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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iPad mini with Retina display

이제는 진짜다.

1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실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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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아이패드 미니.

원래 애플은 소형 태블릿 시장을 탐탁지 않아지 했다. “7인치 태블릿은 나오자마자 사망합니다(Dead-on-arrival).”이라고 말했던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었다. 잡스 사후, 소형 태블릿 시장이 활성화되자 애플은 오랫동안 소문으로 돌았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지만, 프로세서는 1년 반 전의 A5, 해상도는 768×1024의 구형 해상도였다. 언론은 “애플이 삼성의 대세에 따르기 시작했다”고 열심히 언플을 해댔지만, 이때까지만해도 애플은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적 제품임에도 아이패드 미니는 많이 팔려나갔다. 이제 애플은 이 실험이 성공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2세대에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 게임을 시작하지

익숙하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전세대 아이패드 미니에서 유일하게 바뀌지 않은 것이 디자인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디자인은 5세대 아이팟 터치가 기반이 되었고, 현세대 아이폰인 아이폰 5s도 같은 디자인을 쓰고 있는 데다가, 아이패드 미니의 디자인을 늘린 아이패드 에어까지 나와서 그다지 디자인을 바꿀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다. 포트 구성도 기존 아이패드의 구성 그대로다. 오른쪽에 다기능 스위치와 음량 버튼, 위에는 전원 버튼과 셀룰러 모델에 한해 셀룰러 안테나가 위치하는 띠, 아래쪽에는 스테레오 스피커와 라이트닝 포트가 그대로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가장 디자인이 잘 빠진 태블릿 중 하나다. 알루미늄판 하나를 통짜로 깎은 유니바디 구조로 만들어진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단단하면서도, 가볍다. 331g이라는 무게는 사실 전세대와 비교할 때 늘었고, 두께도 소량 늘었다. 이게 다 후술할 배터리 때문이다. 확실히 전세대와 현세대를 같이 들어보면 무게 차이가 느껴지나, 실생활에서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이패드 에어의 20% 이상 가벼워진 무게에 비하면 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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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그레이끼리 모아두면 완벽한 깔맞춤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외장 변화는 아이폰 5s와 유사하다. 이전 모델에서의 산화알루미늄 도장이 까지는 이유로 블랙 & 슬레이트가 스페이스 그레이로 대체됐다. 골드는 추가되지 않았는데, 이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이폰 5s의 크기에나 골드가 괜찮아보이지, 아이패드 크기에서는 좀 이상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제품은 스페이스 그레이였는데, 역시 스페이스 그레이인 내 아이폰 5s와 완벽한 깔맞춤이다.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미니 리뷰(요즘은 KudoTouch라 부른다)에서 나는 당시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용 이미지에서 한 손을 쫙 뻗어서 잡는 모습을 보고 해보니 매우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건 지금도 그렇다. 당연하지, 크기가 안 변했는데. (애플도 이번 아이패드 미니 홍보용 이미지에서 한 손을 쫙 뻗어서 잡는 사진은 빼버린 듯하다.) 여전히 한 손으로 베젤을 쥐는 것이 좀 더 편하다. 물론 화면이 넓어서 균형이 불안 불안한 것은 없지 않아 있지만, 스마트 커버가 있으면 잡기가 훨씬 쉬워진다. 왼쪽의 자석 경첩(?) 부분이 손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어차피 9.7인치짜리 아이패드에 비하면 꽤 가벼워서 한 손으로 드는 데 부담이 전혀 없다.

아마 스페이스 그레이 외장을 고르지 않은 이상,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전 세대와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둘을 갖다놓고 뭐가 뭔지 맞추라 그러면 쉽게 고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물론 화면을 켜기 전까지는 말이다.

빛나는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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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빛나는 종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7.9인치에 2048×1536의 해상도를 박아넣은 아이패드 미니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정말 선명함 그 자체다. 인치당 326픽셀의 화소 밀도는 아이폰 5s와 같고, 태블릿 중에서는 가장 높다. 이 선명함 덕분에 이전 아이패드 2에서조차 읽기 어려웠던 글자들이 더 작은 화면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아이러니를 가지게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덕에 아이패드 미니의 작은 화면이 가졌던 단점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셈이다. 특히 가독성의 향상 덕분에 눈만 좋다면 9.7인치 아이패드에서나 볼 수 있다는 PDF 파일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오래 보는 것은 별로 추천할 만한 것은 아니다. 텍스트가 작아서 눈이 아픈 건 여전하다.) 만약 아이패드 미니의 서체 크기가 너무 작다 싶으면 설정에서 크기를 조정해주시면 낫다. (이것은 iOS 7의 다이내믹 폰트 API를 지원하는 앱이면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사파리 글은 될 수 있으면 읽기 도구로 보시면 좀 쾌적하게 읽으실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초기부터 화면의 색재현율이 문제가 되었다. 그 말인즉슨, 최근 애플의 제품들은 색재현율이 100%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아이패드 미니는 60%대의 색재현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는 과정에서 공정상의 한계로 색재현율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확실히 아이패드 에어, 하다못해 아이폰 5s와 비교를 해봐도 색재현율의 한계는 눈에 보인다. 하지만 굳이 비교하려 들지 않는다면 엄청난 선명함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색재현율을 해상도에 희생시킨 애플의 결정은 잘했다고 보이는 게 이 이유에서다. 솔직히 색재현율보다는 해상도가 사람들에게 더 눈에 띄는 요소니까. (그리고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색재현율도 현세대와 비슷했으니, 정확히 말하면 다운그레이드는 아니다.)

구세주 A7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은 바로 내부 칩셋 덕이 크다. 무슨 말이냐? 이전 아이패드들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한 방법은 기존 아이폰의 A5나 A6 칩에 그래픽 코어만 네 개로 늘리는 형식이었다. 즉, 일종의 마개조 칩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3세대 아이패드에 들어간 A5X와 4세대에 들어간 A6X다. 이런 마개조를 하게 되면 칩의 크기가 커져 전력 효율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된다. 그나마 이전 아이패드들은 배터리 크기를 어느 정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 덕분에 더 두꺼워지고 더 무거워졌다.) 문제는, 아이패드 미니에 이러한 마개조를 했다간 엄청나게 두껍고 무거운 미니가 탄생할 게 뻔했다.

아이폰 5s에서 데뷔한 A7은 마치 이러한 아이패드 미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구세주 같다. A7은 프로세서 자체의 크기를 더욱 줄이고, 기본으로 네 개의 그래픽 코어를 박았기 때문에 마개조 없이도 아이패드의 레티나 해상도로 충분히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그래픽 처리성능을 지니게 되었다. 사실 이럼에도 나는 애초에 아이폰을 돌리도록 설계된 칩셋이 아이패드의 레티나 해상도를 문제없이 돌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리얼 레이싱 3을 해보자 그러한 내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해상도가 훨씬 큰데도 오히려 아이폰 5s보다 더 부드럽게 돌아갈 정도다. 프로세서 클럭은 5s와 같지만, 아마 열처리 면에서 아이폰보다 용이하다보니 그래픽 쪽 주파수를 늘렸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실제로 열처리와 배터리 용량에서 훨씬 유리한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폰 5s와 아이패드 미니보다 프로세서 클럭이 0.1GHz 높다.)

하지만 아이폰은 1GB 메모리가 문제가 없다 치더라도, 아이패드에까지 메모리를 1GB로 제한한 것은 애플로서는 실수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 (조금 있다 다룰) iOS 7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큰 실수다. 일단,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는 화면 크기에다가 그에 상응하는 해상도 때문에 메모리를 더 잡아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상도가 보통 해상도여야 말이지…)

아이폰 5s와 마찬가지로 동작 보조 프로세서인 M7도 같이 들어간다. 하지만 늘 가지고 다니니까 쓰임새가 많은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에서는 달리 쓸데가 없다. 물론 이걸 개발자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쓸 곳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새로운 아이패드에는 MIMO 기술이 탑재된 무선랜이 들어간다. MIMO는 Multiple-In, Multiple-Out (다중 입력 및 출력)의 약자로, 두 개의 무선랜 안테나를 달아 전송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실제로 아이폰 5s랑 비교할 때, 속도뿐만 아니라, 안테나 성능이 체감적으로 더 빠른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 잡지 못하는 와이파이를 아이패드는 잡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셀룰러 신호 성능에서도 앞섰다. 미국에서 테스트할 때, 동일한 장소에서 티모바일 신호를 아이폰은 4G(HSPA+)로 잡는 반면에 아이패드는 LTE로 잡았다.

전력을 더 잡아먹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때문에 배터리 성능 또한 걱정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이 걱정도 덜어준다. 애플이 주장하는 10시간을 거의 문제없이 채운다. 그것도 게임 돌리고, 하드웨어 가속 동영상을 돌리는 가혹한 환경에서. 아마 평상적 웹서핑이나 독서, 트위터 등에서는 더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굳이 이걸로 사진을 찍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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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의 카메라는 그냥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좋겠다.
성능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용도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예전 아이패드 미니의 500만 화소 F2.4 카메라를 그대로 채용했다. 카메라 렌즈는 아이폰 4s에서 워낙 호평을 받은 렌즈이니 기본적인 질은 참 좋은 편이다. 동영상도 잘 찍히고. 전면 카메라는 아이폰 5s와 5c와 같은 개선된 페이스타임 HD 카메라로, 저조도에서 훨씬 유리하다.

많은 분이 “왜 아이패드에는 아이폰보다 못한 카메라를 탑재했냐”고 물으실 거라 생각한다. 현재 아이패드의 카메라는 2012년 3세대 아이패드가 채용한 것과 동일한 상황. 그것도 그럴만한 것이, 애플은 아마 사람들이 아이패드로 사진을 많이 찍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사실, 나만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더 버지의 조슈아 토폴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I’m going to start this section by just stating, once again, that I believe 10-inch tablets with rear cameras are a ridiculous idea. An idea, perhaps, best reserved for moments of desperation or raw circumstance — like it’s the only camera you have around when your cat begins doing something hilarious.

나는 (카메라) 섹션을 시작하면서 후면 카메라가 있는 10인치 태블릿은 정말 황당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정말 절박하거나 극한 상황에서나 생각나는 아이디어이지 않을까 싶다 — 여러분의 고양이가 매우 재밌는 행동을 하는데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이것뿐이라던가.

I don’t care who you are, what you do for a living, or where you come from: it’s impossible not to look like a total nerd when you’re in public snapping pictures with something that is literally the surface size of four point and shoot cameras.

여러분이 누구이던, 뭐로 돈을 벌던, 어디서 왔던, 네 대의 똑딱이 카메라 면적의 기기로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다니면 괴짜라는 소리를 안 듣기가 어렵다.

(2012년 3세대 아이패드 리뷰에서)

As you may know, I’m not a fan of people taking photos with tablets. Just as with previous models I’ve tested, I find the act to be not only awkward, but embarrassing as well. The slightly more diminutive size of the iPad mini does make the experience slightly better…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전 모델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색할 뿐만 아니라 매우 창피하다. 아이패드 미니의 아주 약간 더 작은 크기는 그 경험을 아주 약간 낫게 하긴 하지만…

(2012년 1세대 아이패드 미니 리뷰에서)

그런데 생각외로 이러한 “극한 상황”을 맞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가보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다보면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화면이 커서 구도 잡기가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DSLR로 찍는 거보다 더 “나 사진 찍어요!”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아이폰으로 찍자.

소프트웨어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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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7은 아이패드에서 여전히 공간활용을 못하고 있다.

작년에 배포된 iOS 7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변경시켰다. 이 디자인의 변경 범위는 너무나도 넓어서 이전 디자인 요소가 남은 곳이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아이폰용 iOS 7에 관한 이야기는 이전에 쓴 iOS 7 리뷰를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으니, 여기서는 아이패드용을 한 번 보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어떻게 보면 아이폰용보다도 더 난장판이다. 안 그래도 원래 아이패드에서의 iOS는 아이폰을 여기저기 늘인 성격이 강했는데, iOS 7에서는 그게 더 두드러져 보인다. 제일 큰 문제가 음악 앱인데, 아이패드의 방대한 공간 활용을 전혀 못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애플이 기타 플랫폼과 차별되는 아이패드용 써드파티 앱의 다양한 공간 활용성을 치켜세우면서 기본 앱에는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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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대체 어쩔 셈인가.

안정성 또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아이폰 5s에서도 나를 괴롭혔던 리스프링 현상이 아이패드에서는 더 자주 나타난다. 이 이유로는 아이폰의 해상도에서는 거의 문제가 없는 1GB의 메모리가 해상도가 훨씬 큰 아이패드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게 꼽히고 있는데, 일리는 있는 말이지만 만약에 애플이 1GB의 메모리가 iOS 7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면 소프트웨어로 그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단 아이폰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iOS 7.1에서 눈에 띄게 많은 면이 향상되었으니, 아이패드도 그걸 기대해볼 만 하다. 그러나 레이아웃의 전반적 문제는 iOS 8을 기약하게 되었다.

같으면서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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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예전에는 아이패드를 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쓸 수 있게 해준다.

난 이번 아이패드 미니를 사기 전까지는 계속 9.7인치 아이패드(1세대와 2)를 썼었다. 작년에 1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을 때, 나는 “이게 내 다음 아이패드구나” 싶었다. 아이패드를 야외에서 많이 쓰는 나로서는 휴대성이 중요했는데, 늘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고, 아이패드가 필요한 곳에서 꺼내기에도 좀 큰 크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아이패드로 생산적인 일을 해볼까 했으나 그러기에는 맥북이 훨씬 낫다는 것도 깨달았고 말이다. (맥북 에어와 아이폰을 가진 내 친구는 아이패드는 영 끌리지 않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말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일단 (겨울 한정이지만) 재킷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겨울 한정이지만) 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할 때가 오더라도, 반 정도의 무게인 데다가 훨씬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크지 않다. (아예 미니를 위해 새로운 가방을 하나 샀을 정도다.) 지하철에서 서 있는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꺼내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세로 타자 훨씬 편해지기 때문에 서서도 뭔가를 쓸 수도 있다. (전쟁과 평화를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만.)

작아진 크기가 아이패드로서의 사용성을 해치는 것도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아이패드 앱이 완벽하게 구동되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가 작을 뿐이지, 9.7인치짜리 아이패드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아이패드 미니에서 할 수 있다. 이것은 이 정도 크기의 태블릿 중에서는 상당히 큰 장점로 다가온다.

그러나 아이패드의 크기가 작아지니 콘텐츠 소비용의 측면이 더 확연히 드러나는 느낌이다. 이 크기에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이 9.7인치 아이패드보다는 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아이패드 미니로는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읽고, 게임도 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주로 하는 자신을 주로 발견하게 된다. 확실히 9.7인치와 비교했을 때 용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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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세대 9.7인치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에어가 가벼워지고 작아져서 더는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크기에서 오는 이점이 사라졌다는 분들이 있었다. 만약에 미니가 사양이 에어보다 뒤처졌다면 정말로 이점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니도 에어와 사양을 맞췄기 때문에 그저 아이패드 에어보다 작은 아이패드로서의 위치를 갖추었다. 잠재적 구매자들로서는 엄청난 고민인 것이다. “두 대 다 사라”는 팀 쿡의 아름다운 조언도 있지만, 정말 한 대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이런 조언을 하고 싶다. 만약에 아이패드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집 밖으로 들고나갈 일이 없다면 당연히 에어를 추천한다. 하지만 밖에 들고나갈 일이 많다면?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있다. 작년까지의 미니는 작은 이점은 있지만 성능 면에서 희생을 해서 소비자들이 망설이던 모델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이전 아이패드 미니는 실험이었다. 이제는 진짜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Apple iPad mini with Retina display

  • 형태: 태블릿
  • 화면: 200.7mm (7.9″) IPS “레티나 디스플레이” (2048×1536, 2.54cm당 326픽셀)
  • 프로세서: 애플 A7 (1.3GHz “사이클론” 듀얼 코어 CPU + PowerVR G6430 쿼드 코어 GPU) + M7 동작 보조 프로세서)
  • 가용 메모리: 1GB LPDDR3 RAM
  • 저장공간: 16/32/64/128GB
  • 카메라: 500만 화소 F2.4 후면 카메라 + 120만 화소 FaceTime HD 전면 카메라
  • 연결 방식: GSM, CDMA, EVDO, 3G, HSPA+, LTE / 802.11n 듀얼 밴드 Wi-Fi, 블루투스 4.0
  • OS: iOS 7 (2014년 2월 6일 현재 최신 버전 7.0.4)
  • 가격: 50/65/62/77/74/89/86/99.9만원 (16 와이파이/셀룰러/32 와이파이/셀룰러/64 와이파이/셀룰러/128 와이파이/셀룰러)

장점

  • 빛나는 종이인 레티나 디스플레이
  • 태블릿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디자인
  •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잡은 A7
  • 들고 다니기 딱 좋은 크기임과 동시에 가지는 아이패드로서의 사용성

단점

  • iOS 7의 난장판
  • 작은 태블릿치고는 약간 비싼 가격

점수: 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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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Mac Pro

어제 이어폰이 안 들어가다가 갑자기 들어간 문제 때문에 아이패드 점검을 하러 잠깐 애플 스토어에 갔었다. (결국 예약이 다 차서 오늘에야 다시 점검받았다. 다행히도 정상이라고.)
수리하러 간 김에, 나는 내가 아직 한 번도 못 본 것을 한 번 보기로 했다. 바로 맥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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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우 크게 보이도록 찍긴 했지만, 사실 매우 작다.
그리고 사진 자체는 좀 검게 나오긴 했지만, 미칠 듯한 광택의 스페이스 그레이 외장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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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5s를 세워보았다.
대강 얼마나 큰 지 실감이 나시시라.
맥월드에서 아이패드 에어를 갖다댄 적이 있는데, 딱 그 정도 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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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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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외장 포트가 많은 맥은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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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권장(?) 기본 셋업.
물론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4K도 아니거니와, 4K 썬더볼트 디스플레이가 당분간 나오기는 틀렸다는 함정이 있긴 하지만…

몇 가지 메모.

  • 더 버지 리뷰에서 말한 대로, 공기를 아래서 끌어모아 위로 올려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내가 사용했을 당시 별로 부하가 가는 작업을 하지 않아서 그런 지 나오는 공기가 시원했다. 심지어 썬더볼트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발열보다 훨씬 차가웠을 정도다.
  • 지문이 잘 묻는 편이다. 하지만 알루미늄의 광택 처리 덕분인지 그 지문이 아주 잘 보이지는 않는다. 반사는 매우 잘 된다.
  • 크기에 비해 많이 묵직한 편이다. 휴대는 아주 먼 출장을 갈 때나 하시는 것을 권장한다.
  • 깔린 앱 중 프로 앱이 없어서 실제 성능은 테스트하기 어려웠지만, 최소한 사파리 불러오는 속도나 아이포토에서 샘플 사진 불러오는 속도를 볼 때 I/O 속도가 미친 듯이 빠르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가지고 싶지만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그림의 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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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Sony PlayStation 4

선택과 집중.

지난주에 게임중독법이 난리인 가운데 소니의 최강 마약 살포제 플레이스테이션 4 (PlayStation 4, 이하 PS4)가 출시되었다. 경쟁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은 아직 국내 출시가 불투명한 가운데, 어제서야 PS4를 만져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그걸로 줄곧 게임만 해대서 기기 자체를 제대로 살펴볼 기회는 없었지만, 뭐 살다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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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누운 면의 폭이 아이폰 5s의 폭과 맞아떨어진다. 그만큼 얇다.

PS4의 디자인은 1세대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한다. 콘솔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얇아지고, 더 작아진 세대가 나오기 마련인데, (PS3도 이후에 2세대 슬림, PS4에 맞춰 3세대 슬림이 나왔다.) 이미 PS4부터 상당히 작다. 이게 작으냐고 물으시는 분들은 기회가 되면 1세대 PS3와 비교해보시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실 거다. 전면에는 USB 3 포트가 두 개 있는데, 이는 보통 듀얼쇼크 4 컨트롤러를 충전하는 데 쓰인다. PS4는 가로로 눕히든 세로로 세우든 어느 방향으로든 문제없이 쓸 수 있는데, (내가 시연한 환경은 세로로 놓고 쓰고 있었다.) 이왕이면 가로가 안정적이긴 하다. 최소한 PS4는 선택이라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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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쇼크 4는 예전에 비해 그립부를 두툼하게 만들어 잡기 더 좋게하려고 노력한 점이 보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이제 듀얼쇼크 4를 살펴보자. PS3 때 특허 문제가 생겨 진동을 뺀 SIXAXIS라는 흑역사를 만들었던 때와 달리, PS4에는 듀얼쇼크 4를 기본 컨트롤러로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듀얼쇼크 3보다 좀 더 두툼해진 느낌이다. 아무래도 기존 듀얼쇼크 디자인이 너무 얇아서 장시간 잡고 있으면 손이 아파져 오는 것을 의식한 듯하다. (편하게 꽉 잡고 있지를 못하니 손이 아파져 오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두껍게 하고도 여전히 엑스박스 컨트롤러에 비하면 좀 불편하다. 특히 트리거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컨트롤러의 그립에서 손이 들리는 현상이 여전하다. 이는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아무리 그립 부분을 두텁게 만들어도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하다. 생각해보면 사용하는 사람의 손 크기를 많이 타는 것 같기도 하다. 손가락이 갸날픈(…) 나와 달리 사진처럼 손이 두툼한(…) PS4 주인 프렘군은 자기한텐 딱 맞는다고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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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쇼크 4의 모양은 그대로지만, 세세한 부분은 다 바뀌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듀얼쇼크 4의 가장 큰 추가적 부분은 바로 터치패드이다. 예전에 소니 로고와 스타트, 셀렉트, PS 버튼이 있던 부분에 크게 자리 잡았는데, (PS 버튼은 저 아래로 밀려나 버렸다.) 문제는… 이게 쓸 곳이 많지 않다. 게임마다 또 이걸 적용하는 여부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시험 삼아 플레이해본 니드 포 스피드: 라이벌에서는 터치 패드가 전혀 안 쓰이는 데 반해,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파악한 바와 PS4 주인이 증언하는 바로는 없다.) 어쌔신 크리드 IV: 블랙 플래그에서는 지도 내비게이션에 쓰인다고 한다. 아마 PS4 독점 게임에서는 장점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긴 하나, 멀티플랫폼 게임에서는 별다른 장점을 부각하진 못한다.

충전 방식은 듀얼쇼크 3 때에는 미니 USB였는데, 4는 마이크로 USB로 변경되었다. 소니가 표준을 따르는 몇 안 되는 경우 중 하나다. 그나마 요즘은 카메라에도 마이크로 USB 충전 기능도 더하고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듀얼쇼크 3 때 하도 너덜너덜해져서 욕을 먹은 트리거도 4에서는 내구성을 상당히 보강한 모양새다. 앞쪽 아래에 있는 거대한 LED는 플레이어 인식용으로, 색이 바뀐다. 또한, 듀얼쇼크 4는 PC에도 추가적 드라이버 없이 호환된다고 하는데, 사용하는 API가 구형이라 호환되지 않는 게임이 꽤 된다고 한다. 그냥 PC용 컨트롤러 용도로 쓰실 거면 싸게 엑스박스 360용 유선 컨트롤러 하나 구하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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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의 인터페이스 (출처: 소니 보도자료 via InsidePlayStation)

WebGL로 구현해 화제가 된 UI는 약간 달라졌지만, PS3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따라서 PS3를 쓰시던 분이라면 크게 헷갈릴 것 같지 않다. 또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컴퓨터처럼 멀티 계정 지원에, (이건 사실 PS3 때부터 있었다.) 무려 계정별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도 있다는 점. 보안에 신경을 쓴 부분이 보인다. (PSN 관리나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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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의 아키텍처 구조. (출처: Bradford Taylor)

올해 공개된 두 차세대기의 특징은 모두 PC와 같은 x86 아키텍처를 쓴다는 점이다. (엑스박스 360은 맥이 예전에 썼던 파워PC, PS3는 셀 아키텍처를 썼다.) 이는 PC 개발에 익숙한 개발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실제로 어쌔신 크리드 4 같은 경우, PC 버전을 먼저 최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기 버전을 개발했을 정도로 PC와 차세대기 버전의 상호 개발이 상당히 쉬웠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PC판은 나중에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물론 차세대기 버전도 출시 일정 때문에 비슷한 때에 나오긴 했지만.) CPU와 GPU 모두 AMD의 것을 썼는데, CPU는 8코어짜리 재규어 커스텀 CPU, GPU는 차세대 라데온 칩이라고 한다.

그럼 이제 실제로 게임을 해보자. 시간의 제약 때문에 해본 게임은 니드 포 스피드: 라이벌 하나였는데, 그래픽이 확실히 현세대기에 비해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 일단 1080p를 기본으로 지원하다보니 해상도면에서 전세대보다 더 유리해졌고, 니트로를 쓸 때의 배기구에서 나오는 불과 아지랑이 효과 등 세세한 그래픽 효과가 많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이 게임에 한정인 문제인지는 몰라도, 프레임 저하가 있는 구간이 간간이 보이긴 했다. 아무래도 실험적으로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넣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1080p로 초당 60 프레임을 약속한 소니에게 약간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지금은 초기라는 것이다. 개발자들이 개발 노하우가 쌓이면 게임의 그래픽 효과나 전반적 성능이 향상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있다. 실제로 PS3는 셀 프로세서가 작업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아키텍처라 최적화 요령을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후문이 있다. PS4는 PC와 같은 아키텍처를 공유하기 때문에 그 기간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

처음에 PS4에서 내가 제일 이해가 안 됐던 것은 바로 소셜 기능이다. 듀얼쇼크 4에 기존의 셀렉트 버튼을 밀어버리고 공유 버튼이 추가되었을 정도로 이러한 공유 기능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나는 이 때문에 상당한 SNS 공유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생각했고, 이게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인 지 글도 썼었다. (다행인 것은, 군인 신분이었던 지라 일정이 꼬여 이 글은 출판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공유 버튼은 사실 PS4의 게임 영상 공유 기능을 활성화한다. 그 이전까지 콘솔의 게임 영상을 녹화한다는 것은 전문 장비를 갖춘 관련 미디어에서나 할 수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콘솔의 영상을 따서 특수 컨버터에 연결하고, 그걸 컴퓨터에 연결해서 녹화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도 검색해봤었거든.) PS4는 이제 이 모든 것을 콘솔 내에서 처리한다. 동영상 디코딩/인코딩을 담당하는 ARM 보조 프로세서 덕분에 게임을 하는 도중이어도 게임의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PS4는 게임플레이를 항시 녹화하고 있다가 공유 버튼을 누르면 그 시점으로부터 15분 전까지의 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게임 영상 공유가 좀 더 쉬워진 셈이다. 그러나 그 공유 버튼을 만들자고 기존의 듀얼쇼크 버튼 배치를 모두 바꿔버린 게 과연 옳은 것인지는 좀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하위호환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보면 된다. 일단, 네이티브로는 지원이 안 되고, 소니는 가이카이의 스트리밍 기술을 이용해 PS3 게임을 스트리밍 해서 하위호환성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서비스는 내년에 할 예정. 문제는 이 말도 공식적으로 제대로 한 적은 없고, 에둘러 표현했다는 점.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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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는 게이밍에 최적화된 ‘게임기’다.

사실 현세대기인 엑스박스 360과 PS3는 목적이 거의 비슷한 기기였다. 그래서 좀 더 북미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헤일로라던가 헤일로라던가…)를 제공한 엑스박스 360의 승이었다. 하지만 차세대기의 양상은 좀 다르다. 이제 두 콘솔이 향하는 곳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엑스박스 원은 게임뿐만 아니라 아예 여러분의 TV를 점령하려 한다. (그런데 여전히 케이블 셋톱박스 연결은 필요하다는 게 아이러니. 이 글을 쓰면서 아이튠즈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도 원더걸스의 아이러니. 응?) 그에 반해 PS4는 소셜 기능 등만 봐도 게임기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려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헤일로를 좋아라함에도 불구하고, PS4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러나 나라면, 특히 현세대 콘솔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 차세대 콘솔을 사지는 않겠다. 아직 바로 달려나가서 당장 사야 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 멀티플랫폼 게임들은 대부분 현세대기 버전이 있고, 차세대기 독점 타이틀도 아주 구매욕을 끌어당길 만한 타이틀은 없다. 그러한 타이틀들은 거의 모두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나라면 내년까지 기다리겠다. 그러면, 대강 어떤 콘솔을 살지 결정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가서도 PS4를 선택하게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