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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 미니 리뷰

Retina-Ready: 이 포스트는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포스트입니다.

원래 있었던 9.7인치짜리 아이패드보다 더 작은 7인치대 아이패드에 대한 루머는 정말 꾸준히 있었던 듯하다. 그 당시 루머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끝없는 루머들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었고, 애플은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이패드가 좀 더 작았으면 하고 바랐던 사람들 중 하나다. 9.7인치의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는 휴대하기에는 크기가 참 애매했다. 물론 맥북 프로를 들고 다니던 가방보다 더 작은 가방에 문제없이 들어가긴 했었지만 지하철에서도 앉아있을 때가 아니면 아이패드를 꺼내기가 참 뭣했고, (그때마다 나는 지하철에서 서서 아이패드로 뭔가를 하는 용자분들을 꼭 하나씩 보곤 했다) 아이패드를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에 아이패드는 너무 컸다. 이런 분들을 위해 드디어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다.

처음 본 아이패드 미니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다는 느낌을 준다. 내가 쓰는 9.7인치짜리 아이패드 2에 비하면 장난감같은 수준이다. 그만큼 무게도 가볍다. 9.7인치짜리 아이패드의 반 수준인 308g인데, 한손으로 들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동료인 프렘군이 직접 말하기로는, “지하철에서 서서도 쓸 수 있겠어요!” 실제로 프로모션 영상에서도 걸어가면서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그 모습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용 사진을 보면 대부분 한 손을 쫙 펴서 뒷판을 잡은 모습이 주로 나오는 편인데, 이것은 만만찮은 손 스트레칭 운동이어서 오래 잡고 있으면 손이 아파온다. (잡스: “그렇게 안 잡으시면 되죠.”) 오히려 얇은 베젤 부분을 잡는 게 더 편하다.

블랙 모델의 뒷판도 블랙으로 도장되었다. 눈에 보이기에는 잘 벗겨지는 듯하지는 않다.
화이트도 생각보다 이쁘게 나왔다. 여성분들이 상당히 애호하는 색상이 될 듯하다.

외관으로 봤을 때는 아이폰 5만큼이나 고급스럽다. 유니바디 알루미늄과 통짜 강화 유리를 다이아몬드 커팅 모서리로 접합한 모습이 유사하다. 가볍기도 하지만, 기기 자체는 상당히 튼튼한 느낌이 든다. 색은 블랙 & 슬레이트와 화이트 & 실버 두 가지로 나오는데, 두 색상 다 잘 나왔다. 화이트 모델같은 경우 뒷면이 기존 아이패드의 알루미늄 색상 그대로지만(하나 다른 점을 들자면 애플 로고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듯한 색이다), 블랙 모델은 뒷판이 도색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블랙이다 싶었지만, 직접 보니 잘 모르겠다. 무튼 어느 색상으로 사시던, 손해볼 것은 없다. 둘 다 예쁘니까. (여성분이시라면 화이트에 상당히 끌리실 듯하다)

그리고 화면이 켜진다. 순간 “아…” 했다. 아이패드 미니의 해상도는 아이패드 2의 그것과 같은 1024×768. 레티나 레벨은 고사하고 넥서스 7의 화면보다도 화소 밀도가 적다. 사실 이는 예상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지금의 기술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미니를 만들었다간 지금보다 두 배는 두꺼울 것이고, 가격도 지금보다 훨씬 올랐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은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인생의 일부인 분들이라면 아이패드 미니의 화면은 안구테러의 수준이 될 수 있을 듯하다는 것이다. (2.54cm당 163개의 화소로, 이는 아이폰 3GS의 화소 밀도와 동일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패드 2를 쓰는 필자에게는) 그정도로 많이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솔직히 구형 아이패드보다는 확실히 화소들이 모여있다보니 나름 샤프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쓰인 IPS 패널이나 LED 백라이트 자체는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수준으로 좋은 편이었다. (그말인즉슨, 아이패드 2보다 훨씬 낫다는 것) 색상 표현도 화사하면서도 눈에 아프지 않을 정도로 적당했고, 밝기도 좋았다. 웹을 볼 때에는 작은 화면에 화소 밀도가 그닥 높지 않다보니 확대를 해야 보이는 문제가 있긴 하나, 책을 읽을 때에는 어차피 서체 크기 조정이 자유로워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내부 사양 자체도 아이패드 2와 흡사하다. 이 중 주로 논란이 되는 내용은 애플이 1년 반전에 쓰인 A5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썼다는 점이다. 프로세서의 발전이 성능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는 상황에서, 왜 그랬을까? 아마 애플로서는 굳이 A6까지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한 듯하다. 그럴만도 한 것이, A6의 후광에 많이 가려져서 그렇지, iOS를 돌리는 프로세서의 입장에서 봤을 때 A5가 절대로 느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면 모르겠다) 출시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아이패드 2는 쌩쌩 돌아간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아이패드 2가 A5를 처음으로 탑재한 기기였다) 아이패드 미니도 아이패드 2만큼 잘 돌아간다. 최근에 나온 니드 포 스피드: 모스트 원티드를 시험해봤는데, 로딩 시간이 조금 길었던 것만 빼면 상당히 부드럽게 돌아간다. A5가 아이패드 미니의 성능에 영향을 끼칠 거라고 걱정하신다면,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아이패드 미니로 사진을 찍는건 최소한 9.7인치짜리 아이패드만큼 우스꽝스럽지는 않다.

아이패드 미니가 2와 내부 사양에서 다른 것도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큰 것이 카메라다. 500만 화소에 아이폰 4S에서 극찬받은 광학 시스템을 차용했는데, 살망하지 않을 사진을 뽑아준다. 그리고 사이즈도 작아져서 사진 찍는 모습이 그닥 우스꽝스럽지도 않다. (다만 스마트 커버를 씌우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또한, 샐룰러 모델에 3G 뿐만 아니라 LTE를 채택했다는 점도 다르다.

자세히 보면, 내 손바닥이 얇은 베젤을 넘어 화면을 감싸고 있다.

이제 아이패드 미니의 가장 큰 기능인 사이즈 얘기를 다시 해보도록 하자.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를 최대한 작게 만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쓴 듯하다. 태블릿에서는 거의 금기사항으로 여겨졌던 양쪽 베젤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애초에 베젤은 잡을 공간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는데, 베젤을 얇게 하기 위해 애플은 iOS에 화면 가장자리에서 넓은 면적의 터치가 감지되면 이를 무시하도록 설정했다. 처음에 애플에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게 제대로 동작할 지 의심스러웠다. 처음에 아이패드 미니를 보자마자 시험해본 것이 이 기능이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웬걸? 멋지게 작동했다. 정말 자연스럽게 가상적 베젤을 잡고 있는 왼손을 무시하고 오른손의 터치만 인식했다.

아이패드 미니의 작은 사이즈는 아이패드로 하는 많은 것들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 중 하나가 타이핑이었다. 일례로 풀사이즈 아이패드에서는 세로 타이핑이 거의 쓸모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사이즈도 사이즈지만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의 키보드 사이즈를 살짝 수정해준 덕분에 세로 타이핑을 거의 아이폰처럼 할 수 있었다. (물론 약간의 손 스트레칭은 필수다. 키보드를 반으로 쪼개면 좀 더 낫지만, 키보드가 많이 작아진다) 오히려 내가 애용하는 가로 타이핑이 조금 불편해졌다. 그러나 이는 조금만 적응하면 문제없이 극복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 미니는 게임하기에 정말로 적당한 크기와 무게를 지녔다.

또한,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일에 더 적합했다. 특히 게임같은 경우, 아이패드를 들고 하는 경우이 많은데, 무게가 가벼워진 덕에 장시간 게임을 하더라도 손목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 책같은 경우도 위에 쓴 것처럼 지하철 안에서 캐주얼하게 꺼내서 읽을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테스트는 못해봤다)

그러나 이런건 솔직히 다른 태블릿도 똑같지 않냐고 되묻는 분들이 계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경쟁 제품으로 지적하는 넥서스 7에 비해 사양뿐만 아니라 가격(16GB WiFi 모델 기준 42만원)도 비싸지 않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그 분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건 아이패드다. 작아졌다고 해서 다른 7인치 태블릿들과 같이 대해서는 안된다. 작아졌지만, 여전히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의 27만 5천만개의 앱을 비롯한 사용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아이패드 미니는 저가형 7인치 태블릿들과 경쟁하는 게 아닌, 아예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아예 아이패드냐 아이패드 미니냐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언을 좀 드릴까 한다. 아이패드를 좀 더 노트북 대체품으로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큰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더 적당하다. 하지만 늘 휴대하고 다니면서 더 작은 패키지로 아이패드의 다양한 앱들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아이패드 미니가 답이다. 그러나 이 작은 아이패드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기다리고 있으시다면… 애플이 외계인 고문을 좀 더 하기를 기다려보자.

 

 

Score: 9/10

2 replies on “아이패드 미니 미니 리뷰”

레티나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미니 보니까 엄청 적응 안되던데. 애초에 다양한 ‘문서’를 보는 목적이면 아무리 휴대성이 좋아도 레티나 아니면 미니는 별로 추천하고싶지는 않더라. 역시 너무 좋은것들에 익숙해지면..ㅠ_ㅠ

아이패드 미니는 좀 더 컨텐츠 소비에 맞춘 제품이지.
문서 보면서 일하려면… 역시 풀사이즈 아이패드가 더 나아. 저 크기에 레티나 단다고 해도 글자가 너무 작아져서 읽기 힘들걸? 폰트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책은 훨씬 낫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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