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친듯이 짐을 쌌다.
내 짐은 크게 1) 한국으로 들고 들어갈 짐과 2) 학교 스토리지에 저장할 짐 이렇게 나뉘는데, 오늘 스토리지에서 일하는 애들이 내 짐들을 가져갈 예정이라 발등에 불 떨어진 듯이 쌌다.
짐 싸기 시작할 때 혼돈 그 자체였던 내 방.
지금은 웬만큼 다 쌌다. 마지막 박스를 싸면서 뭐 까먹은 거 없나 보는중인데, 이럴 때 다 쌌겠지 이랬다가 까먹고 안 싼 짐, 꼭 나오더라. 그럴 땐 뭐 어쩌리. 눈물을 머금고(?) 집에 들고 와야지. 그러고 나서 “이건 왜 들고왔어?!” 라며 엄마한테 한 소리 듣는거지 뭐. ;;
이 짓을 이제 고딩 때 이후로 다섯번째 하고 있지만, 언제나 참 적응이 안되는 작업이다. 1년의 짐을 싼다는 것은 참 가슴벅찬 일이기도 하고, 지난 1년에 대해 까먹었던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이번에 짐을 싸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맥북 프로용 인케이스 슬리브도 발견했다. 그리고, 아이폰 3GS 박스도 책상서랍 저 먼 구석에서 발견했는데, 지금의 아이패드 박스 옆에 놔보니 웬걸 높이가 똑같다. ;;
아이폰 케이스랑 높이 맞추려고 일부러 아이패드 박스에 빈공간이 많았나 싶기도 하다 -.-
또한, 문어발 전기 코드를 싸면서 컴퓨터 주변기기들도 싹 정리했다. ‘해리포터의 벽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이 방에는 콘센트가 전체를 통틀어서 단 두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맥북 프로를 제외하곤 다 뺀 다음, USB 단자 두 개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꽂았다. 둘 다 비행기 타기 전에 풀 차지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긴 여행이 날 기다리고 있다… -.-v) 그래서 책상엔 지금 맥북 프로, 아이폰, 아이패드 이렇게 셋인데 이 셋이 모인 기념으로 기념샷도 하나 박아놓았다. 뭐 그건 한국가서 올리도록 하고… (메모리 리더와 사진 라이브러리가 있는 외장 하드도 다 싸놔버려서 ;;)
오늘은 이 짐들을 스토리지로 보내고 공부를 좀 할 계획이다. 이렇지만 내일 시험이 두 개나 있고, 수학보다는 쉽다 하더라도 그래도 여전히 막막한 과목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콘은… 교수가 좀 병X이었던 터라 더 막막하다 ;;) 내일은 시험 보고나면 돌아와서 한국갈 짐을 마저 싸고 지은이 누나랑 몰에 쇼핑가기로 했다. 둘의 프렌드십(??)을 기념하기 위해 마지막 저녁식사도 치즈케익 팩토리에서 근사하게 하기로 했다. 내일 예약이나 해놔야지. 그리고, 몰 가서는 애플 스토어에서 마지막으로 지를 아이패드 액세서리가 없나 함 볼 생각이다. 인케이스 북 자켓이 들어와있음 금상첨화인데…
한국 도착까지 90시간도 안 남았다. 미국에 있는 시간까지는 75시간도 안 남았다. 남은 시간동안 잘 정리해서 가야겠다. 아마 미국에서 하는 포스팅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 한국 가서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