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신세계
2007년에 등장한 이후, 아이폰은 세계를 바꿨다. 아이폰만큼 애플이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준 제품도 드물다. 플립폰이나 슬라이더폰을 쓰던 사람들은 점점 앞이 화면으로 채워진 손 안의 컴퓨터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다시 만들어낸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등장했고, PC가 중심이던 정보화시대는 빠르게 다양한 기기가 한데 어울리는 멀티 디바이스 시대가 되었다.
세상은 바뀌었지만, 아이폰은 대체로 그대로였다. 화면이 더 커지고, 프로세서는 더 빨라졌으며, 카메라의 성능도 나아졌지만, 전체적인 모양과 거기서 오는 사용 방법은 거의 비슷했다. 디자인의 세부적인 부분은 바뀌었지만, 기본 공식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다.
그리고 10년 뒤인 지금, 나는 앞에 홈 버튼이 없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갤럭시 노트 8이냐고? 여전히 아이폰이다. 10주년을 기념하는 아이폰 X일 뿐. 그리고 이 녀석을 영어 표현으로 얘기하자면? Brave new world. 즉, 용감한 신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