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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항공 4951편의 비상착륙: 거참 이상하네.

(For English Version, Go here.)

오늘 미국 언론에 어제밤에 델타 4951편이 비상착륙했다는 소식이 뉴스를 탔다. 정확한 기사는 여기에 있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어제 아틀란타를 출발해 뉴욕 JFK 공항에 착륙하려던 델타 4951편이 한쪽 랜딩 기어가 나오지 않았고, 승객 64명과 3,000’갤런’에 달하는 연료를 실은 채로 그대로 비상착륙을 시도, 성공했다는 소식. 물론 아무도 안 죽었고, 연료에 불도 안 붙었으니 정말 다행이다. 근데,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저 갤런 부분.

이게 바로 문제의 그 부분.

일단, 간단한 항공학 지식을 하나 알려줄까 한다. 보통 항공학에서는 연료를 계산할 때 부피(리터, 갤런 등등) 대신에 무게(킬로그램이나 파운드)를 쓴다. 이유가 뭐냐고? 비행기는 부피보단 무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륙하고 착륙하는데 무게가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어차피 비행기 부피야 크니까… (먼산)

에헴 어찌됐던, 내가 이걸 이상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왜 비상착륙시에는 보통 연료를 버리고 착륙하는데 이 비행기는 그러지 못했을까?’ 라는 질문을 올렸을 때, 연료량이 버리고 착륙하기엔 충분치 않을 거 같다고 하니(그 생각이 든 건 코난 극장판 8기를 봤다가 3,000파운드로 단 10분을 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비행기는 747이었지만. 참고로 이 공식을 747 데이터에 대입해보니 3,000파운드 기준으로 약 159마일 (254km 정도)를 날 수 있다) ‘갤런이던데요’라고 정정해주셔서였다. 나는 그때 ‘뭐 그렇군’ 이러면서 3,000갤런이란 걸 가정했을 때 얼마나 비행기가 갈 수 있을 지를 계산해보기로 했다. 이제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일단, 갤런을 파운드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트기 연료의 밀도를 파악해야겠지. 구글링 들어간다.

(출처)

ㅇㅋ. 구했고. 그럼 이걸 대입해볼까. 일단 유닛을 바꾸면 3000에 6.76을 곱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대입하면

응?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3천갤런이면 많을 거라는 말은 들었지만, 2만 파운드라고? 그럼 너무 많은데… 그래서 항속 거리나 사건 사진 등을 기준으로 뒀을때 가장 가능성이 큰 (그리고 내가 고딩 시절에 타기도 했던) CRJ700 기종의 최대적재 연료량을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응??

이제 뭔가 확실히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기사에 따른 적재량이 실제 가능 적재량보다 더 많다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더 계산해보기로 했다. CRJ700 기종의 항속거리는 1,650 마일 (약 2,656km). 그러면 연비는 마일당 파운드(lbs/mile)로 따지면 약 11.39이다. 이어 아틀란타에서 뉴욕까지의 항공거리는 약 746마일이므로, 둘을 곱하면 약 8,500 파운드가 나온다. 여전히 말이 안된다.

뭐, 결론은… 음… 미국 기자들도 우리나라처럼 허당인 사람들이 더럿 있다는 거? (나 무슨 수학에서 증명하는 거 한 기분이다…)

P.S 참고로, 3천 갤런이 아닌 3천 파운드로 계산했들 때, 약 263 마일 정도를 날 수 있다.

P.S 2 나를 이 지경까지 몰아간 질문에 답은 “보통 이런 소형 항공기에는 연료분출장치가 없기 때문” 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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