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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Photos: Best Artist

고등학교 때 연감 작업을 하면서 했던 것 중 하나가 Senior Superlatives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동급생 중 최고의 무엇, 혹은 미래에 뭐가 될 것 같은 사람 이런 것을 뽑아서 그 테마에 맞는 사진을 같이 싣는 섹션이다. 예를 들면, 가장 운동을 잘 하는 사람, 혹은 미래에 주식투자해서 대박 망할 것 같은 사람 등이다.

어찌 됐든, 이 중 Best Artist 항목에 내 절친이 뽑혔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 녀석은 미술에 확실히 재능이 있었거든. 그림도 그리고, 조각도 하고, 사진도 찍는 굉장히 다재다능한 녀석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건축학도다.) 그래서 나는 이 녀석을 위해 좀 특별한 사진을 준비해보기로 했다. 연감 편집장으로서 부릴 수 있는 일종의 특별 서비스랄까.

먼저, 이 날 학교의 미술 스튜디오에서 나는 카메라를 맞은편 책상에 두고, 노출값을 수동으로 일치시켰다. 그 다음, 세 가지의 다른 포즈를 취한 친구를 찍은 다음, 나중에 포토샵으로 처리했다. 그렇게 연감에 아래처럼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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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진에는 문제점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합성하는 과정에서 윗부분만 합성을 한 덕에 왼쪽 버전 아래의 상반신과 오늘쪽 아래의 다리가 다 잘려나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4년 뒤 지금 뒤져보니 원본이 사라졌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2013년판 리메이크를 하기로 했다. 하는 김에 위에 문제점도 다 고치고.

다행히도 세 장의 사진 원본은 살아남았어서, 어퍼쳐로 그 당시 하지 않았던 간단한 보정을 거친 후, 픽셀메이터를 써서 합성을 다시 했다. 아래를 아예 자르는 대신, 아래도 살리고 지우개로 경계부분만 살살 지웠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이 사진이다.

Completed

잊고 있었는데, 이 사진은 이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가 되었다. 대단한 풍경을 담은 것도 아니고, 연예인을 담은 것도 아니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본연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