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Review: Star Trek Into Darkness (스타 트렉 다크니스)

원작 활용의 딜레마.

제목: 스타 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감독: J.J. 에이브럼스
출연: 크리스 파인 (제임스 T. 커크), 재커리 퀸토 (스팍), 베네딕트 컴버배치 (존 해리슨), 사이먼 페그 (몽고메리 “스코티” 스콧), 조 셀다나 (니오타 우후라)

나는 전작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을 매우 재밌게 봤다. 기존 스타 트렉 시리즈를 평행 세계라는 주제를 이용해 리부트한 일명 J.J “쌍낚시” 에이브럼스의 새로운 시도는 골수 트레키들(스타 트렉 팬을 일컫는 단어)과 스타 트렉에 대해서 잘 모르는 관객들의 호응을 모두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로부터 4년 뒤 우리의 쌍낚시 형님은 리부트 시리즈의 두 번째인 스타 트렉 다크니스를 가지고 돌아왔다. 과연 1편만큼, 아니면 그 이상의 재미를 간직하고 있을까?

 

3자 대면.

아직 원시적인 토착민이 사는 행성에 있는 거대 화산이 폭발할 위기에 처하자, 토착민에게 엔터프라이즈호가 노출될 것을 감수하고 화산 폭발을 막은 제임스 커크 함장과 스팍. 그러나 규정을 어긴 그들은 강등 및 재발령을 받는다. 그 순간, 존 해리슨이라는 스타플릿 출신 장교가 스타플릿을 상대로 한 홀로서기 테러 공격을 감행하고, 커크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파이크 함장마저 공격에 목숨을 잃는다. 해리슨을 쫓아가는 조건으로 마커스 제독으로부터 엔터프라이즈 호 함장으로의 복직을 허락받은 커크는 바로 스팍을 다시 불러들이고, 이들은 해리슨이 숨어 있는 클링온 족의 모행성 크로노스로 향한다. 그러나 이 임무는 지구와 더불어 스타플릿의 존속을 위협하는 최대의 임무가 된다.

다크니스의 스토리는 쌍낚시 에이브럼스의 영화답게 이런저런 복선과 반전이 곳곳에 산재한다. 확실히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에이브럼스의 강점이기도 한데, 그 덕에 더 비기닝보다도 더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반전이 공개되는 타이밍이나 그런 것들이 좀 인위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쯤이면 새로운게 나올 거 같은데…라고 하면 딱 나온다.) 이렇게 반전이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치고 이렇게 뒷맛이 씁쓸하지 않은 영화는 오랜만이다. (놀란 감독님? 그래요, 당신.) 또한, 요즘 이게 트렌드인 지는 몰라도, 아이언맨 3의 ‘적은 내부에 있다’ 테마가 여기에서도 흐른다.

커크와 스팍의 관계는 전작 더 비기닝에 이어 다크니스에서도 중심 소재 중 하나다.

특히 이 영화에서 흥미롭게 봐야할 부분은 더 비기닝에서도 그랬듯이 커크와 스팍의 케미스트리다. 더 비기닝에서 커크와 스팍은 서로의 성격차로 인해 커크가 쫓겨나기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가까워지게 된다. 다크니스에서도 초반에서는 의견차와 성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영화내에서의 사건을 겪으면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진정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 사이 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내에서는 신처럼 행세한다는 비판을 받은 커크도 승무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법을 배우고, 반은 인간인 스팍도 감정이라는 것을 배워간다. 더 비기닝도 그러했지만, 다크니스도 어떻게 보면 커크와 스팍의 성장영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부분은 원작에서는 다뤄지지 않았기에 더 흥미롭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에이브럼스가 이번에는 팬 서비스에 너무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플롯 자체가 (무려 벌칸 행성을 날려버린) 더 비기닝처럼 모험을 감행하지 않고 오리지널 극장판과 유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 나는 그나마 그 영화들을 보지 않았으니 망정이지만, 만약에 봤더라면 신선함을 못 느끼고, 반전들마저 너무 쉽게 추리가 됐을 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그러한 플롯 포인트들을 읽은게 천만다행이었지.)

존 해리슨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영화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놀라운 연기력을 발휘한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볼 배우는 역시 해리슨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우리에게는 영국 드라마 셜록의 셜록 홈즈 역으로 친숙한데, 다크니스에서 그는 섬뜩한 악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목소리도 무섭다. 그 특유의 존재감으로 영화를 종횡무진한다. 그 외에도 마커스 제독 역의 피터 웰러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그러나 내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캐롤 마커스 캐릭터다. 대체 왜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이 캐릭터가 중요해지는 게 두 장면인데, 하나는 플롯상의 이유지만 굳이 넣을 필요도 없었던 것같고, 또다른 건 얘가 커크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인데, 이건 진짜 왜 넣었냐? (삭제 장면 중에는 해리슨이 샤워하는 장면도 있었단다. 이건 또 왜 찍었어?!)

어쩌다 이꼴이 됐을꼬?

에이브럼스의 영화답게 볼거리 하나는 충만하다. 상영시간 자체는 2시간 13분으로 그리 짧지는 않은 시간인데, 정말 짧게 느껴진다. “벌서 끝날때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몰입감 하나는 훌륭한 영화다. 특히 해리슨과 커크의 우주유영 장면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지는 최후의 결투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정말 블록버스터를 어떻게 만드는 지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타 트렉 다크니스는 전편보다 더 화려하고, 무엇보다 극도의 몰입감 덕에 재밌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합류로 연기 라인 또한 탄탄하다. 다만, 스타 트렉의 명대사처럼 에이브럼스가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을 대담하게 갔더라면 더 높은 완성도의 영화가 됐을 지 모르겠다.

점수: 9/10

“KudoReview: Star Trek Into Darkness (스타 트렉 다크니스)”의 4개의 생각

  1. 커크의 바람기를 잠재워줄 인물이 캐롤 마커스 박사가 아닐지ㅋ
    오리지널판 ‘칸의 분노’에서는 그의 아들을 낳아서 기르는 아마 그래서 넣고 싶지 않았을까 합니다.^^

    1. 문제는 그게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죠.
      물론 J.J. 애이브럼스는 애초에 그걸 노린 것 같지도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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