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Review] 어벤져스

제목: 어벤져스 Marvel’s The Avengers
감독: 조스 위던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크리스 에반스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 마크 러팔로 (브루스 배너/헐크), 크리스 헴스워스 (토르), 스칼렛 요한슨 (나타샤 로마노프), 제레미 레너 (클린트 바튼/호크아이)
러닝타임: 143분

4년. 2008년 첫번째 아이언맨의 엔딩에서 닉 퓨리 (사무엘 L. 잭슨)가 토니 스타크에게 “너에게 어벤져스 작전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며 접근을 한 지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총 5편의 영화가 이 영화의 프롤로그로서 공개되었고, 각 멤버의 뒷이야기가 이 영화를 위해 다뤄졌다. 그리고 2012년 5월. 기다림은 끝났다. 이들이 드디어 모여 어벤져스를 결성한 것이다.

어벤져스는 여러모로 많은 부담을 안고 가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벤져스를 위해 아이언맨 1과 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그리고 퍼스트 어벤져까지 엄청난 떡밥을 몰고 다니며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퍼스트 어벤져는 내가 봐도 어벤져스의 예고편이었다) 개중에는 어벤져스에 대한 떡밥만 잔뜩 던져대서 욕을 먹은 영화도 더러 있었다. (특히 아이언맨 2) 그래서 내심 불안했던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조스 위던 감독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솔직히 어벤져스 스토리의 큰 틀은 간단하고, 어찌보면 진부하다고 할 수 있겠다. 지구를 탐하는 외계의 전투종족(…)을 상대로 절대로 뭉쳐지지 않을 것 같았던 히어로들이 뭉쳐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간단한 이야기이기는 하나, 이것을 토대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아이언맨이나 토르,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같은 쟁쟁한 히어로들의 이야기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엑스맨 3가 망했지) 하지만 나는 조스 위던이 감독을 맡는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보다는 기대를 할 수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을 이용해 균형잡힌 이야기를 만드는데 도사인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파이어플라이와 세레니티를 보시면 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강점을 어벤져스에서 마음껏 보여준다. 모두가 소외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이들의 스토리를 143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다. 이런 면에서는 지금까지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칭송받았던 다크 나이트 (총 러닝타임이 153분)보다도 낫다.

그래도 아이언맨에 비중이 약간 쏠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벤져스에 나온 히어로들 중 가장 많은 흥행 파워를 자랑하다보니 액션 비중이나 개그 비중이 가장 많은 편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리더고 악당이 지 동생인 토르인데… 역시 흥행빨은 짱인 것이다. 아이언맨에서 보여준 토니 스타크의 개그 코드가 위던 감독과 맞는지, 어벤져스에서 토니는 시종일관 드립을 친다. 어떻게 보면 아이언맨 때보다 훨씬 더하다.

사실, 영화가 전체적으로 개그끼가 충만하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런 심각함과 개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위던 감독은 잘 유지시킨다. 사실 이런 힘으로 143분의 어린 관객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을 빠르게 흘러보낼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벤져스에서 의외의 활약을 보이는 캐릭터는 헐크라고 할 수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가 일단 제일 흥행이 되지 않은 데다가, 브루스 배너 역을 맡은 배우도 갑자기 변경된 마당에 비중이 제일 걱정됐지만, 다행히도 어벤져스에서 토니와 하이개그를 주고 받는가 하면(“배너 박사, 당신의 양자 물리학에 대한 논문 너무나도 잘 읽었습니다. 아 그리고 화나면 그 녹색 괴물로 변신하는 것도요”), 싸울 때도 토르를 이용한 깨알같은 개그를 선보이는등, 자신의 비중을 확실히 챙겼다. 사실, 이는 새롭게 배너의 역할을 맡은 마크 러팔로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한 배너는 너무 진지해서 어벤져스의 진지와 코믹을 오가는 설정에는 맞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러팔로는 주연 중 유일하게 처음으로 메인 캐릭터를 맡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소화해낸다.

마블의 4년 역량이 집중된 영화답게 볼거리 또한 완전히 보장된다. 보통 다른 블록버스터들이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느라 초반부가 부실한 경우가 많은데, 어벤져스는 첫 화면부터 큰 한 방을 날린다. 그렇다고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소홀히 했느냐? 그건 더더욱 아니다. 클라이맥스인 뉴욕 전투에서는 쉴세 없는 볼거리의 공세에 143분 정도는 그냥 휙휙 지나간다. 아이맥스 3D로 보면서 순간 아드레날린이 팍팍 올라오는 느낌이 계속 올 정도였다.

마블의 어벤져스는 참으로 어려운 것을 해냈다: 바로 원작만화의 광팬들과 일반인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4년 동안 다섯 개의 영화에 떡밥들을 분산탑재시키면서 엄청난 기대를 모으게 만들었던 어벤져스는 성공적인 데뷔를 해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미 마블은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5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아이언맨 3는 이번달부터 촬영에 들어가고, 캡틴 아메리카 2도 2014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에 들어갔으며, 어벤져스 2에 대한 프리 프로덕션도 이미 들어간 상태다. 이렇게 성공적인 ‘어벤져스 시즌 1’ 덕에, 시즌 2가 더 기대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애플 아이패드 (3세대, 2012년형) Hands-On

사실 이 글을 쓸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만큼 별로 오래 써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지인의 아이패드를 기대했지만 결국 프리스비에 있는 시연용 유닛을 써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짧은 사용 시간 동안의 느낌을 어떻게 글로 전할 지도 막막했다. 하지만 뭐… 시도는 해보자. (사진 촬영도 막혀서 내 아이패드 2랑 비교하는 샷 하나만 겨우 건질수 있었다)

신형 아이패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고 스티브 잡스와 확연히 다른 팀 쿡의 경영 스타일이 담긴 그의 데뷔작이라 할수 있겠다. 물론 잡스의 생전때부터 개발을 해왔던 모델이기 때문에 잡스의 영향력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확실히 쿡의 현실주의가 잘 드러난달까.

일단 새 아이패드를 처음 들어봤을때, “생각보다 안 무거운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처음에는 아이패드 2랑 거의 같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패드 2와 비교할때 확실히 무거워지긴 한 것은 사실이다. (무게가 같다는 느낌이 든 것은 스마트 커버의 무게 때문이었다) 느낌은 들지만, 언론이 늘 그렇듯 그게 굳이 심각한 단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패드 2를 샌드위치해보면 확실히 신형 아이패드가 더 두껍긴 하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다.

새 아이패드의 중심이 되는 기능은 바로 9.7인치의 초거대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아이폰 4를 쓰는 입장에서 이게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다가도 나중에는 이 거대한 화면이 이렇게 선명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애플은 약 300만 개의 화소를 9.7인치의 화면에 구겨넣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그럴만도 하다: 아이패드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정말 버지의 조슈아 토폴스키의 말처럼 “한 장의 빛나는 종이”를 연상시킨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정말 대단한 건지 의심이 된다면 아이포토를 켜보거나 아이북스를 켜보라. 바로 수긍이 간다. 새 아이패드로 사진을 보다가 아이패드 2로 보니 순간 눈이 침침해지는 건가 싶었다. 그만큼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막강하다. 디스플레이 자체의 채도도 아이패드 2에 비해 높아졌는데, 삼성제 AMOLED의 눈 아플 정도의 채도는 아니다.

새로운 카메라 또한 기대에 부응했다. 500만 화소의 센서에 최고의 카메라폰으로 불리는 아이폰 4S의 광학 시스템을 얹은 아이패드는 만족할 만한 사진을 뽑아줬다. 동영상 또한 1080p로 찍을 수 있으며,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자체 떨림 보정도 해줄 수 있다. 다만 이를 끌 옵션이 없다는 것이 아쉽긴 하다. 그런데,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 안되는데 (…)

하지만, 새로운 아이패드의 중심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그 자체다. 그러다보니 다른 새로운 기능들도 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예를 들어, A5X 프로세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지원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프로세서가 아닌 A5의 CPU 코어에 쿼드코어 그래픽코어를 넣은 형태이며,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인한 엄청난 전력소모를 감내하기 위해 아이패드 2에 비해 무려 70%나 용량을 키운 새로운 배터리를 탑재해 배터리 수명을 유지시켰다. (그 때문에 좀 더 두꺼워지고 무거워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타협은 몇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먼저, A5X는 2048×1536의 미친 해상도를 돌리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 해상도에서 아이패드 2가 1024×768 해상도에서 돌리는 수준의 3D 가속이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게임로프트가 출시한 노바3에서는 해상도를 떠나서 전체적 그래픽 효과가 아이패드 2가 나은 하극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터리같은 경우 용량이 무려 70% 늘어났는데 충전기는 바뀌지 않아 충전시간이 아이패드 2와 비교할때 두배 가까이 걸린다. 또한, 아이패드 2에 비해 상당한 전력소모 때문에 충전할때 사용을 하면 충전 속도가 심히 느려진다. 이러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내가 이렇게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낸다고 해서 신형 아이패드가 나쁜 제품이라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신형 아이패드는 매력적인 제품이며, 아직도 경쟁사들의 태블릿들이 영 발전을 못하는 틈을 타 무지 많이 팔아치울 것은 자명하다. 나라도 지금 태블릿을 산다면 주저없이 신형 아이패드를 살 것이다. (다양한 사정으로 당분간 아이패드 2에 만족해야한다는 게 다를뿐) 다만, 이번 신형 아이패드는 지금까지의 애플 제품들이 유지했던 현실과 이상의 밸런스가 무너질 조짐이 보여 걱정이 조금 앞선다. 고집과 집착으로 인해 아이폰 4 안테나게이트 사건 등 다양한 구설수에 오르면서도 엄청난 현실왜곡장을 뿜어대며 성공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도 성공시켰었던 스티브 잡스의 빈자리가, 신형 아이패드에서는 조금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