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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애플 워치

애플이 고안해낸 시계 판매 방법을 체험하다.

애플이 어제부터 워치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일부 모델은 농담 아니고 5분 만에 초기 물량이 매진되더니 결국 전모델이 6시간 만에 완판됐다.  나는 새벽 3시까지 밤을 샌 덕에 한 대 예약하는 데 성공하긴 했는데, 그러고 나서 실제로 워치를 차보고 싶어서 (사실 잘 골랐나라는 걱정이 앞서긴 했다. 잘못 고른 걸로 판명돼서 다시 사려고 하면 이제 6월에나 받을 터이니) 스토어에 시착 예약을 해두었다.

지금까지의 애플 스토어 서비스와는 뭔가 다른 과정

새벽에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어렵게 워치를 주문하고 더 어렵게(사이트가 계속 에러를 뿜어대서…) 시착 예약을 한 나는 저녁 7시에 애플 스토어에 들어왔다. 원래 늘 가던 세인트루이스 갤러리아 애플 스토어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애플 워치 시착 구역이 새로 생겼고, 그 옆에는 모든 워치 모델들을 전시한 공간이 있었다. 흥미로운 건 아이폰 구역을 제외하면 스토어가 워치 & 신형 맥북 구역과 아이패드 구역으로 나뉘어졌는데, 이 두 구역이 극명한 인구밀도 대비를 보였다는 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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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애플 워치, 새 맥북 / 오른쪽: 아이패드

애플 스토어에 들어가 직원에게 시착 예약을 했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직원이 이름을 확인한 후 나를 바로 시착 구역으로 데리고 갔다. 시착 구역에는 워치를 실제로 시연해볼 수 있는 시연대(시착해볼 수 있는 워치들은 모두 꺼져있거나 데모 루프를 돌고 있었다)와 워치를 놓고 비교해볼 수 있는 가죽 패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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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링크 브레이슬릿 (42mm)

일단 난 제일 관심이 갔던 링크 브레이슬릿을 부탁했다. 직원은 자신의 아이폰을 시착용 워치가 보관된 서랍에 문질렀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NFC 비슷한 걸로 인식하고 열어주는 모양이다) 내가 걱정됐던 건 (내 지인들은 알겠지만) 특유의 얇은 손목 덕에 내가 주문한 42mm 워치가 내 손목에 맞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일단 워치의 실제 크기를 띄어주는 스토어 앱으로 시도해봤을 땐 얼추 맞는 듯했지만 직접 차보는 건 또 다르니까.

그런데 42mm 모델은 생각보다 작았다. 나도 긴가민가해서 “저거 38mm 아녜요?”라고 물었을 정도였다. 42mm란다. 혹시나 해서 내가 차고 다니는 41mm 지름의 티쏘 PRC-200 시계를 옆에 대보았다. 얼추 크기가 비슷하다. 42mm가 맞다. 42mm 모델의 실제 크기를 확인하니 일단 안심이 됐다.

불행히도 링크 브레이슬릿의 크기는 조절할 수 없다고 직원이 말했다. 링크를 버튼으로 눌러서 빼는 방식으로 하는 건데, 스토어 방침상 불가능하다고. 나는 일단 잘 맞는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워치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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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가죽 루프 (42mm)

그 다음으로는 가죽 루프를 차보았다. 워치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후보에 들었던 녀석 중 하나인데, 손목을 착 감는 가죽의 촉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옆에서 만져보고 나중에 차본 친구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다. 내가 찬 루프가 중 크기인데, 내 손목에는 끝까지 둘러야 겨우 맞게 착용됐다. (가죽 루프는 중 크기와 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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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스포트 스페이스 그레이 (42mm)

그 다음으로 차본 건 저가형인 스포트 중 가장 인기가 많다는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이었다. 사실, 이 녀석이 워치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카더라. 나도 아마 얘가 사파이어 크리스탈 커버 유리였으면 선택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아이폰 6에서도 흠집이 잘도 나는 이온 강화 유리라 깨끗하게 패스했었다. (솔직히 일반 애플 워치의 200달러 프리미엄은 스테인리스 스틸도 스테인리스 스틸이지만 이 사파이어 크리스탈에서 오는 게 아닐까)

이 녀석을 통해 스포트 밴드를 처음 차봤는데, 처음에 차는 과정은 조금 낑낑대다가도 이내 문제없이 착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나 촉감이었다. 불화탄성중합체라는 특수제작 고무로 만들어진 이 밴드는 일반 고무 밴드보다 부드럽고, 탄성도 훨씬 좋았다. 또한 진짜 가벼웠다. 사실 이건 스포트 밴드 덕이라기보단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바디 덕이 더 컸다. 시계를 잘 안 차고 다니는 친구도 스포트가 가볍다며 더 마음에 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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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밀란식 루프 (42mm)

다음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 주문한 밀란식 루프였다. 내가 붙인 별명은 “체인 메일 루프”. 얇은 철사들을 엮어 만들었기에 가죽 루프보다 유연성이나 착용감이 훨씬 안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찼지만, 착용감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프로도가 입은 미스릴 갑옷을 입는 기분이 이런 거였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생긴 건 마음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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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를 빼면 이렇게 된다. 무슨 조약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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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클래식 버클 (42mm)

지금 차는 시계의 밴드가 클래식 버클 방식이라 한 번 신청해봤다. 워치의 클래식 버클도 가죽으로 만들어졌는데, 약간 뻣뻣했다. 그리고 앞에서 보면 생긴 게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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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착이 끝나고 난 후에는 워치 전모델이 전시된 테이블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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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 15,000달러인 에디션
(둘 다 클래식 버클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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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0달러짜리 (…) 애플 워치 에디션
(왼쪽: 로즈 골드 모던 버클 / 오른쪽: 옐로우 골드 모던 버클, 둘 다 3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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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워치에서 가장 비싼 링크 브레이슬릿 2종.
(왼쪽: 스페이스 블랙 스테인리스 스틸 / 오른쪽: 일반 스테인리스 스틸, 둘 다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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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스포트 밴드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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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가죽 루프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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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링크 브레이슬릿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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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애플 워치 스포트 스페이스 그레이 / 우: 애플 워치 링크 브레이슬릿
(둘 다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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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스포트 스페이스 그레이 (42mm)

실제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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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작을 해봅시다. 시연대는 모두 42mm 모델로 구성됐다.

시착 세션이 끝나고, 이제 시연대에서 워치를 조작해보기 시작했다. UI가 애플 제품답지 않게 상당히 어렵다는 일부 리뷰와 달리 이런저런 영상을 많이 봐놓아서 그런지 거의 막힘없이 UI를 조작할 수 있었다. (아래 영상은 한 번 조작해보고 원 테이크로 녹화했다) 내가 워치가 어렵다고 불평하던 닐레이 파텔(더 버지 편집장)이나 조애나 스턴(WSJ 리뷰어)보다 더 유능한가 보다. 아니면 뇌가 덜 굳었던지. 그러나 실제적으로 워치를 처음 조작해보는 친구가 헤매는 것으로 봐선 워치 UI가 마냥 쉬운 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10분 정도 조작해보더니 문제없이 적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디지털 크라운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약간의 저항이 있긴 하지만 딱 필요한 수준의 저항만 줄 뿐이었다. 포스 터치를 시도해봤을 땐 생각보다 좀 더 세게 눌러야했다. 워치는 전반적으로 빠릿한 편이었지만, 딱 한 번 날씨 앱에서 UI가 버벅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건 아마 출시 전 업데이트로 패치될 것 같다.

최종 판단은 리뷰에서

소프트웨어는 대충 파악되었지만, 애플 워치는 그냥 만져보는 것만으로는 판단하기가 힘든 제품이다. 이는 실제로 착용해봐야 실제로 어떤 지 확인해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 . 그래서 난 4월 24일에 올 리뷰 유닛이 상당히 기대된다. 과연 애플은 다시금 마법을 부렸을까?

추가) 4월 13일

두 번째로 애플 스토어를 가서 시착을 다시 해보고 사진을 몇 장 더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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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재 차는 시계인 티쏘 PRC-200과 비교.
지름이 41mm인 PRC-200보다 높이는 아주 조금 더 높지만 폭은 오히려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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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mm와 38mm의 크기 비교를 요청하신 분이 있어서 찍었다.
왼쪽이 42mm, 오른쪽이 38mm. (링크 브레이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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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모니터가 아닌 멀티 워치.
왼쪽이 42mm, 오른쪽이 3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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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mm인 내 손목에는 가죽 루프가 아슬아슬하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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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C-200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대략 이렇다.
왼쪽이 38mm, 오른쪽이 4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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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의 새로운 법규 덕에 전파인증 정보는 모두 소프트웨어 안에 들어가있다.
  • 애플 워치는 아이폰이 지원하는 언어는 모두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즉, 한국어도 지원할 거란 얘기. 다만 언어 설정을 워치에서 찾진 못했다. 아무래도 아이폰 설정따라 자동으로 하는 듯.
  • 시연용 워치들은 모두 옆에 있는 아이패드에 연결되어 있다. 원래 아이패드에서 워치가 지원되지 않는 걸 보면 워치를 지원하도록 튜닝된 iOS를 쓰는 듯하다. 그 덕분에 워치에서 기능 하나를 동작하면 옆에 있는 아이패드가 자동으로 해당 기능 페이지로 넘어간다.
  • 밴드를 빼는 것은 뒤에 달린 버튼을 누르고 힘을 주면 빠진다. 생각보다 썩 부드럽지는 않았는데, 밴드가 잘 붙어있어야 하는 걸 감안하면 이해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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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ranslate] 애플은 어떻게 워치를 만드는가

이 글은 Greg Koenig의 “How Apple Makes the Watch“를 옮겨온 것이다.

애플은 세계 상품 제조에 앞서는 회사다. 옛날에는 이 얘기를 하려면 “일반 소비자 상품”이나 “전자상품”이라는 얘기를 꼭 해야 했지만, 지난 분기에 애플은 24시간마다 보잉 787 한 대 분량의 아이폰을 계속해서 생산해서 내보냈다. 나머지 제품군까지 추가하면 애플의 공급 체인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조 단체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보잉은 워싱턴 주 에버렛 시에 있는 공장 투어를 흔쾌히 허락해주지만, 애플은 거의 윌리 웡카 수준의 비밀주의를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다. 생산 업계에서 우리가 듣는 소문에 따르면, 오직 애플에게 공급하기 위해 독일에 CNC 기계 공장이 세워진다거나, 우리 공급처의 가공 전문가들이 쿠퍼티노(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도시 – 역자)나 심천(애플의 주 생산처인 폭스콘 공장이 위치한 중국의 도시 – 역자)으로 “사라졌다”라는 말이 간간이 들리기도 한다. 애플의 운영 방식의 크기에 우리 모두 정말 인상적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도 애플이 그 하드웨어를 확인해보는 누구의 관점에서도 어떻게 계속해서 그 정도의 맞춤과 만듦새, 정확도를 맞출 수 있는지는 계속되는 흥밋거리였다.

이 글은 애플의 워치 제작 영상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다. 물론 우리는 이 일련의 과정의 극히 일부만 볼 수 있으므로 영상에서 과정 중간중간에 빈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쓰려고 노력했지만, 그건 그냥 추측들이고 좀 더 포괄적이고 만족스러운 해설을 위해 포함됐을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DAP9OWtQro

금은 언제나 시계를 만들기에는 부적절한 금속이었다. 낮은 항복강도와 부드러움은 매일매일 손목에 차 있는 물체가 견뎌야 하는 엄청난 양의 혹사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욕망의 역사에 이끌려, 연금술사와 야금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금을 주기율표에 있는 거의 모든 금속과 조합한 합금들을 만들어냈다. 18K 금의 기준(최종 합금 무게의 75-79.99%가 순금이면 어떠한 금속도 가능하다)은 다양한 혁신적 합금이 개발될 수 있는 여유를 주었고, 금 관련 상품을 만드는 많은 제작업체은 이 유연성을 이용해 독자적 합금 기술을 만들어 경쟁적 우위를 점하려 했다. 롤렉스는 제네바의 쁠렁 레 우아뜨 공장에 있는 자체 주물공장에서 귀중한 금속들을 생산하고 있다. 위블로는 자사가 개발한 세라믹 합금의 “매직 골드”가 시중에 있는 어떠한 합금보다 훨씬 더 단단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최근에 애플이 만든 금속 복합 재료로 엄청난 무게 절감과 강도 강화가 가능하면서도 18K 기준에 적합한 금을 만들어내는 특허가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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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치 에디션을 위해서 애플은 혁명적 연금술은 쓰지 않고 혁신적 가공경화 과정을 통해 다른 시계 제조사가 쓰는 금보다 훨씬 더 단단한 (주장이지만) 18K 골드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금 동영상의 첫 번째 부분은 아름다운 합금 과정과 명상하는 듯한 아이브의 목소리로 진행된다. 그러나 1분 15초 부분에서, 상당히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가공 경화는 물질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가지고 큰 개선이 이루어지게 태권도로 쳐내는 어떻게 보면 상식에 반하는 공업 과정이다. 금이 주괴로 만들어지면서 합금의 격자 결정 구조가 거의 완벽히 맞춰진다. 여기서 애플이 하려는 것은 – 매우 제어되고 정확한 방식으로 – 결정 구조를 이탈시키려는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전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나중에 있을 법한 충격이나 압력에 대비해 격자에 매우 제한된 양의 결점들을 넣어놓고 (기술적인 용어로는 응집시킨다고 한다) 그 충격이나 압력이 들어가서 결정이 이탈하게 되면, 제한된 공간에만 이를 퍼지게 하는 것이다.

이걸 금속 종이 클립으로 한 번 실험해보자. 종이 클립을 앞뒤로 계속해서 구부릴 때마다 조금씩 구부리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결국, 너무 많은 전위가 일어나면서 두 부분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그 직전에 그 부분을 가공경화해서 원하는 재료의 변화가 일어날 만한 정도까지 담금질이 된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정확도에, 몇천 톤의 힘을 가할 수 있는 장비와 종이 클립을 5만 달러짜리 금 합금 주괴로 바꾸면, 여러분은 이제 애플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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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보여주는 과정은 막 주조된 주괴들이 순차 정면 절삭기로 매우 정확한 두께로 깎아지는 과정이다. 주조 과정 자체는 다음 과정을 위해 애플이 필요로 하는 정확도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 이 과정을 통해 주괴의 크기를 0.01mm 이내 오차로 제어하는 것이다. 이 수준의 정확도가 필요한 것은 주괴 표면에 오차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최종 부품의 강도가 일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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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압착 가공경화는 애플이 위의 샷에서 보여주는 롤러 프레스를 몇 번은 지나가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두 개의 롤러가 밋밋한 금색을 띠는 금속을 계속 왔다 갔다하며 매번 몇 미크론씩 납작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과정이 끝나면 애플은 제어된 강도와 정확한 두께를 가진 금 합금 주괴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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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몇 단계를 건너뛰고 이미 납작해진 주괴가 애플 워치 케이스와 비슷하게 생긴 미가공품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여준다. 미가공품 케이스를 몇 샷 보여주고 나서 (흥미롭게도) 바뀐 가공된 표면들이 보인다. 미가공품을 보여주는 첫 샷에서는 평평한 부분과 측면이 도구 자국과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지만, 초음파 밀도 스캐너로 가면서, 이러한 모서리들은 매우 정확하게 깎인 사면으로 바뀐 것이 보인다. 이건 좀 이상한 거 같다. 뭣 하러 대부분의 가공 과정을 CNC 기계로 처리해놓고 또 다른 기계로 모서리를 또다시 가공할까? 내 생각에는 촬영 도중에 애플이 제조 과정을 살짝 바꾼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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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샷에서 미가공품들이 잠수식 초음파 테스터에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애플이 찾는 것은 재료가 계속 깎이는 과정에서 부품 불량이나 표면 결함이 생길 수 있는 빈 구멍이나 구조 내의 밀도 차이의 존재 여부다. 이 수준의 검사는 쉽게 말해 (롤렉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회사가 하는 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까다롭다. 잠수식 초음파 검사는 보통 엄청난 양의 압력을 받는 의료 임플란트나 비행기 엔진 안에 들어가는 회전하는 부품들에나 쓰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시간도 걸릴 뿐만 아니라, 매우 비싼 가격의 특수 제작 기계로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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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정밀한 미가공품이 확보되면, CNC 기계로 진행한다. 위의 샷에서 워치가 중앙 구멍에 고정되고 특수한 모양의 제분기가 반구형의 모서리를 만든다. 이 작업이 높은 기둥 위의 고정구 위에서 행해지는 것을 보았을 때, 이건 5축 제분기이고 이 과정에서 버튼, 디지털 크라운, 그리고 스피커/마이크 포트가 가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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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거기에 디지털 크라운이 정확하고, 그립 좋은 톱니 모양으로 깎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샷만 보면 판단하기 어렵지만, 크라운은 이미 광택 작업이 끝난 듯하다. 톱니 모양으로 가공하기 전에 크라운에 광택을 내면 정밀한 모서리를 가공할테고 애플은 디지털 크라운의 한 손 사용성이 의존하는 모서리의 날카로움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절삭기 자체는 강도와 수명을 늘리기 위해 축 주변 중앙이 두껍게 특수제작된 키-셋 절삭기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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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내가 보기엔 워치 케이스 자체를 만드는 것보다 더 흥미로울 것 같은 걸쇠 부품의 제작 과정은 보여주지 않기로 한 듯하다. 모던 버클의 복잡한 표면을 생각하면, 애플은 표면 분석 공구 경로를 이용해 부품을 가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생산규모와 놀라운 품질을 동시에 유지하는 비밀은 실제 깎는 작업을 상대적으로 간단한 2.5D 공구 경로로 처리한 후 복잡한 커브는 압출 가공이나 스탬핑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모던 버클을 완전한 기계 가공으로 처리하려면 훨씬 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3D 가공을 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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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동영상의 생산 부분은 케이스가 수작업으로 광택을 내는 것으로 끝이 나게 된다. 다른 애플 제조 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애플은 이미 모든 제품에 있어 자동화된 광택 작업 기술에 전문가이기 때문에 에디션의 광택 작업이 완전히 수작업인지 아니면 최종 연마 과정에서 전문가의 눈으로 최종 제품을 검사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스테인리스 스틸

https://www.youtube.com/watch?v=ijex5274t_c

스테인리스 스틸은 전 세계에서 양질의 시계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재질이다. 18K 금 합금처럼, 애플은 안전하게 독자적 합금이나 최신 기술(액체금속을 쓴다든지)을 사용해 제조하지는 않는다. 대신, 애플은 흔히 “외과용 수준의 스테인리스”라 (잘못) 불리는 ASM 316L 기준 내에서 작업한다. 이런 전문 용어를 치우더라도, 316L 스테인리스는 의학도구나 임플란트, 그리고 식료품 제조 장비를 제조하는 데 실제로 많이 쓰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316L은 최종 완성된 부품에서 금속 분자가 침투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많은 시계 제조사들이 시계를 만드는 데 가장 흔한 스테인리스 합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바로 니켈 알레르기다. 시계 제조사들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니켈 알레르기 환자들에게서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 몇십 년의 경험이 있고 롤렉스나 오메가는 증상이 매우 심한 환자들이 매우 미미한 증상을 보일 정도로 합금을 마개조했을 정도다. 애플의 야금학이나 설계 또한 니켈 알레르기 문제 해결에 많은 초점을 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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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동영상처럼 스테인리스 영상도 주물 공장에서 바로 가져온 주조된 316L이 공장에서 부르기를 “막대기”로 처리되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주조된 금속은 (몇이 층짜리 주물 공장에서는 보통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도가니의 바닥에서 밸브를 통해 흘러나와 다양한 형성 과정을 통해 각각의 막대기 내 금속의 점도를 높인 다음 이를 다시 고체화시킨다. 이 과정은 최종 막대기의 입자 구조와 강도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매우 정밀하게 제어된다. 애플은 도가니 안에 있는 재료 전체의 정확한 합금 구성을 쉽게 확인하거나, 정확한 불림, 강도, 그리고 막대기의 크기를 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워치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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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의 단조 빌렛의 예상도.

애플은 워치의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단계를 보여주지 않기로 결정한다. 바로 냉간 단조 과정이다. 제작 단조 과정에서 미가공된 금속이 아래와 위쪽이 열린 정면의 틀로 만들어진 두 개의 매우 단단한 강철 다이스 사이에 놓인다. 망치 – 끝에 웬만한 집 크기로 놓여 있는 중요한 장비 – 가 수만 톤의 힘으로 다이스를 내리친다. 그 정도의 압력에서 금속은 “소성 변형”이라 불리는 단계까지 가 말 그대로 굽어지게 되고, 다이스의 공동 모양대로 맞춰지게 된다. 복잡하고 고정밀의 단조를 위해 점점 더 깊은 공동을 가진 다이스들을 이용해 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다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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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물, 기계 가공, 단조.
(출처: C*Blade.com)

단조를 통해 “제품 형상” 부품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은 정밀한 구멍이나, 포켓, 스레드 등 CNC 기계가 처리해야 하는 과정은 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단조가 하는 것은 매우 강한 부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위의 교과서 그래픽을 보면 주조물, 기계 가공, 그리고 단조 된 부품의 입자 구조를 볼 수 있다. 단조 된 부품은 최종 부품의 모양을 따라 격자식 입자로 구성된 것이 보이는데, 이는 엄청난 강도로 직결된다. 이 그래픽은 왜 냉간 단조 과정이 가장 강력한 금속 부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과정인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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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간 단조 과정은 건너뛰었지만 (아마 몇 가지의 독자적 기술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5축 고정틀에서 세 번의 대략적 단조 과정을 통해 기계 가공을 시작한다. 단조 과정 자체는 높은 정밀도의 작업이 아니므로, 단조를 할 때의 문제는 기준 표면 – 부품에서 다른 정밀한 작업이 참고로 삼을 수 있는 정확한 표면 – 이 얼마 없다는 것이다. 오른쪽에 있는 부품을 보면 시계의 정사각형 모양 위에 뭔가 과도하게 단조 된 부분이 남아 있는데, 아마 저 부품은 뒤집어져 고정틀에 의해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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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케이스가 특수제작된 작업 고정틀이 설치된 5축 가공 기계에서 가공이 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이 샷에서 부품은 다시 뒤집혀서 디지털 크라운과 버튼이 들어갈 포켓 공간이 가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계 기술자라면 여기서 애플이 측면 버튼을 큰 절삭기로 자르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작은 절삭기는 더 느리지만, 조각이 얇아지는 불안성을 피함으로써 훨씬 나은 표면 만듦새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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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가공 장면은 애플이 가장 좋아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 좌표 측정 기계(Coordinate Measuring Machine: CMM) 탐지법이다. CMM 기계는 움직이는 방식(X,Y,Z)은 CNC 기계와 흡사하나, 보통 화강암 틀에 공기 베어링으로 만들어진다. “도구”는 끝이 루비로 제작된 터치 탐지기로 부품 전체의 매우 정확한 데이터 포인트를 가지고 원래 CAD 모델과 비교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곧바로 부품의 통과/탈락 여부를 알리는 보고서가 나오고 전체적 생산 과정의 점진적 변화를 읽어내어 (가장 세련된 샵에서는) 가공어 기계에 정보를 보내 이 오차에 대해 대응하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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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M 탐지법 다음으로, 애플의 동영상 제작팀은 애플의 자동화된 광택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좋아한다. 애플이 광택 내는 법을 배우는 데 투자한 돈과 시간이 상당히 많으니 그럴 만도 하다. 광택을 낼 때 문제는 애플은 빳빳한 모서리는 빳빳하게 남기고 싶어하는데, 연마 휠이 이러한 날카로운 모서리에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모서리를 부드럽게 만들어버릴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연마 휠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이 샷을 보면 애플은 아예 회색 폴리머 플러그를 특수제작해 스트랩 부착 채널이나 스트랩 릴리즈 버튼, 그리고 (보이지 않는) 크라운과 옆면 버튼에 부착해두었다. 이렇게 하면 광택을 내는 과정에서 모든 케이스 표면에 접근할 수 있고, 빳빳한 모서리는 그대로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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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가 완료된 후, 동영상은 바로 어두운 면으로 가서 블랙 모델들을 보여주고 “멋진, 다이아몬드 같은 탄소층”을 언급한다. 애플이 이런 면에서 상당히 정확한 용어를 쓰는 것을 보았을 때, 기상 도금 과정으로 만들어진 텅스텐 DLC 코팅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매우 강력하고 얇은 텅스텐층을 진공실에서 부품의 표면에 달라붙게 하는 과정으로, 고급 시계나 칼, 그리고 일부 가공기계에서 흔히 쓰는 흑화 과정이다. TDLC는 매우 단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 다른 과정들이 그 강도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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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는 링크 브레이슬릿과 밀란식 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금속 철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내가 배워보지도 못한 제조과정이었기에 상당히 신기했다. 과연 철사가 짜는 기계에 들어가면서 틀어지는 건지, 아니면 이미 틀어진 철사가 도구에 의해 제자리로 가는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밀란식 밴드의 최종 만듦새를 보았을 때 애플은 아마 전해연마를 통해 철사를 청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

https://www.youtube.com/watch?v=ibklpzKai-o

애플이 고정밀도, 고급의 알루미늄 부품을 대량 제작하는데 선두에 서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애플이 아이폰 생산 설계도를 기반으로 우리가 처음 보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가장 많이 생산될 워치의 스포트 버전을 만드는 것도 놀랍지는 않다.

첫 유니바디 맥북부터 애플은 이미 그들만의 제원과 허용 오차를 만족하는 합금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 예상에 애플은 여기서 “더 나은” 알루미늄 합금을 만들려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상업용 산업에서 몇십 년 동안 일반적인 용도적 특성에 맞춘 기준 합금을 이미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마 그들만의 생산 방식으로 최적화를 할 것이다. 워치의 경우, 애플은 (마그네슘과 실리콘을 사용하는) 6000시리즈 합금 구성에서 아연에 의존하는 특수제작된 7000시리즈 합금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상업용으로 봤을 때 가장 가까운 것은 6061 알루미늄 합금(세계에서 가장 흔한 제조 소재이기도 하다)과 7075 알루미늄이다. 둘을 비교해보면 조니 아이브의 “60% 더 강하면서, 무게는 똑같이 가벼운 합금을 특수설계했습니다”라는 말과 얼추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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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서 영상으로 제작된 것 중 금속을 제련하는 내용의 가장 멋진 영상을 보면서 기뻐하도록 하자. 우리는 지게차가 도가니 용광로를 지나는 것을 보게 되고, 이어 주조된 알루미늄이 원통형 주괴로 제작되기 위해 여러 개의 공동이 있는 열린 틀에 아름답게 부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거기서 아이브는 가열과 냉각을 제어하는 과정으로 금속의 분자 구조를 정렬하는 과정인 불림을 상업적 용어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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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언제나 압출 가공 과정을 통해 엄청난 복잡성의 가공된 부품들을 만들어냈고, 보통은 신경을 잘 안 쓰는 작은 부품에도 최선을 다했다. (예: 애플 TV 리모트나 매직 트랙패드) 스포트 워치도 똑같다. 알루미늄 두 막대기가 케이스에서 긴 곡면의 모서리가 이미 만들어진 채로 압출기에서 나오는 것을 보게 되는데, (놀랍게도) 거의 결점을 찾아볼 수 없는 표면 광택을 자랑한다. 가공된 막대기에서 자르면, 미가공된 스포트 워치가 자비 없는 루비 팁이 달린 CMM 탐지기의 검사를 거쳐 CNC 가공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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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 된 미가공품 대신 압출 가공된 미가공품을 고정하기 위해) 살짝 바뀐 고정틀과 살짝 다른 절삭 도구를 쓰는 걸 제외하면 워치의 모든 세 소재의 가공 과정은 대체로 똑같다. 여기서 우리는 확장된 도구 고정틀이 다른 워치 케이스까지 고정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는 5축 절삭 가공에서 흔히 쓰는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어떠한 제조 과정에서 흔하지 않고 어떤 제조 덕후이던 열광하게 하는 부분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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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것 하나가 레이저 절삭가공이다. 이 알루미늄 동영상에서는 이걸 두 번 보게 되는데, 위 사진은 특히 인상적이다. 절삭가공이라는 것은 금속의 끝부분에 끝말림이라 불리우는 주둥이같은 게 남게 된다. 보통 0.05mm 두께인 끝말림은 엄청나게 날카롭고 기계 기술자들을 파멸시키는 존재다. 이것들은 매우 작은 도구로 기계로 제거하거나, 손으로 제거하거나, 텀블링으로 제거하거나, 사포로 갈아버리거나, 아니면 다른 과정을 통해 제거하게 되는데, 이들 모두 단점이 있다.

이 5초동안 애플은 매우 독특한 것을 하게 된다. 레이저를 이용해 끝말림이나 절삭에서 나왔을 법한 다른 작은 결함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영상에서 여러분은 레이저가 빠르게 안쪽 포켓의 주둥이를 확인한 다음, 더 강력한 두 번째 레이저가 이를 제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나는 아마 이 트릭을 생각해낸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이 (꽤 긴) 블로그 포스트를 읽고 이게 엄청나게 놀라운 트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 이 포스트는 목적을 달성했다 하겠다. 브라보!

나도 알루미늄 부품을 만들지만, 이미 애플의 만듦새 기준으로 만드는 것은 옛날에 포기했다. 전세계의 어떠한 회사도 애플이 가진 수준의 마무리와 산화 피막 작업을 하진 못하는데, 이것의 비밀은 애플의 모든 구슬 코팅된 알루미늄 표면은 완벽히 광택 처리된 표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경쟁하려면, CNC 기계(부품을 고정하기 위해서 6축 로봇 팔에 특수제작된 작동기 – 손 같은 것 – 가 필요할 것이다) 수준의 가격을 가진 장비에 투자하던지, 엄청난 돈을 치뤄서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부품에 광택을 내더라도 부품 하자율이 10%가 최선이라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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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스포트 워치가 일전 스테인리스 워치와 비슷하게 광택 장비에 고정되어있는 것이 보인다. 스트랩을 부착하는 부분에는 여전히 특수제작된 플러그가 붙어 있지만, 스테인리스와 달리 측면 버튼과 디지털 크라운은 보호되지 않은 것이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포트의 이 모서리 부분의 곡면은 이미 압출 가공 과정을 통해서 완벽히 만들어졌기 때문에 절삭 가공이 필요없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알루미늄 압출 가공을 최고의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 설명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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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애플은 완벽히 광택 처리된 표면을 향해 자동화된 유리 구슬 발사 기계로 구슬 코팅을 한다. 이 회전하는 다양한 조리개의 노즐 헤드는 모든 가능한 각도에서 케이스의 모든 표면에 구슬이 박힐 수 있게 설계되어 각각의 워치에 완벽히 균일한 질감을 보여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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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되고, 가공되고, 레이저로 끝말림을 제거하고, 광택을 내고, 구슬 코팅이 된 스포트 워치는 이제 특수제작된 랙에 걸려 산화피막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일부 산업 과정은 소재의 단점인 부분을 역으로 좋게 만드는 상식에 반하는 부분이 있다. 산화피막은 이런 과정 중 하나다. 강철 부품이 공기에 반응해 산화되는 (녹이 스는) 것처럼, 알루미늄 또한 산화되어 균일하지 않은, 분필같은 하얀 필름을 생성하게 된다. 산화피막 과정은 전기와 화학을 이용해 두껍고 정밀한 산화알루미늄층을 표면에 생성되게 한다.

강철의 녹은 무섭고 부식되는 것이지만, 산화된 알루미늄은 사실 매우 단단한 세라믹이기 때문에 매우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통제된 균일한 층의 산화피막은 완성된 알루미늄 부품을 매우 단단하고 흠집에 강하게 만들어준다. 게다가, 층 자체가 편리한 벌집 구조가 되어 (짧은 시간 동안) 어떠한 색상으로든 칠이 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애플은 이 행성 안에 있는 어느 기업보다 더 많은 금속을 산화피막 처리하는 곳일테고, 스포트 케이스가 있는 매우 최적화가 잘 된 랙의 세트를 보게 된다. 대부분의 산화피막 랙은 클립이나 훅이 달려 부품을 고정하고 양극의 전기를 접촉시킨다. 애플은 특수제작된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랙을 만들어 부품들은 매우 (매우) 다닥다닥 붙어 정렬시킬면 수 있다. 이것도 제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면 “우와, 우리도 저 정도를 할 수 있는 물량/예산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할 만한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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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떠나 날아다니는 워치 세계(조니의 하얀 방과 거의 같은 곳 같다)로 가기 전에, 애플은 마지막으로 하나의 제조 트릭을 보여준다. 스틸과 금 디지털 크라운은 톱니 문양을 절삭 선반에서 얻지만, 스포트의 톱니 문양은 레이저로 새긴다. 누군가는 크라운이 이미 구슬 코팅이 완료된 것 같지만 이게 산화피막이 아직 되지 않은 것인지 저게 마지막 과정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인덱스 척이 크라운을 돌리면서 각 컷이 레이저의 축과 접촉하게 해준다. 나는 금과 스테인리스 크라운은 광택 처리된 표면이 레이저와 호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절삭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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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서 누군가 눈치챈 것인데, 금으로 만들어진 에디션 모델은 워치나 스포트에는 없는 포켓이 또 있는 것 같다. 이것이 에디션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애플이 밀도 높은 금 합금의 일부를 제거해 무게를 낮추려는 건지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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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위쪽 스트랩 부착 채널에 번인과 진단을 위해 6핀 포트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 포트가 최종양산형 워치에도 남아있을지, 양산제품에는 이걸 빼버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알루미늄 영상을 보면 완성된 스포트 워치가 포트가 확연히 보이는 상태로 놓여져있는 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개월 전에 프로토타입 워치를 시험 생산하는 과정에서 영상을 촬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 이론이 하나 있긴 한데, 스포트 모델의 “무브먼트”는 케이스에 접착제로 붙어있어서 포트가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워치에 진단 기능을 넣어서 애플 스토어에서 문제가 되는 유닛을 바로 버리고 고객에게 새것을 주는 거보다 진단을 해서 문제를 찾으려 할 수도 있다. 워치나 에디션의 경우 그냥 무브먼트를 모두 꺼내 교체하는 것이 더 말이 될 것이다. (무브먼트를 교체하는 것은 대부분의 기계식 시계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브먼트를 분해하는 것은 숙련된 시계 기술자가 필요하겠지만)

조니 아이브는 이따금 관심(care)에 관해서 얘기하곤 한다. 이건 간단히 클래식한, 혹은 수작업으로 만든 것의 “장인의 손길(craftsmanship)”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상한 단어이긴 하다. 또한,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나 독일의 기계 도구 제조사가 말하는 품질이나 정확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관심”이라는 것은 가공하지 않은 소재와 최종 결과물에 대한 존경심을 표함과 동시에, 이 둘을 연결함에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워치를 통해 이것이 강조되는 것을 보았다. 애플은 그냥 다른 모두가 그러는 것처럼 단조 과정을 통해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금 합금을 냉간가공으로 경화시키는 것 또한 빼더라도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품질이 됐을 것이다. 아무도 스포트 내의 마이크 안쪽 포켓을 만질 리는 없지만, 여전히 이는 레이저로 완벽히 가공되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이미 최소한의, 혹은 사람들이 (품질의 문제를) 눈치챌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제품을 만들려고 한 팀만이 해낼 수 있는 제조 과정이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건 그냥 공급 체인이 아닌 애플이 몇 세기의 경험을 가진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자신을 끌어올리는 의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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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Column] 신기술의 딜레마

계속되는 발전과 필요 사이의 딜레마

신기술이라는 것의 시작은 “필요”에 의해서였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만들어졌다. 기록의 편의를 위해 사진이, 이후엔 동영상이, 통신의 편의를 위해 전보와 전화가, 이후엔 휴대전화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다. 언제쯤 이 모멘텀이 사라질까? 언젠가는 기술 개발의 방향성이 없어질 지도 모른다. 불행히도, 내 생각엔 지금 이 징후가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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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 제품 가운데 가장 말이 많은 애플 워치.
(사진 출처: Apple)

애플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매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 카테고리를 재정의하는 데 도가 튼 회사다. 그런데 애플이 이런 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성공을 의심하게 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당장 아이폰-아이패드-애플 워치의 발표 당시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아이폰은 하드웨어에서 결핍된 기능들(3G 등)이 간간이 까였을 뿐이었지만, 아이패드는 그냥 아이폰이 커진 게 아니냐는 정체성적(?) 비아냥이 많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애플 워치가 발표되자, 대체 뭐하는 제품인가라는 존재론적(?)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지금 워치의 개발을 마무리짓고 있는 애플이나 워치용 앱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을 개발자들은 생각이 다를 것이고, 워치는 이러한 의심들을 극복하고 성공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 음성 인식 비서. 사실 음성 인식 기능은 생각보다 오래된 기능이다. 심지어 내가 9년 전에 산 삼성 애니콜 스킨폰에도 음성 인식이 있었다고 하면 믿으시겠는가? 물론 그 때는 쓸만한 기능이 전혀 아니었다. 또박또박 말해야 되고, 그렇게 말하더라도 못 알아먹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러한 음성 인식 기술이 재편된 때가 바로 2011년에 나온 아이폰 4s에 시리가 들어가면서부터다. 시리는 어떻게 보면 음성 인식을 재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까지 가능할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자연어 음성 인식이 가능한 데다가, 적당히 받아쳐주기까지 하니까. 정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나오는 토니 스타크의 전자 비서 자비스가 생각나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3년의 시간이 흐르니 미국의 내노라하는 IT 기업 3사가 전부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S보이스나 Q보이스는… 에휴) 구글은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여기에 애플까지 추가해서 3사 모두 이 기능을 열심히 광고하고 있다. (요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일 열을 올리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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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테스트 중인 윈도우 10.

최근에 윈도우 10의 프리뷰 빌드를 테스트하고 있다. 2주 전 이벤트 후 코타나가 탑재된 빌드로 업데이트했다. 몇 가지 지역 설정 문제를 겨우 해결해서 코타나를 활성화한 후, 이런저런 질문을 해본다. 코타나의 기술 자체는 정말 시리보다 훌륭하다. (음성 인식은 좀 많이 뒤지긴 한다만, 그건 시험판이라 그렇다 생각하기로 했다.) 게다가 목소리 기반이 정말로 헤일로 시리즈에서 코타나 성우였던 젠 테일러이기 때문에 정말 마스터 치프가 되어 코타나와 대화하는 기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음성 인식 비서들의 고질적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사용자들에게 이 녀석들이 필요하다고 설득을 못 한다는 것. 나도 솔직히 옆에 늘 시리가 있고, 윈도우에서는 코타나도 있지만 iOS 8에서 애플이 샤잠을 이용한 음악 인식 기능을 추가시켜주기 전까지는 시리를 쓰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샤잠(이나 국내의 유사라 읽고 짝퉁이라 읽습니다 서비스)은 많이 썼기에 그 기능이 추가되니 그때서야 쓸 일이 꽤 많아졌다. (불행히도 코타나는 아직 이런 기능이 없다.) 이들 회사 모두 이 기능들을 홍보는 하지만, 그럴 듯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그냥 열심히 기능들만 홍보하는 상황이다. 솔직히 이들도 어떻게 이걸 홍보할 지 모르는 것이다. 이게 홍보가 얼마나 안 되냐면, 내 주변 사람들, 심지어 IT 좀 안다는 사람들까지 모두 내가 시리를 쓰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러분 스마트폰에도 있는 기능이에요… 블랙베리가 아니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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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2주 전에 발표한 홀로렌즈. 사용성이 무궁무진하다는데, 대체 어디다 쓸 것인가?

위의 예 뿐만 아니라, 솔직히 요즘 들어 뭔가 신기술이 나오면 나 자신도 옛날과 달리 ‘대체 뭐에 쓰는 놈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 때가 많다. 오큘러스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장 5년 전만 해도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은 적었던 거 같다. 물론 내가 더 어려서였을 수도 있지만, 요즘 나오는 신기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계속 의구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이 우연은 아닐 거다.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의구심때문에 개발이 멈춰서도 안 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2000년대 들어 비약적인 가속화가 계속 됐고, 이제는 멈출 수도, 한숨을 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에게 “이 기술이 여러분의 삶에 필요합니다”라는 설득을 하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기술의 딜레마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