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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와이파이 마케팅으로 위험한 도박을 하는 KT

* 아래 글은 필자의 추측도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힌다. 또한, 글의 이해에 와이파이와 3G에 관한 약간의 전문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2010년은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제대로 흥했던 한해였다. 재작년에 아이폰이 들어온 이후로, 우리나라의 데이터 트래픽은 두 통신사 모두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여름에 SKT가 무제한 데이터 (일명 ‘콸콸콸’) 요금제를 시행하면서 이는 더더욱 심해졌다.

S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 초기 때의 광고.

요즘 두 통신사의 광고전략을 보면 극명한 타깃 차이가 있다. SKT는 7월부터 계속 자사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광고하지만, KT는 이러한 SKT를 노려 와이파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즉, 3G는 느리고 믿음직 못하니, 무제한 와이파이여야 진정한 콸콸콸(이라고는 안하지만, 암시하는 게 그렇다)이라는 것. 말은 되는것 같다. 와이파이는 3G보다 더 빠르고, 더 안정적이니까. 하지만, KT의 이러한 광고는 결국 단기적인 솔루션일 뿐인데다가 KT가 간과하는 (혹은 일부러 말하지 않는) 와이파이의 특성상 문제점도 꽤 있다는 점 또한 후에 KT의 발목을 붙잡을 수도 있다.

KT의 다양한 와이파이 광고 중 하나인 WiFi와 3G의 속도 비교 광고.
자사의 3G를 비교대상으로 쓴 것이 흥미롭다.

먼저, 이러한 정책 변경의 역사를 함 보자. 일단, 아이폰에 의해 스마트폰 시장을 일단 선점당한(옴니아 2는… 살짝 제외) SKT는 갤럭시 S 출시 후인 7월에 초강수를 둔다. 바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올인원55부터 적용시키겠다는것. 즉, 3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해 700MB의 한달 종량을 떼버리겠다는 것. 물론, KT 등의 경쟁사들은 이를 반대했다. 형평성이고 뭐고, 일단 군중심리가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경쟁사가 하는데, 왜 너는 못하냐라는 그런 심리 말이다. 사실 이런 상황들이 겹쳐서 방통위측에서도 검토를 상당히 많이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이 정책은 승인이 났고, 경쟁사들의 반대와 소비자의 환호속에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KT에게는 가장 무서운 군중심리 압박의 시작이었다. 결국, 9월에 아이폰 4의 출시와 함께 KT도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실시하였다. 이는 KT의 자발적 행동이라기 보다는 분위기에 편승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몇주전까지만해도 “무제한 데이터는 진정한 무제한 데이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다가 말을 바꾼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왜 KT는 애초에 반대했을까? 바로 망때문이었다. 무제한 데이터를 허용하면, 그만큼 트래픽은 로켓이 날아가는 것보다 더 빨리 상승한다. 이는 아이폰이 미국 AT&T를 통해 출시되었을때 AT&T도 똑같이 겪은 현상이었고, 결국 AT&T의 위상은 아이폰 출시 이후 오히려 추락했다. 그리고 결국 2010년 5월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기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욕을 또 먹었지.) 사실 SKT의 요금제 단행 자체도 어떻게 보면 시대를 역행한 무리수였는데, 이를 끌려오게 된 KT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주 죽을맛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SKT의 망품질은 KT보다 많이 나은 편이다. 내가 쓰는 갤럭시 S는 강남역에서 사람이 엄청나게 몰렸을 때 한번 문제가 발생했었던 것 빼고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내가 아는 지인들의 아이폰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서비스 없음이 뜨곤 했다. 물론 이는 하드웨어적인 차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는 얘기도 있다) 망 자체의 품질도 기여를 상당히 했을 거라 짐작된다. (아이폰 4 출시 초기의 전화 실패 사건도 생각해보면 KT의 망문제도 잇었을 것이다.)

KT는 그때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와이파이를 쓰는 것이다. 사실 옛날부터 네스팟이라는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를 운영해온 KT는 그 덕에 와이파이 핫스팟이 꽤 있었다. 이를 확산하여 시스템을 개편하고, 트래픽 분산에 써먹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것이 올레 와이파이존이었다. 그러고 나서 KT는 위에 명시된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가 사건의 전말이다.

그럼 이제 내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일단, 임시적인 정책이라는것에 대해서. 아까 말했듯이, KT가 와이파이에 집중을 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트래픽 분산을 위해서였다. 무제한 데이터로 인해 무자비하게 늘어난 트래픽을 와이파이로 조금씩 나눠 어떻게든 낮춰보자는 취지. 그러기 위해서 와이파이를 무료로 쓸수있다는 것을 KT는 옛날부터 열심히 광고해온 상태다. 요점은, 이와 함께 기존 3G망의 성능을 강화시키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와이파이가 줄일수 있는 트래픽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좀있다 얘기하자) 3G망 확충보다는 와이파이망 확충에 더 열을 올리는 KT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뭔가 꺼림칙하다.

그리고 두번째, 와이파이의 문제점. 위의 글에서 와이파이는 3G와 비교했을때 속도도 더 빠르고, 더 안정되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와이파이는 3G망보다 표면적상 훨씬 더 적은 사람들이 접속한 상태에서도 속도와 안정성을 재빨리 잃어버린다. 그 와이파이 핫스팟에 그 구역에서 3G를 쓰던 사람들이 죄다 와이파이를 쓰기 시작한다면, 그 핫스팟은 좌우지간 말 그대로 과열이 되어 3G를 쓰는 것마냥 못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 테더링을 보통 최대 5대까지 제한하는 이유도 그 이상으로 쓰기 시작하면 속도가 못봐줄 정도로 느려지기 때문이다. 그걸 무마하려면 동일 장소에 와이파이 중계기를 여러대를 깔아야 하는데, 또 그러자니 좁은 장소에서 같은 주파수의 와이파이 신호가 여러개 다니다보니 또 혼선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너무나도 많은 길들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여러 대의 차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고 서로 엉켜 있는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작년 WWDC에서 아이폰 4 시연 당시 시연용 아이폰의 인터넷이 느렸던 것도 그 행사장 내에 수많은 와이파이 핫스팟들이 나돌아다녔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때는 150여개 570여개가 있었다고 하니 스케일이 조금 다른건 사실이다.)

게다가, 와이파이의 범위 또한 문제다. 와이파이 신호를 송출하는 중계기의 범위는 물론 3G 신호를 송출하는 중계국보다 훨씬 작다. 수도권에 있으니 올레 와이파이존을 꽤 보지만, 지방에라도 나가보자. 그렇게 흔하던게 이젠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KT가 열심히 광고하는 것은 결국 수도권과 대도시에 거주하는 사용자들만 해당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내가 처음에 말한 임시정책일 뿐이라는 의견과 연결된다.

주민번호 혹은 T월드 ID 인증의 방법으로 KT 아이폰을 쓰더라도 문제없이 T 와이파이 존에 연결할수 있다.

연결된다 하니, ‘무제한 와이파이’라는 단어 또한 애매모호하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경쟁사인 SKT가 자사의 와이파이존인 T 와이파이존에 월 제한을 걸어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도리어, T 와이파이존은 실명인증 및 T 월드 아이디 로그인을 통해 SKT에서 서비스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쉽게 와이파이를 쓸수있다. 즉, KT 아이폰이더라도 T 와이파이존을 사용하는 길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T 와이파이존이 더 무제한 아닌가? 게다가, 지금이야 먼저 설치하기 시작한 올레 와이파이존이 핫스팟 숫자가 더 많지만, 언젠가는 SKT에게 따라잡힐게 뻔하다.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이러한 와이파이 마케팅을 통해 KT가 해내고 싶은것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전국 방방곡곡에 와이파이를 다 깔것인가? 그건 아닌거같고. 생각해보면, KT는 AT&T가 밟은 전철을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열심히 노력중인 것은 보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은 오히려 KT의 무덤을 더 깊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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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체험기: 아이폰 4 & 넥서스 원

이번 주말은 정말 바쁘게 지냈다. (뭐, 정확히 말하면 어제만 바쁘게 지냈다)

만난 사람도 많고, 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건 다 각설하고, 이번 주말에는 내가 만져보고 싶었던 한국에서 현재 가장 많이 기대를 받고 있는 KT의 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KT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만, 이러한 귀한 스마트폰들을 들여오는 실력은 인정해줘야지.

불행히도 둘 다 우연히 기회를 잡아 본 거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냥 공식 사진들을 쓰기로 했다. (무사진 포스트는 옛날부터 참 어색하단 생각이 들어서.. ;;)

1) 애플 아이폰 4

전날 iAppBox의 필진인 경범군이 시연 이벤트에 당첨되어 초대박 포스트를 쓴 덕에, 난 부담없이 편하게 국내 미출시된 애플 제품들을 전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라츠에 가서 만져볼 수 있었다. (근데, 엄밀히 말하면 이거 ‘상업적 목적’으로 들여오는 것이니 불법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 들어가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아이폰 4를 만져보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가서 한 10~20분은 기다리고 나서야 한 5분정도 써볼 수 있었다.

일단 폰 자체는 제법 묵직했다. 이제 일주일 넘게 약 15g정도 가벼운 갤럭시 S를 쓰다가 ‘아, 아이폰이 이정도 무게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단단하다는 느낌도 든다. 반면엔, 전후면을 유리로 덮었기 때문에 반대로 굉장히 약할 거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약한 건 둘째치고, 지문이 장난아니게 묻는다. 지문에 굉장히 민감한 나로서는 마음같아선 양면을 모두 지문방지 보호필름으로 다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 정도다. 지문만 제외한다면, 디자인적 완성도는 정말 높다. 레트로의 느낌이 강하다는 잡스의 말이 바로 실감나더라. 완전히 직사각형으로 만든 디자인덕에, 그립감은 3GS를 쓰셨던 분들이라면 약간 적응이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아이폰 4에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처음 켜서 사파리를 켠 순간, 정말 놀랄 노자였다. 갤럭시 S의 슈퍼 AMOLED가 색감에서의 화려함을 승부수로 띄웠다면, 아이폰 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선명함을 무기로 들었다. 3GS에서는 문제없이 보일 픽셀이 4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iOS의 각종 시스템 아이콘의 선명함 또한 놀랄만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슈퍼 AMOLED의 비교는 나중에 아이폰 4를 입수하는대로 볼까 한다. (어차피 iAppBox에서는 아이폰 4만 다룰 수 있으니 메인 블로그에서나 다뤄야지… ;;)

카메라 등의 성능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게 많이 아쉽긴 하다. 다른 앱들도 좀 살펴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많이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했다. 이번에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나중에 아이폰 4를 입수하면 끝내버리고자 한다.

2) 구글-HTC 넥서스 원

오늘은 광화문에 갈 일이 있어서 간 김에 올레 스퀘어를 들렀다. 이곳은 어제 넥서스 원의 런칭식이 있던 곳이다. 그런데, 가보니 넥서스 원은 단 한대만 전시되어 있었다. 그마저도 어떤 사람이 쓰고 있어서 한 5분정도 기다렸다 써볼 수 있었다. 간 때가 일요일 정오쯤이라 다행히도 사람이 별로 없었길래 망정이지 ;;

여기서 간단히 넥서스 원에 대해 알아보자. 넥서스 원은 구글이 HTC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든 폰으로, 구글이 ‘레퍼런스 폰’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테스트하는 일명 ‘개발참고용 폰’)이라 부르며, 우리는 간단히 ‘구글폰’이라 한다. 나도 안드로이드를 쓴다면 거의 늘 1순위로 쓰고 싶었던 폰이고 (SKT로 디자이어가 나온 이후로는 디자이어였는데 엄마가 갤럭시 S로 급선회한 게 간단한 스토리다 ;;), WIS 때 퀄컴 부스에서 잠깐 만져본 게 전부였으니 이번에 만져보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반이었다고나 할까.

일단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은 HTC답게 상당히 높았다. 넥서스 원은 내가 늘 찬양하는 지문이 잘 묻지 않는 소프트 터치 재질로 만들었는데, 반딱반딱거리지 않아도 이렇게 제품이 이쁠 수 있다는 것을 애플과 삼성이 배워야 한다. (하긴, 애플은 디자인을 위해 사용성을 과감하게 희생하는 회사니… ;;) 그립감도 상당히 좋고, 감촉도 부드럽게 착 감기는게 좋더라. 디자인은 진짜 어떤 면에서는 갤럭시 S보다도 낫다. (삼성은 당장 소프트 터치 배터리 커버를 팔아라, 팔아라! <-응?) 출시 초기에 논란이 많았던 정전식 버튼도 문제없이 잘 눌렸다.

하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조금은 실망이었다. 일단, 내가 시연한 제품은 AMOLED가 아닌 정식 출시분에 탑재한다는 Super TFT-LCD였던 듯하다. 색감이 정말 많이 뒤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물론, 그건 내가 일주일동안 갤럭시 S의 슈퍼 AMOLED를 봐와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 또한, 터치 패널이 아이폰이나 갤럭시 S에 비해 많이 무디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터치의 반응이 두 폰만큼 즉각적이지 못하다. 웹페이지도 스크롤이 그닥 부드럽지 않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건 터치 센서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및 그래픽 코어의 성능도 영향을 끼치니, 모든것을 터치 패널 탓만 할 수 없긴 하다.

프로요도 아직 약간의 버그가 있었다. 특히, 키보드를 칠때 오른손이 치는 것을 무시하는 바람에 모음이 입력이 되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건 너가 너무 빨리 쳐서 그런거아냐!”라 하실 수도 있지만, 그정도 속도로 치는 것을 아이폰이나 갤럭시 S는 잘 받아적던데 뭘. 또한, 아직 한글의 Speech-to-text (말하면 그것을 알아듣고 옮겨적는 기능)도 적용이 되지 않았다. 내가 갤럭시 S에 쓰는 또다른 키보드에는 Smart Keyboard Pro에서는 문제없이 동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왜 적용을 안했는지 궁금하다. 한글을 완벽히 지원하는 단어 제안 기능은 iOS의 것보다 훨씬 나았다. 한 가지의 단어만을 제안하는 iOS에 비해, 넥서스 원은 여러가지 단어중에서 바로 고를 수 있도록 해놨다. 왜 삼성은 갤럭시 S에 이것을 채용안했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사실, 타이핑하기가 힘들어서 이것에 많이 의존했다.)

프로요가 내 갤럭시 S에 최종적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겠지만, 넥서스 원의 프로요는 버벅이지도 않았지만, “우와 빠르다!” 이럴 정도 또한 아니었다. 그럼 2.1때는 얼마나 느렸다는 거지 (…)

3) 결론: 다 써보고 싶다.

사고 싶다라는 말도 하지 않겠다. 그냥 며칠동안만 리뷰용으로 빌려보고 싶긴 하다. 특히, 넥서스 원은 구글의 레퍼런스 폰이 어떻고, 기본 UI를 쓰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다. 결론: 넥서스 원 빌려주실분…? (미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