 웨어 모두 뭔가 완전한 완성은 아닌 기분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일단 애플 워치가 어떻게 나오는 지 지켜보도록 하자. 이제 스마트워치는 막 시작했다. 이 시장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 지, 꽤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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