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이 2014년에 개발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를 안드로이드에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더 넥스트 웹을 통해 알려졌다.
8일(현지 시각) 기사에 따르면, 애플이 스위프트를 오픈 소스로 만들었을 무렵(2015년 9월쯤)에 구글, 페이스북, 우버가 런던에서 스위프트에 대한 비밀회의를 했다고 한다. 세 회사 모두 스위프트를 각자의 개발 환경에 적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구글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안드로이드의 ‘주 사용(first-class)’ 언어로 스위프트를 쓰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게 라이센스비다. 안드로이드는 현재 자바 언어를 ‘주 사용’ 언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자바는 오라클의 언어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 구글은 오라클을 상대로 최대 11조 원가량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는 소송을 6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라이센스 문제에서 벗어난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꽤 있다. 스위프트는 오브젝티브 C를 교체하려고 태어난 언어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런타임 자체가 스위프트로 다시 만들어져야 하고, 거기에 기본 라이브러리 전체가 스위프트와 호환되도록 해줘야 한다. 몇 가지 API는 스위프트가 전혀 못 읽는 C++로 쓰여서 이 부분도 다시 써야 한다. 지금의 자바로 쓰인 안드로이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스위프트로 다시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인 로메인 고옛(Romain Goyet)이 증명했듯이 불가능하진 않다.
한편, 구글은 코틀린을 쓰는 것도 고려해봤다. 스위프트와 달리, 코틀린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와 호환되기 때문에 언어의 적용은 더 쉬운 편이다. 그러나 구글은 코틀린이 컴파일링을 할 때 너무 느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더 넥스트 웹에게 전했다고 한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페이스북과 우버도 스위프트를 쓰는 것을 고려 중이지만, 일단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적용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일단 안드로이드에서 스위프트를 제대로 지원해줘야 이들에게도 이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구글이 스위프트를 안드로이드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거다. 안드로이드 서비스, 앱, API가 전부 스위프트로 다시 쓰여져야 하고, 지금은 일부 개발자가 시도하고 있는 스위프트의 안드로이드 호환 작업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오픈 소스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깃허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 11위에 올랐을 정도로 무섭게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스위프트를 배운 개발자들의 수요도 대단해서, 일단 구글이 스위프트로 옮겨간다면 스위프트의 인기는 지붕을 뚫을 수도 있겠다.
애플이 만든 언어가 안드로이드에 쓰이다니. 누가 알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