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정말 바쁘게 지냈다. (뭐, 정확히 말하면 어제만 바쁘게 지냈다)
만난 사람도 많고, 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건 다 각설하고, 이번 주말에는 내가 만져보고 싶었던 한국에서 현재 가장 많이 기대를 받고 있는 KT의 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KT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만, 이러한 귀한 스마트폰들을 들여오는 실력은 인정해줘야지.
불행히도 둘 다 우연히 기회를 잡아 본 거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냥 공식 사진들을 쓰기로 했다. (무사진 포스트는 옛날부터 참 어색하단 생각이 들어서.. ;;)
1) 애플 아이폰 4
전날 iAppBox의 필진인 경범군이 시연 이벤트에 당첨되어 초대박 포스트를 쓴 덕에, 난 부담없이 편하게 국내 미출시된 애플 제품들을 전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라츠에 가서 만져볼 수 있었다. (근데, 엄밀히 말하면 이거 ‘상업적 목적’으로 들여오는 것이니 불법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 들어가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아이폰 4를 만져보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가서 한 10~20분은 기다리고 나서야 한 5분정도 써볼 수 있었다.
일단 폰 자체는 제법 묵직했다. 이제 일주일 넘게 약 15g정도 가벼운 갤럭시 S를 쓰다가 ‘아, 아이폰이 이정도 무게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단단하다는 느낌도 든다. 반면엔, 전후면을 유리로 덮었기 때문에 반대로 굉장히 약할 거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약한 건 둘째치고, 지문이 장난아니게 묻는다. 지문에 굉장히 민감한 나로서는 마음같아선 양면을 모두 지문방지 보호필름으로 다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 정도다. 지문만 제외한다면, 디자인적 완성도는 정말 높다. 레트로의 느낌이 강하다는 잡스의 말이 바로 실감나더라. 완전히 직사각형으로 만든 디자인덕에, 그립감은 3GS를 쓰셨던 분들이라면 약간 적응이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아이폰 4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처음 켜서 사파리를 켠 순간, 정말 놀랄 노자였다. 갤럭시 S의 슈퍼 AMOLED가 색감에서의 화려함을 승부수로 띄웠다면, 아이폰 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선명함을 무기로 들었다. 3GS에서는 문제없이 보일 픽셀이 4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iOS의 각종 시스템 아이콘의 선명함 또한 놀랄만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슈퍼 AMOLED의 비교는 나중에 아이폰 4를 입수하는대로 볼까 한다. (어차피 iAppBox에서는 아이폰 4만 다룰 수 있으니 메인 블로그에서나 다뤄야지… ;;)
카메라 등의 성능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게 많이 아쉽긴 하다. 다른 앱들도 좀 살펴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많이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했다. 이번에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나중에 아이폰 4를 입수하면 끝내버리고자 한다.
2) 구글-HTC 넥서스 원
오늘은 광화문에 갈 일이 있어서 간 김에 올레 스퀘어를 들렀다. 이곳은 어제 넥서스 원의 런칭식이 있던 곳이다. 그런데, 가보니 넥서스 원은 단 한대만 전시되어 있었다. 그마저도 어떤 사람이 쓰고 있어서 한 5분정도 기다렸다 써볼 수 있었다. 간 때가 일요일 정오쯤이라 다행히도 사람이 별로 없었길래 망정이지 ;;
여기서 간단히 넥서스 원에 대해 알아보자. 넥서스 원은 구글이 HTC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든 폰으로, 구글이 ‘레퍼런스 폰’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테스트하는 일명 ‘개발참고용 폰’)이라 부르며, 우리는 간단히 ‘구글폰’이라 한다. 나도 안드로이드를 쓴다면 거의 늘 1순위로 쓰고 싶었던 폰이고 (SKT로 디자이어가 나온 이후로는 디자이어였는데 엄마가 갤럭시 S로 급선회한 게 간단한 스토리다 ;;), WIS 때 퀄컴 부스에서 잠깐 만져본 게 전부였으니 이번에 만져보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반이었다고나 할까.
일단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은 HTC답게 상당히 높았다. 넥서스 원은 내가 늘 찬양하는 지문이 잘 묻지 않는 소프트 터치 재질로 만들었는데, 반딱반딱거리지 않아도 이렇게 제품이 이쁠 수 있다는 것을 애플과 삼성이 배워야 한다. (하긴, 애플은 디자인을 위해 사용성을 과감하게 희생하는 회사니… ;;) 그립감도 상당히 좋고, 감촉도 부드럽게 착 감기는게 좋더라. 디자인은 진짜 어떤 면에서는 갤럭시 S보다도 낫다. (삼성은 당장 소프트 터치 배터리 커버를 팔아라, 팔아라! <-응?) 출시 초기에 논란이 많았던 정전식 버튼도 문제없이 잘 눌렸다.
하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조금은 실망이었다. 일단, 내가 시연한 제품은 AMOLED가 아닌 정식 출시분에 탑재한다는 Super TFT-LCD였던 듯하다. 색감이 정말 많이 뒤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물론, 그건 내가 일주일동안 갤럭시 S의 슈퍼 AMOLED를 봐와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 또한, 터치 패널이 아이폰이나 갤럭시 S에 비해 많이 무디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터치의 반응이 두 폰만큼 즉각적이지 못하다. 웹페이지도 스크롤이 그닥 부드럽지 않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건 터치 센서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및 그래픽 코어의 성능도 영향을 끼치니, 모든것을 터치 패널 탓만 할 수 없긴 하다.
프로요도 아직 약간의 버그가 있었다. 특히, 키보드를 칠때 오른손이 치는 것을 무시하는 바람에 모음이 입력이 되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건 너가 너무 빨리 쳐서 그런거아냐!”라 하실 수도 있지만, 그정도 속도로 치는 것을 아이폰이나 갤럭시 S는 잘 받아적던데 뭘. 또한, 아직 한글의 Speech-to-text (말하면 그것을 알아듣고 옮겨적는 기능)도 적용이 되지 않았다. 내가 갤럭시 S에 쓰는 또다른 키보드에는 Smart Keyboard Pro에서는 문제없이 동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왜 적용을 안했는지 궁금하다. 한글을 완벽히 지원하는 단어 제안 기능은 iOS의 것보다 훨씬 나았다. 한 가지의 단어만을 제안하는 iOS에 비해, 넥서스 원은 여러가지 단어중에서 바로 고를 수 있도록 해놨다. 왜 삼성은 갤럭시 S에 이것을 채용안했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사실, 타이핑하기가 힘들어서 이것에 많이 의존했다.)
프로요가 내 갤럭시 S에 최종적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겠지만, 넥서스 원의 프로요는 버벅이지도 않았지만, “우와 빠르다!” 이럴 정도 또한 아니었다. 그럼 2.1때는 얼마나 느렸다는 거지 (…)
3) 결론: 다 써보고 싶다.
사고 싶다라는 말도 하지 않겠다. 그냥 며칠동안만 리뷰용으로 빌려보고 싶긴 하다. 특히, 넥서스 원은 구글의 레퍼런스 폰이 어떻고, 기본 UI를 쓰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다. 결론: 넥서스 원 빌려주실분…? (미쳤냐!)
One reply on “스마트폰 체험기: 아이폰 4 & 넥서스 원”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Jun and Jake Lee – 쿠도군. Jake Lee – 쿠도군 said: [KudoKun's New Start의 새로운 글] – 스마트폰 체험기: 아이폰 4 & 넥서스 원 : http://0o.biz/1d9 #kr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