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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ty Store.

Nikon D300 / 1/50s / f/8 / ISO 640 / 38mm (57mm)

런던에 있을 때 애플 스토어를 가볼 기회는 없었다.
워낙 스케쥴에 쫓겨다니다보니 따로 시간을 못 만든 것이다.
그러다 하루는 런던에서 공부를 하는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나서, 한 번 애플 스토어를 가보지 않겠냐고 했다. 나는 좋다고 답했다.
그렇게 코벤트 가든에 있었던 애플 스토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아무래도 좀 늦었었으니까.
그래도 일단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그날 밤 스토어를 지키고 있던 경비원이 우리를 자꾸 의식하는 것 같아서 몇 장 못 찍고 나왔지만, 그 덕에 이 사진을 얻었다.
텅 빈 애플 스토어 사진을 찍을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I never had a chance to visit an Apple Store when I was in London.
Our schedule was so tight that I didn’t even have a slight time.
One day, I had a dinner with a friend who was studying in London. After dinner, he asked if I wanted to go to an Apple Store. I said sure.
When we finally arrived at Apple Store in Covent Garden, it was already closed. It’s obvious: it was quite late.
But, I decided to shoot some photos anyway.
Although we had to get out with only few shots as a guard on watch was keeping a keen eye on us, but that picture was one of them.
I think this turned out to be much more opportune. Not many people have privilege to take a picture of an empty Apple Store.

Location: Apple Store Covent Garden
Date: June 9, 2011
Camera: Nikon D300 + AF-S DX Nikkor 18-200mm F/3.5-5.6G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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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Photos Travels

남이섬.

지난번 약속대로… (좀 오래 걸린건 인정한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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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s Movies

베를린 (미니?) 리뷰

제목: 베를린 The Berlin File
감독: 류승완
주연: 하정우 (표종성), 한석규 (정진수), 류승범 (동명수), 전지현 (련정희)
러닝타임: 120분

이 영화의 리뷰를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까. 사실 원래 쓰려던 리뷰도 아니었기에 이런 글은 늘 시작이 힘들다. 베를린은 애초에도 볼까말까 생각을 많이 했던 영화였다.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하지만 마침 딱히 볼 영화도 없었고, 무엇보다 평도 괜찮게 나와서 보기로 단행.

플롯은 정말 흠잡을 곳이 없다.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북파 공작원들과 국정원, 그리고 다른 다양한 조직들의 소리없는 전쟁이 볼만하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정치적 배경을 잘 이용한 케이스가 되겠다. (이런 걸 잘 이용하지 못한 케이스도 여럿 되기에… 특히 마이 리틀 히어로라던가…) 자칫 잘못하면 플롯이 산만해질 수도 있는데 이를 잘 컨트롤해낸 류승완 감독(각본도 직접 썼다.)의 능력이 놀랍다. 뭔가 다양한 스파이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가 보이지만, 이게 식상해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전개도 정말 잘 짜여졌으며, 페이스가 시종일관 일정하게 유지된다. 플롯상으로 쓸데없는 장면은 과감하게 뺀 것도 칭찬할 만하다. 정말 플롯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다. 내가 한국 영화를 보면서 플롯으로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영화는 정말 최근에 처음인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캐릭터 조화도 정말 최고다. 한 명이 툭 튀어나오는 것 없이 조화롭게 영화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는게 놀랍다. 무엇보다 류승범의 존재감은 네 명중에서 제일 빛이 난다. 다른 세 명의 배우들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조금 흠이 있었다면, 단역들이 대사처리 면에서 엇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것 정도. 하지만 워낙 짧은 분량이라 그러한 느낌도 바로 사라진다. (다른 영화감독들이 우정출연해줬다고 하는데, 음…)

베를린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목할 게 있다면, 그건 액션 장면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약하다는 게 아니다. 반대로 너무 과하다. 정말 멋진 장면들도 꽤 있지만, 일부는 이 영화가 확실히 영향을 받은 듯한 본 시리즈보다도 긴박하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볼거리를 원한다는 것에 약간의 강박관념이 있었던 듯하다. 어떨 때는 플롯 몰입을 다소 방해한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주변 관객들 반응을 들어도 액션 장면때문에 플롯이 헷갈려하는 분들이 꽤 되는 듯했다.) 한 1/5만 줄였어도 좀 더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불평은 여기까지. 베를린은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지금까지의 한국 블록버스터는 식상한 면도 많고, 산만한 면도 많았지만, 베를린은 그런게 없다. 영화제 참석차 베를린을 갔다가 영감이 떠올랐다는 작품으로 보기에는 보통의 완성도가 아니다. 한국 영화를 보고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것이 오랜만이다. 그만큼 베를린은 전체적으로 볼 때 흠잡을 곳이 많이 없다. 한국 영화에 이런 평가를 내리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1,000만까지 갈 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완성도는 1,000만을 찍지 않더라도 한국 영화사에 기억될 것같다. 한국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준 영화. 베를린은 나에게 그런 영화로 남을 것 같다.

Score: 9/10

P.S) 상당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하다. 이점은 염두에 두시길. (이건 절대로 책임회피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