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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Awards 2013.

KudoAwards 2013

올 한 해는 정말 다양한 일이 있었던 한 해였다.

어떤 이는 IT 산업이 멈췄던 한 해라고 하나, 나는 오히려 미래의 IT 트렌드를 미리 읽을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올해를 기리기 위해서 처음으로 KudoAwards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영예로운 수상자들은 모두 독자분들이 직접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데이터로 작성되었다. (공정함을 위해 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총 114명이 설문에 응해주셨고, 이분들 모두 자신이 아는 분야에서의 최고의 제품을 골라주셨다. 모르는 분야는 무응답으로 처리하였고, 일부 무효표 처리도 있었다. (사실, 모름이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내년부터는 그렇게 해야지) 기타 의견 중 2표 이상을 얻은 제품은 기타 의견이 아닌 정식 집계 항목에 포함시켰다. 차트를 만들 때에는 3표 이하의 투표를 받은 제품은 차트 정돈을 위해 모두 기타로 묶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올해의 스마트폰 – 애플 아이폰 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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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5s는 아직 애플이 스마트폰계에서 얼마나 큰 손인지를 다시 보여주었다.
(출처: Apple)

“아이폰은 이제 더는 혁신을 이끌 수 없다.”라고 했던 사람들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2013년 9월에 공개된 아이폰 5s는 사용성의 혁신을 가져왔다. 사람들에게 한 번쯤 보여주고 말았던 지문인식 기술의 사용성을 한껏 끌어올린 터치 ID는 스마트폰에서의 생체인식 보안 기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고, 모바일 프로세서 최초의 64비트 아키텍처인 A7 프로세서는 내년 이후에나 64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하려던 경쟁 업체들을 한껏 긴장시키게 만들었다. 아이폰 5s는 애플이 망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스마트폰이었다.

아이폰 5s KudoReview 읽기

기타 유력 후보: 구글-LG 넥서스 5,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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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태블릿 – 애플 아이패드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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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전력 칩과 디스플레이 덕분에 20%의 경량화를 이루어낸 아이패드 에어는 제품의 모든 부분을 하나로 융합시킨다는 애플의 철학에 딱 맞아 떨어지는 태블릿이었다.
(출처: Apple)

 

아이패드 에어의 디자인은 이미 유출되어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에어’라는 이름이 주는 20%가 넘는 엄청난 무게 다이어트는 “9.7인치 아이패드는 휴대하기 어렵다”고 했던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것은 더 강력해지면서 저전력으로 설계된 A7 프로세서 덕분에 가능했다. 또한, 앱 스토어가 제공하는 엄청난 양의 앱은 iOS의 한계에도 아이패드 에어를 가장 많은 사용 사례를를 만들어내는 태블릿으로 만들었다.

아이패드 에어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도 2위에 올라 2013년을 또다시 아이패드의 해로 만들었다.

기타 유력 후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구글 넥서스 7 (2013)
기타 의견: 삼지연 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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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카메라 – 소니 A7/A7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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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소니 A7은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풀프레임 카메라의 경량화를 현실로 만들었다.
(출처: Sony)

 

작년에 풀프레임 센서를 콤팩트 카메라로 욱여넣은 사이버샷 RX1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그 당시 RX1의 제일 큰 단점은 “렌즈를 못 갈아 끼운다”였는데, 올해 나온 A7/A7r은 그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최초의 AF가 지원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A7은 최고의 화질을 렌즈 교환형 풀프레임 카메라 중 가장 작은 크기로 구현해냈다. 거기다 가격도 풀프레임 카메라 중 가장 저렴하게 책정되어 경쟁 업체들을 모두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다. 거기에 악명높은 소니 가격후려치기까지 FE 렌즈의 제품군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로서 소니는 작년 RX1에 이어 카메라의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그었다.

유력 후보: 캐논 EOS 100D, 소니 RX10
기타 의견: 삼성 갤럭시 NX, 소니 Q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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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콘솔 –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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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4는 게임기라는 정체성에 집중했다.
(출처: Sony)

올해 루머되었던대로 차세대 콘솔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가 같은 세대기를 같은 해에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발매 한 달이 지난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4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된 듯하다. 어정쩡하게 TV 셋톱박스 기능을 합체시키려 했던 엑스박스 원과 달리, PS4는 게임기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차세대 콘솔들은 역시 올해보다는 본격적인 게임들이 나오는 내년부터가 진정한 전쟁터가 될 듯하다.

PS4 KudoTouch 읽기

유력 후보: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 닌텐도 2DS
기타 의견: 애플 아이패드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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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웨어러블 – 나이키+ 퓨얼밴드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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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퓨얼밴드 SE는 운동을 게임화, 소셜화하여 사용자의 운동을 유도한다.
(출처: Nike)

웨어러블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라 예상했던 2013년은 웨어러블의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피트니스 트래커들이 올해의 웨어러블 자리를 꿰찼다. 그 중 나이키+ 퓨얼밴드 SE는 작년에 나온 퓨얼밴드의 훌륭한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자신이 움직이는 경과를 보는 것만이 아닌, 움직이는 것을 게임으로 만들어 사용자를 계속 움직이고, 운동하도록 장려하는 기기였다.

올해 원년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스마트워치 부분에서는 킥스타터로 탄생한 페블이 선전했지만, 퓨얼밴드를 넘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 기어는 삼성 1세대 제품의 징크스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스마트워치의 제대로 된 원년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유력 후보: 페블 스마트워치, 조본 업24
기타 의견: 소니 스마트워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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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모바일 OS – 애플 iO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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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7은 완전히 갈아엎은 새 디자인으로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신선하고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출처: Apple)

iOS 7의 새로운 디자인은 예상이 되었지만, 결과물은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오랫동안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해온 조니 아이브의 첫 소프트웨어 디자인인 iOS 7에는 심플함이라는 그의 철학이 듬뿍 담겨 있었다. iOS 7은 한 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아이폰을 쓰는 기분을 내게 해주었다는 면에서 사용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개선이 필요한 몇몇 디자인 요소와 최적화가 덜 된 성능 때문에 구형 기종 사용자들이 고생을 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고, 아이패드에서의 iOS의 사용성은 내년 iOS 8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iOS 7 KudoReview 읽기

유력 후보: 구글 안드로이드 4.4 “킷캣”, 파이어폭스 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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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데스크톱 OS: 애플 OS X 10.9 “매버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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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X 매버릭스는 사용하는 맥의 성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올려준 것과 함께 새로운 신기능들을 무료로 제공했다.
(출처: Apple)

OS X의 열 번째 메이저 배포판인 매버릭스는 그간 코드명으로 사용했던 고양잇과 동물 이름에서 처음으로 벗어나, 캘리포니아의 지명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간 끝없이 했던 iOS 기능들 포팅에서 조금 쉬고, 스노우 레퍼드가 그랬던 것처럼 성능 향상에 초점을 두었다. 메모리 활용을 더 효율적으로 하고, 무엇보다 기존 맥북 모델들까지도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배터리 시간을 늘려줬다. 무엇보다 이 모든 새로운 기능들을 혁신적인 가격인 ‘무료’로 제공했다. 상용 데스크톱 운영체제 중에서는 최초의 무료 배포였다.

유력 후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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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모바일 프로세서: 애플 A7

2010년에 처음으로 독자적 모바일 프로세서인 A4를 내놓은 이후, 애플은 빠르게 모바일 프로세서 팔로워에서 리더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올해 아이폰 5s와 함께 나온 A7이 이제 애플이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을 이끌기 시작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A7은 듀얼코어라는 한계에도 쿼드코어에 근접하거나 웃도는 벤치마크 성능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64비트를 도입했다. 적어도 내년 말에나 64비트를 도입하려던 다른 칩 제조사들은 순식간에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그들의 로드맵을 급하게 수정해야 했다. 또한, 이미 애플은 iOS 7의 시스템과 내장 앱을 모두 64비트로 다시 쓰면서 플랫폼 전체를 한 번에 64비트로 이주하는 데 성공했다. PC 시장에서의 64비트 이주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을 생각해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유력 후보: 퀄컴 스냅드래곤 800, 삼성 엑시노스 5 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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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영화: 그래비티

그래비티는 영화관을 우주 체험의 공간으로 바꾸어놓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그래비티는 우리가 영화관에 직접 찾아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체험.’ 그래비티는 이러한 체험적 요소를 극대로 올린 영화였다.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과 사실적인 CG, 소리가 없는 우주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생생한 3D 효과 등 관객들도 우주에 같이 있다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러한 ‘체험’은 꼭 우리가 우주에 다녀온 꿈을 꾼 것만 같다. 그리고 거기서 엄청난 공포를 겪은 것만 같다.

그래비티 쿠도리뷰 읽기

유력 후보: 설국열차, 아이언맨 3
기타 의견: 마스터, 퍼시픽 림,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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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게임: GTA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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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GTA V는 차세대 콘솔을 지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콘솔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SNL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GTA V를 해보려고 콘솔을 산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전편 때도 그랬지만 다른 게임들 중 이 자리를 차지할 만한 게임들이 꽤 있었음에도 출시할 해를 잘못 정해서 그냥 묻혀버리고 말았다.

유력 후보: 인피니티 블레이드 3,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무효표 사유: 여기서 무효표 3표가 나왔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디아블로 3와 문명, 캔디 크러시 사가는 모두 올해가 아닌 작년에 나온 게임이므로 무효로 처리했다. 하스스톤은 현재 베타만 진행하고 있으며 정식 서비스가 아닌 관계로 무효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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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Blog 자체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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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013년은 개인적으로 큰 일이 많았던 해입니다. 2년의 기나긴 군 생활도 끝냈고, 개인적으로도 1년간 준비했던 일 또한 끝났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이렇게 긴 한 해를 보내고, 2014년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힘든 일이 많으셨다면 깨끗이 잊으시고 2014년을 기대하시길 바라고, 작년에 좋은 일이 많으셨다면 그 페이스대로 2014년에도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2013년에 쿠도블로그와 쿠도블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로서도 과분한 관심이었던지라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2014년에도 힘차게 나아갈테니 쿠도네트워크의 행보, 많이 기대해주시고,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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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Best of...

KudoBlog 2013년 KudoAwards 시상식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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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쿠도군입니다.
이제 2013년도 2주밖에 남지 않았네요.

매년 KudoBlog에서는 소소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 해에 나왔던 제품들을 기억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했었습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었지만요.
올해에는 꼭 성공하고자 독자 여러분의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제가 늘 골랐던 이전 해들과 달리, 올해의 제품들은 100% 독자 여러분의 투표로 이루어질 예정인데요, 이를 위한 사전 투표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셔서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모르시는 제품군은 넘기셔도 되고, 자신이 뽑고 싶은 제품이 없으면 기타에 직접 작성하셔도 됩니다.
뽑히는 제품은 제가 직접 헌사를 써서 결과 포스트에 올릴 예정입니다. (제가 잘 모르는 제품이면 그만큼 또 공부해야겠죠. ㅎㅎ)

투표는 12월 29일(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2월 31일(화)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그럼 남은 2013년도 뜻깊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투표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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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012 결산] 영화

2012년이 끝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도 끝날 것 같지 않던 2012년이었는데, 이렇게 끝나간다. 그렇다 함은 이제 또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념 포스트들도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영화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올해는 한국 영화계로서는 전화위복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있었지만) 두 편이나 나왔고, 칸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도 받는 등,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 한국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도 올해는 나름 재밌다고들 하는 한국 영화들을 한두 편 정도는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원래 순위별로 정리하려 했으나, 계획을 변경하여 영화 몇 편을 시기별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국 영화들: 건축학개론, 도둑들 등
올해는 한국 영화들의 해였다. 1,000만을 돌파한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온 것도 있지만, 4~500만명을 거뜬히 넘은 한국 영화들도 꽤 많았다.

전반기에는 건축학개론이 멜로물 사상 최고의 히트를 쳤다. 사실 나는 건축학개론같은 장르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건축학개론은 뭔가 추억이라는 것을 후벼파는 그런 영화였던 것같다. 늘 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일명 ‘기억셔틀’ 영화들과 달리 내가 실제로 기억하는 90년대를 그린다는 것도 신선했었다. 수지가 나온건 덤이다. 메인이 아니라 그냥 덤이다.

도둑들은 사실 극장에서 보지는 못하고, 이후에 다른 기회를 통해 볼 수 있었다. 1,000만 영화답게, 뭔가 볼거리는 풍성했다. 김윤식, 이정재, 전지현, 김혜수, 김수현 등의 스타 캐스팅에, 한국 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볼거리도 많았던 영화였다. 그러나 스토리 면에서 아쉬운 면이 많았다. 이런저런 반전이 계속 나오는데, 그로 인해 스토리 구성이 산만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캐릭터들 또한 따로 노는 듯한 기분도 강했다. 실제로 따로 노니까.

그다음으로는 차태현이 나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여러모로 도둑들과 많이 비교됐고, 특히 시기적으로 1~2주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서 거의 정면 승부를 벌였다고 할 수 있다. 의외로, 개인적으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교하면 흡사 오션스 일레븐과 이탈리안 잡을 비교하는 것 같은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하나의 도둑질(?)을 중심으로 좀 더 캐릭터에 초점을 둔 영화였던 것이 좋았다. 그리고 맛깔나는 조연들이 영화의 완성도에 더 좋은 작용을 했음은 물론이다.

아, 그리고 광해나 늑대소년 등은…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말을 줄이려 한다. 어차피 광해는 딱 봐도 정치적인 메시지를 대놓고 내포하려는 분위기라 보기가 좀 그랬고, 늑대소년은… 그냥 좀 그래.

훨씬 더 대중을 생각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들: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어벤져스 Marvel’s The Avengers 등
슈퍼 히어로 영화들은 영화화하기가 조심스럽다. 한쪽에는 원작에 대한 충실함을 평가할 매니아층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영화 자체에 대한 완성도를 기대하는 일반 관객이 있다. 올해에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시도를 해본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꽤 있었다.

클릭하면 어벤져스 리뷰로 연결된다.

어벤져스는 내가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쓰게 만든 영화였다. 어벤져스는 무려 6편 시리즈의 끝인 마블 스튜디오의 일명 ‘1단계 Phase 1’ 단계의 끝이기 때문에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감독인 조스 위던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벗어냈다. 화려한 볼거리는 당연히 있는 것이고, 거기에 조스 위던은 이러한 슈퍼 히어로 팀 영화의 필수인 ‘갈등과 그로 인해 더 끈끈해지는 팀워크’라는 주제를 잘 녹여냈다. 위던은 이미 어벤져스 2의 각본 작업에 들어간 상태이고, 2단계의 첫 번째 영화인 아이언맨 3 Iron Man 3는 2013년 5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클릭하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 리뷰 시리즈로 연결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미국내의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대도시들을 순회하면서 촬영한 웅장한 스케일과 컴퓨터 그래픽이 없이 대부분의 장면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장면들은 경탄을 자아냈다. 문제는 스토리였다. 마지막 반전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반전이었고, 톰 하디의 베인 또한 히스 레저의 조커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정도면 3부작을 멋드러지게 마무리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 외에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있는데, 리부트의 전형적인 실패작으로 남을 것같다. 일단, 영화화된 첫 번째 스파이더맨이 나온지 겨우 10년밖에 지나지 않았던 데다가, 오리지널의 스토리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왔다. 좀 더 10대 로맨스 장면을 넣은 거 같은데, 누가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그런걸 기대하던가? 넘어가자.

다른 영화들

  • 본 레거시: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생각보다는 재밌게 봤다. 근데 확실히 원래 3부작, 특히 얼티메이텀의 질에는 확실히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뭔가… 빠져있다. 확실하게 지목을 못하겠네.
  •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첫 휴가때 기대를 많이 하고 봤었는데, 끝이 어떨지를 아니까 좀 재미가 떨어지더라. 영상미는 꽤 좋았다.

올해의 영화 2012

클릭하면 스카이폴 리뷰로 연결된다.

바로 스카이폴 Skyfall이다. ‘뭐.. 뭐야’라고 하시는 분들 많으리라 본다. 2012년이 시작됐을 시점부터, 이미 올해의 영화 후보들은 줄을 서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스카이폴은 애초에 그 후보중 하나가 아니었다. 전작인 퀀텀 오브 솔러스 Quantum of Solace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데다가, 007 시리즈를 제작하던 MGM사가 도산을 해버리는 바람에 제작이 무한정 연기되었다가 소니측의 투자를 받으면서 기사회생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Skyfall)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시리즈 50주년을 맞는 2012년에 개봉한 스카이폴은 007 시리즈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과감하게 뿌리치는, 007 시리즈에서는 흔하지 않은 한 편의 수작을 완성시켰다. 스카이폴은 제임스 본드가 이 세상에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었고, 이어 역대 최고의 007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었다. 스카이폴은 50주년을 맞는 007 시리즈에 걸맞는 영화였고, 앞으로도 새로운 007 시리즈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2013년에도 다양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리스트를 쭉 나열해보면, 이번주에 개봉하는 호빗: 뜻밖의 여정이 있고(일정상 올해 내로 이 영화를 보기는 어려울 거 같아 뺐다), 2월에는 무려 5편째를 맞이하는 다이하드 A Good Day to Die Hard, 4월에는 톰 크루즈의 SF영화 오블리비언 Oblivion, 5월에는 아이언맨 3 Iron Man 3와 스타 트렉 속편 Star Trek Into Darkness, 6월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에 참여한 슈퍼맨 리부트작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과 브래드 피트가 인기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월드 워 Z World War Z, 7월에는 울버린 속편, 11월에는 토르 2 Thor: The Dark World와 헝거 게임 2 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사실 1편도 못 봤다) 등 굵직한 영화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내년도 볼 영화가 많겠군 그래. 안 그래도 올해 못본 것들도 끝내야할 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