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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시계로서만 써본 모토 360.

정말 손목시계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내 티쏘 PRC-200 손목시계의 배터리가 죽었다. 작년 8월에 샀으니 그랬을 만도 하다. 그런데 마침 우리집에 모토 360이 도착했다. 내 건 아니고, 누가 나를 통해서 배송받기 위해 주문을 여기로 한 것이다. 즉, 배송대행이다. 게다가 주인은 한 번 써보라고도 했겠다, 나는 모토 360의 박스를 뜯어보았다.

그러나 독자분들이 아시다시피, 나는 골수 아이폰 사용자다. 서브 기기로 넥서스 폰 하나를 들여올까란 생각은 늘 했었지만 늘 재정상의 이유로, 그리고 몇 년 전에 폰 두 대를 들고 다니면서 골치아픈 경험을 겪었기에 그러지는 못했다. 그리고 모토 360은 안드로이드폰하고만 연결되는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다. 이 어색한 공존은 과연 가능할까?

셋업

막 뜯은 모토 360에 전원을 넣어보았다. 그런데 웬걸, 첫 단계부터 난관이다. “휴대전화에 Android Wear를 설치하세요.” 물론, 안드로이드 웨어 기기와 스마트폰을 연동시켜주는 이 앱은 iOS 앱 스토어에는 없다. 무조건 안드로이드폰이 필요하다. 룸메이트의 갤럭시 탭을 빌려보려 한다. 버전이 4.2.1이다. 안드로이드 웨어 앱은 4.3부터 지원한다. 플레이 스토어에 검색 결과도 안 뜬다. 그날 마침 다른 친구가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었다.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본다.

쿠도: “네 폰(갤럭시 S4) 안드로이드 버전 얼마냐?”
친구: “나? (뒤져본다) 4.4.2.”
쿠도: “오 굳… 나 잠깐 폰 좀 빌려도 돼?”

그동안 나는 26%밖에 없는 (설치하라는 화면에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준다. 세심해라) 360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박스 구성품 중에 있는 무선 충전 독을 꺼낸다. 다행히도 독의 끝은 마이크로 USB다. 충전기는 뜯지 않고 독만 뜯어 내 앵커 USB 충전기에 남아도는 마이크로 USB 케이블과 연결하고, 독 위에 360을 살짝 올려놓으니 충전을 시작한다. 충전 속도는 꽤 빠르다. 320mAh(iFixit에서 뜯어본 결과는 더 작았다지만, 일단 그렇다 하자)의 배터리를 40W짜리로 충전하니 당연한 건가. 친구가 도착할 때쯤에 이미 충전은 완료되어 있다. 친구의 갤럭시 S4를 빌려 빠르게 안드로이드 웨어 앱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기본적 셋업을 완료한 후, 친구의 폰에서 앱을 지워서 돌려줬다. 이로서 기본적으로 시계로 쓸 준비는 완료되었다.

디자인

모토 360이 엄청난 화제를 뿌리고 다닌 것은 디자인 덕분이었다. LG의 G 워치와 함께 공개된 360은 실제 손목시계를 닮은 둥근 디자인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덕분에 같이 공개된 LG G 워치는 그냥 버로우. 결국 LG는 급하게 둥근 화면의 R을 이번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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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모토 360의 둥근 디자인은 확실히 이 시계의 진짜 정체를 숨기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360을 차고 돌아다닐 때, 거의 아무도 처음에는 360이 여타 시계와 다른 녀석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일부 사람들만이 시계가 보통 때는 아무것도 안 보여주는 것을 보고 이게 스마트워치라는 걸 알아챘다.

모토 360은 생각보다 컸다. 내 티쏘 시계보다도 지름이 크다. 화면도 화면이지만 보드를 어떻게든 우겨넣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내 얇은 손목에는 꽉 매지 않으면 약간 들린다. 360의 화면 자체는 완전한 원형이 아닌 아래에 작은 베젤이 있는 형태인데, 모토로라는 베젤을 두껍게 하고 완전한 원형 화면을 택하느냐, 아니면 베젤을 완전히 얇게 하고 원형 화면을 포기하느냐의 고민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내가 보기엔 잘한 결정같다. 얇은 베젤이 정말 보기 좋거든. 그리고, 생각보다 무게도 상당히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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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옛날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화면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205PPI짜리 LCD인데, 시간을 보려고 유심히 보면 화소가 보인다. 그리고 색재현율이나 주광 시야도 요즘 패널(특히 요즘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는 아이폰 6)에 비하면 조금 뒤쳐진다. 커버 유리의 가장자리는 굴절 때문에 화질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정도 디자인의 하드웨어를 249달러로 내놓아준 것에 대한 약간의 희생으로 판단해야 할까. 그리고 360은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 중 유일하게 조도 센서가 탑재되어 주변 광량에 따른 자동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이 센서는 화면 컨트롤러와 함께 아까 말한 아래의 작은 베젤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나오는 모토 360은 가죽 시계줄이 기본으로 묶여서 나오는데, 360의 바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다소 떨어뜨린다. 매우 값싼 가죽이거나, 가공을 매우 저렴하게 한 기분이다. 안쪽에는 극세사 처리를 해놓아 손목과 닿는 부분은 느낌이 좋지만, 겉에 있는 가죽은 처음에 매우 뻣뻣해서 처음에는 손목에 차기가 힘들 정도다. 하루이틀 정도 지나면 무슨 군화처럼 연화가 되어 유연해진다. 곧 메탈 시계줄도 나온다 하니, 그건 좀 기대해볼 만할 것 같다.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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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터치가 주요 인터페이스다.

모토 360의 화면을 깨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모션 센서를 통해 깨우는 방법인데, 늘 먹히지는 않는다. 특정 동작을 통해서만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는 것 같은데, 아직도 동작이 어떤 종류인 지는 헷갈린다. 어떨 때는 원할 때 화면이 안 켜지고, 어떨 때는 원하지 않을 때 화면이 켜지기도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옆의 크라운을 누르거나, 화면을 탭하면 된다. 화면을 탭하는 방법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하다. 특히 잘못된 터치로 시계가 지 혼자 화면이 켜진 적도 이따금씩 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일단 화면이 켜지면 시계가 제일 먼저 반긴다. 모토로라는 다양한 시계 디자인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연동 앱을 통해 색깔 등을 바꾸고, 더 많은 디자인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그건 시험해보진 못 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시계도 같이 띄워주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데, 시계 자체에서 서울을 설정하는 게 불가능해서 포기하고 썼다. (역시 앱에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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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의 만보계 앱은 일주일 간의 걸음 수를 캐싱해서 보여준다.

안드로이드폰과의 통신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시계 관련 기능 (시계, 스톱워치, 타이머, 알람)와 만보계, 그리고 심박 센서다. 아마 여기서 측정한 데이터를 폰으로 전송시킬 수 있을 듯한데, 당연히 그건 테스트해보지 못 했다. 만보계의 경우 일주일치 정보를 폰과 동기화하기 전에 캐싱해두고 있으며, 그 정보를 그래프로 표시해준다. 심박 센서 또한 주기적으로 사용자의 심박을 측정해 그 날의 심박수를 수치화해 보여준다. 물론, 따로 심박수를 측정해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기능이 다른 메뉴에 따로 심어져있어(전자의 기능은 심박 센서 앱에, 후자 기능은 만보계 앱에 붙어있다) 처음엔 이 둘의 차이가 뭔 지를 몰라 헤맸다.

결국 얘도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UI는 구글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의 UI에 스킨을 씌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UI, 정말로 헷갈린다. 처음에는 대체 어디로 밀어야될 지 몰라서 많이 헤맸다. 나중에야 익숙해지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이 곧 이해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몇 개의 기능만 쓰는데도 익숙해지는 데 이틀은 걸렸으니, 완전한 안드로이드 웨어를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한 1주일은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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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 360은 Qi 무선 충전 방식을 쓴다. 기본 제공되는 독 말고도 써드 파티 충전 패드로 충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문제의 배터리가 있다. 모토 360이 해외 리뷰들에서 자비 없이 까인 부분이 배터리인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용량은 크기 때문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고, (모토 360의 경우 320mAh) 모토로라가 거기에다가 단가 절약을 위해 무려 4년 전에 나온 45nm짜리 공정의 TI OMAP3 프로세서를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프로세서의 공정이 작을 수록 전력 효율이 올라간다. 참고로 애플이 아이폰 6에 쓰는 A8은 20nm.)

모토 360을 처음 쓰기 시작한 날에는 그 악명을 제대로 떨쳐주었다. 6시간동안 1/3이 증발한 것이다. 대충 계산하면 18시간 정도면 배터리가 사망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그 다음부터는 훨씬 더 오래 버텨주었다. 통신 기능을 꺼놓은 상태에서는 웬만하면 배터리가 하루 이상은 갈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통신을 켜는 순간 그 수명은 순식간에 줄겠지만 말이다. 이후에 모토로라에서도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는 펌웨어를 내놓았다고 하니 좀 나아졌기를 바란다.

애플 워치가 더 기대되는 이유

IT의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늘 나오는 문제는 바로 새 기술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냐는 것이다. 웨어러블의 다양한 방향을 생각해보면 이 문제가 바로 대두되게 된다. 구글 글래스는 특히 이 문제에서 홍역을 많이 치뤘었다. 앞에 달린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 운전중 시야 분산 등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는 이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기본적으로 시계라는 기본적 폼 팩터를 타고났으니 거부감이 훨씬 적고, 늘 차는 사람들은 시계가 있는 삶이 익숙하다. 웨어러블의 미래는 결국 스마트워치 쪽이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스마트워치가 가진 숙제도 있다. 일단, 배터리다. 배터리 기술이 토니 스타크의 아크 원자로 수준이 되지 않는 한, 스마트워치의 배터리는 하루이틀 정도면 사망할 것이다. 결국 프로세서 효율에서 이를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 워치는 필요한 경우 아이폰의 프로세서를 빌려 작업을 처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른 문제는 바로 시계와 IT 기기의 근본적 정체성의 차이점이다. IT 기기의 성격상 스마트워치는 기술의 발전 등을 이유로 일반 시계보다 수명이 더 짧을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스마트워치를 기기로서 광고한다는 것도 일반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끌기엔 좋은 전략은 아니지 않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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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출처: Apple)

이런 점에서 이번에 공개된 애플 워치는 기대가 된다. 일단, 애플은 워치를 기기라기보다는 시계의 관점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보인다. 옛날 한 모델을 고수했던 애플답지 않은 두 가지 크기에, 세 가지 바디 피니시, 그리고 여섯 가지의 밴드 등 다양한 개인화 요소들이 돋보인다. 또한 디지털 크라운은 애플이 얼마나 기존 손목시계에 대한 오마주를 보이고 있는 지 잘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조니 아이브가 그토록 싫어하는 스큐어모피즘의 귀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메인 폰은 아이폰이라는 것도 크다. 어떠한 연결 기능이 없음에도, 모토 360은 나에게 스마트워치에 대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애플 워치는 여기서 그 잠재력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모토 360에 대한 내 평을 하자면 이렇다. 안드로이드폰을 가지고 있고, 만약 지금 당장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다면, 360은 현재로서는 최고의 선택이다. 그러나 나는 좀 더 기다릴 것을 추천한다. 모토 360이나 안드로이드 웨어 모두 뭔가 완전한 완성은 아닌 기분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일단 애플 워치가 어떻게 나오는 지 지켜보도록 하자. 이제 스마트워치는 막 시작했다. 이 시장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 지, 꽤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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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애플 아이폰 6 & 아이폰 6 플러스

“크다.”

처음에 애플 스토어 윈도우에 전시되어 있는 아이폰 6 플러스를 봤을 때 든 생각이었다. 아이폰 6도 분명히 4.7인치로 커졌다는데 아이폰 6 플러스와 같이 진열된 모습을 보면 그냥 5s 크기 같아보였다. 직접 만져보고 나서야 커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 아이폰을 메인 폰으로 썼던 나로서는 4.7인치짜리 아이폰 6도 작은 크기는 아니었다. 나는 1년동안 4인치짜리 아이폰 5s에 익숙해졌던 내 손이 다시 4.7인치짜리 아이폰 6에 익숙해지려 애를 쓰는 모습을 지켜봤다. 개인적으로 나는 4.7인치가 스마트폰 크기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해왔는데, 아이폰 6는 그 마지노선에 와 있는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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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아이폰을 써왔던 나로서는 다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폰 6의 새로운 전면 유리는 끝에 살짝 곡면이 들어가 그립과 한 손 조작을 약간이나마 편안하게 해준다. 화면 자체는 해상도는 커졌으나 어차피 화면도 같이 커져 인치당 326픽셀이라는 기존 레티나 해상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패널이 바뀌었는 지 확실히 더 쨍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폰 6 플러스는 5.5인치 1080p 화면으로 인치당 401픽셀이라는 애플 제품중에서는 가장 화소 밀도가 높은 (그러나 고급 스마트폰들 사이에는 평균적인?) 화면을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이폰 6이나 5s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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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연 테이프”라 불리는 안테나 선과 튀어나온 카메라.

매번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그랬지만, 이번 아이폰 6의 디자인 논란은 역대 최대였다. 이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바로 “절연 테이프”와 “카툭튀”다. 나도 솔직히 처음에 유출본이 돌아다녔을 땐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마나 절연 테이프는 처음에 유출된 이후로 색깔이 약간 조정되서 그나마 나아보이는 느낌이다만, (하얀색 그대로인 골드가 그래서 제일 안 팔린다카더라) 그래도 색깔을 참신하게 뽑던지, 아예 알루미늄 바디와 아예 색을 맞춰보던지 해서 조금 숨기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툭 튀어나온 카메라의 경우, 바닥에 놓았을 때 윗쪽의 카메라 반대쪽 부분을 제외하고는 웬만해서는 잘 흔들리지 않았다. 물리학적으로 아예 흔들리지 않는 건 당연히 못 막지만, 그래도 나름 신경을 쓴 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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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전원 버튼은 적응은 필요하지만, 화면이 커진 이상 논리적인 위치다.

아이폰 6의 자체 무게는 5s에 비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늘어난 크기와 비례하면 여전히 꽤나 가볍다. (사실 이 녀석, 아이폰 4보다도 가볍다.) 6 플러스도 크기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워낙 커서 한 손으로 잡고 뭘 하는 것이 쉽진 않다. 일단 한 손은 조작은 고사하고 잡는 거 자체에 고생을 할 정도다.  스토어에서 어떤 사람은 “아이폰 6 플러스는 주머니에 폰을 넣고 다닐 필요가 없는 여성분이 많이 찾을 것 같다.”라고 했는데, 손이 웬만하게 크지 않고서는 잡기조차 힘들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나한테 맞는 녀석은 아니다.

아이폰 6의 새로운 A8 프로세서는 A7 대비 CPU 성능 25%, GPU 성능 50%의 향상이 있었다고 애플은 밝혔는데, 아주 큰 성능 향상은 아니다만 그래도 성능이 향상된 모습이 눈에 띄인다. 애플은 또한 전력소모를 50%나 감소시켰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6이나 6 플러스의 더 커진 배터리와 어떤 조합을 보일 지가 궁금하다. 솔직히 A7을 쓰는 5s도 iOS 8에서 충분히 빠르기 때문에 A8도 꽤 빠릿빠릿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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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 플러스 메시지 앱의 가로 모드

화면이 커졌기 때문에 애플은 나름 이 큰 화면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을 약간이나마 한 듯하다. 6 플러스의 경우, 다양한 앱에서 아이패드처럼 두 개의 칼럼으로 된 UI를 제공한다. 키보드도 복사/붙여넣기 등 다양한 기능을 키로 구현했다. 그러나 키보드의 경우, 정작 쳐야하는 키가 가운데로 몰려있는데 손가락이 거기까지 가는 게 힘들다. 차라리 기능 버튼들을 가운데에 두고 이를 찢어놓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두 개의 칼럼으로 된 UI는 그래도 편해보이긴 한다. 내가 가로 모드를 별로 안 쓴다는 게 함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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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6 플러스는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삐져나올 정도로 크다.

아이폰 6이나 6 플러스는 참 어색하게 느껴진다. 물론 더 큰 안드로이드폰(특히 갤럭시 노트 3)들을 수두룩하게 만져봤지만 이 크기에서 iOS를 구동하는 아이폰을 만지고 있으니 알 수 없는 어색함이 계속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커진 크기가 작아서 아이폰을 거부하던 사람들에게 마지막 무기가 될 것인 지, 아니면 기존의 애플 매니아들에게까지 원성을 듣는 결정이 될 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다. (지금 난 두 경우를 모두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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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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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5s (좌) / iPhone 6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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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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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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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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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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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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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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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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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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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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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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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6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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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iPad mini with Retina display

이제는 진짜다.

1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실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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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아이패드 미니.

원래 애플은 소형 태블릿 시장을 탐탁지 않아지 했다. “7인치 태블릿은 나오자마자 사망합니다(Dead-on-arrival).”이라고 말했던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었다. 잡스 사후, 소형 태블릿 시장이 활성화되자 애플은 오랫동안 소문으로 돌았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지만, 프로세서는 1년 반 전의 A5, 해상도는 768×1024의 구형 해상도였다. 언론은 “애플이 삼성의 대세에 따르기 시작했다”고 열심히 언플을 해댔지만, 이때까지만해도 애플은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적 제품임에도 아이패드 미니는 많이 팔려나갔다. 이제 애플은 이 실험이 성공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2세대에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 게임을 시작하지

익숙하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전세대 아이패드 미니에서 유일하게 바뀌지 않은 것이 디자인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디자인은 5세대 아이팟 터치가 기반이 되었고, 현세대 아이폰인 아이폰 5s도 같은 디자인을 쓰고 있는 데다가, 아이패드 미니의 디자인을 늘린 아이패드 에어까지 나와서 그다지 디자인을 바꿀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다. 포트 구성도 기존 아이패드의 구성 그대로다. 오른쪽에 다기능 스위치와 음량 버튼, 위에는 전원 버튼과 셀룰러 모델에 한해 셀룰러 안테나가 위치하는 띠, 아래쪽에는 스테레오 스피커와 라이트닝 포트가 그대로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가장 디자인이 잘 빠진 태블릿 중 하나다. 알루미늄판 하나를 통짜로 깎은 유니바디 구조로 만들어진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단단하면서도, 가볍다. 331g이라는 무게는 사실 전세대와 비교할 때 늘었고, 두께도 소량 늘었다. 이게 다 후술할 배터리 때문이다. 확실히 전세대와 현세대를 같이 들어보면 무게 차이가 느껴지나, 실생활에서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이패드 에어의 20% 이상 가벼워진 무게에 비하면 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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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그레이끼리 모아두면 완벽한 깔맞춤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외장 변화는 아이폰 5s와 유사하다. 이전 모델에서의 산화알루미늄 도장이 까지는 이유로 블랙 & 슬레이트가 스페이스 그레이로 대체됐다. 골드는 추가되지 않았는데, 이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이폰 5s의 크기에나 골드가 괜찮아보이지, 아이패드 크기에서는 좀 이상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제품은 스페이스 그레이였는데, 역시 스페이스 그레이인 내 아이폰 5s와 완벽한 깔맞춤이다.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미니 리뷰(요즘은 KudoTouch라 부른다)에서 나는 당시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용 이미지에서 한 손을 쫙 뻗어서 잡는 모습을 보고 해보니 매우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건 지금도 그렇다. 당연하지, 크기가 안 변했는데. (애플도 이번 아이패드 미니 홍보용 이미지에서 한 손을 쫙 뻗어서 잡는 사진은 빼버린 듯하다.) 여전히 한 손으로 베젤을 쥐는 것이 좀 더 편하다. 물론 화면이 넓어서 균형이 불안 불안한 것은 없지 않아 있지만, 스마트 커버가 있으면 잡기가 훨씬 쉬워진다. 왼쪽의 자석 경첩(?) 부분이 손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어차피 9.7인치짜리 아이패드에 비하면 꽤 가벼워서 한 손으로 드는 데 부담이 전혀 없다.

아마 스페이스 그레이 외장을 고르지 않은 이상,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전 세대와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둘을 갖다놓고 뭐가 뭔지 맞추라 그러면 쉽게 고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물론 화면을 켜기 전까지는 말이다.

빛나는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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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보고 있으면 빛나는 종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7.9인치에 2048×1536의 해상도를 박아넣은 아이패드 미니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정말 선명함 그 자체다. 인치당 326픽셀의 화소 밀도는 아이폰 5s와 같고, 태블릿 중에서는 가장 높다. 이 선명함 덕분에 이전 아이패드 2에서조차 읽기 어려웠던 글자들이 더 작은 화면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아이러니를 가지게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덕에 아이패드 미니의 작은 화면이 가졌던 단점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셈이다. 특히 가독성의 향상 덕분에 눈만 좋다면 9.7인치 아이패드에서나 볼 수 있다는 PDF 파일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오래 보는 것은 별로 추천할 만한 것은 아니다. 텍스트가 작아서 눈이 아픈 건 여전하다.) 만약 아이패드 미니의 서체 크기가 너무 작다 싶으면 설정에서 크기를 조정해주시면 낫다. (이것은 iOS 7의 다이내믹 폰트 API를 지원하는 앱이면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사파리 글은 될 수 있으면 읽기 도구로 보시면 좀 쾌적하게 읽으실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초기부터 화면의 색재현율이 문제가 되었다. 그 말인즉슨, 최근 애플의 제품들은 색재현율이 100%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아이패드 미니는 60%대의 색재현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는 과정에서 공정상의 한계로 색재현율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확실히 아이패드 에어, 하다못해 아이폰 5s와 비교를 해봐도 색재현율의 한계는 눈에 보인다. 하지만 굳이 비교하려 들지 않는다면 엄청난 선명함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색재현율을 해상도에 희생시킨 애플의 결정은 잘했다고 보이는 게 이 이유에서다. 솔직히 색재현율보다는 해상도가 사람들에게 더 눈에 띄는 요소니까. (그리고 1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색재현율도 현세대와 비슷했으니, 정확히 말하면 다운그레이드는 아니다.)

구세주 A7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은 바로 내부 칩셋 덕이 크다. 무슨 말이냐? 이전 아이패드들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한 방법은 기존 아이폰의 A5나 A6 칩에 그래픽 코어만 네 개로 늘리는 형식이었다. 즉, 일종의 마개조 칩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3세대 아이패드에 들어간 A5X와 4세대에 들어간 A6X다. 이런 마개조를 하게 되면 칩의 크기가 커져 전력 효율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된다. 그나마 이전 아이패드들은 배터리 크기를 어느 정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 덕분에 더 두꺼워지고 더 무거워졌다.) 문제는, 아이패드 미니에 이러한 마개조를 했다간 엄청나게 두껍고 무거운 미니가 탄생할 게 뻔했다.

아이폰 5s에서 데뷔한 A7은 마치 이러한 아이패드 미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구세주 같다. A7은 프로세서 자체의 크기를 더욱 줄이고, 기본으로 네 개의 그래픽 코어를 박았기 때문에 마개조 없이도 아이패드의 레티나 해상도로 충분히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그래픽 처리성능을 지니게 되었다. 사실 이럼에도 나는 애초에 아이폰을 돌리도록 설계된 칩셋이 아이패드의 레티나 해상도를 문제없이 돌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리얼 레이싱 3을 해보자 그러한 내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해상도가 훨씬 큰데도 오히려 아이폰 5s보다 더 부드럽게 돌아갈 정도다. 프로세서 클럭은 5s와 같지만, 아마 열처리 면에서 아이폰보다 용이하다보니 그래픽 쪽 주파수를 늘렸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실제로 열처리와 배터리 용량에서 훨씬 유리한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폰 5s와 아이패드 미니보다 프로세서 클럭이 0.1GHz 높다.)

하지만 아이폰은 1GB 메모리가 문제가 없다 치더라도, 아이패드에까지 메모리를 1GB로 제한한 것은 애플로서는 실수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 (조금 있다 다룰) iOS 7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큰 실수다. 일단,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는 화면 크기에다가 그에 상응하는 해상도 때문에 메모리를 더 잡아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상도가 보통 해상도여야 말이지…)

아이폰 5s와 마찬가지로 동작 보조 프로세서인 M7도 같이 들어간다. 하지만 늘 가지고 다니니까 쓰임새가 많은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에서는 달리 쓸데가 없다. 물론 이걸 개발자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쓸 곳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새로운 아이패드에는 MIMO 기술이 탑재된 무선랜이 들어간다. MIMO는 Multiple-In, Multiple-Out (다중 입력 및 출력)의 약자로, 두 개의 무선랜 안테나를 달아 전송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실제로 아이폰 5s랑 비교할 때, 속도뿐만 아니라, 안테나 성능이 체감적으로 더 빠른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 잡지 못하는 와이파이를 아이패드는 잡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셀룰러 신호 성능에서도 앞섰다. 미국에서 테스트할 때, 동일한 장소에서 티모바일 신호를 아이폰은 4G(HSPA+)로 잡는 반면에 아이패드는 LTE로 잡았다.

전력을 더 잡아먹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때문에 배터리 성능 또한 걱정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이 걱정도 덜어준다. 애플이 주장하는 10시간을 거의 문제없이 채운다. 그것도 게임 돌리고, 하드웨어 가속 동영상을 돌리는 가혹한 환경에서. 아마 평상적 웹서핑이나 독서, 트위터 등에서는 더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굳이 이걸로 사진을 찍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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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의 카메라는 그냥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좋겠다.
성능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용도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예전 아이패드 미니의 500만 화소 F2.4 카메라를 그대로 채용했다. 카메라 렌즈는 아이폰 4s에서 워낙 호평을 받은 렌즈이니 기본적인 질은 참 좋은 편이다. 동영상도 잘 찍히고. 전면 카메라는 아이폰 5s와 5c와 같은 개선된 페이스타임 HD 카메라로, 저조도에서 훨씬 유리하다.

많은 분이 “왜 아이패드에는 아이폰보다 못한 카메라를 탑재했냐”고 물으실 거라 생각한다. 현재 아이패드의 카메라는 2012년 3세대 아이패드가 채용한 것과 동일한 상황. 그것도 그럴만한 것이, 애플은 아마 사람들이 아이패드로 사진을 많이 찍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사실, 나만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더 버지의 조슈아 토폴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I’m going to start this section by just stating, once again, that I believe 10-inch tablets with rear cameras are a ridiculous idea. An idea, perhaps, best reserved for moments of desperation or raw circumstance — like it’s the only camera you have around when your cat begins doing something hilarious.

나는 (카메라) 섹션을 시작하면서 후면 카메라가 있는 10인치 태블릿은 정말 황당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정말 절박하거나 극한 상황에서나 생각나는 아이디어이지 않을까 싶다 — 여러분의 고양이가 매우 재밌는 행동을 하는데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이것뿐이라던가.

I don’t care who you are, what you do for a living, or where you come from: it’s impossible not to look like a total nerd when you’re in public snapping pictures with something that is literally the surface size of four point and shoot cameras.

여러분이 누구이던, 뭐로 돈을 벌던, 어디서 왔던, 네 대의 똑딱이 카메라 면적의 기기로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다니면 괴짜라는 소리를 안 듣기가 어렵다.

(2012년 3세대 아이패드 리뷰에서)

As you may know, I’m not a fan of people taking photos with tablets. Just as with previous models I’ve tested, I find the act to be not only awkward, but embarrassing as well. The slightly more diminutive size of the iPad mini does make the experience slightly better…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전 모델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색할 뿐만 아니라 매우 창피하다. 아이패드 미니의 아주 약간 더 작은 크기는 그 경험을 아주 약간 낫게 하긴 하지만…

(2012년 1세대 아이패드 미니 리뷰에서)

그런데 생각외로 이러한 “극한 상황”을 맞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가보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다보면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화면이 커서 구도 잡기가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DSLR로 찍는 거보다 더 “나 사진 찍어요!”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아이폰으로 찍자.

소프트웨어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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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7은 아이패드에서 여전히 공간활용을 못하고 있다.

작년에 배포된 iOS 7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변경시켰다. 이 디자인의 변경 범위는 너무나도 넓어서 이전 디자인 요소가 남은 곳이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아이폰용 iOS 7에 관한 이야기는 이전에 쓴 iOS 7 리뷰를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으니, 여기서는 아이패드용을 한 번 보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어떻게 보면 아이폰용보다도 더 난장판이다. 안 그래도 원래 아이패드에서의 iOS는 아이폰을 여기저기 늘인 성격이 강했는데, iOS 7에서는 그게 더 두드러져 보인다. 제일 큰 문제가 음악 앱인데, 아이패드의 방대한 공간 활용을 전혀 못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애플이 기타 플랫폼과 차별되는 아이패드용 써드파티 앱의 다양한 공간 활용성을 치켜세우면서 기본 앱에는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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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대체 어쩔 셈인가.

안정성 또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아이폰 5s에서도 나를 괴롭혔던 리스프링 현상이 아이패드에서는 더 자주 나타난다. 이 이유로는 아이폰의 해상도에서는 거의 문제가 없는 1GB의 메모리가 해상도가 훨씬 큰 아이패드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게 꼽히고 있는데, 일리는 있는 말이지만 만약에 애플이 1GB의 메모리가 iOS 7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면 소프트웨어로 그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단 아이폰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iOS 7.1에서 눈에 띄게 많은 면이 향상되었으니, 아이패드도 그걸 기대해볼 만 하다. 그러나 레이아웃의 전반적 문제는 iOS 8을 기약하게 되었다.

같으면서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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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예전에는 아이패드를 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쓸 수 있게 해준다.

난 이번 아이패드 미니를 사기 전까지는 계속 9.7인치 아이패드(1세대와 2)를 썼었다. 작년에 1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을 때, 나는 “이게 내 다음 아이패드구나” 싶었다. 아이패드를 야외에서 많이 쓰는 나로서는 휴대성이 중요했는데, 늘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고, 아이패드가 필요한 곳에서 꺼내기에도 좀 큰 크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아이패드로 생산적인 일을 해볼까 했으나 그러기에는 맥북이 훨씬 낫다는 것도 깨달았고 말이다. (맥북 에어와 아이폰을 가진 내 친구는 아이패드는 영 끌리지 않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말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일단 (겨울 한정이지만) 재킷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겨울 한정이지만) 가방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할 때가 오더라도, 반 정도의 무게인 데다가 훨씬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크지 않다. (아예 미니를 위해 새로운 가방을 하나 샀을 정도다.) 지하철에서 서 있는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꺼내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세로 타자 훨씬 편해지기 때문에 서서도 뭔가를 쓸 수도 있다. (전쟁과 평화를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만.)

작아진 크기가 아이패드로서의 사용성을 해치는 것도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아이패드 앱이 완벽하게 구동되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가 작을 뿐이지, 9.7인치짜리 아이패드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아이패드 미니에서 할 수 있다. 이것은 이 정도 크기의 태블릿 중에서는 상당히 큰 장점로 다가온다.

그러나 아이패드의 크기가 작아지니 콘텐츠 소비용의 측면이 더 확연히 드러나는 느낌이다. 이 크기에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이 9.7인치 아이패드보다는 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아이패드 미니로는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읽고, 게임도 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주로 하는 자신을 주로 발견하게 된다. 확실히 9.7인치와 비교했을 때 용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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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세대 9.7인치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에어가 가벼워지고 작아져서 더는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크기에서 오는 이점이 사라졌다는 분들이 있었다. 만약에 미니가 사양이 에어보다 뒤처졌다면 정말로 이점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니도 에어와 사양을 맞췄기 때문에 그저 아이패드 에어보다 작은 아이패드로서의 위치를 갖추었다. 잠재적 구매자들로서는 엄청난 고민인 것이다. “두 대 다 사라”는 팀 쿡의 아름다운 조언도 있지만, 정말 한 대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이런 조언을 하고 싶다. 만약에 아이패드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집 밖으로 들고나갈 일이 없다면 당연히 에어를 추천한다. 하지만 밖에 들고나갈 일이 많다면?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있다. 작년까지의 미니는 작은 이점은 있지만 성능 면에서 희생을 해서 소비자들이 망설이던 모델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이전 아이패드 미니는 실험이었다. 이제는 진짜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Apple iPad mini with Retina display

  • 형태: 태블릿
  • 화면: 200.7mm (7.9″) IPS “레티나 디스플레이” (2048×1536, 2.54cm당 326픽셀)
  • 프로세서: 애플 A7 (1.3GHz “사이클론” 듀얼 코어 CPU + PowerVR G6430 쿼드 코어 GPU) + M7 동작 보조 프로세서)
  • 가용 메모리: 1GB LPDDR3 RAM
  • 저장공간: 16/32/64/128GB
  • 카메라: 500만 화소 F2.4 후면 카메라 + 120만 화소 FaceTime HD 전면 카메라
  • 연결 방식: GSM, CDMA, EVDO, 3G, HSPA+, LTE / 802.11n 듀얼 밴드 Wi-Fi, 블루투스 4.0
  • OS: iOS 7 (2014년 2월 6일 현재 최신 버전 7.0.4)
  • 가격: 50/65/62/77/74/89/86/99.9만원 (16 와이파이/셀룰러/32 와이파이/셀룰러/64 와이파이/셀룰러/128 와이파이/셀룰러)

장점

  • 빛나는 종이인 레티나 디스플레이
  • 태블릿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디자인
  •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잡은 A7
  • 들고 다니기 딱 좋은 크기임과 동시에 가지는 아이패드로서의 사용성

단점

  • iOS 7의 난장판
  • 작은 태블릿치고는 약간 비싼 가격

점수: 8.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