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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Review]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희망

제목: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Rogue One: A Star Wars Story)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펠리시티 존스(진 어소), 디에고 루나(카시안 안도), 앨런 튜딕(K-2SO), 견자단(치룻 임웨), 강문(베이즈 말버스), 리즈 아메드(보디 룩), 매즈 미켈슨(갈렌 어소), 벤 맨델슨(오슨 크레닉)

클론 전쟁이 끝나고 얼마 안 지나, 과학자 갈렌 어소(매즈 미켈슨)는 제국의 비밀 무기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오슨 크레닉(벤 맨델슨)에 의해 징집당한다. 오슨이 그 과정에서 갈렌의 아내를 살해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아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갈렌의 딸 진(펠리시티 존스)이었다. 이후에 어른이 된 진은 그녀의 아버지가 비밀 무기에 대한 정보를 귀순한 제국 파일럿을 통해 밖으로 빼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반란 연합에 의해 스카우트되고, 카시안 안도(디에고 루나)와 함께 조사를 나서게 된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여러모로 루카스필름(그리고 디즈니)에게 있어 많은 모험이었다. 일단 첫 외전이고, 그러다 보니 스카이워커 가문이 주역이 아닌 첫 영화이기도 하다. (스카이워커가 나오지 않는다고는 하지 않았다) 알려졌다시피 전설적인 오프닝 크롤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디즈니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다양한 히어로가 존재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달리, 스카이워커 가문의 이야기로 구성되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메인 영화들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워즈 세계관의 넓은 역사를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을 테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 외전 영화의 주제로 데스 스타의 설계도 탈취 작전을 선택한 것도 꽤 영리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스카이워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시 다뤄질 <새로운 희망(에피소드 4)>의 바로 직전이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없거니와, 팬들에게는 이스터 에그 요소를 듬뿍 넣을 수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그 원>은 이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 영화 자체의 분위기는 가장 어두웠던 <시스의 복수>나 <제국의 역습>에서도 약간의 밝은 분위기가 있었던 기존 스타워즈 영화보다 훨씬 어두운 편이다. 모든 상황이 절망적으로 돌아가고, 이 상황의 한가운데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다. 영화를 이끄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로그 원>이 첫 출연이며, 그나마 기존 캐릭터들은 심지어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다. 아마 스타워즈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면 다스 베이더를 제외하고는 이 캐릭터가 누구라고 알아보기도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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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은 스타워즈 영화들 중에 가장 전쟁영화다운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직역하면 ‘별들의 전쟁’이라는 제목을 가진 시리즈에서 제일 전쟁 영화다운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 여태까지는 전투기들의 도그파이트가 많았던 전 영화들과 달리, 이번에는 지상전이 주요 볼거리인데, 스타워즈만의 볼거리(거대 메카라던가)를 잘 접목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뭔가 공상과학물임을 알면서도 기묘하게 설득이 된달까.

<로그 원>의 세트 디자인은 옛날 스타워즈 영화들의 디자인을 철저히 따르면서 현대적인 재해석을 한 부분이 보인다.

하지만 <로그 원>은 팬 서비스면에서도 철저하다. <새로운 희망> 직전인 영화답게 영상미나 의상, 메카 디자인 등에 있어서 당시의 디자인을 잘 따랐고, <새로운 희망>과의 스토리 연계도 매우 신경 쓴 모습이다. 심지어 <새로운 희망>의 생각지도 못한 의문들도 <로그 원>에서 해결해주기까지 한다. 설정상으로는 몇 시간이지만 실제로는 격차가 30년 가까이 되는 두 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정 오류들이 발견될 법도 한데, 제작진은 이 부분을 잘 피해갔다.

<로그 원>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캐릭터들이겠다. 대부분 첫 출연인데, 곧바로 메인이벤트에 들어가는지라 주인공이자 유일하게 어린 시절이 다뤄지는 진 어소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캐릭터 설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소설이나 다른 미디어를 통해 이들이 다뤄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만 볼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배경 설명 부족은 아쉽다. 물론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서 일일이 배경 설명을 했다간 영화가 매우 지루해졌을 것이긴 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캐릭터에 깊이를 더할 방법은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기에 이 부분은 더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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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부분에서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더불어 영상미도 <깨어난 포스> 때만큼이나 아름답다. 프리퀄 때처럼의 CG 떡칠이 아닌, 실제 효과와 CG를 적당히 섞은 절제된 느낌의 영상은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디즈니가 스타워즈를 망칠 것인가. 하지만 진정한 디즈니 시대의 스타워즈인 <로그 원>은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키기에 충분한 영화다. <로그 원>은 굳이 스카이워커 일가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아직 영화로 다룰만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만약에 팬이라면… 마지막 5분에서 전율을 느낄 것이다. 어둠 속에서 뿜어 나오는 빨간색 빛이라는 힌트만 남겨두겠다.

점수: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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