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를 옮기자.”
이 결정은 사실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것이었다. 일단 그 시작은 작년에 일어났던 사운드클라우드 부도 사태. 사운드클라우드는 인정하지 않았고, 그 이후로 결국 유야무야 하며 넘어간 것 같지만, 그 이후로도 나는 불안했었다. 갑자기 사운드클라우드가 서비스를 날리면 어떡하지? 그 때 깨달은 놀라운 사실은, 내가 예전 에피소드를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려놓고는 백업도 안 했다는 것이었다.
삽질의 역사
그래서 약 6주 전에 쿠도캐스트를 다시 시작하면서, 먼저 에피소드를 백업하기 시작했다.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던 과거 에피소드를 다시 내려받은 다음, (다행히도 Download Original File
옵션이 있어서 가능했다) 용량을 줄이기로 했다. 기존 쿠도캐스트 에피소드는 음질을 보장한답시고 256 kbps의 비트레이트로 파일을 만들었었는데, 그러다 보니 파일 크기가 150~200MB 정도의 정신 나간 규모였다. 하지만, 사실 목소리만 나온다면 64 kbps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래서 쿠도캐스트 편집에 쓰는 로직 프로 X으로 파일을 불러와 wav로 다시 내보낸 다음, Overcast의 개발자인 Marco Arment가 만든 팟캐스트용 MP3 인코딩 앱인 Forecast에서 불러와 다시 64 kbps로 재인코딩했다. 이때 앨범 아트와 에피소드명, 간단한 에피소드 노트를 추가한 건 덤이었다. 다만, 챕터는 모든 걸 다시 들어야 하는 상당한 시간 소요와 귀차니즘(…) 때문에 추가하진 않았다. 이 재인코딩 작업 덕에 용량을 50~60MB 선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다음, 호스팅 이전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쿠도캐스트는 스폰서를 안(인지 못인지는 모르겠지만) 받고 있어서 최대한 돈을 안 쓰는 방향으로 호스팅을 정해야 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현재 쿠도 네트워크 사이트를 호스팅하고 있는 스퀘어스페이스. 이미 월 16달러의 호스팅비(이거도 생각해보면 전혀 비싼건 아니다)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 단일 요금제에는 팟캐스트 호스팅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기존 블로그 RSS를 팟캐스트 피드용 RSS로 재활용할 수 있어서 현재 에피소드 노트 업로드 용도로 만들어둔 쿠도캐스트 섹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일단 호스팅을 하려면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모든 포스트에 자체적으로 방송 파일을 올려야 했고, 중간에는 올리지 않은 에피소드도 여럿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전부 넣어주는 대대적 피드 수정 작업을 1주일 동안 진행했다. 다행히도 게시 날짜를 지정할 수 있어서 사운드클라우드 게시일을 기준으로 피드 수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럼 스퀘어스페이스 피드의 장점은?
- (내 입장에서는) 공짜다: 사운드클라우드에 무제한 호스팅을 하려면 연 13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원래는 144달러지만 장기 회원이라고 약간 할인을 받았다. 무료 플랜은 총합 세 시간 분량만 업로드가 가능해서 팟캐스트를 하려면 거의 무조건 돈을 내야 한다. (세 시간이면 현재 기준에서 쿠도캐스트 에피소드 두 개면 다 차 버린다) 물론 스퀘어스페이스를 사용하려면 월 16달러를 내야 하지만, 이미 이 비용은 쿠도 네트워크 메인 사이트를 사용하면서 나오고 있는 비용이었고, 여기에 쿠도캐스트 호스팅을 추가로 하는 비용은 “0”이었다. 비용적인 면에서는 안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일원화되는 관리: 과거에는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는 쿠도캐스트 피드 따로, 그리고 쿠도캐스트 페이지를 따로 운영했다. 즉, 사운드클라우드에 에피소드를 올리고, 그다음 스퀘어스페이스에 사운드클라우드 임베드를 넣은 다음 에피소드 노트를 올리는 방식이었다. 오디오 피드와 에피소드 노트 피드를 하나로 합치면서 이 업로드 과정이 일원화된다. 에피소드 파일을 올리면서 바로 에피소드 노트를 작성하고, 그 포스트 하나를 올리면 팟캐스트 피드 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는 포스트 링크가 한 번에 생긴다. 1번과 비교해 아주 큰 개선점은 아닐지 모르더라도 소소한 개선이다.
- 에피소드 노트의 팟캐스트 앱 표시 방식 개선: 지금까지의 개선점이 내 입장에서 좋은 것이라면, 이번 것은 청취자 입장에서 좋은 점이다. 사운드클라우드의 에피소드 노트 표시는 플레인 텍스트라 하이퍼링크 등의 표시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스퀘어스페이스는 블로그 포스트를 에피소드 노트로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훨씬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실제로 Overcast에서 쿠도캐스트 에피소드 노트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하다. 불행히도 애플 팟캐스트는 표시하는 방법이 살짝 달라서 여전히 플레인 텍스트로 작성해야 하는 문제는 있다. 대신, 아래에 에피소드 노트로 바로 갈 수 있는 링크가 있어서 여전히 스퀘어스페이스 전환에 의한 이득을 볼 수 있다. (현재 내 아이폰에는 팟캐스트 앱에 상당한 개선 사항이 있는 iOS 12 베타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 기능이 11에도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앞으로의 이전 계획
현재 쿠도캐스트 피드는 스퀘어스페이스로의 이전이 완전히 완료된 상태이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스퀘어스페이스와 사운드클라우드 피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의 탈이 없다면) 여기서부터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 이미 진행 중: Overcast 등의 써드 파티 팟캐스트 앱을 사용하는 구독자들을 위한 새로운 RSS 피드 안내. 이미 지난 에피소드들의 포스트를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RSS 주소를 넣어둔 상태였고, 모든 피드 이전이 완료된 상태에서 지난주에 공개한 047회도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스퀘어스페이스 피드로 바꿨다. 해당 구독자들은 새로운 RSS 주소로 앱에 등록해야 사운드클라우드의 폐쇄 후에도 계속해서 쿠도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다.
- 다음 주(7/23~27) 중: 048회를 업로드하면서 애플 팟캐스트 피드를 기존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스퀘어스페이스로 변경. 기존에 애플 팟캐스트로 구독했던 구독자들이 다시 쿠도캐스트를 구독해야 하고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에피소드 진행 상황이 리셋될 가능성은 있다. 이와 함께 팟빵의 피드 변경도 진행할 예정.
- 7/31: 사운드클라우드 해지 및 피드 폐쇄.
쿠도캐스트는 비록 피드백은 없을 지라도(…) 꾸준히 발전 방향을 모색하면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리면서 구독도 같이 부탁드린다. (….)
One reply on “새로운 KudoCast 피드를 소개합니다”
바로 팟캐스트에서 구독했네요. 잘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