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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doTouch] 슈퍼 마리오 런

고전의 재해석

지난 아이폰 7 이벤트 때 가장 놀란 부분은 바로 미야모토 시게루가 등장했다는 것이었다. 마리오, 동키콩, 링크 등 닌텐도라고 하면 바로 연상되는 게임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게임 기획자가 애플 이벤트에 등장한 것이다. 이유는 닌텐도의 첫 모바일 게임인 <슈퍼 마리오 런>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이 소식에 너무 놀라서 이벤트 후에 칼럼을 따로 썼을 정도였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8일, <슈퍼 마리오 런>의 데모 버전을 애플 스토어에서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나는 바로 동네 스토어로 가보기로 했다.

여느 공식 마리오 게임처럼 개발 총지휘를 맡은 미야모토는 이 게임을 발표했을 때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을 표방했다”라고 밝혔었다. 사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밖에 조작할 수 없는 경우가 콘솔이나 PC 같은 다른 게임 플랫폼보다 많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을 때만 생각해봐도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이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애초에 대부분의 게임들이 두 손 조작을 감안해 만들어지면서 이를 잇게 된 것이 아무래도 이유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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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으로 게임이 가능한 덕분에 다른 손으로는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한 손 플레이를 위해 <슈퍼 마리오 런>의 게임 플레이는 매우 간소화됐다. 모든 것이 탭 하나로 해결된다. 탭을 한 번 하면 점프하고, 길게 누른 만큼 더 높이 점프한다. 마리오는 기본적으로 오른쪽으로 자동으로 움직이며, 자동화된 컨트롤을 돕기 위해 몇 가지 모션은 자동화되는데, 예를 들어 적을 정면에서 마주칠 경우 옛날 마리오 게임처럼 마리오가 대미지를 입는 것이 아니라 그 적을 자동으로 넘어간다. 한 손 컨트롤이 일반적인 마리오 시리즈의 컨트롤보다 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한 설정이다.

컨트롤이 간단해진 대신, <슈퍼 마리오 런>은 기발한 스테이지 디자인으로 리플레이 가치를 높인다. 각각의 스테이지에는 다섯 개의 분홍색 코인이 있는데, 이 코인들을 한 번의 플레이로 다 얻으려면 최적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이 코인들을 다 모으면, 더 찾기 힘든 곳에 숨겨진 다섯 개의 보라색 코인들을 모아야 하며 이들마저 다 모으면 더 찾기 어려운 곳에 숨어 있는 검은색 코인들을 모아야 한다. 또한, 각각의 스테이지는 다양한 분기점들이 있어서 모은 코인 숫자로 결정되는 최고 점수를 깨기 위해서는 여러 번 레벨을 플레이해봐야 한다. “기본적인 플레이는 쉽지만, 완전히 통달하는 것은 어렵다”라는 좋은 게임 플레이의 정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여기에 ‘토드 랠리’라는 게임 모드에서는 친구나 모르는 사람의 고스트 기록과 경쟁하게 되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얼마나 폼나게 클리어하냐에 따라서도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토드 랠리나 일반 스테이지에서 모은 코인들은 왕국 만들기 모드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다. 이 두 모드는 데모 빌드에 포함되진 않았다.

짧은 시간 동안 만져봤지만, <슈퍼 마리오 런>의 컨트롤에 익숙해지는 건 한 번만 플레이해봐도 충분했다. 하지만 분홍색 코인을 모으기 위해서는 스테이지 하나를 최소 두세 번은 들어가야 했다. 이러한 반복성이 나중에 지루해질지는 한 1-2주는 플레이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문제는 당장은 없을 것 같다.

<슈퍼 마리오 런>은 좋은 모바일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배워왔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영상에서 보다시피 1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다. 중간중간 짬날 때 스마트폰을 켜서 한 판하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에 최적화된 것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연령 불문하고 모두가 빠져들게 되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게임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 런>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모바일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게임들은 기존 게임의 포팅이 아닌, 새로운 게임들이 될 것이다. <슈퍼 마리오 런>은 이러한 닌텐도의 모바일 게임 라인업의 좋은 미리 보기다. 그냥 기존 게임을 그대로 포팅했어도 됐겠지만, <슈퍼 마리오 런>은 모바일에 걸맞은 재해석을 통해 닌텐도 게임들의 강점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벌써부터 다음에는 뭐가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슈퍼 마리오 런>은 12월 15일 iOS로 먼저 출시되고, 안드로이드는 2017년 중에 발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9.99.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첫 세 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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