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에 iOS 10.1과 워치OS 3.1이 배포되면서 일본에서도 애플 페이가 활성화됐다. 일본의 애플 페이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는데, JR 동일본에서 사용하는 교통 카드인 스이카(Suica)를 지원하기 위해 펠리카(FeliCa) 하드웨어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일본 독점 모델을 따로 내놓을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이나 일본에 자주 들르시는 분들은 스이카를 더 간편하게 이용하기 위해 일본향 기기를 구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계실 것이라 짐작된다. 이미 주변에 일본을 자주 드나드는 지인 둘이 일본 내수용 애플 워치 시리즈 2를 구매하기도 했고. 그럼 이 경우, 어떻게 하면 스이카를 추가하고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직접 스이카를 추가하고 충전하는 실험을 해주신 두 지인(@zvuuc과 @premist)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전한다.
하드웨어 요구사항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일본에서 애플 페이를 사용하려면 일본 내수용 아이폰 7이나 애플 워치 시리즈 2가 필요하다. 이는 일본에서 애플 페이 방식이 NFC가 아닌 펠리카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사실 하드웨어는 전부 동일하지만 일본 정부에서 펠리카 지원 기기를 따로 관리해야 돼서 모델을 분리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찌됐든.
일본에서 거주하지 않는 경우, 이 부분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일본에서 아이폰 7이나 애플 워치 시리즈 2를 구매해서 들여오면 된다. 만약에 아이폰 7의 스테레오 카메라음이 싫다면 워치 시리즈 2를 구매하는 게 낫겠다.
일본 내수용 아이폰 7 구매하기
일본 내수용 애플 워치 시리즈 2 구매하기
스이카를 추가하려면
아이폰 7에 스이카 카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만약에 물리 스이카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해당 카드 정보(잔액 포함)를 아이폰으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먼저, 아이폰의 지역 설정이 일본으로 설정돼있어야 한다. 설정 – 일반 – 언어 및 지역에서 바꿔줄 수 있다. 월렛 앱에 들어가면 애플 페이 추가 화면이 활성화된 것이 보인다. 여기서 추가 버튼을 탭한 다음, “Suica”를 탭한다.
스이카 카드 뒷면에 있는 카드 번호 중 마지막 네 자리를 입력해주고, 생년월일을 입력해준다. 그리고 이어 나오는 약관에 동의한다.
그리고 아이폰을 카드 위에 놓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폰이 카드의 남은 정보를 가져온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카드가 아이폰으로 저장된다.
다른 방법은 스이카 앱에서 가상 스이카 카드를 만들어서 애플 페이에 탑재하는 방법이다. 만약에 아이폰 7 없이 애플 워치 시리즈 2에서 스이카를 사용하고 싶다면 스이카 앱에서 카드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먼저, 앱 스토어에서 스이카 앱을 다운로드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스토어에서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카드가 없다고 뜨기 때문에 오른쪽 아래에 ‘Suica 発行(스이카 발행)’을 탭한다. 그리고 다음 화면에서는 두 번째 옵션인 ‘My Suica’를 탭해 회원가입 절차를 진행한다.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한자 이름(일본 한자만 받는다고 한다. 자신의 한자 이름이 안 먹히면 적당히 다른 한자로 대체하자)과 가타카나, 전화번호와 우편번호를 요구한다. 다행히도 한국의 본인인증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전화번호와 우편번호를 넣어주면 된다. 일본에서 뭘 자주 사신다면 그냥 배송대행지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넣어도 될 듯하다.
가입이 완료되면 카드를 충전할 방법을 선택하라고 한다. 애플 페이(일본 카드가 아니어도 된다)를 이용해 충전하거나, 카드 정보 입력 메뉴를 통해 자신의 카드를 직접 입력해 결제할 수도 있다. 일부 한국 카드(지금까지 신한 JCB나 아멕스 카드는 정상 결제 확인)로도 정상 결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충전이 끝나면 스이카 카드를 사용할 기기를 선택하라고 뜬다. 여기서 아이폰 7이나 워치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스이카 카드가 월렛 앱에 정상 탑재된다.
몇 가지 주의사항
이 글을 마치기 전, 아이폰 7이나 애플 워치 시리즈 2에서 스이카를 사용하는 데 있어 숙지해야 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 카드는 한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 스이카 카드는 한 기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워치에 스이카 카드를 설정했다면, 아이폰에서는 그 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두 기기에서 모두 쓰고 싶다면 한 장의 카드를 더 만들어서 아이폰에도 설정해두면 되긴 한다. (JR 동일본에 의하면, 최대 8장의 카드를 애플 페이로 저장해둘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폰 7로 기존의 물리 카드를 스캔했다면, 그 물리 카드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다.
- 배터리가 다 떨어져도 사용이 가능할까?: 스이카 결제는 간편함을 위해 지문인식을 거치지 않고 비접촉 인식만 되면 자동으로 결제한다. 그렇다면 아이폰의 배터리가 다 떨어져도 사용이 가능할까? JR 동일본 측은 “아이폰에 최소한의 전력이 남아있다면 사용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함께 “웬만하면 아이폰 배터리가 충분한 상태에서 써달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