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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검색의 폐해.

어제에 이어 또다시 네이버나 다음, 이젠 심지어 구글과 트위터까지 까는 글 시리즈를 계속하고자 한다. (어제만큼 강하진 않지만) 웃긴건, 둘다 의도치는 않았다는거… 어찌됐든, 오늘 해볼 얘기는 바로 소셜 검색이다. 트위터가 하도 흥하기 시작하니, 트위터 스트림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네이버의 소셜 검색. '실시간 검색'이라 칭하고 있다.

요즘같이 실시간으로 정보가 올라오는 때에는 이러한 검색 기능을 넣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많을 것이라 믿는다. 근데, 이것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트위터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쓰는 소셜 네트워크다. 물론 법인계정도 있고 하지만, 계정들의 대부분은 개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올리는 트윗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류를 하기 위해 자신의 계정을 열어놓곤 하는데, 이렇게 계정을 열어놓으면 자동적으로 이런 검색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 필터링도 없이. 여기서 문제가 터지게 된다.

며칠 전에 48/2(9+3)이라는 식이 불러온 논란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트위터에 계신 분이라면 많이들 기억하시리라 안다) 2냐 288이냐를 놓고 엄청난 설왕설래가 오갔는데, (결론적으로… 둘 다 맞다. 결국은 어떻게 이를 표현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위 사진 참조) 동성님이 답은 42이라고 갑자기 트윗을 올렸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주장의 어원은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에서 숫자 42를 ‘삶, 우주, 그리고 모든것에 대한 궁극적 해답’이라 명시하기 때문이다. 그걸 내가 코멘트를 달아 트윗을 올렸고, 그걸 다른 분(누구라고는 밝히지 않겠다)이 다시 RT해서 올린 상황이었다.

실제 디씨에 올라와있던 스샷. 내가 직접 모자이크 처리만 했다.

근데 이게 일이 꼬인 것이다. 나를 RT하신 분의 계정이 열려있다보니 이는 네이버에 그대로 노출이 되버렸고, 그걸 본 어떤 사람이 디씨인사이드의 그 악명높다는 야구갤러리에 올려버린 것이다. 물론, 책에 나온 레퍼런스란 것도 모르는 채 말이다. 당연히 트윗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이 사람들은 나나 트윗의 원 저작자인 동성님 대신 맨 마지막에 RT하신 분이 바보취급을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나에 비하면 야갤을 잘 아시던 동성님은 이게 정상적이라고는 하나 ;;) 심지어 어떤 사람은 트위터로 찾아가 직접 욕을 했다. (뭐, 언어 수준은 욕이 아니었지만, 전체적 트윗을 보면 욕이 맞다.) 결국 이 소식을 들은 나와 동성님이 나서서 일단 트위터에다가 욕을 해놓은 사람에게 (동성님이 직접 전화해) 사과를 받아냈고, 디씨에서는 책의 존재를 아는 (영화화되기까지 한 꽤 유명한 책이니 아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자체정화가 되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책을 아는 사람들보러 ‘오덕’이라 하는 자기는 책따위 안 읽는다고 인증하는 부류도 있다만…)

사실 오늘 겪은 이 이야기는 실화지만서도 불운에 불운이 겹친 경우다. 그리고 나와 그분이 수동 RT를 한 것 또한 문제였던 것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우리 셋 다 모두 결국 개인적으로 웃자고 트윗을 올린 것이었는데, 이것이 네이버에 노출이 되버리는 바람에 공적으로 올라간 상태가 되었고, 그게 하필이면 디씨의 그 악명높다는 야갤에 올라가면서 불운의 종결자가 되어버렸다. 결국 이분은 트위터 계정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아직도 이분께 너무 죄송하다.

물론, 이러한 검색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트위터에는 개인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은 마당에 이건 문제다. 물론 그냥 계정을 보호해버리는 게 정답이 아니냐고 묻는다. 물론 그렇지만, 보호를 걸어놓으면 트위터의 다양한 기능들을 쓰지도 못하게 막혀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물론 트위터 측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페이스북처럼 계정 자체는 퍼블릭 공개를 하되 이 사람이 하는 트윗만 보호를 할 수 있다던지의 개선 사항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기능 사용 불가능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계정을 열어놔야 할지 보호를 걸어놔야할 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이 늘 보인다.

구글도 해봤다. 내 닉네임으로 하니 역시 내 지인들이 하도 나와서 모자이크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저 모자이크 사진만으로 누군지 알아내면 용자. ;;

하지만, 결정적으로 문제는 이를 여과없이 모두 보여주는 검색 엔진들의 문제다. 이는 비단 네이버나 다음뿐만 아니라 구글도 포함된다. 구글도 리얼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검색을 지원하니까. 물론 이게 새로운 트렌드이기 때문에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검색을 보존하면서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방법.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P.S)

20110413-004359.jpg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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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글] 안드로이드의 멀티터치 이야기가 점점 모호해지다.

* 이 글은 전 Engadget 편집자 Nilay Patel의 글 “The Android multitouch story gets even murkier”을 옮겨왔음을 밝힌다.

* For English Readers: This is a direct translation of the article “The Android multitouch story gets even murkier” by Nilay Patel, former managing editor of Engadget. You can just read it there.

스티븐 레비의 구글에 관한 책 인 더 플렉스 In the Plex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특히 이중 스티브 잡스에 관한 내용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현 구글 CEO – 역주)와 세르게이 브린이 잡스가 첫 CEO가 되길 바랬고, 잡스 또한 두 창업자의 스승이 되어줬다가 안드로이드에 핀칭 확대가 들어간 순간 모든게 뒤바뀌었다는 내용 말이다. 이 신랄함은 하도 심해서 애플이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있었을 때 잡스가 이 당시 애플 이사였던 에릭 슈미트에게 비밀로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그 이후에 슈미트는 이사회직을 그만두었지만 말이다.) 모두 굉장히 대단한 이야기고, 요즘 화제가 되는 iOS 대 안드로이드 이야기에 꽤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거 같다 — 뭔가 언론적 융합이 일어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먼저, 안드로이드는 2008년 10월에 G1을 어떠한 핀칭 확대를 탑재하지 않은 채로 시판했다. 이는 애플이 특허침해소송을 할 거라고 압박해왔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내가 알기로는 애플은 2010년 10월까지 어떠한 핀칭 확대 관련 특허도 없었다. 1년이 조금 넘어서 나온 안드로이드 2.0을 탑재한 드로이드는 시스템 단계에서 멀티터치를 지원하였으나 앱 단계에서 핀칭 확대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여러 번의 해킹과 이 몸이 쓴 아주 재미있는 특허 관련 사설을 생산해냈다. (닐라이 파텔은 엔가젯 에디터이기 전에 저작권 변호사였으며, 엔가젯에서 여러 개의 법 관련 포스트를 썼다. – 역주)

물론, 상황은 그닥 많이 변하지 않았다: 2010년 1월에 출시한 넥서스 원 역시 핀칭 확대가 켜지지 않은 상태로 나왔고, 앤디 루빈은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해보겠으나 한 손으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동안 모토로라나 HTC 등은 이 기능을 따로 넣고는 이를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 산제이 자(모토로라 CEO – 역주)는 심지어 “대부분의” 모토로라 기기들이 이 기능을 가질 것이라는 시대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질 떨어지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럼 화면이나 배터리도 가지고 있겠지?)

구글은 결국 2010년 2월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넥서스 원에 핀칭 확대 기능을 넣었고, 이러한 소동은 결국 막을 내렸다 — 물론, 모두가 서로를 상대로 특해침해소송을 하고는 있지만, 현재 판매되는 모든 새로운 안드로이드 폰은 핀칭 확대가 적용되어 있고, 결국은 이것이 소비자들이 상관하는 유일한 것이다. 터치스크린 기기로서는 내기에 거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 2007년에 아이폰이 소개되는 순간부터 그랬다.

저 역사 수업을 뒤로 하고, 내가 알고 싶은것은 이거다:

  • 스티브 잡스가 처음 본 첫 안드로이드 빌드에 멀티터치 프레임워크와 핀칭 확대 기능이 있었는가? 레비에 의하면, 답은 그렇다.
  • 만약 안드로이드 1.0이 멀티터치 프레임워크와 핀칭 확대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면, 잡스가 그걸 봐서 화를 낸 이후로 기능을 제외시킨걸까? 레비에 따르면 그렇게 일이 흘러갔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안드로이드 내에 있는 프레임워크를 들어내는것은 좀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 애플이 실제로 핀칭 확대에 대한 특허 소송을 압박했을까? 그랬다면, 애플이 걸고 넘어지는 특허는 과연 포괄적 멀티터치에 관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핀칭 확대만 가지고였을까?
  • 미국에서 판매한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2010년 2월가지 핀칭 확대 기능이 없었던 것이 특허 문제 때문이었을까?
  • 안드로이드 2.0을 개발할 당시에 일어난 일은 무엇이기에 멀티터치 프레임워크를 내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을까?
  • 비슷한 맥락에서, 2010년 2월에 구글이 이제 핀칭 확대 기능을 넣자라는 결정은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앤디 루빈이 갑자기 두 손으로 폰을 조작하는게 쿨하다고 느낀 걸까, 아니면 뭔가 법적 이유가 있었던 걸까?

이 질문들에서 보시다시피, 이 이야기에는 아직 미궁에 싸인 것이 상당히 많고, 스티브 잡스가 구글을 방문할 때 안드로이드에 핀칭 확대 기능이 들어간 걸 보고 단순히 에릭 슈미트에게 화난 것보다 더 복잡한 문제같아 보인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우리가 알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흥미롭다 — 그리고 스티븐 레비가 이 이야기의 풀 버전을 이 책에 넣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굉장히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