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토이 스토리 3
감독: 리 운크리치 Lee Unkrich
목소리 주연: 톰 행크스 Tom Hanks (우디 Sherriff Woody), 팀 알렌 Tim Allen (버즈 라이트이어 Buzz Lightyear)
개봉: 6월 18일 (미국), 8월 5일 (한국)
벌써 토이 스토리라는 놀라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나온 지 15년이 되었다. 내 나이세대는 이 영화를 보고 자란 것이나 다름없다. 1995년에 6살이던 우리들은 픽사의 놀라운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토이 스토리는 픽사의 첫 장편 영화였으며, 처음으로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장편 영화이기도 하다)에 감탄하며 (이번에 같이 보러 간 내 친구는 실사인 줄 알았다 하더라) 작은 장난감들이 벌이는 모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는 이제 대학생이고, 이제 1편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하기만 하다.
그래서 픽사는 미국에서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시사회 이벤트를 개최한 모양이다. 마침, 오늘 우리 학교에서 그 시사회가 있었고, 나도 기꺼이 참석하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되기전에 방영된 메시지에서 감독 리 운크리치는 말한다.
“이 영화에서 앤디는 대학생이 되면서, 자신들의 장난감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앤디의 나이 또래면서 그러지 않나요? 그래서 여러분들을 이번 토이 스토리 3의 시사회에 초대하게 됐습니다.”
불행히도, 완전한 시사회가 될 예정이었던 이 이벤트는 엔딩 제작이 완료되지 않아 마지막 부분 16분을 자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리뷰가 아닌 프리뷰로 작성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전체 러닝타임인 86분에서 70분 정도의 분량을 보았으니 영화의 전체적 느낌에 대해서 말해도 될 것 같다.
[#M_스토리 (Spoiler Alert – 엔딩은 나도 못봐서 없지만 ;;)|접기|스토리는 현실 세계와 비슷한 시간이 흘러, 이제 앤디는 18살이 되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이미 몇년동안이나 앤디랑 놀지 못한 장난감들은 어떻게든 앤디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지만, 이미 그들은 앤디에게는 ‘고물’일 뿐이다. 하지만, 창고에 보관하던지 버리던지 하라는 어머니의 명령에 앤디는 차마 그들을 버리진 못한다. 하지만 일이 꼬이고 꼬여 그들은 앤디의 어머니에 의해 써니사이드이라 불리우는 유치원에 기증된다. 써니사이드의 장난감들에게 따뜻한 환영을 받는 앤디의 장난감들이지만, 그 중 우디만큼은 앤디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혼자 써니사이드를 탈출한다. 하지만, 다시 애들과 놀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버즈를 포함한 다른 장난감들은 써니사이드에 남는다. 그런데, 써니사이드에는 장난감들 사이에 엄격한 서열이 있어서 일명 고참 장난감들은 좀 더 나이 많은 애들과 편하게 노는데 반해, 앤디의 장난감들은 나이 어린 애들과 놀면서 생고생을 당한다. 게다가, 이들은 앤디가 아직도 자신들을 얼마나 아끼는 지 깨닫게 된다. 한편, 탈출 시도 도중에 다른 애에게 줍혀서 그 아이의 집에 오게 된 우디는 그 집의 장난감들에게서 써니사이드의 장난감들의 어두운 비밀을 듣게 되고,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앤디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다는 써니사이드로 제발로 다시 들어가 탈출할 방법을 모색한다._M#]
토이 스토리 3를 보기 직전(그러니까 어제)에, 작문 수업 때 친구가 쓴 토이 스토리를 분석하는 글을 편집했었다. 그 친구는 앤디의 장난감들 사회에 대해 성경까지 들먹이면서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우디가 이끌던 장난감들에 버즈가 들어오면서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 지 대강 그런 글이었다. 그런데, 토이 스토리 3에서 이러한 구조는 이상하게도 비슷하다. 써니사이드의 장난감들은 나름의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새로 들어온 앤디의 장난감들은 이러한 구조를 수긍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구조다. 엔딩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갈등이 어떻게 끝날 지는 대충 감이 잡힌다. 사실, 스토리의 전체적 구조가 전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약간 아쉽긴 하다.
사실 이러한 내포된 의미들을 다 들먹이지 않더라도, 토이 스토리 3는 여전히 재밌는 영화다. 픽사의 작품답게 곳곳에 코미디 요소를 잘 집어넣었고(유머 방식을 보면서 바뀌 시대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계속되는 갈등의 긴장감은 관객들을 계속 몰입하게 만든다. 그 덕에 86분이라는 예상된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사실, 좀 짧긴 하다.)
토이 스토리 3에 시리즈의 주인공들의 목소리 연기를 해냈던 대부분의 연기자들이 모두 돌아왔다는 점 또한 환영할 만하다. 톰 행크스가 앤디에게 언제나 충성적인 우디로 분하며, 팀 알렌 또한 그와 친한 우주비행사 버즈로 돌아온다. 거기에 마이클 키튼이나 티모시 달튼 등의 감초같은 목소리 연기또한 마음에 들었다. 사실 톰 행크스가 우디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친숙하다. (참고로, 1편에서 우디의 목소리를 맡았을 때가 행크스의 첫 목소리 연기였다고 한다)
시리즈다 보니 늘 같은 그림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토이 스토리 3지만, 계속해서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채게 된다. 특히, 위 사진에서 옆의 바비의 머리카락의 디테일이나, 곰인형(스포일러성 캐릭터이므로 정확히는 말하지 않겠다)의 털의 디테일 또한 상세하다. 옛날에도 실사같아 보이지만, 지금도 어린 애들이 보면 실사같은 줄 알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픽사의 기술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요즘 픽사는 매해마다 한 편씩의 애니메이션을 찍어내면서(2006년 카, 2007년 라따뚜이, 2008년 월-E, 2009년 업) 계속해서 대박행진을 터뜨리고 있고, 토이 스토리 3 또한 이 반열에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토이 스토리를 사랑했었던 분들이라면, 3편 또한 문제없이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들만의 공식에서 많이는 벗어나지 않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토이 스토리만의 독특한 매력이 더 살아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끝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리뷰 점수를 매길 수 없다 하더라도, 토이 스토리 3는 이번 여름에 빠질 수 없는 올해의 애니메이션이 될 것 같다. 헤드라인이 말하듯이, “젠장, 픽사가 또 해냈군.”
P.S 그런데, 시사회다 보니 보안 하나는 장난 아니더라. 시사 직전에 핸드폰 죄다 압수해가고, 금속 스캐너까지 등장하던데… 무슨 FBI 건물 들어가는줄 알았다 ;;
P.P.S 추첨해서 토이 스토리 1편과 2편 블루레이 + DVD 콤보 팩 주던데… 못 타왔다. 흑흑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