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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애플 iOS 8

개발자들에게는 무한의 잠재력, 사용자들에게는 무한의 사용성.

2012년 10월에 iOS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던 스콧 포스탈 Scott Forstall이 애플을 떠났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결론적으로 잡스 사후 다른 중역들, 특히 디자인 부문을 이끄는 조니 아이브 Jony Ive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그가 나간 이후, iOS는 거대한 변화를 겪게 된다. OS X을 담당하던 크레이그 페데리기 Craig Federighi가 iOS까지 같이 맡게 되었고, 아이브는 하드웨어 디자인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디자인까지 총괄하게 된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작년에 나온 iOS 7이었다. 조니 아이브의 주도 아래 새로이 디자인된 iOS 7은 그 때까지의 iOS 디자인 언어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대대적 디자인 변화는 최소한 시각적인 면에서 그냥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iOS 기기를 쓰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결론적으로 iOS는 iOS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iOS 8은 이제 우리가 iOS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어떻게? 바로 다양한 사용자 기능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개발자 기능 업데이트를 동원해서 말이다.

* 이 리뷰는 iOS 8.0 빌드 12A365(GM=정식 배포판)로 진행되었다.

디자인 개선

Design
iOS 8은 기존 7의 디자인에서 많은 변화를 겪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디자인을 개선시키려 많이 애를 쓴 모습이다.
왼쪽부터 새 알림 센터, 빠른 답장, 디자인이 개선된 날씨 앱, 그리고 새로운 앱 스위쳐.
(클릭하면 커진다.)

iOS 7의 디자인 개선은 OS 자체의 거의 전체를 건드렸었다. 그러다보니 몇 가지 안 맞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었다. 이러한 부분은 7.1이 나오면서 많이 개선되었지만, iOS 8에서 애플은 계속 이를 개선하고 있다.

제일 크게 달라보이는 점은, 바로 알림 센터에 있다. iOS 7에서 대체 왜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던 부재중 알림이 사라지고, 오늘 뷰와 알림 뷰로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또한, 알림에 좀 더 빠른 대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iOS 7까지는 게임을 하고 있다가 메시지가 왔을 때, 답을 하고 싶다면 탭을 해서 메시지 앱에 직접 넘어가 답장을 해야 했다. 그러나 8부터는 “빠른 답장” 기능이 새로 생겨, 알림이 온 상태에서 아래로 살짝 내리거나, 알림 센터나 잠금 화면에서 왼쪽으로 밀면 바로 답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써드 파티 앱 또한 여기에 커스텀으로 액션 버튼을 추가할 수 있다. 페이스북 앱의 알림에서 내리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바로 달 수 있는 식이다. 멀티태스킹 화면에서는 위에 최근 연락처와 즐겨찾기에 있는 연락처 등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바로 전화나, 메시지, 혹은 페이스타임을 걸 수 있다.

메일 앱도 빠르게 메일을 훑을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다. 이제 오른쪽으로 밀면 자동으로 읽음으로, 혹은 읽지 않음으로 표시할 수 있으며, 왼쪽으로 밀면 플래그, 혹은 다른 옵션을 접근할 수도 있다. 왼쪽으로 완전히 밀어버리면 빠르게 삭제할 수 있다. 특히 빠르게 삭제 기능은 받은 편지함의 대부분이 스팸 메일인 요즘에는 거의 필수품이다. 메일 본문에 연락처 정보나 일정 정보가 있으면 바로 연결도 가능하다.

iOS 8에서는 7만큼이 대대적 디자인 변화는 고사하고 주요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 두어 7과의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지만, 이런 소소한 개선들을 통해 사용성의 개선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이 변화들 모두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그러나 iOS 7의 전체적 디자인이 아직도 마음에 안 드신다면,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다.

사진

Photos
사진 앱도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카메라 롤이 사라졌고(첫 번째), 사진을 검색할 수 있으며(두 번째), 사진 편집 기능도 강화되었다. (오른쪽 둘)

사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카메라 앱의 몇 가지 변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하나는 타임랩스 기능이 추가된 것인데, 한 곳에 놓고 촬영 버튼을 누르면 타임랩스 영상을 쉽게 촬영할 수 있다. 또한, 타이머 기능이 추가되어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초, 10초 인터벌을 지원한다.)

이제 사진 앱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 지금까지 애플은 사진 스트림으로 아이클라우드 기기들에 사진들을 무선으로 동기화시켜 왔다. 이를 통해 애플은 한 달에 최대 1,000장의 사진을 무선으로 동기화할 수 있도록 해놓았었다. 이제 이 사진 스트림을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가 대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가지고 있는 사진 전체를 클라우드에 올려놓을 수 있다. 물론, 대신 용량은 차감당하는데, 애플은 이를 위해 아이클라우드 추가 용량 요금제의 가격을 대폭 낮출 예정이다. (20GB가 한 달에 $0.99, 200GB는 $3.99이며, 최대 1TB까지 증설 가능.) 심지어 RAW 파일도 원본 크기로 올릴 수 있고, 보정한 과정도 전부 보존된다. 이를 위해 앱의 사진 정리 방식이 약간 바뀌었는데, 이 과정에서 카메라 롤과 나의 사진 스트림이 사라졌다. 이는 일부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변에 iOS 8을 미리 써본 일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봤다.)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로 인해 방대해질 데이터베이스를 위해 검색 기능이 생겼다.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를 아직 써보지는 않았으니, 다른 기능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바로 스마트 보정 기능이다. iOS 5부터 보정 기능이 제공되긴 했지만, 매우 기본적인 보정 기능이었다. 그러나, iOS 8부터는 이 보정 기능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iOS 8에서는 사진 보정을 크게 크롭, 조도, 색상 등으로 나누고, 이 미터를 조정하는 것에 따라 대비, 채도, 밝기 등이 이미지 분석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이 된다. 물론, 원하면 이 세부 설정들을 직접 조정할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러한 분석 결과에 의한 조정이 확실히 편했다. 크롭 또한 이미지를 분석해 적절한 각도 보정을 해줄 수 있고, 비율에 맞춰 크롭할 수도 있다. (나같이 3:2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참 편한 기능이다.)

이러한 강력한 보정 기능과 더불어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를 통해 내가 여태까지 찍은 사진들을 통째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꽤나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로 인한 어퍼쳐의 개발 중단은 참으로 가슴아픈 소식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iOS 얘기는 아니니 제외하고…

(업데이트: 이 부분을 쓴 이후에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를 베타로 만들고 아직은 사진 스트림을 기본 설정으로 해놓았다. 사진 라이브러리가 언제 다시 활성화될 지는 미지수다.)

메시지

Messages
단체 대화의 경우 다양한 설정이 생겼고, 이제 빠르게 사진을 찍어보낼 수 있다.

팀 쿡이 밝힌 바에 따르면, iOS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앱이 바로 메시지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기본 탑재 앱 중이라는 전제 하겠지만.) iOS 8에는 메시지에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했다. 제일 먼저 추가된 것이 바로 음성 메시지다. 입력창 옆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누른 채로 말을 하고 버튼을 놓으면 바로 음성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또한 UI가 개편되어 왼쪽의 카메라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동영상이나 사진을 재빠르게 찍어 바로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전면과 후면 카메라를 전환하는 게 익숙치 않다. 이걸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전환버튼을 누르면 전환이 되지를 않는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를 계속해서 고민해봐도 답이 안 나온다. 이러한 첨부 파일들이 폰의 메모리를 잡아먹는다면, 새로 생긴 한 달 후, 혹은 1년이 지난 대화 기록은 자동 삭제하도록 설정하면 좋다. (음성 메모 등은 따로 보관하라고 설정하지 않은 이상에는 자동 삭제된다.)

다행히도 그 외의 기능들은 모두 환영할 만한 변화다. 먼저, 위치 공유 기능이 추가되어 만약에 만나는 약속을 한 경우 서로 어딘 지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한 시간만 공유하기, 하룻동안 공유하기, 계속 공유하기 등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계속 공유하다가도 원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단체 대화방의 경우, 자의적으로 대화방을 떠나거나 누군가를 강퇴, 초대할 수 있으며, 대화방의 이름도 설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대화방이 너무 시끄러우면, 그 대화방에 한해서만 방해금지 모드를 켤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환영하는 소소한 UI 개선은 바로 대화 기록을 올릴 때 “이전 메시지 불러오기” 버튼 없이 바로 알아서 불러온다는 것이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하지만, 여전히 상대방이 보내는 주소(전화번호라든가 이메일 주소라든가)에 따라 대화가 분리되는 문제는 여전하다. OS X에서는 하나에 잘 모아 관리하면서 왜 iOS에서만 이러는 지 모르겠다.

가족 공유

family sharing
iOS 8에서는 가족 구성원끼리 스토어 구매 목록을 공유하게 된다.
(출처: Apple)

iOS 8에서는 이제 가족끼리 iOS에서 다루는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가족 공유다. 가장을 주체로 해 최대 6명까지 가입을 하게 되면 가족이 공유하는 일정과 공유 사진 스트림이 생기게 된다. 여기까지는 이전에도 직접 설정을 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가족 공유 기능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이튠즈, 앱, 아이북스 스토어의 구매 내역까지 전부 공유할 수 있다. 즉, 남편이 구매해 놓은 트윗봇을 아내가 공짜로 받을 수 있고, (안다. 매우 비현실적이다.) 엄마가 받아놓은 겨울왕국을 아이가 자신의 아이팟 터치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앱을 살 때는 부모의 아이폰에 알림을 보내 허락을 구할 수도 있다. 이는 최근에 아이가 부모의 계정으로 몇만 달러 어치 인앱 구매를 무분별하게 산 것에 대한 애플의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결국 이에 대해 환불을 해줬다.) 불행히도 난 주변에 iOS 8을 탑재한 아이폰을 쓰는 가족이 없어서 써보진 못했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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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기존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 파일 시스템을 더 개방적으로 쓸 수 있다.
(출처: Apple)

iOS 8부터는 아이클라우드의 파일 시스템이 바뀐다. 이전까지의 아이클라우드의 문서 파일 저장 시스템은 각자의 앱에 샌드박스되어 해당 앱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는데, 새로운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여전히 앱별 폴더가 생기지만, 한 앱에서 다른 앱 폴더에 접근할 수도 있고 다른 앱들의 파일을 열어볼 수도 있게 바뀌었다. 이런 앱별 폴더 외에도 메인 디렉토리에 다른 폴더와 파일들을 저장할 수도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앱별 폴더에서는 폴더를 1단계만 생성할 수 있다는 것. 이게 무슨 말이냐면, 페이지 폴더에 만약 “학교” 폴더를 만들었다 하면, 그 폴더 안에 수업별 폴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편하는 김에 폴더도 개편이 되었으면 좋았겠다.

그리고, 이 새로운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iOS 8이나 OS X 요세미티 아니면 쓸 수가 없다. 즉, 다음달에 요세미티가 나올 때까지 예전 파일 시스템을 그대로 쓰거나 (iOS 8로 처음 업데이트할 때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로 업데이트하겠냐고 묻는 질문에 “나중에”를 선택하면 된다.) 아니면 요세미티가 나올 때까지 맥과 아이폰/아이패드 간에 파일 공유가 전혀 안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퀵타입

QuickType

iOS 8의 키보드에는 새로운 예측형 자동완성 기능인 퀵타입이 들어간다. 키보드를 치다보면 위에 세 가지 제안 단어가 계속 나타나는데, 그것이 맞는 단어면 탭하면 자동으로 완성되는 식이다. 처음에는 치면서 맞는 단어가 나오는 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일련의 과정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 다 타이핑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단어를 써내려갈 수 있다. 애플은 퀵타입이 문맥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예측을 한다고 하나, 어떨 땐 그러다가도 어떨 땐 틀리고 그랬다. 퀵타입이 좋은 것은 주제 없이 나서는 자동수정 대신 쓰다가 자신이 의미하는 단어가 나왔을 때 탭해서 입력할 수 있어서 자동수정으로 인한 다양한 해프닝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아, 그리고 퀵타입은 한국어 지원이 아직 없다. iOS 9를 기약해봐야할 것 같다.

건강

Health
딱히 불러올 것이 없었다. (…)

iOS 8에는 새로운 건강 앱이 탑재되었다. 건강 앱은 모든 건강 관련 기능이 집합하는 곳이다. 여기서 운동 정도, 먹은 칼로리 수, 키 및 몸무게 변화와 수면 데이터까지 모두 저장할 수 있다. 걸음 수나 거리 등의 기본적 정보는 아이폰 내의 보조 프로세서(아이폰 5s는 M7, 아이폰 6은 M8)가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건강 앱을 구축하는 데이터베이스의 대부분은 써드 파티 앱이나 하드웨어(예: 애플 워치)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올 수 있다. 이러한 앱들의 데이터베이스는 iOS 8이 정식 배포되지 않았기에 실제로 어떻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사실 건강 앱은 내년에 애플 워치가 나오면 피트니스 관련 기능을 관리하게 되는 중추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업데이트: iOS 8 업데이트 직전에 헬스킷 쪽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헬스킷으로 써드파티 앱과의 연동은 최종 배포판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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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성은 애플 기기간의 연동을 더욱 끈끈하게 해준다.
(출처: Apple)

iOS 8의 연속성 기능은 애플 기기간의 연동성을 더욱 더 증가시켜주는 시스템 기능이다. 이는 여러 개의 다양한 기능들로 나뉘게 되는데, 이들을 나열하면:

  • 에어드랍: 각자의 플랫폼간에만 가능했던 에어드랍이 이제는 맥과도 가능해진다.
  • 핸드오프: 한 기기의 특정 앱에서 하고 있던 일을 다른 기기에 설치된 앱에서 바로 열어 계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으로 메일을 작성하다가 필요한 파일이 맥에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바로 맥에서 그 메일을 열어 파일을 첨부해 보낼 수 있다.
  • SMS 릴레이: 아이폰에서 받은 일반 문자를 아이패드와 맥으로 릴레이해준다. 심지어 아이패드나 맥에서 아이폰을 통해서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10월 지원예정)
  • 전화 통화 릴레이: 아이폰으로 온 전화를 아이패드나 맥에서 받을 수 있다. 역시 아이패드나 맥에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 인스턴트 핫스팟: 아이폰에서 핫스팟을 직접 켜지 않아도 아이패드나 맥의 와이파이 네트워크 선택 화면에서 선택해 켤 수 있다.

이쯤 되면 대강 예상하셨겠지만, 맥이 연동되는 부분은 다음달에 출시될 요세미티가 필요한 것들이다. iOS 8만 나온 현재 시점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간만 가능한 반쪽짜리 기능이다.

그 외의 새 기능들

(모든 게 한국에도 해당된다는 말은 안 했다)

  • 새 스팟라이트: 스팟라이트에서 폰 내 검색뿐만 아니라 위키백과, 아이튠즈 스토어 컨텐츠, 영화 검색 등이 가능하다. 단, 시스템 언어가 한국어일 때는 얄짤 없이 지원 안한다.
  • 새로운 통신 기능들: iOS 8부터 와이파이 통화를 지원한다. 이 기능은 간단히 말해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음성 통화를 하는 것이다.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되면 추노 마크가 “(통신사 이름) Wi-Fi”로 바뀌게 된다. 일부 통신사는 와이파이로 거는 전화는 잔여 통화량에서 면제시켜주기도 한다. 이는 물론 통신사의 지원 정도에 따라 다르며, 미국에서는 티모바일이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뭘 바라시나요) 실제로 미국에 있는 우리집이나 학교에서는 티모바일이 거의 안 잡히는데, (특히 학교 지하로 내려가면 답이 없다.) 이 기능 덕에 와이파이만 연결되어 있으면 전화와 문자가 가능해졌다. (게다가, 통화 품질도 깔끔하다. 페이스타임 오디오 급은 아니지만 깔끔하다.) 또한, 아이폰 6과 6 플러스는 VoLTE도 지원한다. 이 덕분에 LG U+도 아이폰 6부터 애플의 통신사 파트너가 되었다.
  • 더 정확해진 시리: 시리나 음성 입력이 사용자의 말을 들을 때, 실시간으로 결과를 보여주게 되고, 인식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또한, 샤잠과의 제휴를 통해 시리에서 “이 노래 무슨 노래야?”라고 물어보면 듣고 검색해 결과를 보여주고, 원하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곡을 바로 살 수도 있다. (시리로 검색한 곡들의 목록은 아이튠즈 스토어 앱에 저장되어 나중에 살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폰이 충전 중인 상태에서 “시리야”라고 부르면 알아서 시리가 실행된다.

개발자 기능들: 결국은 사용자들에게도 득이 될.

새로운 iOS는 곧 새로운 SDK를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킷의 준말인 SDK는 개발자들이 iOS용 앱을 개발할 때 이용하는 도구이고, 프로그램이다. 애플은 이번 iOS 8 SDK를 공개하며 4,000여개의 API(OS와 하드웨어가 앱과 통신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추가했는데, 이는 거의 2008년에 공개된 iOS 첫 SDK의 API 수준이라고 한다. 원래 사용자용 리뷰에서 SDK 얘기를 잘 하지도 않고, 아직 이 SDK를 쓰는 앱들을 시험해본 게 없기도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특별히 하고자 한다. 그만큼 이번 iOS 8은 개발자들에게 매우 큰 업데이트다. 그리고 이러한 업데이트는 사용자들에게도 많은 득이 된다.

  • 확장: 원래 지금까지의 iOS는 각각의 앱이 샌드박스 안에서 돌아갔다. 즉, 하나의 써드파티 앱이 다른 써드파티 앱으로 통신할 방법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iOS 8부터는 확장(Extensibility)이라는 기능으로 앱간 통신이 훨씬 쉬워졌다. 이것이 어떻게 돌아가냐면, (좀 어려운 표현이 나오니 미리 주의) 원래 있던 앱에 포함되어 있는 간단한 부가 앱(익스텐션)으로, 원래 통신해야 할 앱을 대신해 이 익스텐션에 다른 앱이 접근을 하는 방식이다. 익스텐션은 기반 앱과의 통신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하지 않고, (심지어 기반 앱은 열리지도 않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호스트 앱에서 요청받은 기반 앱의 데이터를 접근해 이를 처리하고 전송한 후 종료하거나, 필요한 경우 다시 호스트 앱을 호출한다. 이렇게 비유하면 편하다. 방문자(호스트 앱)가 웨인 산업(필요한 다른 앱의 기능)에게 볼일이 있어서 웨인 저택에 오지만 브루스 웨인은 만나지 못하고 대신 집사인 알프레드(익스텐션)를 통해 일을 처리하고 그냥 나가는 것이다. 즉, 샌드박스를 깨뜨리는 형태는 아니지만, 굳이 깨뜨리지 않아도 확장 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보안을 위해 확장용 앱의 기능도 특정 기능으로 제한시켜두었다. 이러한 확장 기능을 통해 공유 시트에서 다른 앱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고, 지금 보는 사이트에 번역을 실시간으로 돌릴 수도 있으며, 알림 센터에 위젯을 올리고, 사진 편집을 불러오며, 시스템 키보드를 교체할 수도 있다.
  • 터치 ID: 아이폰 5s가 처음 나왔을 때, 터치 ID는 오직 잠금 해제나 아이튠즈 스토어의 구매 승인을 받을 때만 쓸 수 있었다. iOS 8부터는 써드파티 앱도 터치 ID를 활용할 수 있다.
  • 메탈: iOS 8은 새로운 게임 오버레이 기술로, 기존에 쓰던 OpenGL 대신 쓸 수 있다. 메탈은 iOS와 A7/A8 프로세서와 훨씬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어서 기존의 iOS 게임 수준을 뛰어넘는 수준의 그래픽을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성능

iOS 8의 현재 안정성은 괜찮은 편이나, 여기저기서 버그가 조금씩 보인다. 예전보다 와이파이 잡는 성능이 약해진 게 눈에 보이고, 이따금씩 알 수 없는 버그가 출현하곤 한다. 이러한 버그들은 차후 업데이트들을 통해 해결되리라 기대한다.

전력 소모는 7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아주 조금 나아진 것 같긴 하나 눈에 띄는 정도까진 아니다. 아이폰 5s 기준 웹 브라우징, 메시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활동을 할 때 약 7-8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했다. (대기 시간은 제외한 수치다.)

결론

2014-09-15 at 00-04-00
iOS 8로 아이폰을 사용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내가 작년에 iOS 7 리뷰를 했을 때, 이런 말을 했었다.

많은 사용자들에게 iOS 7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서 돌아보면 아마 iOS 7은 iOS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발판으로 기억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결론적으로, 내가 예측한 대로 iOS 8은 iOS 7의 대대적 디자인 변경을 바탕으로 사용성을 확장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iOS 8은 훨씬 더 정제된 버전으로 다가올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개발자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은 사용자들에게도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많다. 대체 왜 써드파티 앱을 아직도 기본 앱으로 지정할 수 없는가하며, 사파리는 아직도 메모리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잡아먹는 듯하다. 아직도 iOS의 새로운 디자인에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고, 아직도 디자인때문에 iOS 6을 쓰시는 분들에게 iOS 8은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iOS 8은 아이폰 사용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애플은 이를 단순히 사용자 기능으로 바꾼 것이 아니다.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패턴까지 잠재적으로 바꾸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이 아이폰의 사용성을 한층 더 높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애플 iOS 8

지원 기종: 아이폰 6, 아이폰 6 플러스, 아이폰 5s, 아이폰 5c, 아이폰 5, 아이폰 4s,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3/4세대), 아이패드 2,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아이팟 터치

출시일: 2014년 9월 17일 (미국시각)

장점:

  • 여러모로 정착이 되어가는 디자인
  •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사이의 연동을 높여주는 연속성 기능
  • 다양한 개발자 기능들로 인한 잠재력

단점:

  • 1년이 지나도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디자인
  •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일부 기능 부재

점수: 8.5/10

* 개발자 기능 감수에 도움을 주신 @golbin님, @minieetea님, @haruair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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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Column] 애플 2014년 9월 이벤트 후기

팀 쿡의 애플.

오늘 있었던 애플의 이벤트를 원격으로 취재한다는 것은 머리아픈 일의 연속이었다. 애플이 제공하는 스트림에서 갑자기 울려퍼지는 중국어 동시통역은 이해해주겠는데, 스트리밍 자체가 매우 불안정해서 꺼졌다가, 갑자기 처음부터 재생했다를 반복했다. 중간에 애플 공식 스트림을 갔다가, VLC에 스트리밍 주소를 입력했다가, 더 버지의 라이브블로그를 드나드니 짜증은 치밀지만 어쩌겠는가. 할 일은 해야지. 이렇게 일이 계속 터져서 우왕좌왕하던 내 중계를 계속해서 잘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 얘기는 뒤로 하고, 오늘 이벤트를 이야기해보자. 이번 이벤트는 애플이 사활을 걸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물량력이 투입된 모습을 보였다. 30년 전 첫 매킨토시를 선보인 플린트 센터를 고른 것도 그랬고, 플린트 센터의 앞뜰에 시연을 위한 거대한 가건물을 따로 짓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어땠을까? 오늘 발표된 각각의 제품 및 서비스들에 대한 내 생각을 한 번 써보도록 하겠다.

아이폰 6 & 아이폰 6 플러스

아이폰 6의 새로운 크기 덕에 애플은 이제야 화면 크기 면에서 꿀리지 않게 되었다.
(출처: Apple)

 

올해의 아이폰인 아이폰 6도 대부분 루머에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사양을 아는 사람들은 꽤 많을 것이다. 여기선 사양 얘기는 일단 빼고, (내 텀블러만 가도 바로 나온다.) 여기서는 그냥 대체적 느낌에 대해서만 다뤄보도록 하자.

일단, 디자인. 아이폰 5 시리즈에 이어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도 처음에 유출됐을 때는 썩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그런데 역시 공식 사진과 양산 제품을 보면 아주 그렇지도 않다. 아이폰은 늘 그랬던 것 같다. 절연 테이프는 (특히 스페이스 그레이 피니시에서) 많이 옅어졌고, 툭 튀어나온 카메라는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의 얇기와 후술할 카메라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좀 두껍게 하고 카메라도 쑥 집어넣고 배터리도 더 큰 거 넣었으면 좋았겠지만…) 크기를 키운 대신에 모서리를 둥글게 해서 그립을 보완하려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는 만져봐야 알 것 같다.

화면의 크기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 애플로서는 고집을 꺾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러한 것 때문에 매니아층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의 너무나도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요구는 애플이 한 해의 하나의 플래그십으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고, 4인치는 더 이상 적당한 크기가 아닌, 너무 작은 크기가 된 지 오래였다. 스티브 잡스라면 이러지 않았을텐데가 아닌, 팀 쿡이기에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꾀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같다. 그 변화가 옳은 것이었는 지는 아이폰 6을 써보면 알겠지만 말이다.

나머지는 꽤나 아이폰스러운 점진적 업데이트였다. A8도 그렇고, 화소수는 그대로 뒀지만 포커스 픽셀을 넣어 위상차 AF 성능을 향상시킨 카메라도 그러했다. 5s를 가지고 계시다면 큰 화면을 갈망하지 않는 이상 크게 업그레이드의 가치는 없어보인다. 5 이전 모델이면 모를까. (팀 쿡은 곧 아이폰 사용자층의 “역대급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아직도 아이폰 브랜드 제품 점유율 1위가 아이폰 5인 걸 감안하면 틀린 말은 아닐 듯싶다.)

애플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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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애플페이는 모바일 지갑의 컴백을 알릴 수 있을까?
(출처: Apple)

자 이제부터가 좀 흥미로워진다. 애플이 선보이는 아이폰 기반의 결제 플랫폼인 애플페이. 애플페이의 면면을 뜯어보면 이는 고전적인 애플식 문제풀이임을 알 수 있다. 키노트에서 팀 쿡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모바일 지갑의 문제는 회사들이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할 뿐, 사용자 경험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플페이는 애플의 고전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iOS 8의 패스북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해두고, 결제를 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는 결제 기기에 아이폰을 가져다대고 터치 ID로 지문을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바로 결제가 완료된다. (기기와의 통신은 아이폰 6 시리즈에 들어간 NFC가 담당한다. 따라서, 애플페이는 아이폰 6 이상만 지원한다.) 카드 정보는 암호화되어 터치 ID의 지문 정보처럼 기기에 저장되고, 매 결제마다 다른 인증 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간에 정보가 노출되는 일도 없다. 애플페이는 심지어 온라인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며, iOS 8에 API가 들어가 어느 앱이던 애플페이를 적용하여 결제를 할 수 있다.

애플페이가 다른 모바일 지갑과 다른 것은 바로 사용자 베이스다. 아이폰 6만을 지원한다는 걸 감안해도 애플페이가 출범하는 10월에만 이미 잘 하면 천만 명 이상의 잠재적 애플페이 사용자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애플의 브랜드 파워 덕에 은행이나 상점 체인들도 속속들이 애플페이에 가입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상점들이 가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일단은 좋은 시작이다.

아 그리고 한국? 당분간은 꿈꾸지 않는 게 좋을 듯싶다. 일단 미국에만 나온 걸 보면 애플 입장에서도 상당히 오랜 협상이 필요한데, 애플페이의 무기 중 하나인 사용자 베이스가 없는 한국에서는 꿈꾸기 힘들지 않을까.

애플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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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애플 워치가 웨어러블을 재발명할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출처: Apple)

애플이 마지막까지 지켜냈던 비밀인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 워치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얘가 존재한다 정도의 공개라 아직 정확하게 어떻게 동작할 지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팀 쿡이 “애플 스토리의 새로운 챕터”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애플 워치는 애플 역사상 가장 야망적인 제품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일단 디자인을 살펴보면, 확실히 모토 360의 동그란 디자인을 따라가지 않고 사각형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애플 워치가 쓰는 휘는 OLED 화면(애플은 이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라 칭했다)의 설계상 한계도 있겠지만, 일단 무작정 시계의 둥근 모양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엿보이기도 한다. 크기는 1.5인치와 1.7인치 두 가지로, 사실 1.7인치도 그렇게 큰 편은 아니라고 한다. 워치 자체는 Watch OS라 불리우는 독자 OS를 채용하고, 자체 기능과 함께 아이폰에서 앱을 받아와 실행할 수 있다. 자체에 있는 가속도계와 심박 센서 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GPS를 활용한 피트니스 트래킹도 가능하다. 아, 그리고 애플 워치에도 NFC가 달려있어 애플페이 결제를 아이폰 대신 워치로 처리할 수도 있다. (아마 아이폰 6 이전의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면 애플 워치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애플워치는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가 교차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분명 디자인 자체는 전통적 시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정작 인터페이스는 시계에서 자주 보는 크라운을 주체로 했으니 말이다. 애플에서 디지털 크라운이라 부르는 이 인터페이스는 돌리는 힘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인터페이스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애플은 마우스, 클릭휠, 멀티터치에 이은 인터페이스의 혁명이라고 선언했지만, 애플 워치의 UI 자체가 아직 완성품이 아닌 듯하니 실제로 디지털 크라운이 효과가 있을 지는 최종 양산제품을 직접 써봐야 알 듯하다.

어떻게 보면 삼성의 기어 시리즈와 구조상으로 닮은 모습을 취하지만, (신성모독이다) 애플은 애플 워치를 기기가 아닌, 시계로서의 접근법을 택했다. 시계라 함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한 사람의 패션 취향을 보여주는 패션 아이템이다. 애플워치의 디자인은 이러한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모습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지금 애플 사이트의 애플워치 항목을 가봐도 무슨 카탈로그를 보는 듯한 분위기로 페이지를 꾸며놨고, 역대 애플 제품 중 가장 많은 개인화 항목을 자랑한다. 일단 바디가 스테인리스 스틸(애플 워치), 산화 피막 알루미늄(애플 워치 스포트), 18K 골드 합금(애플 워치 에디션)의 세 가지이고, 거기에 다양한 색상을 가진 여섯 가지 종류의 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애플 워치의 다양한 조합을 보고 있노라면 왜 애플이 다양한 패션지 에디터와 패션 블로거들을 초대했는 지 수긍할 수 있다. 애플은 애플 워치를 다른 웨어러블과 다르게 “필요함”을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이기에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이는 사람들이 시계를 사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패션지 에디터로서 이벤트에 초대받은 국내 패션지 레옹의 신동헌 편집장은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애플이 시계를 잘 알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보다는 시계를 차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인지를 연구하고 만든 것 같다. 시계는 휴대폰처럼 꼭 차고 다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시계 영역은 어느새 스마트폰이 잡아먹었지만 고급 시계 시장은 계속 크고 있다. 시계는 시간을 보는 도구가 아니라 자기를 표현하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애플워치는 잘 만들었다.

아직 애플 워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아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아직 출시까지 최대 6개월 정도가 남았고, (2015년 초가 정확히 언제인 지 모르니까) 애플은 여전히 애플 워치의 일부 부분에 관해서는 두리뭉실하게 넘어갔다. 아직도 공개된 UI는 직접 조작하지 않고 보기에는 복잡해보이고 기능 셋이 여타 다른 스마트워치와 다르지 않은 점도 좀 걸린다. 그러나 애플 워치의 접근법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다. 어쩌면 애플이 다시 한 번 갈 길 잃은 웨어러블 시장에 방향을 제시할 지도 모를 일이다.

스티브 잡스 이후…

팀 쿡은 이제 애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출처: Stephen Levy)

이번 WWDC 2014에서, 애플은 스티브 잡스 사후 방향을 다시 잡은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과 유머도 넘치는 모습이 계속 관찰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 이벤트에서도 지속되었다. 팀 쿡은 잡스 사후 처음으로 “One more thing”을 외치며 애플 워치를 소개했고, 애플 워치의 첫 소개영상이 지나고 나서는 모두가 기립을 하며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키노트가 불안불안했던 상황도 연출되긴 했었다. 일단 늘 키노트의 개그를 책임졌던 분위기 메이커인 크레이그 페데리기가 오늘은 단 1분도 나오지 않아 전체적으로 키노트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았었고, 애플 워치를 소개할 때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활기가 없어지는 때도 좀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제 팀 쿡은 애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와는 확연히 다르게 애플을 이끌고 있다. 팀 쿡의 애플이 앞으로도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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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Preview] 애플 2014년 9월 스페셜 이벤트

새로운 역사의 시작?

이번주에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4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발표됐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 4, 엣지, 기어 S, 기어 VR을 필두로 소니 Z3 시리즈, LG G 워치 R까지. 그리고 미국에서는 모토로라가 새로운 모토 X와 스마트워치 360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물량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더 큰 한 방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다음주에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데 안자 대학교의 플린트 센터에서 열릴 애플의 9월 이벤트다.

지금쯤이면 이 시기에 애플이 새 아이폰과 iOS를 정식 발표한다는 것 정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시시라 본다. 그러나 이번 이벤트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많이 풍기고 있다. 먼저, 이번에 이벤트를 가질 플린트 센터는 기존에 이벤트를 여는 예르바 부에나 센터보다 2배, 애플 캠퍼스 내의 타운 홀보다 3배 이상의 좌석 수용능력이 있는 곳이고, 30년 전 고 스티브 잡스가 매킨토시를 처음 소개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그 앞에는 플린트 센터보다도 높은 건물을 짓고 있는 것까지 확인되었다.

대체 뭘 선보이려는 생각일까? 일부를 추려보았다.

아이폰 6

아이폰 6은 5/5s에서 다시금 화면이 커진다.
위 이미지는 예상 렌더링.

원래 9월 이벤트는 새 아이폰의 연례행사이기 때문에, 이번에 신형 아이폰이 나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번에 공개될 아이폰 6(가명)은 2년 전 아이폰 5에 이어 디자인 변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화면이 또다시 커질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하나의 모델이 아닌, 두 개의 다른 화면 크기를 가진 모델이 준비 중이다. 각각 4.7인치와 5.5인치의 크기를 가지고 있을 예정으로, 애플이 이 둘을 통합된 아이폰 6이라는 브랜드를 쓸 지, 아니면 차별화를 둘 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아이폰 4 시리즈부터 시작해 5 시리즈까지 각진 모서리를 선호했던 애플은 이번 6에서는 아이패드와 비슷한 둥근 모서리를 채택했다. 화면이 더 커지다보니 그립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인 듯하다. 또한, 예전에는 통신을 위해 위아래를 세라믹 유리로 더했지만, 이번에는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덮을 예정이다. 그 대신 사이사이를 구분하는 띠가 안테나를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절연 테이프”라고 부르고 있는데, 최종 제품에서는 이 띠의 색깔이 좀 더 옅어지거나, 띠 자체가 얇아지기를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 피니시는 5s의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사양을 보면 A8 프로세서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나온 정보는 얼마 없지만, 작년의 A7이 그랬던 것처럼 64비트 지원은 당연하고, 2GHz의 클럭 속도를 가진 듀얼 코어 프로세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은 20nm로 더 작아졌다. A7이 듀얼 코어임에도 경쟁사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보다도 더 빨랐던 건 생각하면, 굳이 코어 수를 올릴 필요까지는 없어보인다. 메모리는 아직 논란이 있는 편이다. 1GB를 그대로 탑재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2GB를 탑재한다는 의견, 아니면 둘을 섞어서 5.5인치 모델에만 2GB를 탑재한다는 의견 등 다양하다. 저장 용량도 이번에 128GB 버전을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16GB를 삭제하고 32/64/128GB 체제로 재편되는 것인지, 아니면 작년의 아이패드 에어가 그랬던 것처럼 128GB 버전을 네 번째 티어로 소개하는 것인 지는 불명이다.

통신의 경우, 새로운 LTE 모뎀을 채용해 LTE 카테고리 4, 국내 통신사들의 마케팅 용어로 말하자면 LTE-A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 150Mbps, 업로드 50Mbps) iOS 8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VoLTE도 지원할 듯싶다. 와이파이도 802.11ac 표준으로 올라가며, 아이폰 중에서는 최초로 NFC도 탑재할 예정이다. 웨어러블과의 연결 및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결제 플랫폼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미 미국내 다양한 체인점들과 결제 플랫폼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도는 상당히 엇갈리는 상황인데, 현재로서는 존 그루버가 직접 엑셀로 계산때려서 알아낸 4.7인치 모델의 1334×750, 2208×1242가 유력해 보인다. 4.7인치는 2x 해상도의 인치당 326픽셀로 현행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화소 밀도를 유지하며, 5.5인치는 인치당 461픽셀로 새로운 3x 해상도를 지원하게 된다. 3x 해상도는 이미 iOS 8 SDK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 유출에 따르면, 화면이 커짐에 따라 홈 화면에 6번째 줄이 추가로 생기게 되고, iOS 8에 포함된 오토 레이아웃에 따라 레이아웃이 변경된다. 화면 커버 유리의 재질은 보통 유리보다 훨씬 강한 사파이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생산 차질에 따라 모델에 따라 차등이 있을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

아이폰 6은 기존의 출시 일정에 따라 9월 9일에 발표되면 9월 19일에 판매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4.7인치 모델은 바로 판매에 들어가지만, 5.5인치 모델은 불명이다. 가격도 약간 혼선을 겪고 있는 상태인데, 기본 4.7인치모델마저 올라간다는 소문과 4.7인치는 기존 플래그십 가격을 유지하고 그 위에 5.5인치 모델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대립하고 있다.

웨어러블

원래 이 이벤트에는 아이폰 6만 발표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몇 가지 보도 후, 웨어러블 또한 이번 이벤트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정됐다. 이 웨어러블은 후술할 이유로 유출된 것이 얼마 없어 다양한 소식통에서 나온 이야기를 나열해보고자 한다.

일단 이 웨어러블은 두 가지의 크기로 나오며, 둘 다 공통적으로 휜 OLED 화면을 채용한다. (휜 화면의 특성상 사각형일 가능성이 높다.) 커버 유리는 사파이어 재질이다. 웨어러블 안에는 애플이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 개발한 센서들이 포진하는데, 기존의 피트니스 트래커들의 센서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자체 셀룰러 통신 기능은 없지만,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결해 데이터 전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iOS 8에서 선보인 핸드오프, 위젯 등의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과 빠르고 쉬운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최근의 루머에 따르면 웨어러블 전용 SDK가 존재하고, 앱 스토어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일부 개발자들이 이 SDK를 받았다고 하니, 몇 가지 앱 데모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럼 애플은 이 웨어러블을 다른 웨어러블과 어떻게 차별화시킬까? 애플은 디자인으로 승부를 볼 듯하다. 디자인 부문 수석 부사장인 조니 아이브가 말했다는 “스위스에 이제 문제가 생겼다“라는 발언이나, 이번 이벤트에 패션지 에디터들과 패션 블로거들을 대거 초청한 것만 봐도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자신감을 알 수 있다. (사실 이 덕에 웨어러블을 발표할 것이 확실해진 셈이다.)

웨어러블의 발표는 다음주에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여러분의 손목에 찰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부품의 생산이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아무런 유출이 없었던 것도 애플 내부 프로토타입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 출시는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1세대 아이폰이 실제 출시까지 6개월가량 걸린 것과, 1세대 아이패드도 두 달 이상 걸렸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가격대 또한 확실치는 않지만, 고급 모델은 최대 400달러까지 예상된다.

iOS 8

기나긴 베타 기간을 거친 iOS 8도 이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잇다.

iOS의 차세대 버전 또한 이번 이벤트에서 다시 조명을 받을 것이다. 잘하면 iOS 8의 새로운 API들을 활용한 앱 데모들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치명적 버그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최종 버전이나 다름없는 GM(Gold Master) 버전이 이벤트 이후에 바로 배포될 것이며, 지금까지의 추세로 봤을 때, 아이폰 6 출시 이틀 전인 9월 17일에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배포될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애플 서버가 또 터지겠지 iOS 8은 아이폰 4s 이후의 아이폰, 5세대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2 이후의 아이패드를 지원한다.

아이패드 에어 2

KGI의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이번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에어의 후속 모델 또한 선보일 것이라고 점쳤다. 원래 아이패드는 10월에 2차 이벤트를 열어서 공개하는게 보편적이다. 그러니 이건 확실치는 않은 셈. 신형 아이패드 에어는 기존 에어보다 더 얇은 바디에 터치 ID를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 관련 발표

이미 OS X의 차기 버전인 요세미티가 10월달에나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만큼, 맥은 이번에 아무런 발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에 인텔이 팬이 필요없는 코어 M 프로세서를 발표한 이상, 이를 기반으로 한 새 맥북 에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살짝 선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내 희망사항일 뿐이니 그냥 헛소리로 받아들이시면 되겠다. (?)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는 미 태평양 시각 9월 9일 오전 10시 (한국 시각 9월 10일 오전 2시)부터 시작된다. 애플의 이벤트 스트리밍 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번역 중계를 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