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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 겨울방학의 영화들

이번 방학에는 영화를 아주 많이 보진 않았다. 딱히 많이 볼것도 없었고, 내가 기대를 걸었던 영화중 몇 개는 방학이 끝나고 나서야 개봉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선명탐정이나 그린 호넷 등) 그래도 3주동안 4편이면 많이 본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튼, 그동안 본 영화들을 쭉 정리해봤다.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 Chronicles of Narnia: Voyage of the Dawn Treader


벌써 나니아 연대기도 3편째이다. 해리 포터같이 대박을 치지도 않았고, 2편인 캐스피언 왕자같은 경우는 그닥 좋은 평도 받지 못했는데 3편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그것도 은근 근성이다. 그렇게 말하니, 3편인 새벽 출정호의 항해는 전편들에 비해 많이 나은 스토리 전개를 보여준다. 약간 어색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던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도 많이 나아졌다. 화려한 볼거리들은 여전하고 말이다. 이제 더이상 나오지 않을 피터와 수잔의 공백을 잘 채워낼수 있을까란 걱정이 많았는데, 기우였던 듯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인지해줄까라는 문제이다.

라스트 갓파더 The Last Godfather

용가리나 디워등 괴수영화에 빠져 지내던 심형래가 오랜만 자신의 본분인 슬랩스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라스트 갓파더는 마피아의 후계자가 영구였다는 애초부터 황당한 설정을 가지고 출발해, 영구 코미디의 완결판을 보여준다. 그 상황만 보더라도 꽤나 웃겼다. 심형래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배우들의 연기도 꽤나 받쳐줬고. (그중 영구의 아버지로 나오는 하비 케이틀은 네셔널 트레져 등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다)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면, 너무 무리스러운 설정이다보니 플롯이 설득력이 심히 떨어지고, 우리야 영구의 코미디를 아니까 웃지만, 과연 미국 사람들이 이 코미디 코드를 이해할지조차도 걱정스럽다.

트론: 새로운 시작 Tron: Legacy

무려 30년 가까이 된 트론의 속편이다. 이 영화는 이상하게 여러 면에서 아바타와 비교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바타보다 훨씬 더 나았다. 트론의 세계관인 그리드는 워낙 독특해서 그곳을 탐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30년만에 돌아온 제프 브리지스와 그의 아들역을 맡은 가렛 헤드런드 또한 좋은 연기를 선보인다. 플롯이 전편의 명성에 비하면 조금 단순한 면이 없지않아 있는 것이 아쉬웠고, 또한 그리드 내의 장면이 아니면 3D는 거의 전무한 것또한 아쉬웠다. 뭐, 난 3D를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지만. (영화가 시작할때 아예 일부 장면은 2D로 찍었다고 설명한다.)

헬로우 고스트 Hello Ghost

먼저 할말 하고 넘어가야겠다. 난 차태현 형님 빠돌이다. DJ를 맡으셨던 미스터 라디오의 애청자였고, 최근 영화는 대부분 봤다. (과속스캔들 포함) 헬로우 고스트 같은 경우도 볼까말까 하다가 차태현 형님을 믿고 보기로 했다. 웬걸, 꽤나 놀라움이 많았던 영화였다. 겉면으로 볼때는 정말 그저그런 코미디 영화같지만, 플롯구성은 의외로 상당히 탄탄했고 (이건 직접 보셔야 알듯) 무엇보다 귀신이 빙의했을 때의 차태현 형님의 1인 6역 연기는 분장만 안했다뿐이지 백투더퓨쳐 2의 마이클 제이 폭스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뭐 이건 과장일수도 있다.) 공식적으로, 난 이번 겨울방학중에서는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로 헬로우 고스트를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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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Best of...

Top 5 Gadgets of 2010 (한국어)

2010년. 참 다양한 기기들이 왔다 갔다. IT 가젯계에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인데, 그렇다보니 올해를 정의한 기기 다섯 개를 고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워낙 개인차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분야다 보니 뭐, 나도 그냥 개인차로 골라버렸다. 그리고 기기란 것이 쉽게 살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몇몇 기기는 잠깐 만져본 것만으로 판단한 것도 있음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5 – Microsoft Kinect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는 E3 2009에 ’프로젝트 나탈’이라는 이름으로 느닷없이 등장해 모든 관심을 다 받아온 녀석임은 분명하다. 실로, 키넥트가 해낸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 플레이어의 풀 모션을 감지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기술은 아니기 때문이다. 키넥트의 기술을 시연했을때, 난 키넥트가 내 몸의 행동을 거의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거 좋은 게임만 나오면 대박이겠구나 싶었다. 불행히도, 런칭 타이틀이 좀 허당이긴 하다만,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해서 5위에 올려놨다. 뭐, 내년에 나올 포르자 4도 키넥트 지원이고, 심지어 인피니티 블레이드도 원래는 키넥트 게임이었다니까 말 다했다.

4 – Apple iPhone 4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아이폰 4가 ‘겨우’ 4위라고?! 하지만 좀 들어보자. 아이폰 4는 모든면에서 거의 다 바뀐 완전히 새로운 아이폰이었다. 애플 A4 CPU, 레티나 디스플레이,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에 페이스타임(/셀카)용 전면 카메라까지, 아이폰 4는 궁극의 아이폰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터진 안테나게이트로 시작해 글래스게이트, 화이트 멸종위기 사건까지 다양한 불찰음은 아이폰 4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가게 했다. 특히 ”다른 폰도 다 그렇다”는 물귀신 작전을 쓰는 시점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실망을 안겨준 기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4위가 되었다. 안테나게이트 사건의 진위가 뭐던 간에, 그에 대한 애플의 태도 등에서 많은 감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3 – Google-Samsung Nexus S & Samsung Galaxy S


구글이 삼성과 협력해 만들어낸 두번째 넥서스 폰인 넥서스 S는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이건 뭐 갤럭시 S의 구글 버전 아니냐, 듀얼 코어는 어딨냐 등… 하지만 그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던 것일수도 있다. 삼성의 하드웨어 제조실력 (삼성을 까더라도 이건 인정해줘야 한다. 최소한 하드웨어로 문제일으킨 적은 없잖아)에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가 만난다면? 최소한, 나는 무지하게 기대했던 조합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보기엔, 내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 일단, 디자인도 전반적으로 갤럭시 S에서 향상된 느낌이고, (특히 곡선형 화면유리를 봤을때, 정말 날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담당해서 그런지, 빠르다. 안드로이드가 모든 작업에서 그렇게 빠른 건 처음 봤다. (물론, 상습적으로 튕기는 쿼드런트를 제외하고 ;;) 반응 속도가 거의 아이폰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건 안드로이드 세계에서는 최고의 쾌거가 아닌가 싶다. 넥서스 S의 사양이 어찌됐든, 넥서스 S는 가장 실력있는 하드웨어 제조사 중 하나인 삼성과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이 힘을 합했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는 폰인 셈이다. 꼭 레퍼런스 폰이란게 다른 모든 폰에 비해서 한참 앞서야 하는 법은 꼭 아니니까.

그리고, 갤럭시 S가 있다. 한국에서 아이폰 대항마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갤럭시 S다. 많은 사람들이 “너 미쳤어?!”라고 할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이유를 들어보자. 첫번째, 먼저 내가 넥서스 S와 동등순위로 채택한 것은 둘이 결국은 거의 같은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으로 따지면 1GHz 삼성 허밍버드 프로세서, 512MB RAM, 4인치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 1500mAh 배터리 (모델마다 모양이 좀 다르긴 하지만) 등은 거의 같은 기기라고 봐도 될 정도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넥서스 S는 아무것도 얹지 않은 일명 ‘쌩’ 안드로이드 2.3을 쓰고 있다는 점. 그리고 두번째, 왜 내가 굳이 이 순위에 올려놓았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갤럭시 S가 2010년 안드로이드를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게 해준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이건 비단 200만대를 넘게 팔은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생각해봐라. 안드로이드 하드웨어의 짧은 역사동안 갤럭시 S만큼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은 안드로이드폰도 없다. 곧 1,0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데, 이는 안드로이드계에서 제일 유명한 기업인 HTC조차 못해낸 것이다. 갤럭시 S는 2010년 안드로이드의 성장을 이끌었던 주역 모델이고, 넥서스 S를 통해 허밍버드 플랫폼의 안드로이드에서의 존재감 또한 각인시켰다. 삼성으로서는 여러모로 큰 수확이 아닐까.

2 – Google-HTC Nexus One


사실, 넥서스 원과 넥서스 S의 순위를 어떻게 배정해야할 지가 참 고민스러웠다. 사실, 넥서스 S가 하드웨어적으로는 넥서스 원보다 훨씬 더 뛰어나니까.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넥서스 원 발표 당시의 여파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넥서스 원이 S보다는 우위라 할 수 있겠다. 넥서스 원은 난장판이던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어느정도 재정비하기 위한 ’레퍼런스 폰’의 개념으로 태어났다. OEM도 넥서스 원에 어느정도 내부사양의 기준을 맞출 수 있고, 개발자도 개발할때 넥서스 원에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은 단종후 지금까지 넥서스 원을 개발자용 폰으로 팔고 있다. 넥서스 S가 나온 이상 그 트렌드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한, 넥서스 원은 스마트폰의 수준을 한껏 끌어올린 첫 ’슈퍼폰’ (아직까지도 이 단어가 좀 유치하다는 생각은 든다 ㅡㅡ;;) 이었다. 당시에 1GHz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나 512MB RAM, 소음제거 기술, 그리고 안드로이드 2.1 등은 당시에 여러모로 혁신적이었다. 애초에 멀티터치 감지를 위해 개발된 터치센서가 아니라서 멀티터치에 문제가 있었고, HTC의 클래식한 하드웨어 문제도 있었지만, (가라앉는 전원버튼, 트랙볼, 유명한 소프트 버튼 문제 등등) 안드로이드를 진정한 스마트폰 OS의 한 선수로 세워준 스마트폰이라 하겠다. (잘 안팔린건 하드웨어 문제라기보단 온라인 only라는 기이한 판매방식을 택한 구글의 문제니… 뭐 그정도로 해두자 ;;)

Gadget of the Year 2010 – Apple iPad


뭐 예상하셨겠지들. 사실 아이패드만큼이나 처음에 구매의욕이 없었던 제품도 없었다. 내가 보기엔 포지션이 너무 어정쩡해보였기 때문이었다. 넷북과 비교하기엔 좀 비싼 가격도 있었고. 하지만, iAppBox 리뷰 차 하나를 이틀동안 사용했었는데 이게 컴퓨팅의 미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애플의 폐쇄 정책때문에 닫힌게 많긴 했지만, 아이패드는 현대적 태블릿 폼 팩터를 재정의했다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쓸 수 있도록 간소화된 OS와 풀 멀티터치 화면, 그리고 다양한 컨텐츠까지, 아이패드는 완벽에 가까운 태블릿이 되기 위한 조건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당분간은 안드로이드나 다른 플랫폼에서 아이패드만큼이나 완성도있는 태블릿을 내놓긴 힘들 것 같다. (갤럭시 탭은 완성도가 아이패드만큼은 아닌듯하다.)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멋진 제품과 함께 개척시킨 아이패드에게 올해의 가젯 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