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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Photos] 키덜트 페어 2014 참관기.

며칠 전에 키덜트 페어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서 “황금 열쇠(=초대권)”를 얻은 덕분에 12,000원이라는 꽤나 비싼 입장료를 낼 필요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20-40대의 덕질을 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되는 사람들을 키덜트라고 한다는데, 이 전시회는 여기서 이런저런 피규어를 사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피규어들을 구경하러 온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인산인해였다. 주말이었던 것도 상황을 돕지는 않았다.

속사하느라 힘들었다. 이 날 가져간 a7의 초점 시스템도 별로 빠릿하지도 않은데 말이지…

들어간 우리를 가장 먼저 맞은 건 누가 좋아하는 이병헌의 광해 피규어. 실제로 이 전시회에 전시된 피규어 중 한국인이 모델인 사람은 이병헌이 거의 유일했다. 광해 아니면 스톰 섀도우로. (…)

키덜트 페어에는 크게 몇 가지 주요 테마(?)가 있었는데, 이를 굳이 분류하자면…

1) 마블

우리나라에서 어벤져스는 공전의 히트였다. 이로 인해 마블 히어로들의 인지도가 꽤 올라갔고, 이들의 피규어는 페어에서 가장 많이 전시됐다. 특히 아이언맨.

아이언맨 마크 3 수트의 1:1 크기 헬멧.
아이언맨 마크 1 수트의 1:1 크기 헬멧.
워 머신의 1:1 크기 흉상.
페이퍼토이 제조업체인 모모트에서 전시한 아이언맨 수트 갤러리.
워 머신 마크 2 수트. 영화에는 안 나오는 수트인데, 아이언맨 2 사건 이후 토니가 기존 워 머신 수트는 해체하고 로디에게 새로 만들어 선물해준 수트. 토니가 어벤져스 일로 바쁜 동안 로디는 이걸 입고 아이언맨의 일을 대신 한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에서 캡틴이 입은 전투복.
아이언맨 3에서 혼자 만다린의 소굴로 쳐들어갈 때의 토니.
아이언맨 3에 나오는 토니 집의 아이언맨 수트 전시실을 재창조한 디오라마.
마크 42 수트를 테스트 중인 토니.
한켠에서 이를 지켜보는 닉 퓨리와 필 콜슨. (…)
어벤져스의 뉴욕 전투 디오라마.
뒤에 시간상으로 안 어울리는 수트가 있는 거 같지만 관두자

얜 어디서 본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 작년 서울모터쇼의 아우디 부스에서 본 녀석인 것이다.
이런 대형 피규어는 하나에 1,000만원을 가뿐히 넘긴다고 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피규어는 다 좋은데 얼굴이 좀 이상해…
유일하게 나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인 로켓.
아마 화초 그루트가 있었다면 100퍼 샀다
에그 어택 아이언맨 피규어. 얜 하나 사고 싶더라. (…)

2) DC

DC 코믹스도 꽤 보였다. 주로 다크 나이트 3부작이었고,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도 일부 있었다.

얼굴이 좀 헬쓱하다…
얜 좀 낫네.
“Why so serious?”

3) 스타워즈

의외로 많아서 상당히 놀랐었다. 물론 스타워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미국에서는 스타워즈 피규어가 워낙 많긴 하다.

다스 베이더 1:1 흉상. 윗부분이 뭔가 잘못된 거 같다 근데…
에피소드 3에서 대결하시는 다스 시디어스(=황제)와 요다.
공화국의 몰락 이후 은둔 생활을 가는 오비완 케노비.
자신의 헬멧을 바라보는 다스 베이더.
실제로 저러면 죽는다
모모트의 임페리얼 마치.

4) 기타

물론 건담도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서 찍진 않았다. 그 외에도 터미네이터, 원피스 등의 다양한 피규어가 있었다.

디즈니 애니 캐릭터 중 하나인 스티치.
무한도전. 내 생각에는 미남이시네요 특집인가 그거 같은데…
미스터 빈. 여기서 이 분을 뵐 줄은 몰랐다. (…)
반지의 제왕의 사우론. 초반 회상 장면에서 힘을 잃기 전의 모습이다.
간달프.
터미네이터 T-800.

갈 만 했는가?

그 대답은 “글쎄…”였다. 일단 제일 큰 문제는 가격. 우리야 뭐 초대권 받아서 갔고, 안에서 피규어를 시중 가격보다 약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긴 하지만, 12,000원이라는 거의 모터쇼 뺨치는 가격은 정당화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사진찍는 입장에서 보자면, 조명이 너무 열악했다. 이 사진들 중 거의 반이 ISO 6400에서 찍혔고, 나머지도 2000-5000을 넘나들었다. 웬만한 카메라는 좋은 사진도 남기기 힘들 법한 조명이었다. 조명상황이 한결 나은 모터쇼와 비교하면 상당히 실망스럽다.

아마 돈을 내고 갔더라면 엄청 후회하긴 했을 거 같다. 몸값 비싼 피규어를 보고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건 좋은데 사람에 치여다닌 생각을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