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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검색을 향한 네이버와 다음의 계속되는 삽질

오늘 황당한 기사를 봤다. 결국 네이버와 다음이 애플과 구글을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소할 거란다. 이유는 바로 옛날에도 나왔던 ‘안드로이드나 iOS에 자사 검색엔진을 OS 내로 넣을 방법이 없어서’다.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와 잘한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벗어나 조금 시야를 넓혀본다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법을 일일이 따져서 이게 법에 수용되는가라는 건 일단 집어치우고 그 이유를 좀 급하게지만 조목조목 따져보고자 한다.

 

iOS의 검색 엔진 설정 페이지.

일단, 먼저 이유를 들기 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자. 안드로이드는 물론 구글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고, iOS는 구글을 기본으로 걸어두고 빙과 야후를 설정에서 원하면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바로 이게 네이버와 다음에게는 아니꼽게 보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OS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대단한 파워를 가진다. 물론 우리나라의 누리꾼들은 물론 네이버와 다음을 주로 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브라우저나 앱 장터에서 일일이 찾아서 할 만큼 네이버빠나 다음빠가 많은건 아니다. 그러고나니 그냥 있는 걸 쓰기 마련인데, 상황이 그렇다보니 모바일 검색에서는 현재 네이버가 과반을 겨우 넘긴 상황(51.9%)이고, 구글이 약 16.1%. 참고로 네이버는 데스크톱 검색에서는 무려 73.1%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구글의 데스크톱 검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5~2%. 그에 비하면 구글이 모바일 검색에서 이룬 것은 네이버와 다음을 발등에 불붙은 통나무를 떨군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출처)

결국 요즘 대세는 모바일이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검색시장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모바일 검색이 궁금할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 있다면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데스크톱 검색보다 훨씬 쿼리수가 더 많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가 없어서 확인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상황은 설명이 된다.

이제 반대로 이 제소가 결국은 뻘짓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모두 해당되는 것이고, 하나는 안드로이드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세계화다. 구글과 애플은 OS를 디자인할 때 한 국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를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파는 아이폰에도 한글 키보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iOS 같은 경우 해당 국가의 법규에 따른 몇 가지 설정(예: 우리나라는 카메라 셔터음이 무음 모드에서도 터지는 것이 의무라 우리나라에 출고되는 기기는 설정이 바뀌어있다)을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버전으로 배포한다. 이는 애플이 업데이트를 내놓기도 훨씬 좋고, 개발자들 또한 국가별로 버전을 맞출 필요 또한 없어지니 더 편리하다. (물론 이덕에 미국 스토어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이건 논외로)

여기서 아까 네이버와 다음이 생각하는 점에 반박해보자: 정말 전세계에 똑같이 네이버 검색창을 띄워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들이 충분히 세계화된 검색엔진이냐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당연히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같은 경우, 검색 엔진 자체가 지원하는 언어만 133개다. (이 지구에 언어가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근데 네이버나 다음은? 내가 듣기로는 네이버는 일본에 진출했다가 탈탈 털리고 철수했고, 다음은 진출한 적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라이코스를 인수하고 그런 일은 있었지만.) 이런 상황인데 과연 애플이나 구글이 검색엔진을 넣어달라고 해서 넣어줄까? 이렇게 보면 실로 우물안 개구리같은 발언이 아닐 수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같이 세계화가 전혀 되지 않은, 순수 토종의 검색엔진(혹은 포털)이 시장을 독점하는 나라가 드물다. 예를 들어, 유럽을 보면,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구글이 제2의 스카이넷이라니까) 이러니 이런 사례가 세계 최초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아까 말했듯이 안드로이드에 국한되는 얘기인데, 아마 대충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가실 거다. 바로 안드로이드는 어디까지나 구글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픈 소스고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이의 목적을 지난번에 엔가젯의 글을 번역한 포스트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바로 구글의 검색을 더 노출시켜 광고 수익을 더 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런 목적으로 태어난 안드로이드인데, 여기에다가 네이버와 다음을 넣어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쇠고기와 우유를 생산하는 거대 목장에 찾아가 ‘우리 우유 좀 끼워팔아주세요’라고 사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다. 구글에 가서 따지느니 차라리 국내 제조사나 통신사에게 샤바샤바해서 OS 차원에서 검색을 기본 탑재하는 게 훨씬 더 빠른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버라이즌과 이러한 샤바샤바를 통해 빙이 일부 안드로이드폰에 올라갔다. (삼성 패시네이트 등) 결국 이러한 폰들은 IT 언론들에 의해 희생양으로 간주됐지만. 굳이 네이버나 다음이 어떠한 글로벌 지원이나 마인드도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에 출하되는 OS에 전부 검색을 탑재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결론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와 다음의 이러한 행보는 결국 삽질이 될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수긍한다 한들, 과연 구글이나 애플이 이를 수용할 지 또한 문제가 된다. 게다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들어올 때마다 이 삽질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당장 올해 내로 들어올 윈도우 폰 7부터 이제 HP 소유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웹OS도 들어올만한 상황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위한 멋진 앱을 개발하지는 못할망정 계속 이렇게 눈가리고 따지고 있으면, 지금 겨우겨우 이루어놓은 한국 스마트폰 생태계를 파괴해서 다시 우리나라 통신 시장을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으로 돌려놓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쯤 되어야 네이버나 다음도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깨닫게 될까? 모바일 검색이 사라져야 좀 충격과 공포가 들겠지 이 거지깽깽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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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icrosoft. (English)

Microsoft. Believe it or not, it used to be my dream company. The story of Bill Gates founding Microsoft after dropping out of Harvard is a story I read multiple times on a book. I was so into it once that I installed Windows Vista RC1 on my crappy Vaio laptop. (Slover, I know you’re chuckling.) In the end, it was a difficult path back to XP, and Vista kinda… bombed itself.

Anyhow, Microsoft isn’t what it used to be. Well, it has been a while since it has not been what it used to be. This I thought when I looked through the history perspective of Mobile Division within the company. (If such thing exists) First, let’s remind ourselves of what Microsoft was doing while all the smartphone revolution was going on. When Windows Mobile 6 was being unveiled in early 2007, a little company in the south led by some guy with black turtleneck and jeans named Apple unveiled its first mobile phone, the iPhone. A browser with the capability of browsing the full internet, and a beautiful user experience totally incapacitated people, even after considering that it had no support for third-party applications, no copy and paste, nor it could browse the web in 3G. Especially, after App Store came in the very next year, iPhone became the global phenomenon. Then, guess what Microsoft did meanwhile all of this. It has upgraded Windows Mobile from 6 to 6.1. That was it.

Windows Mobile 6.1

After that, this kind of situation just went on. When Apple unveiled iOS 3 and iPhone 3GS, Microsoft abruptly announced Windows Mobile 6.5. I’m not joking when I’m saying it was abrupt. See, Microsoft had to make up for the gap between Windows Mobile and the next OS which was about to be Windows Phone 7, because it was delayed. That was where 6.5 came in. For an update that was never intended, 6.5 had a new user interface that was little bit more user friendly to touch screen. But still, the inside was the old version 6.

Windows Mobile 6.5.3

The press were not kind. ZDNet said, “for all practical purposes, Windows Mobile is a dead platform”, while CNET went a bit further by saying, “Windows Mobile has now been relegated resolutely to has-been status.” New York Times reported that OEMs were abandoning Windows Mobile in favor of Android.

Samsung Omnia 7 running Windows Phone 7

The next year, Microsoft finally announced Windows Phone 7, which was built from scratch. Even I think about it now, it had pretty revolutionary elements, such as live tiles, and UI designs. It felt like they stole some people from Xbox division, which is the most innovative part of Microsoft, in order to build the OS. (Probably that’s why it was delayed)

The problem, however was the fact that Microsoft came in too late into the game. The market share of Windows Mobile has already fallen to a single-digit number, and iOS, of which the Windows Mobile was ahead of, screamed it past, almost doubling the market share. Even worse, after the announcement in February 2010, it took 9 months to be released to average Joes. Now, it is time to answer the question above. iPhone was announced in January 2007, so it took Microsoft… 3 years to announce something that we can call ‘modern smartphone OS.’ Further, it took 3 years and 5 months, if we count both OS’ release date. (iPhone: June 2007, Windows Phone 7: November 2010) Anyway, during those 9 months, Android managed to grow its market share by 8 times, while Windows Mobile had to divide that single-digit number into 4. Still, we have to wait for the Q4 2010 results of smartphone market share to show up, but according to various articles, it does not look bright.

Smartphone OS market share of Q3 2010 and Q3 2009, provided by Gartner

Worse news: Microsoft is about to repeat this. Again. Yes, it’s about the tablet thingy, and according to some media outlets, there won’t be a Windows tablet of some kind until Fall 2012. FALL. 2012. Next year. Still one and a half year to go. Hell, I’d already be halfway through my military service by then. Are you kidding me, Microsoft? I will not even go on saying that Microsoft is looking into adopting the desktop version of Windows, instead of its mobile counterpart, namely Windows Phone 7. (Wait a minute, I just did it, didn’t I? Dang it!) That is something of a preference issue, since some people I have talked to actually preferred putting full Windows on a tablet. (Which, no offense to them, I don’t totally get.) But then, there is an issue of Microsoft’s optimization, which I don’t think it will go so well.

Xbox 360 motion controller, Kinect

Not all Microsoft division are this blue. My favorite division, as I mentioned above, is Xbox. (I think it’s under Home Entertainment or something like that) It estranges itself from other parts of Microsoft by being innovative. For example, Kinect sensor itself was very revolutionary, though software was a total crap. However, all the rest is… meh. The worst parts out of all though, are Mobile and Windows. Then, I guess it is time for growling at Windows division. I really wonder they even have a slightest of intention of rewriting Windows from scratch. If we just look at the Windows development thus far, all of them are based on the previous version. (Even Vista is based on Windows Server 2003) I actually feel sympathy, since Windows has a vast array of legacy applications, and the only way to preserve the compatibility is by not rewriting everything. Though I must say, I was quite scared by watching 20-year-old programs working just fine on Windows 7. However, the flipside is that it takes longer and longer to develop it (cue Vista), and the performance and efficiency keeps dropping. Meanwhile, Apple has completely rewritten Mac OS on regular basis, with OS X being the latest rewrite attempt.

In conclusion, the problems of Microsoft largely can be divided into two parts: 1) It cannot catch up with trends. It takes years to react to the trend. 2) It cannot throw away its ancient artifacts. In order to solve this, something inside the company has to change. Since it is most likely the size of the company that is causing the former, something has to be done to improve its efficiency. For the latter part, Microsoft has to boldly go where Apple has already gone before. (Like it did with Windows Phone 7) Then what else? Should Bill Gates come back? … Damn, I miss that guy.

[Images from: Wikipedia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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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에게.

마이크로소프트. 한때 내 우상이었던 회사였다. 하버드를 중퇴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기는 어릴 때 전기집으로 몇 번은 읽었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었다. 한때는 윈도우 비스타에 빠져 메인 노트북에 RC1을 설치하는 모험(!)까지 하기도 했다. 결국 힘겹게 XP로 돌아와야 했고, 비스타는 참담하게 실패했지.

어찌됐든, 요즘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옛날같지 않다. 뭐 옛날부터 옛날같지 않았지. 이는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사업부 (실제로 그런게 있는진 모르겠지만)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일단, 구닥다리 플랫폼인 윈도 모바일에서 윈도우 폰 7까지 움직이는데 걸린 시간을 생각해보자. 윈도우 모바일 6가 2007년에 첫선을 보였을때, 남쪽에 위치한 애플에서는 아이폰을 선보였다. 풀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인터넷 브라우저, 미려한 UX 등은 당시 써드파티 앱 미지원, 복사 붙여넣기 등의 기본적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홀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다음해에 앱 스토어가 출범된 이후로는, 스마트폰계의 독보적 강자로 떠올랐다. 이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뭘 하고 있었는가? 윈도우 모바일 6에서 6.1로 올라갔다. 그게 다였다.

Windows Mobile 6.1

그 뒤로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다리 찢어지는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다음해, 애플이 iOS 3와 아이폰 3GS를 내놓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급히’ 윈도우 모바일 6.5를 내놓았다. 이건 괜히 지어낸 말이 아니다. 당시 개발을 시작한 윈도 폰 7이 예상보다 늦게 나올 것같아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전혀 예정에 없던 빌드였는데도 불구하고, 6.5는 나름 터치 스크린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내부는 같은 구닥다리 6버전이었다. 옴니아 2의 업그레이드 논란이 벌어졌던것도 바로 이 6.5였다.

Windows Mobile 6.5.3

당시 IT 언론들은 잔인했다. ZDNet (한국 찌라시 버전 말고)은 “윈도우 모바일은 죽은 플랫폼이나 다름없다”고 말했고, CNET에서는 “윈도우 모바일은 이제 ‘그땐 그랬지’ 상태로 밀려버렸다” 라고 일격을 가했다. 뉴욕 타임스에서는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윈도우 모바일을 버리고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윈도우 폰 7을 돌리고 있는 삼성 옴니아 7.

다음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건 완전히 뒤바꾼 윈도우 폰 7을 발표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발표된 윈도우 폰 7은 참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브 타일이나, UI 디자인 등.. 꼭 회사 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인 Xbox 팀의 인력을 가져와 OS를 완성시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늦었다. 이미 윈도우 모바일의 점유율은 한자리대로 추락한 뒤였고, 1년 전에는 뒤쳐져 있던 iOS가 이제는 멀리감치 윈도우 모바일을 추월한 뒤였다. 거기에, 발표가 됐던 2월에서 한 세 달 내로 출시가 되면 좋으련만… 거기서 또 9개월 뒤인 11월에야 정식 출시가 됐다. 결론적으로 맨 위 질문에 답하자면, 3년하고도 10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 사이에 안드로이드는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고 (가트너의 자료에 따르면, 1년동안 무려 8배의 성장률이었다), 윈도우 모바일의 점유율은 거기서 또 1/4토막이 나고 말았다. 아직 작년 가트너의 2010년 4/4분기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각종 기사들로 봐서는, 별로 상황이 희망적이진 않다.

2010년 3/4분기와 2009년 3/4분기의 스마트폰 OS 점유율 (출처: 가트너)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실수를 반복하려 들고 있다. 바로 태블릿에 관한 소식인데, 2012년 가을까진 없단다. 2012년. 가을. 내년이다. 아직도 1년 반 뒤의 미래다. 그때쯤이면 벌써 내 군대생활의 반이 흘러갔을 때이다. 장난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OS (윈도우 폰 7) 기반 대신, 데스크톱용 윈도우 기반으로 태블릿을 만들으려 한다는 것은 언급도 하지 않겠다. (했군. 젠장!) 그거야 뭐 기호가 갈릴 일이니까. (실제로, 아이패드나 허니콤같은 태블릿 전용 OS 대신 윈도 7을 선호한다는 분들이 몇분 계셨다. 난 아니다.) 다만, 그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적화를 잘해줘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암울하다.

Xbox 360용 모션 컨트롤러인 키넥트.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사업부들이 이런 건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업부는 바로 Xbox 팀이다. 제일 발전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의 키넥트는 소프트웨어가 좀 병맛같긴 했어도, 센서 자체는 혁신적이었다. 얼마나 혁신적이었으면, 내가 작년의 가젯에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순위권에 들이는 이변이 펼쳐졌겠는가? 하지만, 다른 사업부들은 전부 지지부진하다. 그중 가장 최악인 곳이 바로 모바일 사업부와 윈도우 사업부인 것 같다.

모바일 사업부는 앞에서 신랄하게 깠으니, 이제 윈도우 사업부를 까자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언젠가 완전히 다시 만들 생각을 하고 있긴 할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모두 구 버전을 기반으로 손본 것들밖에 없다. 그나마 윈도우 폰 7은 완전히 새로 쓰긴 했다만, 윈도우는 도무지 ‘이전 버전과의 호환성’을 이유로 도무지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 아주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워낙 윈도우는 프로그램 수도 많다 보니 그거 호환성 다 생각하려면 버리기가 힘들다. 실제로 윈도우는 미친 정도의 하위 호환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윈도우의 개발 기간도 길어지고 (비스타는 뭐… 할말이 없지) 점점 성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다소 비효율적이랄까.

결론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반적 문제는 두 가지로 나뉜다: 1) 트렌드를 못 따라잡는다. 트렌드에 반응하는데만 몇년이 걸린다. 2) 구시대적 유물을 못 버린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려면, 뭔가 내부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단 트렌드에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거대한 회사의 사이즈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뭔가가 필요하고, 구시대적 유물을 못 버리는 건, 비난을 받을 지라도, 언젠가는 버려야한다. (윈도우 폰 7이 그랬던 것처럼.)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빌 게이츠가 돌아와야 하는 것일까? 문득 게이츠 아저씨가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워진다.

[사진출처: Wikipedia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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